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시마 환경문화재단이 관리하는 야쿠시마 환경문화촌센터 및 야쿠시마 환경문화연수센터는 야쿠시마 생태관광 활동의 거점시설이 된다. 환경문화촌센터는 야쿠시마의 자연환경 및 문화에 관한 정보 제공, 환경 학습의 보급 및 추진 등을 목적으로 환경문화촌 추진의 핵이며, 생태관광 가이드 및 생태관광 사업자와 깊게 관련된 야쿠시마 환경문화연수센터는 환경 학습 추진 및 생태관광 교육 등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 ‘산에서 10일, 바다에서 10일, 들에서 10일’
일본 애니메이션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모노노케 히메>(한국 상영명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장소로 유명한 ‘야쿠시마’는 큐슈 남단의 섬으로 삼림이 90%를 넘는 일본 생태관광의 대표적 사례지다.
‘산에서 10일, 바다에서 10일, 들에서 10일’이라는 야쿠시마 생태관광 가이드북의 제목과 같이 우수한 환경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가 되는 것은 산림이다. 큐슈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미야노우라다케(1935m)를 비롯한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야쿠시마의 산림은 수령이 1000년 이상된 야쿠스기(스기는 삼나무이며, 야쿠스기는 수령이 오래된 야쿠시마에 서식하는 삼나무를 말한다)와 그 외 독특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산림지역을 중심으로 일본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었다(1993년, 면적 107.5㎢). 세계자연유산 등록 이후 야쿠시마는 우수한 자연의 보전과 지역민의 경제적 활성화를 위한 관광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생태관광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야쿠시마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인 삼나무림은 일반적으로 섬 내 표고 1800m 이하에 서식하며, 야쿠시마 삼나무림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야쿠스기는 표고 700~1400m사이에 주로 분포한다. 대표적인 예로 조몬스기라 이름 붙여진 야쿠스기를 비롯한 이 지역에 분포하는 삼나무림은 원시림과 같으며 신령해 보이기까지 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삼림이 보존된 원인은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함께 역사적인 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삼나무림은 에도막부 시기에 대량 벌채되었으며 야쿠시마의 야쿠스기도 당시 건축재로 사용되며 다수 벌채되었다. 하지만 고령의 수목은 건축재로서의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보존했으며, 이러한 까닭에 다행히도 조몬스기를 비롯한 고령의 자연계 식생이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외도 야쿠시마에는 다양한 동식물과 수려한 경관을 지닌 연안의 바다·강·계곡 등이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야쿠시마는 표고에 따라 아열대 식생부터 아한대 식생까지 분포하여 식물의 수직분포가 보여지는 매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고산식물 중에는 야쿠시마 고유종이 많이 존재한다. 동물의 경우는 일본 본토의 삼림에는 비교적 흔한 너구리·여우·멧돼지 대신 사슴과 원숭이가 많이 서식하며 이들은 야쿠시마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다.
●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생태관광 자체
거주 인구 약 1만4000여 명의 야쿠시마는 예부터 임업, 어업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이 주요산업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관광산업의 증가로 산업별 생산액이 서비스업, 건설업, 도소매업 순이 되었으며 관광업이 마을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아 관광지로서의 이미지가 매우 강하다. 주된 관광활동은 야쿠시마의 삼나무림 탐방을 비롯한 등산이며, 이와 함께 해수욕·다이빙·카누·낚시 등의 순서로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레크리에이션 활동 중 다수가 생태관광 자체이거나 혹은 생태관광 프로그램의 일부로 행해진다.
