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 대입을 치루느라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와 글 올립니다.
저희 둘째가 올해 학교를 다니면 중3입니다.
현재 홈스쿨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둘째 딸아이는 중학교 입학을 일등으로 해서 입학생 대표로 선서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게 고난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ㅠ.ㅠ
2000년생 밀레니엄 베이비 엄마들이 다른 해 엄마들보다도 더 유난히
교육열 높고 극성스럽다는 분위기는
제가 학교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이 학교 엄마들이 그렇게 이상하고 상식밖의 맘들이 많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1학년 때 학급 반장을 했는데 저는 직장맘이라 학교 일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고
그럴 시간도 없었습니다. 아이가 자기 일은 알아서 잘하는 아이라 아이를 믿기도 했구요.
그런데 저희 아이반 담임 선생님이 기간제 교사인데다 반 분위기도 학년 전체에서 최악이라는 얘기를
다른 엄마를 통해서 자주 듣고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학급 반장을 하기가 힘들었을텐데 아이는 한번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같은 반 엄마들로부터 저에게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이임에도 느닷없이 전화를 해서는,
반장엄마로서 학급이 이지경인데 도대체 뭘하고 있느냐,
반장 엄마니까 때마다 간식을 사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
반장이 제 역할을 못하니까 학급 분위기가 이모양이다,
임원 점수만 챙기고 반장 엄마 역할 제대로 못할거면 아이보고 반장 그만 두라고 해라...등등..
저희 큰아이 중학교 땐 상상도 못해본 온갖 말들을 그 반 엄마들로부터 들었습니다.
게다가 학교 선생님들의 수준은 얼마나 많이 떨어지는지
어떻게 그렇게 못가르치는 선생님들만 그 학교에 몰려있을 수가 있는 것인지
같은 공립 중학교인데도 저희 큰아이 학교 선생님들과는 너무도 많은 차이가 났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저희 아이도 저도 너무나 큰 상처를 받고, 실망을 거듭하고,
학교에 진절머리가 쳐졌습니다.
그래서 전학을 갈까 생각도 했으나 주변 학교들도 알아보니 전부 분위기가 별반 차이 없다 하고
또 전학시키려면 학군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이사도 해야하고 해서
그냥 2학년 4월부터 홈스쿨링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는 흔들림없이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계획한대로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오히려 생각이 훨씬 더 깊어지고
말하는 능력이나 어휘력이나 사고의 깊이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습니다.
아이의 꿈대로 정신과 의사가 될수만 있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듣고 상담을 해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엄마인 저의 주관적 판단인가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아이의 말을 듣고 놀라워할 때가 많습니다.
몸은 16세인데 정신연령은 5,60대라고 다들 놀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교회 어른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기도 합니다..ㅎㅎ
그러면서 아이는 고등학교를 상산고를 가고싶어합니다.
상산고는 검정고시 출신자는 검정고시 성적으로 1단계 통과를 시키고
국영수 지필시험을 추가로 본 후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4월에 검정고시 시험이 있어 며칠전 난이도가 어느정도인지 알아보고 공부 방향을 잡겠다고
3학년 과정 공부는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작년 8월 검정고시 시험지를 풀어봤습니다.
생각보다 문제가 너무 쉽다며 사회, 과학에서만 3문제씩 틀려 평균 95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검고 준비를 두달 하려고 했는데 한달 반만 해도 충분히 평균 99이상 맞을 것 같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길게 서론을 쓰는 이유는 저희 아이의 특수한 상황을 알려야 정확한 상담을 해주실 것 같아서입니다.
저희 아이는 홈스쿨링하면서 오로지 국영수에 올인하며 공부해왔고 얼마 전부터 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영수 공부는 고등학교 모의고사에 맞추어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저희 아이의 수준을 모의고사 점수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국어는 고1 6월 모의고사까지 풀어봤는데 3월 모의고사는 1등급, 6월 모의고사는 2등급이 나왔습니다.
얼마전 kbs 주관 '책과함께 한국어능력시험' 1급을 합격했습니다.
영어는 고1 3월, 6월, 11월 모의고사까지 1문제만 틀려 1등급이 나오고 있고
이번 수능 영어 문제를 풀려봤더니 87점이 나왔습니다.
