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악인전기도 끝났군요. 다음에는 또 뭘 올릴까....***
제 30 장
天魔再臨
폭풍천하(暴風天下)!
엄청난 충격이 환우무림을 강타냈다. 그것은 믿어지지 않는 한 가지 소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소문은 이런 것이었다.
__철혈전막의 절대자, 전황 북리황이 쓰러졌다!
처음에는 누구도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전황이 쓰러졌다니.....누구나 코웃음 쳤다.
전황 북리황이 누구인가? 그는 결코 남의 손에 쓰러질 인물이 아니었다. 오직 저 천마만이 비견될 수 있는 고금제일인을 누가 쓰러뜨릴 수 있단 말인가?
그 사실은 천하인들에게 너무나 확고한 믿음을 주었기 때문에 결코 쉽게 허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연이어 들려온 소문은 환우무림을 엄청난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__전황은 운공도중 암습을 받고 쓰러졌다..... 흉수는 전황의 십대전인중 첫째인 철혈잠룡(鐵血潛龍) 도옥기다. 그는 지존마맹이 전황을 노리고 침투시킨 지존마맹의 개였다. 그의 암호명은 잠룡(潛龍)이다.
__전황이 쓰러진 직후 철혈전막은 궤멸되었다.....일단의 마인들이 전황의 피격으로 대혼란에 빠진 철혈전막을 내습하여 파멸시켰다. 도치 막여와 혈불 패륵이 그들 주인의 시신을 수습하여 십만대산을 탈출하는데 성공했을 뿐이었다. 철혈전막을 쓰러뜨린 것은 혼세사패천중 지존마맹과 악마십로군단이다.......
소문은 소문을 낳았다. 그것은 눈덩이같이 불어나 삽시에 구주로 퍼져나갔다.
그와 함께 그 소문은 속속 진위가 확인되었다.
수많은 정사의 명숙들이 철혈전막이 있었던 십만대산으로 몰려갔다. 그곳에서 그들이 본 것은 재로 쓰러진 철혈전막의 잔해와 텅 빈 금마갱이었다. 놀랍게도 일천명의 금마수인들이 감쪽같이 증발해버린 것이었다.
정파는 분노하여 일어섰다.
철혈전막의 추종자들인 철혈십강! 그들은 미친 듯이 천하를 휩쓸며 악마십로군벌과 지존마맹의 수하들을 도륙했다.
피바람이 몰아쳤다. 무림천하는 온통 피구름으로 뒤덮여 하루도 피가 마를 날이 없었다. 전 정파의 무림인들은 악마십로군벌과 지존마맹을 궤멸시키는데 반 미치광이가 되었다.
수만의 악마십로군벌과 지존맹도들이 쓰러졌다.
그와 함께 그들 양파는 지리멸렬하여 세외로 잠적해 들어갔다. 그들의 잠적으로 천하의 혈란은 종식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그것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다.
겁풍은 겁풍을 부르고 혼란은 혼란을 초래했다. 철혈전막이라는 중추의 와해, 그것이 천하무림을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몰고 들어간 것이다.
도의는 사라졌다. 오직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전일, 철혈전막은 강자에게만 강했었다. 철혈의 전사들은 늘 약자의 친구였다.
그러나 지금의 강한 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칼부림을 했다. 그들에게 있어 강하다는 것은 쾌락을 얻을 수 있는 도구였다.
그들은 약한 자들에게 일수록 더 잔혹해졌다.
살인, 방화, 약탈과 강간.....죄악시되던 그 모든 것들이 천하에 범람했다.
세상은 그야말로 종말로 치닫는 듯이 보였다. 그제서야 세상 사람들은 그들에게 철혈전막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전황 북리황, 그는 죽었다고 알려졌으나 평화와 정의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람들에게 인식시켜 주었다.
그의 이름은 세인들의 뇌리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이름은 거대해지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앙받고 있었다.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대난세, 그것은 파국을 향해 치달렸다.
그 조짐은 천하의 곳곳에서 일어났으나 가장 주목되는 것은 막북과 북해의 움직임이었다.
막북을 근거로한 팔황마전, 그들은 저 막북의 검은 꽃 지옥철화 환우령의 지휘를 받아 장성 근역으로 직결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곧 십만강자를 대동하여 장성을 넘을 것이며 혼란한 중원무림은 그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들의 발길 아래 제압당할 것이다.
