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1일 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9-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20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 가지도 못한다. 21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고, 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자신을 갈고 닦아야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심장병으로 죽음에서 겨우 살아났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아파서 잠 못 들어 하는 나를 무릎에 뉘고 할머니는 부채질을 해주고 계셨는데 바로 그때 마당에 쏜살 같이 달려가던 쥐를 보고 내게 할머니는 얘기 하나를 해 주셨습니다.
“옛날에 전라도 어느 시골에 쥐 부부가 살았는데 늙도록 자식이 없어 쓸쓸하게 보내다가 환갑이 다 되어서 겨우 딸 하나를 두었는데 쥐 부부는 그 딸을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키웠단다. 그 딸 쥐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얌전하고 예뻐서 그 마을에 소문이 자자해서 며느리를 삼겠다는 쥐들이 꼬리를 이었지 그 소문은 함경도까지 이어져서 매파가 매일 늙은 쥐 부부에게 찾아왔단다. 매파는 중신해주는 할미 쥐였는데 쥐 부부 역시 사위 욕심이 생겼단다. 이왕이면 세상에서 제일 잘 생기고, 힘도 세고, 돈도 많고, 큰일을 하는 사위를 삼고 싶어 해서 상의를 했는데 하늘에 떠 있는 해가 사윗감으로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해서 해를 찾아갔단다. 아비 쥐는 곧 쇠로 만든 구두 세 켤레랑 쇠로 만든 지팡이 세 개를 가지고 길을 떠나서 몇 해가 걸려 겨우 해를 찾아가서 이 세상에서 제일 잘나고, 힘도 세고, 훌륭한 사윗감을 구하려고 하는데, 당신이야말로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빛나니, 내 사윗감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소.’하고 말했단다.”
“그랬더니 해가 ‘세상에는 나보다 더 힘이 세고 잘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먹구름이오. 내가 아무리 이 세상을 비추더라도 먹구름이 막으면 꼼짝을 못합니다. 그러니 먹구름한테 가보오.’ 하더란다. 이 말을 듣고 다시 먹구름을 찾아가서 해한테 했던 말을 하고 딸의 사윗감이 되어달라고 했단다. 그런데 먹구름 역시 ‘미안합니다. 나는 해를 가릴 수는 있으나 바람한테는 당할 도리가 없소, 바람이 한 번 불면 나는 쫓겨나고 맙니다. 나보다 힘센 것은 바람이니 바람한테 가보오’ 하더란다. 애비 쥐는 구름의 얘기가 옳을 듯해서 바람을 찾아가 다시 사위가 되어 줄 것을 부탁하였더니 ‘나는 구름보다는 힘이 셀지 모르지만 은진미륵한테는 꼼짝도 못합니다. 내가 아무리 세게 불어도 은진 미륵은 꼼짝을 안 하니 말이오.’하더란다.
“은진 미륵은 논산 관촉사라는 절에 있는 아주 큰 돌 부처님이란다. 애비 쥐는 바람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럴듯해서 은진미륵을 찾아가서 당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제일 잘 나고, 제일 힘이 세고, 제일 훌륭하니 내 사위가 되어 주오.’ 그랬더니 은진미륵은 ‘천만에요, 나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소, 그것은 바로 쥐랍니다. 지금 내 발밑에는 쥐들이 굴을 파서 나를 곧 넘어트리려고 하니 불안해서 못 살겠소 쥐한테 가 보시오.’ 그러더란다. 그래서 애비 쥐가 은진미륵의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하니 정말 세상에서 제일 잘나고 제일 힘이 세고 훌륭한 것은 쥐라고 생각이 들어서 팔도강산에 있는 쥐들을 모아 그 중에서 제일 잘나고 힘이 세고 훌륭한 쥐를 사위로 삼았단다. 사람도 쓸데없이 허황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단다. 그래서 끼리끼리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니 너도 씩씩해져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예쁘고 착한 색시를 얻어야 한단다. 빨리 약 먹고 병도 낫고, 튼튼해져야 한다.”
할머니의 말씀이 지금도 귓전을 맴돕니다. 본질을 잃어버리고 분에 넘치는 것을 찾을 때 이 얘기를 옛 어른들은 들려주면서 자신을 수양하도록 일깨워주셨습니다. 맹자는 그의 수양론(修養論)에서 <인간의 본심은 착한 심성이므로 이 심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을 자신의 심성에 충만하도록 항상 노력하라.’고 하였습니다. 맹자의 수양하는 길을 요약하면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선을 추구하는 마음을 세우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은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先立乎其大者-먼저 세워라.) 인간의 마음은 곧 도(道)이니 인간의 마음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아 도를 실천해 나가는 것을 덕(德)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맹자는 선을 추구하는 마음을 세우고, 양심에 의해서 도를 실천해서 덕을 하늘에 쌓으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늘에 보화를 쌓으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2. 구방심(求放心)입니다. 인간은 항상 자신 있다고 주장하는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살고 있으니 잃어버린 마음을 부단히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께서는 눈을 밝게 하여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우리의 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언제나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의 숱한 길에 빠져 내 마음이 헤매고 있는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3.과욕을 경계하고 욕망을 절제하며, 물욕에 빠져 본심을 잃게 되니 헛된 욕망에서 자신의 본심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보화를 땅이나 창고에 두지 말고 하늘나라에 쌓으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겸손하게 절연한 의지로 사생취의(捨生取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생취의란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버리더라도 올바른 길(의 : 義)을 찾아가라고 가르치십니다.
4. 네 번째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라고 가르칩니다. 얄팍하고 속이 보이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옹졸하게 살지 말고 크고 정명광대(正明廣大)한 기운을 길러 도덕심을 간직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왜 세상의 쓸데없는 것에 온 마음을 빼앗겨 어리석게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어둠 속에서 빛을 거부하는 졸장부가 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5. 다섯 번째로 맹자는 존심양성(存心養性)하여 대장부가 될 것을 다시 강조합니다. 우리의 마음에 하느님께서 존재하심을 의식하고 하느님의 본성을 키워서 정말 주님이 자랑스러워하시는 대장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