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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추억의 영천시장
“나, 저기 가보고 싶은데...”
“어딜?”
“저기 시장요.”
“거긴 왜?”
“저 어릴 때 추억이 떠올라서요.”
“좋아요. 갑시다.”
지난 2018년 2월 17일 토요일의 일로, 오후 한나절에 독립문에서부터 시작하는 20여리 길의 안산자락길을 돌고 난 뒤인 오후 5시쯤에, 원점인 독립문으로 되돌아와서 나와 아내가 주고받은 한 토막 대화가 그랬다.
그 대화 끝에 찾아간 곳이 서대문구 영천동 독립문 인근에 자리 잡은 영천시장이었다.
내가 카페지기인 우리들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 회원으로, 이날 안산자락길을 같이 걸은 김옥련 여사도 당연히 동행이 됐다.
아내 말에 의하면 안산 그 기슭에 큰집이 있어 어린 시절에 부모님 따라 자주 들렀다 했고, 그렇게 들를 때마다 사촌 동생들과 어울려 그 시장을 찾아 온갖 구경을 다했다 했다.
볼거리가 빈약했던 그 시절에는, 그곳 시장이 곧 놀이터라고 했고, 그래서 추억꺼리가 많이 쌓여있다고 했다.
아내에게 있어서는 추억의 영천시장이었다.
내 그래서 아내의 뜻에 선뜻 따른 것이다.
들어서는 입구의 원조 떡볶이 집을 시작으로, 튀김집, 순대집, 족발집, 닭발집, 오뎅집, 떡집, 호떡집 해서 주로 간식거리 가게들이 즐비했다.
때도 마침 저녁때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집 저 집 저녁 먹을 집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돼지고기집으로 찾아들었다.
딱히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 집 이름에 끌려서였다.
그 이름, 곧 이랬다.
‘명랑회관’
돼지고기 몇 점 구워 먹다가, 잠시 바깥으로 나왔다.
아내와 김 여사, 그렇게 두 여인이 오순도순 어울리는 풍경을 창밖에서 보고 싶어서였다.
그 풍경을 보면서, 내 작심한 것이 있었다.
앞으로의 삶이 늘 명랑하도록 해줘야겠다는 그 작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