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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과 조경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 여행에서한컷 스크랩 경기도 화성의 입하도를 다녀왔습니다.
순천지인 추천 0 조회 344 10.10.18 19:58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인생에 있어서 여행을 다닌다는 것도 군자삼락에 버금가는 즐거움의 하나일 것이다.

8일에 맞춰 바닷물 빠짐이 있는 날이라 어울려 다니기 좋아하는 배드민턴 아짐씨들 3명의 성화에 못이겨 같이 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0일로 예정된 휴무를 한 당번 당겨서 8일로 하고, 8일 새벽 6시 반에 출발하여 8시에 예정된 첫 배를 궁평항에서 타기 위해 출발을 하였습니다.

또다시 예전처럼 카메라를 못챙기는 불찰이 있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의 거리로는 80여 km로 그렇게 멀지않은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네비가 가리킨 길로 접어드니 아침 출근길과 겹쳐서 그런지 가는 길마다 엄청 막히기 시작하였습니다.

첫 배를 놓치면 오후 2시경에 있다는데 그렇게되면 그 날 하루는 헛탕을 치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은 엄청 바쁜데 도저히 속력을 낼 수가 없으니 초조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발안 IC를 지나도 막힘은 여전했고 결국 첫 배를 포기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목적지 "영우네 민박집"으로 전화를 해서 도저히 첫배는 못탄다 했더니 방법을 가르켜 주었습니다.

궁평항에서 타면 가까운데 안되면 전곡항으로 가서 9시배를 타라합니다. 가는 길목에 전곡항이 있기에 한숨을 놓으며 전곡항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배 출발 시간이 임박하면 매표소를 거치지 말고 바로 배를 타서 승무원에게 배삯을 주면된다는 언질도 있었습니다.

아주 적정한 시간에 도착하여 짐과 사람을 내리고 내 차는 주차장 한쪽에 주차하고 바로 배를 탔습니다.

1만원/인 운임비를 주고 오랫만에 바닷물의 냄새를 맡으며 달리는 배에서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니 막혔던 맘이 확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촌의 이곳저곳과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컷습니다.

약 1시간 가량 달렸던 배는 입하도에 도착했는데 물이 많이 빠짐 땜에 부두에 접안을 하지 못했습니다.

몇 번을 이리저리 돌던 배는 할 수 없이 우럭을 기른다는 가두리 양식장 망 옆으로 들이 대더니 선원인듯한 사람이 양식장 작은 배를 끌고와서 우리를 내리도록 하고 짐은 놔두면 차 후에 모두 내려 머무는 곳으로 배달을 하겠다 하였습니다.

소박하게 사는 섬 사람들이라 누구네 집에 왔는지 물어보고 아주 자연스럽게 물건을 싣고 배달되었습니다.

마침 도착시간이 가장 썰물이라 여장을 풀자마자 호미와 자루 하나씩을 들고 바닷가로 갔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바지락을 많이 채취하여 자루 가득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설프게 호미로 얕은 물속을 파서 보아도 우리손에는 몇 개 바지락만 잡힐 뿐이었습니다.

잘 잡는 사람들 옆에서 어떻게 하는지 요령을 배우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4사람이 열심히 작업하니 한 시간 후에는 15kg정도의 수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허리가 아픈지...

엉덩이에 물을 묻히지 않게 작업하니 더 허리가 아팠습니다.

눈썰미가 있는 나는 "아하, 삼태기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 했습니다.

호미로 긁어서 삼태기로 모아 흔들면 뻘을 빠지고 바지락과 온갖 껍질이 올라오지만 작업은 한껏 효과적일거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많이 잡은 사람들을 보니 나보다 먼저 내 방식을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삼겹살 석쇠를 오르려 삼태기로 만들어 아주 유용하고 효과적으로 많은 바지락을 잡았던 것입니다.

물이 들어오자 사람들은 한 자루씩 들고 나와 숙소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풍족한 어족들이었습니다.

몇 군데 안된 민박집 주인들은 도구와 배를 타고 수중 잠수로 많은 고기를 잡아 객들에게 판매를 하였습니다.

우리도 밥을 하고 준비한 반찬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잠깐 한 숨 자고 산행을 하는데 무인의 등대가 높은 곳에 위치하여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길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군데군데 산자락에 태풍 곤파스 영향으로 나무가 부러져 있었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샌드위치 판넬 지붕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한적한 오후의 등대 건물 주위는 참으로 신선한 공기와 바닷 내음이 어우러져 더 이상 기분이 상쾌할 수 없었습니다.

나무 벤취를 각 자 하나씩 차지하여 누워서 맑은 하늘을 보며 또 외각으로 설치된 스피커에서 cbs 방송의 어느 DJ의 구성진 목소리와 음악은 정말 아름답고 분위기 좋은 카페였습니다.  