리스닝은 너무 쉽다고 합니다.
수학은 어제 고1 6월 모의고사를 풀어봤는데 시간은 40분 정도 초과하고
두문제 빼고는 다 풀어서 맞았습니다.
3월 모의고사는 마지막 한문제 때문에 5분 정도 초과하고 100점이 나왔습니다.
수학 진도는...
얼마 전 수1(고1-1) 쎈수학을 다 나가고
수2(고1-2) 개념을 숨마쿰라우데와 우공비로 하고 있습니다.
수1 개념은 기본 정석으로 했고 연습문제를 70~80%, 쎈수학은 c단계 문제를 80% 정도 풀어냈습니다.
국어, 영어, 과학은 인강이나 교재로 혼자 공부하고
수학만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서론을 길게 썼는데 제가 상담을 드리고 싶은 것은
이정도 실력을 가지고 상산고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상위권에 들어갈 수 있을지, 그래서 경쟁력이 있을지입니다.
저희 큰아이가 전국단위 자사고인 포항제철고를 이번에 졸업하는데
내신이 안좋아 수시에서 원하는 학교에 원서를 넣어볼수가 없었습니다.
고교 입학 전부터 그 대학을 목표로 했다면 일반고에 보내서 쉽게 들어갔을텐데
정시로 밖에 갈 수 없다보니 수능에서 실수를 하면 안되는데
수능이 평소 모의고사 보다 너무 안나와 결국 재수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ㅠㅠ
고2 때서야 비로소 확실한 목표 대학이 생기다보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ㅠ.ㅠ
그래서 둘째 아이는 더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도움을 청합니다..
저희 둘째는, 일단 목표는 높아서 의대를 가고싶어 합니다.
그러나 엄마인 저는,
의대를 가려면 얼마나 뛰어나야 하는지, 얼마나 피눈물나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기에
좀 더 현실적으로 교대를 보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도 의대가 아니면 교대를 가겠다고 하고
홈스쿨링을 하면서도 꾸준히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 학습지도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대는 내신 반영이 높기때문에 오히려 일반고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아이가 원하는대로 상산고에 가서
정시로, 수능 비중이 높은 서울교대나 경인교대 갈 정도의 경쟁력이 있을지 제가 잘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희가 사는 지역은 경기도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고등학교별 실력차가 매우 심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집 근처 최하위 고교에 입학하면 내신 1.0에서 1.5 이내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학교 분위기는 당연히 안좋습니다..ㅠ.ㅠ
'도리아빠'님, '잉여인간'님, 그리고 더 많은 경험을 해보신 선배맘님들...
부디 현명한 조언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_ _)
첫댓글 (답글을 드릴 자격은 없지만..)
고민이 얼마나 크신지 글을 읽으며 님의 마음이 느껴지는듯합니다.
그러나 현재 실력으로 고등입학 후의 성적을 예측하기는 어렵지않을까 싶습니다.특히 상*고같은 전국단위 자사고 학생들은 입학당시 성적수준이 종이한장 차이라고 하더군요. 입학 후 얼마만큼 자신의 잠재력을 뽑아?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드러날거라고.
특히 올해부터는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성적변별력보다는 면접 등을 통해 잠재력을 평가한듯 합니다.
따라서 현재 수준으로 고등내신을 가늠한다는 것은 어렵지않을까싶습니다.
따라서 고교 선택은 자녀분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하시는 답변이 아닌것같아죄송합니다
이어서) 또한 의대와 교대는 길이 너무 다른듯..ㅠㅠ 교대를 생각하신다면 일반고를 가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글고 아무리 후진학교라도 내신1점대 초반은 쉽지않다고 봅니다.(안될거라는건 아니구요..)왜냐하면 올해부터 특목자사고 입시바뀌면서 최상위권 친구들이 불합격, 이후 1점대 내신 목표로 일반고진학하는 사례가 많아졌기때문입니다.작년과달리 올해부터는 성적순으로 자사고 입학하는것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아직 시간있으니 진로에 대한 생각을 좀더 나누신후에 좋은결정내리시기 바랄께요. ^^
우리 아이와비슷합니다. 선서한것도같고 선행과성적도 수학 영어 교내 경시최우수받았습니다 수학만 학원다닙니다국어는 우리아이가 좀떨어집니다 저도아직 고민중이지만 학교에서는 과학고이야기를 하십니다 아이의성향이 자사고쪽인것같고하지만 일반고쪽으로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지...
