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꼬리로만 알았지, 이렇게 큰 도시일 줄이야!
포항은 경상북도 인구, 소비 등의 최대 도시로 경북 동부의 중심 도시이다.
남부로 여행을 다닐 때면 서울과는 다른 모습들에 여행을 온 느낌이 가득했는데, 포항은 너무나도 도시적이라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역시나 강철의 도시. 활기가 넘치는 도시의 느낌이 좋다.
호미곶을 가기 위해서는 포항 시내를 넘어 바다 쪽으로, 더욱 동쪽으로 가야 한다.
드라이브하는 느낌으로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호미곶으로 간다.
다리를 건너고 항구를 지나 웅장한 산업단지를 마주한다. 이곳이 우리나라 근대를 이끌어왔던 ‘산업의 쌀’ 강철을 다루는 곳이구나. 평범한 주중의 낮. 회사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왠지 뜨거운 기분이 밀려온다.
호미곶 -호미곶 해맞이광장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손바닥 모양의 조형물이 상징적인 호미곶
한반도를 호랑이의 모습에 비유할 때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전국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호미곶은 포항 시내에서 생각보다 먼 거리에 있다.
포항 시청, 포항역, 포항 고속 터미널에서 직접 운전해도 거의 한 시간가량 걸리는 시간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거의 두 시간가량이 소요될 느낌이다.
꽤 큰 도시이기에 도로에 차는 많지만 퇴근길을 제외하고는 막혀서 움직이기 힘든 구간은 없었다.
정속으로 가더라도 꽤 시간이 걸리니 크기가 큰 게 맞다. 단순 면적만 보아도 서울의 두 배 가까이 큰 면적이다.
가을을 맞아 노랗게, 붉게 옷을 갈아입은 거리의 나무들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심어진 느낌이 든다. 키가 크고 풍성한 나무들이 거리를 따라 가득하다.
가는 길마다 아름다우니 즐기면서 여유롭게 호미곶을 찾아가 보자
호미곶 해맞이광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호미곶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전기차 충전소도 함께 있으니 전기차는 이곳에서 충전하자.
이곳을 제외하고는 구룡포까지 가야만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다.
다시 먼 길을 떠날 예정이라면 꼭 이곳에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말자
주차장 바로 옆의 큰 건물은 새천년기념관이다. 유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포항의 역사, VR체험관, 한국수석포항박물관, 포항바다화석박물관, 옥상 전망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건물이다.
교육적인 내용들이 많아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 경험으로 좋을듯 했다. VR 체험장도 있으니 더욱 아이들에게 좋을 느낌이다.
입장료가 비싸지 않으니, 시간이 여유롭다면 들러보자.
호미곶의 상징이 된 청동상 ‘상생의 손’ 은 2000년 해돋이를 기념하여 199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다 위로 솟아있는 오른손만 기억하지만
좌, 우의 손으로 제작되어 하나는 바다에 하나는 육지에 세워져 있다.
주변을 풍경을 망치는 기념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고는 한다.
‘상생의 손’은 전혀 주변을 어색하게 하지 않으면서 포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으니
성공적인 기념물 제작의 표본이 아닐까?
호미곶 해맞이광장 해변을 가로지르는 깡통 열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린이들만 즐거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어른들이 더 신이 난 모습이다.
몇 번을 보아도 어른들만 신나게 타고 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매년 1월 1일 ‘호미곶 한민족해맞이축전’이 열리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 시작되었으니 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신년축하 행사이다.
경축행사, 불꽃쇼, 음악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있으니 매번 같은 신년 맞이를 보내고 있다면,
호미곶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한 해를 시작하는 것도 좋겠다.
또한 이곳은 매년 4월 말이면 ‘호미곶 돌문어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상생의 손 옆으로 조성된 바다 산책길 사이로 보이던 문어 동상이 바로 이 돌문어를 상징하는듯하다.
근대문화역사거리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일본가옥거리로 알려져 있던 듯 하나 최근 근대문화역사거리로 이름이 바뀐듯하다.
실제로 여행정보를 얻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할 때에도 두 이름으로 같은 결과가 나왔다.
포항 근대문화역사거리는 2019년에 인기가 높았던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포항 여행을 온 김에 들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드라마의 흔적을 따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나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안고 이곳을 방문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높게 이어진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드라마 포스터로 쓰였던 전망이 바로 이 계단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구나.
계단을 올라가면 아름다운 구룡포항의 모습이 넓게 내려다보인다.
마침 해가 넘어가는 무렵에 방문하게 되어 사선으로 쏟아지는 햇볕이 바다에 내려앉아 더욱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계단 위로 짧게 줄이 이어진다. 모두 드라마처럼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차례를 기다려 계단 위에 앉아 사진을 남겨본다,
계단 위에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충혼각 건물과 기념물이 있었다.
옆으로 이어진 길에는 아라예술촌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었다. 아라예술촌에서는 도예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아라예술촌 방향으로 이어진 골목마다 그려진 벽화가 다채롭다.
다시 계단 아래로 내려온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일본풍의 건물들이 이어진다.
익숙했던 드라마 속 건물 ‘까멜리아’다.
사람들이 가장 북적였던 공간이다.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거리의 오른쪽 끝부분에는 구룡포 근대역사관이 있다. 일본식 건물과 함께 작은 정원이 있는 건물이다.
평소 10시부터 17시30분까지 관람시간을 정하여 개방중이지만, 도착했을 무렵엔 구룡포 근대역사관은 운영하지 않아 들어가지 못했다.
자그마한 근대 양식(일본식) 건물로는 부산 문화공감수정, 군산 히로쓰가옥 정도가 떠오른다.
흔치 않은 건물의 내부까지 구경할 수 있는 기회이니 관람시간에 맞춰 방문했다면 꼭 안까지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근대문화역사거리 자체는 크지 않다. 호미곶과 함께 묶어서 가기 좋은 여행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