퇴직하신 선배님들의 근황과 충고 말씀!
인생은 끝없는 만남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자주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깊이가 있고 교훈과 감동을 줍니다.
지난 1주일 동안 주중 모임과 주말 모임에서 만났던 교직의 선배님들, 명퇴하신 분들과 만나서 화담(話談)을 나눌 기회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을 몇 가지를 요약해봅니다.
명퇴하신 어느 교감선생님은 바쁘게 생활하시며,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데 접촉하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과 받은 상처가 크다고 합니다.
"학교에 있을 때는 돌직구를 날린 교사에게 서운한 감정도 있었고, 서로 소통이 안되어서 소원하게 지내는 교사들도 있었는데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까 교사라는 직업이 천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하다보면, 오해도 있겠지만 저를 이용하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신뢰가 안가고 지기 잇속만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만나는 것이 두려울 때도 꽤 있습니다. 교사들 가운데 관리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태도의 교사도 사회에서 아무리 착한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퇴직하신 관리자들의 일상 이야기를 들으면, 요일별로 정해서 만남을 꾸준히 갖게 되시는 분도 있고, 취미 생활을 열심히 지속적으로 실천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같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낙향이나 귀농을 통해 농사도 짓고 전원생활을 하시는 분도 꽤 계시답니다. 아예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정착해서, 가끔 교직의 친분있는 후배들이 찾아와 시골집에서 파티도 하며,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는 것같습니다.
또, 전원생활을 하려고 해도 사모님이 적극 반대해서, 혼자만 귀농해서 농사를 짓다가 주말에만 도시의 가족과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시 생활에서 새로운 활기를 찾는 분들도 많은 것같습니다. 가령,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미술, 음악, 사진, 스포츠 등)에 참여하고 점심식사도 복지관의 저렴한 가격으로 해결하,며 하루종일 복지관에서 보내는 선배들도 많은 것같습니다.
오랜 교직생활에서 배운게 공부라고, 계속해서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는 분들도 계시며, 말로는 "건강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상은 돈이 궁해서 재취업하는데,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경비원으로 취직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엊그제는 퇴임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멋지게 취미생활을 하시는 여자 교장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생애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을 다 못쓰고 저 세상에 갈 것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여행도 맘껏 다니고, 하고 싶은 일은 열심히 하면서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자식들도 전부 결혼해서 분가하고, 남편과 함께 다니면 잔소리만 늘어나니까 각자 다니기로 했어요. 친구들끼리 어울리고 함께 돌아다니면서 여행도 하니까, 새롭게 활력을 느끼고 있어요!" 역시 멋쟁이 교장선생님 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등산이나 둘레길 걷기를 좋아해서 1주일에 평균 3회는 산을 찾고, 걷기 생활을 하며 퇴임 후 1년 동안은 제주를 비롯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한달 살기"를 실천하고 있는 분들도 꽤 있는 것같습니다.
어떤 선배 교장선생님은 배우자가 오랜 투병생활을 하므로, 옆에서 병간호와 수발을 함께 하시느라 다른 취미생활이나 모임에도 가기 힘들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내기도 힘들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분도 계신 것같습니다. 또,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거나 딸내외가 역시 맞벌이를 하는 경우, 손자와 외손자를 맡아서 양육하느라 꼼짝 못하고, 주중에는 모든 정력을 다쏟아서 아이를 돌보는 일에 매진해야 하는 '잠시 손자 사랑의 얽매인 삶'을 사시는 분들도 있는 것같습니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삼식이" 소리를 듣지 않고, 벼락보다 무서운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조건 예스맨이 되고, 아내의 지시와 협조에 절대적으로 이행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가끔 토를 달거나 어필하면, 과거의 서운한 것까지 잔소리 폭탄이 쏟아지기 때문에 묵언수행자처럼 온순한 태도로 주어진 임무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드물지만, 퇴임 후에도 사업이나 교육관련 회사에 취직해서 후배 교장들과 연을 맺으려 학교를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전기 기사자격증 등 기술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교육과 관련없는 업종에 취직해서 제2의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냥 쉬는 것이 노후설계라 해서 맘껏 놀고 쉬며, 걷기와 여행을 하시는 분도 있는 것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건강검진에서 폐암이나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아 힘들게 투병하다가 퇴직 7~8년 차에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 퇴직 때 건강 검진을 서울대 병원에서 200만원짜리 종합검진을 통해 발견된 초기 병변을 치료해서 건강하게 골프와 수영 등 취미생활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같습니다.
매일 아침에 근력운동이 최고라 해서 헬스와 수영을 하는 분들도 있고, 건강을 위해 전국을 자전거로 일주하거나, 매주 동호회에서 자전거 타기를 주말마다 하시는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월요일은 당구모임, 화요일은 탁구모임, 수요일은 골프모임, 목요일은 한강 수계로 자전거타기,금요일은 문화센터에서 무료 영어회화배우기, 토요일은 등산모임, 일요일은 집안 일돕기 등 요일마다 스케줄 관리하면서 생활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같습니다.
아무튼 100세 시대, '지금의 60대는 1970년대의 40대에 해당한다'는 건강 나이, 자식들에게 손벌리지 않고 당당하게 연금과 모아놓은 자산으로 삶을 즐기는 세대답게 매일매일을 건강한 모습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임하신지 10년 넘은 어느 선배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새삼 떠오릅니다.
"아파서 병상에 누워 10년을 산들 그게 자식들에게 부담만 주고,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지... 건강하게 열심히 살다가 걷지 못하고 노쇠해서 병상에 누워도 3개월 이내에 숨을 거두면, 그것이 행복한 삶을 마감하는 것이지! 70세가 넘은 이 나이에 어떻게 하면 잘 걷고 건강하게 살다가, 국가나 자식들에게 짐이 안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까 하는 것이 늘 관건이거든!"
첫댓글 벼락보다 무서운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조건 예스맨이 되고, 아내의 지시와 협조에 절대적으로 이행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토를 달거나 어필하면, 과거의 서운한 것까지 잔소리 폭탄이 쏟아지기 때문에 묵언수행자처럼 온순한 태도로 주어진 임무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미래의 나의모습
고민이 되는 정년퇴임 이후의 인생
선배님들의 삶의 모습이 도움이 됩니다.
늘 스토리 텔링으로 삶을 공유하시는 송수현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아직 퇴직이후의 삶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퇴직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학교 생활이 힘들때면 "바로 나가야지" "아니지 정년까지 꼭 해야지" "일찍 나가면 뭐하나"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학교에서 말썽 많은 교사가 사회에서는 천사급이라니 ...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하게 지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나날이건강과행운을함께하세요! 고맙습니다!
새삼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많이 공감되는글 재미있네요
생각없이 하고픈거 하며 건강히 즐기는게
최고인것 같네요
생각보다 퇴직후 더 바쁘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은 연금으로 걱정없이 살지만 과연 앞으로 얼마나 갈까?
세상살이는 항상 순탄하지 않습니다.......ㅠㅠ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육체 노동이 건강에 좋겠죠
학교 사무실의 달력을 한장 뜯어내며 10월의 첫날을 맞이합니다. '내년의 오늘에는 백수가 되어 있을텐데...'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국민학교부터 시작하여 학교생활만 56년을 했는데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생활을 해야할지 아직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네요.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고 하니 건강관리가 최고입니다.
경험이 묻어나는 실질적인 글이라 그런지 뇌리에 팍팍들어옵니다 갈등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의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독하였습니다 감명깊습니다 많은 깨우침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늘 존경합니다^^
글 정말 좋습니다. 주변에 생각나는 분들도 많고... 몇 번 읽었습니다.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