또한, 북해에서는 무서운 신흥세력이 등장했다.
__북해십종련(北海十宗聯)!
부활한 북해의 전설. 그들은 북해마궁의 어린 여종사 사라여제 사옥경의 호령에 따라 남으로 남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군세는 십만 이상이며 그들에게는 두 명의 무서운 여종사들이 있었다.
사라여제 사옥경! 그녀는 전일의 천년마녀 보다 오히려 더 강하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그런 사옥경의 대모는 사옥경보다 더 무서운 여인이었다.
북해설모(北海雪母)___!
그녀는 손짓 한 번으로 십 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눈의 여왕이었다. 그녀는 어린 주인을 인도하여 일도 남진하고 있었다.
팔황마전과 북해십종련의 진격. 그것은 중원인들에게 각성을 주기보다는 공포와 혼란만을 가중시켰다.
중원무림은 양파의 강력한 군세에 전율하면서도 그저 안전한 도생의 길을 찾아 아우성을 칠 뿐이었다. 그들은 흡사 주인을 잃은 강아지 같았다. 그들은 자신들을 귀여워해 주고 보살펴줄 전황 북리황같은 주인을 필요로 했다.
그때, 전황 북리황을 대신할 주인이 나타났다. 그는 난세를 한탄하며 세외에서 몸을 일으켰다.
용형지존(龍形至尊) 냉천구(冷天求)!
그는 저 사대천왕 중 용존 냉린의 후예임을 자처했다. 그는 바로 환우십좌의 신비오인중 용(龍)의 암호명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변황과의 일전을 위해 중원무림의 결속을 주장했다. 변황의 압박, 그것은 용형지존 냉천구를 일시에 중원맹주의 보좌에 올려 놓았다.
중원맹주가 된 뒤, 그는 발군의 능력으로 난세를 정리하였다. 그는 정사를 통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조직을 결성했다.
정사십방무련(正邪十方武聯).
이것이 그 조직으로 정사십방무련은 철혈전막이 수행했던 모든 역할을 접수했다. 과거 철혈전막이 정파의 강자들만으로 결성되었음에 비해 정사십방무련은 정과 사를 구분짓지 않았다.
용형지존 냉천구는 정과 사에서 각기 오 인을 선정하여 그들에게 정사의 분할통치를 일임했다.
__대정오천공(大正五天公).
__천사오대작(天邪五大爵).
그들은 이렇게 불렸다.
대정오천공의 수좌는 바로 봉황대정천의 여종사인 교봉 옥섬이었다.
또한, 사도와 마도를 관장하는 천사오대작인 수좌는 호면제왕 철패극이었다.
정과 사를 분할하여 관장하는 그들 십인을 일컬어 세인들은 정사십존(正邪十尊)이라고 불렀다.
천하는 용형지존 냉천구와 정사십존에 의해 정리되었다. 그들은 질서를 강조하며 모든 것을 통제하였다.
평화는 왔으나 그것은 새로운 구속의 시작이었다.
현자들은 그것을 먼저 깨닫고 경고했으나 새 주인을 얻은 무림인들은 그것에 주목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은 숨막히는 살겁의 공포에서 벗어나 평화를 되찾은 것만을 기뻐할 뿐이었다.
그러나.....그들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지른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정사십방무련은 봉사가 목적이 아니라 오직 지배와 군림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천하무림은 안정이라는 작은 미끼에 혹하여 스스로의 목에 쇠사슬을 맨 격이 되어버렸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그들의 숨통이 정사십방무련이라는 거대한 마수 안에 단단히 욱죄어져 있는 상태였다.
정사십방무련은 바로 번뇌마가의 변신이었던 것이다.
번뇌....결국 그들이 승리를 한 것이다. 철혈을 와해시키고.....
* * *
용장(龍莊).
여인은 오래 전에 실종된 정인의 옷을 깁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은 한 마리 거대한 용이 자신의 안으로 파고 드는 꿈이었다.
“아아.....!”
꿈속이건만 여인은 자신의 은밀한 일부에 가해지는 충격적인 느낌과 그에 수반되는 야릇한 쾌감을 느끼고는 단내를 토했다. 그 감각은 갈수록 강하고 집요해져 점점 현실과 같은 뚜렷한 느낌으로 와닿았다.
