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사진과 시적 표현 방법의 관계
디카 사진이란? 사진사이자 시인인 디카시인이 스마트폰·휴대폰을 이용해 자신의
주제를 드러내는 사진적 소재를 포착한 영상물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그 주제를 완성시킨 운문을 말한다.
사진의 고유한 특성이란
① 사진사가 현실에서 새롭게 느끼고 참된 발견에 도달하는 현장성
② 자신도 모르게 결과가 이루어지는 우연성
③ 시공간적으로 연속되지 않는 일부분이 찍히는 고립성 등을 뜻한다.
문학적 형상화란
④ 사진 소재로 세계의 자아를 구현
⑤ 유사성에서 소재가 지닌 핵심의미를 부여하는 은유
⑥ 소재에서 연상되는 사고를 환유 등 주제로 구체화한 것.
“언어 이전의 시”를 발견할 때에 셔터를 누른다.
①의 예: 4. 온 들 빈 몸 태우는
연기
길가 전봇대 나무 몇 그루 쓸쓸히
지켜보는 가운데
보리, 보리 하늘 오르시나
(* 보리가 타는 것을 인간의 다비식으로 의인화. 보리는 “빈 몸 태우”고 “하늘 오르시”고, 나무는 “쓸쓸히 지켜”보는 인간의 행위를 보여준다. )
②의 예: 김왕노의 사진
5. 난 아직 멀었다. 싹수가 노랗다
화장실로 간다. (여수 유적공원에서 마주친 표지판에 화해의 길, 고난의 길, 용서의 길, 주차장/화장실 등의 문구를 본 순간에 화해·고난·용서를 피하는 자신이 “아직 멀었”고 “화장실로” 가서 배설행위만 한다는 자기성찰적인 의미)
6. 나도 한 때 네게 번져 기껏해야
재가 되는 들불이고 싶었다. (우연히 마주친 들불 사건을 순간적으로 포착해서, 들불의 강렬함을 “나도 한 때 네게 번져 재가 되는 들불이고 싶었다”는 사랑의 심정으로 의미화한 시다.
⑥ 송찬호의 디카시는 동시대인의 공통된 문화 경험을 최대한 활용한다.
9. 보아라, 여기
동부콩 꼬투리가
여름내 땀 흘려 만든 기억의 형상을
(*디카시인은 동부콩 꼬투리 제목을 통해 세월호의 노란리본을, 세월호의 진상을 밝히는 실마리(‘꼬투리’)를 여름내 밝히고자 한 국민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연상한다)
10. 폭풍우 몰려오던 그 해 겨울 저녁
어느 집 창문 옆을 지날 때였다
망각과 죽음이여, 어서 지나가다오
노란 불빛처럼 흘러나오는
내 발걸음을 재촉하는 나지막한 기도 소리를 들었다
10)에서도 마을의 흔한 저녁 풍경을 앵글에 담고서 겨울나그네라는 제목을 붙이고 “망각과 죽음이여, 어서 지나가다오”라는 시를 덧붙인다. 화자 ‘나’는 사랑에 실패해 고통을 위로받는 자로 변해버린다.
이 때 연상·인접은 시인·독자 공통의 문화 경험 속에서 가능하다. 이 점에서 환유는 “원심력을 지닌 탈중심화된 사유와 힘을 보여준다.
[출처]디카 사진과 시적 표현방법의 관계|작성자dpoem21
-강정구(문학평론가, 성결대 교수) 글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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