야쿠시마 환경 보전 및 지역 활성화의 중심이 되어 관광활동을 관리하는 단체는 야쿠시마 환경문화재단이다. 이 재단은 야쿠시마 환경문화사업(1992년, 자연과 공생하는 새로운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추진)의 운영 주체로 설립되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인력·정보를 축적하면서 다양한 활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야쿠시마의 생태관광은 풍부한 자연환경과 이를 이용해온 인간 활동의 역사를 바탕으로 야쿠시마의 자연역사환경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자연을 깊게 이해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공존 방법을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이러한 목적 아래에 구체적 활동으로 생태관광 프로그램의 개발, 가이드 양성, 이용자 유치 추진, 새로운 지역산업으로서의 육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거점시설이 되는 것이 야쿠시마 환경문화재단이 관리하는 야쿠시마 환경문화촌센터 및 야쿠시마 환경문화연수센터이다. 야쿠시마 환경문화촌센터는 야쿠시마의 자연환경 및 문화에 관한 정보 제공, 환경 학습의 보급 및 추진, 지역 내의 교류 등을 목적으로 하는 환경문화촌 추진의 핵이 되는 거점시설이다. 생태관광 가이드 및 생태관광 사업자와 깊게 관련된 야쿠시마 환경문화연수센터는 환경 학습 추진 및 생태관광 교육 등 야쿠시마 생태관광을 이끄는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자연환경연수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환경문화재단의 활동은 야쿠시마를 일본의 대표적 생태관광 사례지로 자리잡게 하였으며, 생태관광 관련 종사자 수도 1997년 30명에서 2002년 80명으로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 야쿠시마 관광사업의 향후 과제
야쿠시마의 관광사업은 세계자연유산등록 이후 관광객 수 및 관광관련 시설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야쿠시마 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생태관광과 관련된 생태관광 투어 및 등산 가이드 등은 최근 5년 사이에 이용자 수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오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환경문화재단을 비롯한 관련 연구가들은 야쿠시마 생태관광의 현황을 계속 연구하고 있으며, 2003년도 개최된 심포지엄에서는 향후 과제로서 야쿠시마 생태관광의 지속적 발전에 제약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첫 번째는 야쿠시마 관광사업의 대중관광화이다. 생태관광을 적극 지원하는 야쿠시마는 다른 관광지에 비해서 다수의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는 경우가 적고 단체 관광객에게는 산악지역에 입산을 제한하기 때문에 환경 면에서 볼 때 영향이 비교적 적다. 하지만 관광의 형태가 소수 인원의 생태관광을 지향한다 하더라도 총 입장객 수가 많을 경우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즉 야쿠시마의 생태관광 붐은 다른 형태의 대중관광화 문제를 맞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산악지역을 바탕으로 하는 등산객의 이용용량 초과문제이다. 세계자연유산 등록 이후 환경성 및 산림청을 중심으로 산악지역의 관광시설 및 등산로 정비가 추진되어 하드웨어적인 면에서는 충실히 관리되는 한편, 이로 인하여 더 많은 인원의 등산객이 방문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산악지역의 입산 규제 등 소프트웨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야쿠시마가 속해 있는 카고시마 현은 법정외목적세의 일환으로 야쿠시마의 환경 보전을 위한 방문자 입장료(입도입선세) 징수를 계획하고 있다.
세 번째는 기존 기반산업의 쇠퇴이다. 과거 기반산업이었던 임업 및 근대 이후 기반산업이 되었던 목재를 바탕으로 한 건설업은 현재 도산 및 실업이 증가하고 현재는 관광업이 기반산업화되었다. 현재 섬 내 직업종사자의 1/5에 해당하는 인구가 관광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업이 가지는 부담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생태관광을 비롯한 야쿠시마의 관광업은 지역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우수한 환경과 지역의 역사문화 보전을 함께 조화시켜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더욱 크다.
● 무엇보다 전담 단체 조직이 우선
야쿠시마 관광사업이 성공한 이유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다양한 활동에 유연하게 대체 가능하도록 조직된 환경문화재단의 존재에 있다. 이 점이 우리나라 산림지역의 생태관광 특성과 가장 다른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우수한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생태관광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야쿠시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잘 짠 계획 아래 실행하는 생태관광도 실천 과정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대두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이 대두될 때 자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수정된 계획을 수립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단체가 있어야 생태관광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아직까지 생태관광은 자연환경 보전을 부담하는 지역에서 지역 활성화를 이루는 명확한 해결책이기보다는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지역의 환경 보전 및 지역 활성화를 담당하는 유연한 생태관광관리 단체 조직은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러한 과정 중에서 지역의 특수성에 맞는 생태관광을 정착시켜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