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착상하기
한상렬
우리는 참신하고도 창의적인 수필을 쓰려고 애쓴다. 그렇다면, 어떤 주제를 찾아야 참신한 수필이 될까?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폭넓은 인생 경험과 독서를 통해 다양한 체험이 축적되어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서 상상력과 연상력, 직감력, 추리력, 창조력, 유머 감각과 위트가 수필에서는 필요하다. 이런 참신한 주제 찾기 대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의 착상은 수필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새겨들을 만한 효과적인 방법이랄 수 있다.
(1) 가설에 의한 착상
가령, 석굴암을 들러 볼 때 동해를 바라다보고 있는 대불(大佛)의 모습을 보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워 볼 수도 있다. 왜 대불의 체형(體刑)이 정신형의 가냘픈 심성질(心性質)이 아니고 비만형의 영양질(營養質)일까? 천민 계급이었던 석공이 가령 못 먹어서 빼빼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평소에 자기 체형이 비만형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수 있다면 그 욕구 충족의 투영 현상이 그 조각에 형상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가설을 세워 상상과 추리를 해 나가다 보면 거기에 걸맞은 참신한 주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2) 유사(類似) 착상
이른바 유추(Analogy)에 의한 착상법인데, 자연계를 잘 살펴보면 그럴 듯한 풍부한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가령, 공작과 노고지리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어떤 특성을 유추해 낼 수도 있다. 공작에 비해 노고지리의 깃털은 볼품 없지만 하늘을 자유로이 날면서 멋진 노래를 한다는 사실을 통하여, 사람도 신이 부여한 각자 나름의 능력과 한계와 그 장점이 한 가지씩 있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겠다.
(3) 대비(對比) 착상
아시아에서는 톱을 당기면서 자르는데 미국에서는 톱니가 반대 방향으로 되어 있어 밀어 내면서 자른다는 사실과, 스푼 사용에 있어서도 미국에서는 밀어 내면서 떠올리는 데 우리는 앞으로 당기면서 떠먹는다는 사실을 통해, 어떤 이치나 사고 방식의 차이점을 도출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4)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대해의문을 품어 보는 착상
가령 예수의 제자가 12명인가라는 데에 의문을 가져 볼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는 유태 민족의 12지파의 대표로 한정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정(正)과 부(副) 대표를 두었다면 24명이 될 수가 있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왜 여자는 한 사람도 없는가? 라는 의문을 품어 본다면 그런 착상에서 한 편의 흥미로운 수필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5) 역(逆)사고의 착상
기존의 개념이나 가치를 정반대로 생각해 보는 착상법이다. 수필의 묘미가 역설에도 있는 만큼 이런 착상법의 훈련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령, 자가용의 편리성 때문에 요즘 자가용 홍수 시대가 되어 있다. 그러나 역사고로 자가용의 불편성이나 위험성에다 초점을 맞추다 보면〈무자가용 상팔자〉하는 수필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6) 상식을 뒤엎어서 생각해 보는 착상
이는 역사고의 착상과 비슷하다고 하겠는데, 상식선에서 노사 사물이나 어떤 현상을 바라다보면 신선한 착상은 절대로 떠오르지 않는 법이니만큼 상식을 뒤엎어서 다시 생각해 보는 노력도 열심히 해 보아야 한다.
(7)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보는 착상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새로운 것을 창안해 낼 수가 없다. 가령, 가을"에 관한 고정 관념에 매달려 있다 보면 "슬픈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결실의 계절", "독서의 계절" 중 어느 하나를 택하기 마련이고, 그러면 진부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반대로, "기쁨과 희망의 계절"에다 초점을 맞추면 그런대로나마 참신한 착상이라는 평을 들을 수가 있다.
(8) 시점(관점)을 바꾸어 보는 착상
어떤 소재를 택하여 합당한 주제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관점을 바꾸어 다각적이고 다양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런 착상법은 한 우물을 계속 파고 들어가는 "수직적 사고" 가 아니라 여러개의 우물을 동시에 파 보는 것이 물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라는 이른바 "수평적 사고"와도 통한다고 하겠다.
(9) 온고지신(溫故知新) 착상
낡은 사고법은 이것저것 서로 다른 전통 사고나 사상 그리고 낡았다 싶은 민족이나 풍속에서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도 있다. 가령, "분만시 총각의 붉은 머리 댕기를 복부에 얹어 놓으면 순산한다"는 것을 속신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심리적 무통 분만설과도 관계가 있다고 보는 해석이 그 예일 수도 있다.
(10) 하이브리드(Hybrid)에 의한 착상
이런 사고법은 이것저것 서로 다른 이질(異質)의 것들을 서로 결합시켜 보는 사고법을 말한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다 전혀 관계가 없거나 혹은 인연이 먼 서로 다른 것들을 끌어들여 둘러맞추다 보면 새로운 착상이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퓨전(Fusion)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끝으로, 이런 참신한 주제의 착상은 가치성이나 시대적인 필요성, 보편 타당성, 독창성, 개성미가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첫댓글 서로 다른 이질(異質)의 것들을 서로 결합시켜 보는 사고법을 말한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다 전혀 관계가 없거나 혹은 인연이 먼 서로 다른 것들을 끌어들여 둘러맞추다 보면 새로운 착상이 떠오를 수 있는 것이다
각자의 관점과 사고, 최대의 실력은 뭐니뭐니해도 풍부한 경험과 록서라고 한 다시 시작하는 의미로 노력을 해야겠다.
잘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참신하고도 창의적인 수필을 쓰려고 애쓴다.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폭넓은 인생 경험과 독서를 통해 다양한 체험이 축적되어야 한다. 이런 바탕 위에서 상상력과 연상력, 직감력,추리력, 창조력,유머 감각과 위트가 수필에서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