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밟은 엑셀에 참변… 생일 앞둔 막내딸, 4명 살리고 떠났다
이혜진 기자
입력 2023.11.21. 14:48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린 박래영(26)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햇살 같고, 복숭아 같고, 남들에게 웃음을 주고 행복을 주던 아이였습니다.” (뇌사 장기기증자 박래영 씨 어머니 이선숙 씨)
생일을 열흘 앞두고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2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너무 빨리 찾아온 막내 딸과의 이별이었지만, 가족들은 선한 막내딸을 생각하며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에서 박래영(26)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경기도 안양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밝고 활동적이며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고 한다. 평소 헌혈과 봉사를 하는 등 선행에 앞장섰고, 연구소 및 동물병원, 요식업계 등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좇아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런 박 씨에게 비극이 찾아온 것은 지난 9월 18일이었다. 박 씨가 출근길 집 앞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던 중 차량에 치인 것이었다. 운전자는 서류를 줍다가 브레이크 대신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고 이 사고로 박 씨를 포함한 4명이 다쳤다. 다른 3명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지만, 박 씨는 병원 이송 당시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한다.
한 달간 의식을 잃은 채 치료를 받던 박 씨를 보며 가족들은 결국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가족들은 “남에게 베풀길 좋아하는 래영이었기에 삶의 마지막에 다른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선택했을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고 했다.
박 씨의 어머니 이선숙 씨는 “래영아, 엄마가 하늘나라 편지(기증원 홈페이지)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너에게 글을 쓰고 있어”라며 “네가 그랬잖아. 파랑새 엽서를 엄마한테 써주면서 파랑새처럼 행복하게 살라고. 엄마도 파랑새처럼 살 테니까 너도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생명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이혜진 기자
기사 전체보기
많이 본 뉴스
실수로 밟은 엑셀에 참변… 생일 앞둔 막내딸, 4명 살리고 떠났다
실수로 밟은 엑셀에 참변… 생일 앞둔 막내딸, 4명 살리고 떠났다
한동훈 “고위공직자가 법카로 가족 소고기·초밥 사는게 탄핵 사유”
한동훈 “고위공직자가 법카로 가족 소고기·초밥 사는게 탄핵 사유”
“전국 의대 40곳, 2025학년도 최대 2847명 증원 희망”
“전국 의대 40곳, 2025학년도 최대 2847명 증원 희망”
100자평43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내나라는내가지킨다
2023.11.21 15:36:02
참 어려운 결정을 하셨군요. 덕분에 새생명을 얻으신 분들,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사실꺼예요 ~
답글작성
109
0
고국천왕
2023.11.21 15:55:42
저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님. 장기이식할 때에 병원에서는 명예로운 행진 꼭 해라. 수술방에 들어가기 전에 제공자 놓인 밀차가 복도 지나가면 "장기제공자 지나가십니다"라고 병원 관계자가 외치고 복도에 있는 사람들이 목례로 예를 펴하는 것이다. 미국에선 명예로운 행진이라고 해서 다 한다.
답글
1
104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Julius
2023.11.21 16:39:41
RIP
HappyJoe
2023.11.21 15:22:08
자동기어를 몰더래도 꼭 오른발로만 브레이크와 액셀을 밟아야 합니다. 왼발은 클러치를 밟을때 쓰고 자동기어라도 액셀 페달에 올려놓으면 이렇게 큰 사고를 낼수 있습니다.
답글작성
50
0
ION
2023.11.21 16:06:43
래영양 하늘나라에서 필요해서 천사를 데려갔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ㅜ
답글작성
17
0
소나무동산
2023.11.21 16:07:02
정말 고운분이 안타깝네요... 그 부모님의 마음이 상상이 안갑니다.
답글작성
16
0
개념샘
2023.11.21 16:27:23
하늘나라에서 천사가 될듯...
