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근처 마을인 싼타마르타로 마실 가는 날이다. @.@ 흐흣~ 마침 마야네 커플도 산타마르타로 나간다고 하니 오늘은 동시에 가이라를 잠시 비운다. 힘좋은 4WD가 부르릉~ 언덕에서 잠시~ 미끌어 졌지만 부드럽게 올라 간다. 먼저 두 사람을 보낸 뒤, 우리도 뒤를 이어 출발이다.
엇차~ 그런데 아까 그 차가 미끌어졌던 부분에서 우리도 자꾸 미끌어진다. 게다가 그 부분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뒤까지 쥬르르르~ 밀려버려 도저히 올라 갈 수가 없다. 이럴 땐 으릉이가 4륜 구동이 아닌게 참 안타깝고 … 속상하다. 3번 4번, 그렇게 미끌리고 .. 그 부분에 돌을 덧대고 땅을 평평하게 발로 밟아 보지만, 또 다시 미끌리고 만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아까 그 차로 우리도 좀 끌어 달라고 할 것을… 우리가 끙끙 되는 걸 보고는 제시와 남친도 나와서 차를 밀고 돕는다. 내 일처럼 모든 걸 도와주는 사람들. 어쩜 다들 이렇게 사람들이 좋은지.. 그 동안의 카우치서핑 중 (캐나다 : 10회, 미국 : 7회, 멕시코 : 1회, 콜롬비아 : 2회) 나쁜 사람은 한 사람도 보질 못했다. 올란도에서 돈을 요구한 아주머니가 한 명 있긴 했지만 뭐… 그냥 바로 그 집에서 나와 버렸으니 실질적으로 돈을 지불 한 적도 한 번도 없고, 문화교류에 좋은 친구까지 얻으니 참 좋다 참 좋아.
<전세계 어디든 다 갈 수 있을 것 같은 마야네 자동차>
<아침부터 그 동안 숙원이었던 RPM 게이지 핀을 붙이기로 맘 먹고 계기판 뜯어내기 작업 돌입. >
<짜자잔~ 약간 휘었지만 그래도 붙이기에 성공. <- 다음 날 또 부러졌다. ㅠ ㅠ>
<그 동안 토끼는 카레 볶음 밥을 만들구요>
구불 구불 꼬불 꼬불 덜컹 덜컹 좁은 비포장 길을 조심 조심 지나서, 산타 마르타로 향한다. 오늘도 나름 해야 할 임무수행들이 있다. 팬더 병원 다녀오기, 빨래 맡기기, 장보기 등이다. 우선, 가능하면 일찍 빨래를 맡겨야 하기 때문에 빨래방부터 찾아 갔다. 친구들이 알려 준 노랗게 벽을 칠해 놓은 집으로 들어서니 유쾌한 아주머니와 인자한 아저씨가 우리를 반긴다. 마지막으로 한 빨래가 파나마에서 였으니, 우리의 빨래는 무려 5.5 kg나 된다. 1kg당 3,000COP 니 빨래로만 16,500COP 지출이다. ㅠㅜ 돈은 내일 찾으면서 내면 되고 우선 영수증을 받아서 다음 목적지인 병원으로 향한다.
빨래방 아저씨가 추천해 준 병원인데 가격이 싼 게 장점이라 한다. 차는 빨래방앞에 세워두고 10분쯤 걸어서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진찰비는 20,000COP인데 의사선생님이 불친절하며 별로 성의가 없다. 계속 오늘 받은 환자수만 세어 보고 우리가 말을 하는 데도 계속 시계만 봐 대니, 마음이 불편해 할 말도 제대로 다 못하겠다. 그냥 나와버리고 싶지만 이미 진찰비는 선불로 냈으니 그냥 앉아 있는다. 아픈 곳은 보지도 않고 써 준 처방전을 받아들고는 병원 바로 앞 약국으로 간다. 가격은 또 다시 ㅎㄷㄷ이다. 165,000Cop, 진찰비의 무려 8배다. 히유~~ 제약회사는 떼 돈 벌겠다.