어느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사랑 고백을 하면 들어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한 참 후에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9시 반쯤 물이 빠진다는 소릴듣고 9시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미리 출발을 하였는데 공교롭게도 숙소의 주인과 동행을 하게되었는데 낮에 활동했던 곳을 지나 산모퉁이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렌턴을 들고 물속에 들어가 땅을 뒤적이니 땅속에 엄청난 바지락이 박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짐씨 두분은 바지락을 잡고, 나와 조 아짐씨는 게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어릴적 냇가에서 게 잡았던 기억 생생하기에 큰 돌 밑으로 손을 들이대니 살겠다고 손가락을 물었습니다.

절대로 장갑 두켤레 이상은 껴야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돌 게라는 숫놈은 정말로 강하게 물었습니다.

피가 날 정도로 세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한마리 두마리 잡히는 재미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나는 곧 게잡는 도사님으로 통하였습니다. 

그런데 게는 물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물빠진 모레 밭의 물이 고여있는 돌 속에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돌을 들어 옮기는데 이번에는 낙지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감격하여 조여사가 "낙지 잡았다"를 크게 외쳤습니다.

첫 수확이라 얼마나 보람되고 웃음이 나오던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그 뒤로는 요령을 알았기에 물이 고여있는 돌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큰 게가 아니면 어김없이 낙지가 숨어있었습니다.

날더러 완전 꾼이라 하였습니다.

돌 밑에 모래 구멍이 있으면 십중팔구 낙지가 있었습니다.

먹음직스런 낙지를 열마리 정도 잡고, 게를 20여 마리 잡아서 한자루 바지락을 채운 여사님들과 11시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야외 버너에 게를 끓이고 낙지를 생으로 5마리를 쪼아 초장에 찍어 먹으니 싱싱함과 쫀득함이 더 할 수 없었습니다.

못 먹는 소주 한병을 각 자 한잔씩 하기로 하고 마셨습니다.

모두다 얼굴이 벌겋게 되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이 되기도 전에 깨어난 여사님들은 오늘 일과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여 많은 얘기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날이 밝자 아침을 먹고 9시 반에 물빠짐을 기다려 어제 저녁에 채취했던 곳으로 다시 가서 작업을 하는데 아무리 땅을 파헤쳐도 계속되는 바지락에 화수분이었습니다.

더 이상 채취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했던 돌 밑에 혹시나 낙지가 있나 하고 돌을 제끼니 큰 낙지가 얼른 몸을 숨기려 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 돌을 움직여 보니 더러 낙지와 돌게들이 내 손에 잡혀 낙지 7마리와 상당수 게를 잡았습니다.

오후 5시 반에 여직원 결혼식이 있기에 빨리 출발을 하고 싶었으나 배 시간이 맞질않아 한참 작업을 한 후 점심도 먹고 2시에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바지락 자루가 아마 15-20kg되는 무게로 5자루가 되었고, 가지고 온 짐들이 가득하여 우리 짐은 거의 차로 하나 가득 찰 정도였습니다.

화물차에 싣고 부두로 가려는데 여기저기 사람들 바지락 자루가 널려져 있어 차 옆에 두 자루가 있어서 우리 것인줄 알고 내가 죽어라 들어서 실었습니다.

배를 타고 전곡항에 하선하여 내 차를 끌고와 가득가득 싣고 궁평항에 가서 젓갈을 산다는 여사님들 의견에 또 다시 궁평항으로 운전을 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전화가 왔는데 민박집 아주머니가 바지락 자루 2개가 없다고 갔던 사람은 우리 일행밖에 없으니 찾아보란다.

나는 우리 물건인줄 알고 아무생각없이 실었는데 갑자기 뒤통수를 얻어 맞는 것 같았습니다.

대화가 잘되어 궁평항으로 간다했더니 궁평항 a동 00호 횟집에 맡겨 놓으라 합니다. 별의 별 쇼를 다하고 다녔습니다.

서울로 오는 길은 막히고 멀기만 했습니다.

도저히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것 같아 오는 도중에 아들에게 연락하여 참석하도록 지시하면서 달렸습니다.  

어렵게 서울 도착한 시간이 5시 반이었습니다.

각 자 집에 내려다 주고 물건을 나누었는데 나에게도 한 자루 주기에 해먹기도 그렇고 해서 야간반 배드민턴 아주머니들과 우리 직장 식당 아주머니 3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줘버리고 나는 달랑 낙지 꾸러미만 들고 집에 가서 삶아 아들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체험의 여행도 참으로 재미있고 남자 혼자인 내가 끙끙대며 일하니까 남자없이 이런 여행을 못하겠다는 여사님들 말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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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10.19 09:18

    첫댓글 완죤 대박이십니다..
    아줌니들 편안하게 좋은 경험하셨습니다..
    진짜 사나이십니다.편안하게 잘 모셔다 드렸으니 아줌니들의 우상이되셨겟네요..
    멋진 여행이셨습니다..그것두 하나도 아닌 세분씩이나...ㅋㅋㅋ

  • 10.10.19 10:07

    백문 불여일견 -사진보고 싶어요

  • 10.10.20 18:06

    아깝습니당~~눈에담지를못하고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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