답글작성
14
0
미시마님발맘발맘
2023.11.21 16:35:34
우리엄마도 전이된 3가지의 암으로 소천하셨는데 하루아침에 딸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부모님은 얼마다 아프셨을까요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계시기를 바랍니다
답글작성
11
1
삿갓맨
2023.11.21 16:25:18
너무너무 속상합니다~~~!!!!!!!!!
답글작성
11
0
김영석
2023.11.21 17:22:28
너무 아름답고 예쁘고 가엽습니다. 26살에 장기를 기증하고 저세상으로 떠난 박래영씨.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9
0
tyson
2023.11.21 17:07:45
억울하게 하늘로 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8
0
조선일보=박쥐신문
2023.11.21 16:37:3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운전중 딴짓하다 사고내는 OOO 중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답글작성
8
0
낙동강
2023.11.21 17:01:26
하늘 나라에서 천사가 한명 모자라는 모양이다. 지구의 천사를 데려가는 것을 보니. 너무 좋은 일을 하고 하늘로 올라 가셨구나.
답글작성
7
0
문태욱
2023.11.21 16:34:36
잘 하셨습니다. May God bless you.! underwoodmoon in Busan.
답글작성
7
0
감우님
2023.11.21 17:27:10
고귀한 결정을 히신 유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답글작성
4
0
shana1
2023.11.21 17:47:47
요즘 휴대폰 부주의 산만자들의 과다로 비일비재 함....이런 악질 건은 무조건 사형
답글작성
3
0
합리가 통하는 세상****
2023.11.21 17:32:24
하느님을 믿고 부활을 믿는 자중에 장기기증을 하지 않은 신자라는 자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난 가장 궁금한 것이,... 신부와 목사중에 몇%나 장기기증을 했을까?.... 장기기증하지 않고 성직생활을 하겠자는 자에게는 ... 성직자의 지위를 주지 말아야 한다...
답글작성
3
0
합리가 통하는 세상****
2023.11.21 17:30:33
나도 기증신청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부활의 의미를... 장기기증에서 ?아야 한다...
답글작성
3
0
NiceBee
2023.11.21 17:01:38
너무 아까운 인생이네요. ㅠㅠㅠㅠㅠ
답글작성
3
0
장성구
2023.11.21 16:58:10
나도 장기 기증을 약속한 사람이지만 자녀를 기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한 결심에 감사 드린다.
답글작성
3
0
보련골 새댁
2023.11.21 16:54:33
마음이 아파서 쳐다볼 수가 없네요
답글작성
3
0
만토바
2023.11.21 16:51:48
운전자를 1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
답글작성
3
0
열치매
2023.11.21 17:43:09
가해자는 실수건 나발이건 사형시켜야한다. 남의 인생 끝내놓고 살고 싶냐?
답글작성
2
0
터프가이99
2023.11.21 17:04:43
가슴 아프면서도 뭉클한 사연이네요.
답글작성
2
0
JKGGUI89
2023.11.21 16:53:31
잠깐의 방심이 곱디 고운 아까운 한 생명을 앗아 갔구나.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가슴이 먹먹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
답글작성
2
0
TigerWoops
2023.11.21 16:39:56
급발진 주장해야지...눈에 넣어도 안아플 이쁜 막내딸을 어찌 보낼꼬... 아휴...
답글작성
2
0
도시자유인
2023.11.21 18:01:35
참으로 가슴 아프지만 존경해 마지 않는 훌륭한 자기희생에 감동한다. 우리시대에 저 같은 훌륭한 분이 계신 것이 이 세상은 여전히 살 만한 세상임을 일깨워준다. 떠올리기조차 싫은 파렴치 잡법이 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음에도 우리가 희망을 갖는 것은 저 숭고한 희생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답글작성
1
0
공포의대왕
2023.11.21 17:51:01
너무 예뻐서 봤는데..어휴~ 꽃다운 나이에 참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장기 나눔.. 참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겠지만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 속 꽃 배경처럼 아름답고 화사한 곳에 계시리라 믿습니다. 초면이었지만...이 백자평을 통해서 이렇게나마 유가족 분들께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유가족 분들 힘 내세요~
답글작성
1
0
만세천사
2023.11.21 17:50:32
참한 따님이 꿈을 펴보려는 순간이 왔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났군요....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
0
ghkdxodus
2023.11.21 17:45:51
넘 슬프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
0
충도령
2023.11.21 17:35:02
천국에 가셨습니다.