마침내 여인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잠을 깼다.
(흐윽....!)
잠을 깬 여인은 아연실색했다.
불이 꺼진 어둠 속. 그녀의 몸은 어떤 거대한 것에 터질 듯 짓눌려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하체의 일부가 부서지는 듯한 격통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그녀는 한 사내에게 짓눌려 있는 상태였다.
“누구.....?”
비명을 지르려던 여인의 눈이 갑자기 하얗게 치떠졌다. 그녀의 깊은 곳에 느껴지는 야릇한 감각. 그리고 자신의 몸 안에서 움직이는 사내의 실체가 결코 낯설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그것은 여인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의 느낌이었다.
“아아.....사추....!”
여인은 벅찬 격동의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그와 함께 그녀는 반가움과 희열을 주체치 못하며 자신을 누르고 있는 사내를 사지로 휘감았다.
“나....나쁜 사람! 그렇게도 신첩을 애태우시다니요.....!”
여인은 떨리는 음성으로 오열을 터뜨리며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는 듯 사내를 휘감아 안았다.
그녀는 사내를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사내의 전부를 포용하며 받아들이려 했다. 그의 모든 것을.....
점점 희열의 파도가 높아가는 가운데 마음껏 몸과 마음을 연 여인. 그녀는 비로소 몽롱한 꿈에서 벗어나 현실의 뜨거운 쾌감을 숨가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두 남녀가 어우러진 침상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희열에 가쁜 신음과 헐떡임이 뒤따랐다.
깊은 밤, 꿈속의 정인을 만나 뜨거운 해후의 순간을 맞은 여인. 그녀의 이름은 다정관음 옥수교였다.
* * *
용사추는 십만대산의 거친 산역을 오르고 있었다. 그가 올라가는 산봉에는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석성의 폐허가 남아 있었다.
철혈막부! 바로 저 철혈전막의 총단이었던 환우제일지가 그곳이었다.
이윽고, 용사추는 산보하듯이 철혈막부의 폐허로 올라갔다. 그런 그의 뇌리로 문득 용장에서 옥수교가 들려준 말이 떠올랐다.
__철혈막부로 가보세요. 기다리고 있는 분이 계실거예요. 그분은.....전황이라고 불리는 분이예요. 그분은 단지 강하다고 표현해서는 안되요. 막강(莫强)하신 분이죠. 그 때문에 철혈잠룡 도옥기같은 잡배에게는 쓰러지고 싶어도 쓰러지지 못하는 분이세요. 그러면서도 짐짓 쓰러지신 것은 여우같은 번뇌마야 경천구를 여우굴에서 끌어내기 위해서였어요. 철혈일지의 기록으로 보아 그분은 이미 철혈잠룡이 번뇌마야의 간세였음을 알고 계셨음에 틀림없어요. 얼마 전, 혈봉황이란 분이 봉황대정천에 침입하여 봉황지존 옥섬여를 부상 입히고 한 명의 수인을 빼내어 갔어요. 그분은 사추에게 아주 중요한 분이세요. 그분의 성함은 단봉(丹鳳) 조혜린이란 분으로.....신첩에게는 시어머니가 되실 분이지요.
곧 태행산으로 오세요. 신첩은 금마갱에서 빼돌린 일천 금마수인을 은밀히 태행산 번뇌마전으로 이동시켜 놓았어요. 그들 일천 금마수인들은 정말 강한 조직이예요. 전황, 아니 아버님께서는 번뇌마전을 깨뜨릴 제삼 세력으로 그들 일천금마수인들을 준비해 놓으신 거예요. 번뇌마전은 그들의 기습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궤멸시킬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릴 것은.....벽력뇌강궁의 화모 옥정동생에 관한 거예요. 그녀가 잉태를 했어요. 호호.....안된 일이지만 사추가 그 동생을 희롱하는 것도 이제 끝이예요.
용사추는 옥수교의 마지막 말에 불만스러움을 표했었다.
__이런.....화모하고는 열 번도 동침하지 못했거늘....!
하지만 그 말을 했다가 그는 옥수교에게 옆구리를 세게 꼬집혔었다.
‘“하하! 아직도 얼얼한데....!”