다시 10분쯤 걸어서 으릉이에게로 도착했는데, 빨래방 아저씨가 주의를 준다. 여러 명이 차 안을 들여다 보고, 문도 당겨 보고 하면서 호시탐탐 노렸다는 거다. 절대 차 안에 귀중품을 놔두고 다니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그래야겠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도, 여긴 남미다. !.!
차로 대충 마을을 둘러 봤지만 정이 안 가는 동네다. 건물도 그냥 그렇고, 그냥 시끌 벅적한 동네다. 그냥 바로 장이나 보러 가야 겠다. 이 곳 콜롬비아의 명물 중 하나는 물 주머니에 들어 있는 물이다. 작은 사이즈부터 큰 사이즈까지..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물은 일반 플라스틱에 들어 있는 물보다 1/3가량 저렴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플라스틱 물을 사서 먹고, 그 후엔 비닐봉지 물을 사서 채워 먹는다. 예전에 가진 물통이 엄청 많았었는데… 무겁다고 다 버린 게 지금 와서 아깝다. 우이씨~~ 그래서 어쩔 수 없이 5L 플라스틱 물 1개, 비닐 봉지 물 5L 3개를 구입. [비닐봉지에 든 물은 '아구아 엔 볼싸' 라고 하면 됩니다. ^^] 그리고 앞으로의 몇 일 간의 캠핑을 위해서 비상식량들도 구입하고 나니 칠만 페소가 훌쩍 넘어 버린다. 아무리 그래도 아까 약 값의 반도 안 된다. ㅋㅋ 이제는 이 상황을 그냥 웃어 버리자!!
장 보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 새 해가 져서 깜깜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내일은 정들었던 이 곳을 떠나는 날. 내일의 행선지는 아무래도 타간가가 될 듯하다. 그리고는 이 친구들 4명이 입을 동시에 모아 극찬한 북동쪽의 베네쥬엘라 국경과 인접한 작은 사막으로 간다.(Cabo de la vela) 그 곳에선 모든 게 구하기가 어려우니 충분한 물과 야채들을 꼭 준비해서 가라는 충고에 따라 캠핑체제에 다시 돌입 해 장을 본 것이다. 한국인 여행자들은 안 가는 곳이다 보니 정보가 없어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마침 우리에겐 차도 있고 캠핑장비도 있고, 시간도 있으니(바란끼야 카니발까진 아직도 10일이나 남았다.) … 가보잣!!!!! 갑자기 예뻐 보이는 우리 으릉이~ ^^*
집에 와서는 차를 조금 멀리 세웠다. 내일도 아까처럼 언덕 올라가다 차 밀리면… 또 눈물 난다. ㅠㅜ 오늘 저녁이 우리 6명이 함께 보내는 마지막 저녁이지만 제시는 배탈이 나서 아프고 우리도 하루 종일 돌아다녀 피곤 해 마야하고만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는 잠들었다. 마야네는 오늘 산타마르타로 나가서 꼼셀 USB(USB를 랩탑에 꽃으면 핸드폰이 터지는 곳에선 언제나 인터넷 가능하다.)를 사왔다고 한다. 우리 얘기를 듣고는 하루 만에 바로 사왔다. 브라질에선 이 USB를 사려면 1년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콜롬비아에선 프리페이드로 살 수 있으니 참 좋다고 한다. ㅋㅋㅋ 마야네 커플은 이제 메데진으로 출발 해 에콰도르로 갔다가 다시 콜롬비아로 돌아 올 예정이다. 다시 돌아 올 땐 보고타쪽으로 올라올 테니 이상적으로 한 바퀴를 도는 셈. 아무튼 부러운 친구들이다. 우린 보고타쪽으로 먼저 내려가니 어딘가에서 한 번은 마주칠 예정이다. 다시 마주친다면 틀림없이 엄청 엄청 엄청 반가울 테다.
<일주일에 20,000페소를 내고 빌린 오토바이. 산에서는 요게 최고다>
<산타마르타에서.. 택시 보다 더 많은 모토 택시. 많은 택시 때문에 정말 운전 조심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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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팬더와 토끼의 길 떠나기 <세계일주> 원문보기 글쓴이: 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