답글작성
1
0
에우다이모니아
2023.11.21 17:29:51
아~ 슬프다...
답글작성
1
0
다시 오시리라
2023.11.21 17:05:59
매우 안타깝고.... 운전도 늘 조심하자 ~
답글작성
1
0
일출
2023.11.21 16:53:33
고맙고감사합니다.하늘나라에서는행복하세요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답글작성
1
0
별헤는밤
2023.11.21 16:53:32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
0
시민
2023.11.21 16:53:07
안타깝고, 슬프며 속상합니다. 그리고 절대 쉽지 않은 숭고한 결정에 경의를 드립니다.
답글작성
1
0
대죽도
2023.11.21 16:45:47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답글작성
1
0
viviyun
2023.11.21 16:45:02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1
0
무애
2023.11.21 16:44:26
아~가슴이 아프네요! 어질게 생겼는데…그래서 난 신를 믿지 않지!
답글작성
1
0
겨울바람소리
2023.11.21 18:09:14
이런분들을 위해서 천국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답글작성
0
0
셀레스티얼 엔젤
2023.11.21 16:53:59
여성 전용 연습차가 있어야 한다. 연습중 참 많이 죽더라.
답글작성
0
0
진정한서민
2023.11.21 16:50:56
세상은 놀라운것은 맞지만 아름답지는 않다.
답글작성
0
0
퓨처셀프
2023.11.21 16:38:22
하루가 천금같다.
답글작성
0
0
?미
2023.11.21 16:25:09
ㅎㅎ 쉴슈로 왁셀 월 춰 발붜 ?? 윤젼 귀본을 춰 안갈퀴귀 때뮤뉘겠쥐.. 윤젼 춰 활뙈는 의됴적을오 가쇽 춰 활때 빼교는 항솽 올은 발은 블웨위크 위웨숴 춰 돼귀 해야 화는 궈쉬 윤젼의 귀뵨 좌쇠 윈 ??. 글원쉭을오 몇쉬관 윤젼 춰 화교 놔면 종왈위과 땡귀고 잠을 푹좌야 퓌료과 춰 풀뤼귀는 화쥐만, 그것위 오발 돌쥔 춰 화쥐 않는 확쉴환 윤젼 방법윈 것.. 글원궐 뮈쾌환뮌쿡 웨숴는 춰 갈퀴쥐를 않쥐.. 돨뤼 춰 뮈쾌환뮌쿡 위롸교 춰 화는 쥴 와놔 ?? ㅋㅋ
답글작성
0
5
많이 본 뉴스
1
前 열린공감TV 작가 “청담 술자리, 尹·韓 없었다...치정·특종에 눈멀어”
2
민주 “국민은 의석 수 계산법 알 필요 없어... 투표만 하면 된다”
3
실수로 밟은 엑셀에 참변… 생일 앞둔 막내딸, 4명 살리고 떠났다
4
한동훈 “고위공직자가 법카로 가족 소고기·초밥 사는게 탄핵 사유”
5
잘 날고 있는 KF-21을 국책연구기관이 저격? 도대체 왜 이런 일이
6
최강욱, 올 초에도 尹 비난하며 “암컷 보호에만 열중”
7
“전국 의대 40곳, 2025학년도 최대 2847명 증원 희망”
8
기본급 150만원 받던 28세 가장, 3년의 졸음과 사투 끝 대기업 합격
9
‘이재명 법카’ 공익제보자 1인시위… “법원, 왜 수사도 못하게 하나”
10
[김대중 칼럼] 4월 총선 대차대조표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조선경제
스포츠
건강
컬처·
스타일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