용사추는 옥수교에게 꼬집혔던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장난스럽게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철혈막부의 폐허로 들어섰다.
그런 그의 눈에 다정하게 웃으며 폐허가 된 철혈막부를 돌아보고 있는 한 쌍의 부부가 들어왔다.
아주 중후한 인상의 중년인과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말할 수 없이 그윽하고 온화해 보이는 기품을 지닌 미부인이었다.
용과 봉황이랄까?
두 중년부부의 모습은 더 없이 완숙하고 보기좋은 어울림을 갖추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각기 수천 년 전통을 지닌 문파의 종사들이었지만 타인을 압도하기보다는 포용해 주는 따스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 두 부부를 일컬어 세인들은 전황과 단봉이라고 불렀다.
용사추는 멀찍이 선 채 두 중년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가슴은 뿌듯함과 기쁨으로 출렁거리고 있었다.
“후훗.....다시 철혈의 땅으로 오기는 왔다. 천마가 되어....!”
그는 나직한 기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다시 돌아오겠다고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지킨 셈이었다.
문득 용사추의 눈에 기광이 스쳤다.
“후훗! 하지만 나는 오늘도 저분에게 두들겨 맞고 말 것이다. 나는 저분을 영원히 이기지 못할테니까....!”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걸음을 옮겨 전황 북리황 부부에게로 다가섰다.
천년마녀는 아마도 용사추에게 실망을 금치못할 것이다. 얼마후면 가장 강하게 만들어 무림에 내보냈던 자신의 천마가 흠씬 두들겨 맞은 불쌍한 몰골로 돌아올테니까.
한편, 전황 부부를 향해 다가서는 용사추를 지켜보는 또 다른 눈길이 있었다. 그것은 일인일수의 눈이었다. 붉은 갈기를 지닌 거대한 사자와 그 등에 앉은 한 명의 훤칠한 여전사였다.
여전사는 봉황이 새겨진 장극과 황금의 방패로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묘한 시선으로 용사추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필이면.....대사저의 아들이었다니....!)
여인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혈봉황 벽궁영이었다.
“치잇! 번뇌마전에 가서 번뇌마가의 졸개들이나 흠씬 두들겨 패주어 화풀이나 해야겠다. 하필이면.....나를 가진 저자식이 대사저의 아들이었다니....!”
그녀는 붉은 갈기의 사자, 호천적사의 등을 두드렸다.
그러자, 말귀를 알아들은 호천적사는 즉시 거구를 돌려 북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놈은 점점 빠르게 몸을 움직여 마침내 한 줄기 붉은 선이 되어 사라졌다.
호천적사가 사라져간 북방. 그곳에는 번뇌마가의 마역 번뇌마전이 있었다.
“번뇌마야라는 영감을 육포로 만들어 준 뒤 적사천인애로 돌아가 아예 집 한 채를 짓고 살아야겠다. 저 멍청한 자식이 나를 아주 잊을 정도로 박정하지는 않겠지!”
멀리서 혈봉황의 야릇한 여운을 담은 음성이 들려왔다. 그녀의 음성에는 은은한 기대와 설레임마저 깃들어 있는 듯 했다.
적사천인애. 그곳은 그녀가 용사추의 여인이 될 수 있는 은밀하고도 유일한 장소가 아닌가? 혈봉황이라는 여전사가 순수한 여인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
그곳이야말로 두 사람만의 낙원이었다.
* * *
“케__에엑!”
화르륵.....!
처참한 비명소리와 함께 한 명의 거구 노인이 시뻘건 화염에 뒤덮였다. 그의 거구는 삽시에 재로 화해 스러졌다.
거구노인은 벽력대제 화천륭이었다.
“흐흑.....!”
재로 스러진 화천륭의 시신을 노려보며 비로소 숨죽인 오열을 터뜨리는 한명의 미부인이 있었다. 타는 듯이 붉은 벽력전포 벽력뇌강궁의 보의로 몸을 감싼 여인.
그녀는 화모 뇌옥정이었다.
뇌옥정은 눈물을 흘리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용사추의 도우으로 뇌정열화신강을 극한까지 완성한 상태였다.