아픔을 승화시켜 꿈을 키워가고 있는 따님이 너무 대견해 보입니다.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대입실적을 보면 아주 화려해 보이지만 전국의 내로라하는 학생들만 모였기에 최근 대입의 결정적 변수인 내신의 불리함으로 인해 말못할 아픔을 삭혀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님의 경우 자기주도학습이 잘 되어 있기에 상산고를 거쳐 스카이 입성은 어렵지 않을 수 있겠으나, 의대나 교대의 경우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에 상당한 모험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상산고의 경우 한 학년 정원이 400명 정도인데 대외적으로 알려진 의치한 합격생 수는 160 여명 정도로 전국 최고입니다만
재수생과 을 제외한 숫자는 65명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서 중복합격과 치대 한의대까지 제외해야 하니 그 비율은 많이 낮아지겠죠. 게다가 이 합격생들의 대부분은 수시가 아닌 정시를 통한 합격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최근의 쉬운 수능으로 인해 수능성적을 믿지 못하는 대학들은 정시 비중을 점점 줄여오고 있고, 영어마저 자격고사화되면서 정시를 통한 상위권 대학 합격은 더욱 힘들어지리라는 관측이 대세입니다.
3년후 입시가 어떻게 바뀔 지 알 수는 없으나 상산고를 비롯한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내신 상위 10% 이내라 하더라도 의대 수시 1차 통과가 거의 불가능한 만큼 일반고 진학후 1점대 초반의 내신으로
수시와 정시 두 곳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는 것이 옳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시는 것처럼 교대의 경우에도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내신 반영비율이 아주 높아
전국단위 자사고에서 수시로 교대 진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구요. 서울교대의 경우 3점대 내신이면 수능에서 백분위 97 정도의 성적을 받더라도 정시합격이 불투명할 정도입니다. (물론 지방교대의 경우 수능성적이 최상위이면 내신 무시할 수 있습니다)
따님의 진로를 의대나 교대로 생각한다면 점점 좁아지는 정시의 문을 뚫어야 하는 전국단위 자사고 보다는 일반고로 진학하는 게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지 않을까 싶네요.
마음 고생이 심하실듯합니다.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잘 지내주니 대견하지만 안쓰럽기도 하네요.
2000년생이면 내년에 고1이 되겠네요?
지금 영수실력도 훌륭하지만 상산고를 간다면 특히 수학을 열심히 해야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진도보다는 선행과 심화가 더 되어야할 듯하구요.
저도 잉여인간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희 아이도 올해 고1이 되는데 의대목표라 ㄱㅈ 사대부고 입학을 포기하기까지 마음의 갈등이 참 많았답니다.
그 학교는 학력경시대회를 보기에 0.5% 정도 실력이었지만 막상 입학해서는 장담하기 힘들더라구요.
올한해 더 여유가 있으시니 더 깊이 고민해 보시길 바라고 좋은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섬아지매님, 올라주님, 잉여인간님, 수연성대맘님, 현실적인 조언과 위로의 말씀들에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넘 감사해서 조금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수연성대맘님 말씀처럼 올한해 더 많이 고민해보고 결정하겠지만 주신 조언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선택도 백프로 옳았다는 건 없겠지만 그래도 결정적일 때 후회가 덜 되는 쪽으로 선택하기 위해 일반고에 더 구체적으로 문의도 해보고 해서 결정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남일 같지 않네요. 우리 아들도 이제 중3 올라가는데 주변에서 어디 보낼꺼냐고 하니 저도 생각이 많습니다.
담임쌤께서는 외고를 추천하시고...... 저도 자사고, 자공고, 외고, 많이 알아봤지만 아이와 저는 일반고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하여 요즈음 수학 과학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요. 현명한 선택하시고, 아이의 성향을 보니 어느 곳에서도 잘 할꺼라 생각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