벽력대제 화천룡은 그런 뇌옥정에게 대항 조차 하지 못하고 그녀의 뇌정열화신강에 재로 화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뇌옥정의 하복부는 벽력전포에 싸인 채 완만하게 부풀어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임신 중이었다. 그녀의 몸에는 용사추의 씨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때였다.
“호호....옥정언니! 여기서 무얼 하세요? 다른 언니들은 먼저 번뇌마야의 목을 따려고 아우성인데....!”
문득 옥구슬 구르는 교소와 함께 한 줄기 인영이 뇌옥정의 옆으로 뛰어내렸다. 그녀는 피부가 아주 흰 소녀였다. 몸에는 짧은 피의를 걸치고 있었는데 대담하게도 피의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이었다.
스으....스으.....
그 소녀의 주위로는 검푸른 철황강기가 흐르고 있었다.
만일 누군가 그녀를 해치려고 손을 쓰다가는 그 즉시 철황강기에 전신이 으스러져 버릴 것이다.
환우에서 가장 단단한 몸을 지닌 소녀. 그녀는 북해의 여왕 사라여제 사옥경이었다.
“빨리....빨리 번뇌마전으로 가요, 옥정언니!”
사옥경은 안달을 하며 화모의 팔을 끌어당겼다.
“그 독살스런 지옥철화인가 뭔가하는 여자가 벌써 번뇌마전의 최후 방위선까지 깨버렸다구요. 이러다가는 사추 오빠에게 줄 번뇌마가 마졸들의 수급 하나 얻지 못하겠어요!”
사옥경의 성화에 뇌옥정은 살풋 미소를 지으며 눈물을 닦았다.
“그래. 어서 가자! 다른 언니들에게 뒤지면 안되지.!”
스슥! 휙!
두 여인은 이내 손을 맞잡고 태행산역의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그곳에는 바로 천년풍운의 진원지인 번뇌마전이 있었다.
* * *
__번뇌마전.
그곳은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음울한 사념으로 가득차 있었다.
뚜벅....뚜벅......
문득, 육중한 발자국 소리가 그 사념을 깨뜨리며 번뇌마전으로 다가왔다. 발자국 소리를 끌며 번뇌마전으로 들어선 인물.
그는 훤칠한 체격에 헌앙한 기도를 지닌 청년이었다. 용사추, 그였다.
“어서....오너라, 악마십호!”
번뇌마전으로 들어서는 용사추의 귓전으로 음산한 음성이 들려왔다.
암울한 어둠 속. 두 사람이 있었다.
한명은 중앙의 태사의에 앉아 있었다. 그는 일신에 자의를 걸친 음산한 눈빛의 노인이었다.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괴괴한 인상을 풍기는 노인.
번뇌마야 경천구였다. 마교십가 중 가장 사악한 두뇌들의 집단인 번뇌마가의 후예.
그의 뒤.
“........!”
한 명의 백치 같은 소녀가 표표히 서 있었다. 그 소녀는 바로 불사마후 궁자연이었다.
실상, 번뇌마야는 전황 북리황이 죽었다고 믿고 번뇌마가의 번뇌군단의 대부분을 강호로 내보낸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다정관음 옥수교의 전격적인 기습에 번뇌마전의 모든 방어선이 궤멸직전에 이르러 있었다.
그러나 번뇌마야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곁에 불사마후 궁자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벽력굉천뢰의 폭발에도 살아남은 무적의 살인병기. 그녀가 있는 한 번뇌마야는 전황 북리황이 되살아난다 해도 크게 근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자신에게도 겨우 미치지 못하는 악마초인 따위에 두려워할 번뇌마야가 아니었다.
“후훗! 배짱이 좋구나, 악마십호! 일찌감치 죽으러 오다니....!”
경천구는 힐끗 용사추를 바라보며 조소를 흘렸다. 그의 음산한 눈은 오히려 용사추를 향한 동정마저 내비치고 있었다.
용사추는 그런 경천구의 시선을 마주 받으며 담담하게 웃었다.
“나는 마야에게서 본인의 질녀를 데려가려고 왔소.”
“질녀?”
경천구의 눈빛이 의아함을 띄웠다.
“바로 궁자연이라는 아이가 본인의 질녀외다. 그 사이 잘 돌봐준 점 감사하고 있소!”
용사추는 싱긋 웃으며 경천구를 향해 포권해 보였다.
경천구는 어이가 없었다. 그가 무어라 말을 하려 할 때였다.
“자연! 이리 오너라!”
문득 용사추가 궁자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기이하게도 궁자연은 몽롱한 눈빛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용사추에게로 다가서는 것이 아닌가?
경천구는 그 뜻밖의 사태에 크게 놀랐다.
콰작!
그는 놀라움에 자신도 모르게 태사의를 부서뜨리며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그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궁자연이 최초로 눈을 떴을 때 본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다름아닌 용사추라는 사실을.
그것을 알리 없는 경천구는 경악과 분노를 금치못했다.
“놈! 그 아이를 놓아랏!”
꽈릉.....!
그는 대갈하며 용사추에게 날아왔다. 궁자연이 용사추의 손에 들어가면 이것저것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여 그는 기습공격으로 용사추를 격살할 작정을 한것이었다.
꽈르릉......쩌저정!
천 가닥 만 가닥의 강기의 그물이 가공할 기세로 용사추를 뒤덮어 왔다.
__번뇌천망!
번뇌일가의 마수재(魔秀才)들이 천 년을 고심하여 만든 초절기였다. 그것에 걸리면 설사 전황이라 해도 죽일 수 있다고 번뇌마야는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번뇌천강이 막 용사추를 얽어 매는 순간이었다.
고오오......!
용사추의 몸에서 돌연 창창한 강기의 노을이 일어 순간적으로 번뇌천망을 토막토막 끊어놓았다. 번뇌천망을 마치 썩은 새끼줄처럼 끊을 수 있는 호신강기.
그것은 고금을 통틀어 단 한가지 뿐이었다.
__지존천강탄!
바로 저 천마의 최후최강의 기공이 그것이었다.
“허억! 천마의 후예가 되었느냐?”
번뇌마야는 안색이 하얗게 변해 눈을 부릅떴다. 그의 민활한 두뇌는 순간적으로 용사추가 제 이의 천마가 되었음을 알아차렸다. 그것을 깨달은 그는 자신이 취해야 할 태도가 어떤 것인지 모르지 않았다.
(달아나야 산다. 천마가 되었다면.....이미 인간이 아니다!)
내심 빠르게 염두를 굴린 번뇌마야.
쉬익___!
그의 신형은 사악한 두뇌만큼 빠르게 번뇌마전 밖으로 퉁겨지듯 날아나갔다.
삽시에 그의 신형은 허공 저편으로 까마득히 멀어져 갔다.
그러나 용사추는 그를 쫓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궁자연의 손을 다독이며 끌끌 혀를 찼다.
“쯧쯧.....당신은 내가 할 말을 모두 듣고 달아나야 했어! 나는 막 곡구쪽에 천마인 나 용사추를 두들겨 패신 분이 지금쯤 닿으셨을 거라고 말해주려 했는데.....!”
뚜벅.....
용사추는 혀를 차며 번뇌마전을 걸어나갔다.
햇볕이라고는 한 점도 들지 않는 음습한 번뇌마전의 협곡으로 오늘따라 유난히 밝은 가을 햇살이 듬뿍 내리쬐고 있었다.
그런데, 그 햇살 저편 곡구에서 한 명의 노인이 허둥지둥 달려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방금 전에 번뇌마전을 뛰쳐나갔던 번뇌마야 경천구였다.
그의 두 눈은 극도의 공포에 젖은 채 죽음의 그림자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쪽으로 한 쌍의 중년부부가 마치 산책이라도 하는 듯이 손을 맞잡고 유유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 부부를 일컬어 세인들은 전황과 단봉이라고 불렀다.
“아아악!”
문득, 유난히도 푸른 가을 하늘에 한 줄기 처절한 노인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한 명의 비양심적인(?) 사내가 뒤늦게 상대방의 두 개골을 부순 초식의 이름을 시신에 대고 태연히 읖조리고 있었으니.....
천마재림(天魔再臨)___!
그것은 천마대구식이라는 초식의 마지막 제구식이라는 것이었다.
하늘이 청명하고 눈부신 가을이었다.
<大尾>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즐독 감사~~~~~~~~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즐독...
재나게 읽엇습니다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했습니다.
드뎌 다봤다. 감사합니다.
결국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읍니다
감사 ㅎ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