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 윤석열 후보의 말을 분석한 적 있어요. ‘정책’과 연결된 단어가 ‘전문가’였어요. 3월6일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보면, 전문가 말도 무시하고 나 홀로 행보를 보이는데 왜 이럴까요?
이언주 / 제가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니까 세계관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이분은 그러니까 검찰 특유의 어떤 세계관을 갖고 계세요. 이분법적 세계관이죠. 정치나 외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데, 이분은 철저하게 적과 친구로 나누고 있어요. 예를 들면 민주당은 적이에요. 당내에도 자신에 대해서 비판적인 세력은 다 적인 거죠. 일본과 미국은 친구, 중국은 적인 거죠. 일본은 동지인 거예요. 동지 믿고 그냥 함께해야 하는 거예요. 복잡하게 막 우리의 이익을 따지고 이러면 이건 친구가 아니고 동지가 아닌 거지. 그러니까 일단 우리가 먼저 내놓고 믿고 가보자, 대통령은 통 큰 외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장혜영 / 세계관의 문제라는 지적에 공감하면서 제 가설은 ‘나는 문재인 정부랑 달라’ ‘문재인 대통령하고는 달라’라고 판단하는 거 같습니다.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는 문제도 사실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시대를 철회했는데 ‘그걸 나는 했어’라고 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나는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 나는 한일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드는 게 아니라 설령 내가 비난받는 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정반대로 나는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라고 하는 걸 보여주려고 한 거죠. 그런데 이 문제는 그렇게 풀면 안 되기 때문에 국민적인 반대 여론을 마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박성민 / 업적을 만들고 싶은 것 같아요. 본인은 결단력이 있고 책임은 다 내가 진다고 하지만 제가 물어보고 싶어요. 안철수의 새 정치에 이어서 윤석열의 책임은 도대체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께서 강조하시는 미래가 도대체 무엇인가. 너무 궁금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미래가 도대체 무엇인지 우리가 원하는 미래인 것인지. 대통령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대한민국을 파는 영업사원을 말했던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굴욕 외교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진행자 / 양금덕, 김성주 그리고 이춘식 어르신 생존자 세 분은 제3자 변제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면 제3자 변제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데, 법률가인 이언주 의원 어떻게 보세요?
이언주 /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다. 일본이 지금 수출 규제를 해제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빨리하지 않고 대화만 재개하겠다는 이유가 일본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게 해결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너희가 다 해결하고 나면 종국적으로 해결되면 그때 보자 이런 태도거든요. 당사자와 피해자들이 동의해 줘야 하잖아요.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보편적 인권에도 반해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금을 함부로 낼 수가 없어요. 제가 만약에 해당 기업의 임원이라면 주주들에 대해서 잘못하면 원인 없는 채무를 갖게 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배임 혐의가 있고 지금 피해자가 한두 명이 아니에요. 엄청나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서 해당 기업 주주들 입장에서 난리 나는 거예요.
장혜영 / 민주공화국에서 삼권분립을 하고 있잖아요. 대법원에서 판결했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문제를 푼다고 말하면서 한참 꼬아놨고. 이제 남아 있는 건 입법부의 역할이라고 보고요. 일각에서 특별법을 여야가 잘 만들어서 풀어야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저는 합리적인 얘기라고는 생각해요. 그 전제는 피해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피해자들을 존중하는 방식의 입법이어야 합니다. 일단은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고 이 잘못된 해법을 철회하는 것이 저는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박성민 / 반일이냐 친일이냐 다 떠나서 아닌 건 아닌 거죠. 아니 이거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한 사안이고, 얻어맞은 건 우리인데 얻어맞은 쪽에서 갑자기 돈을 내서 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하는 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여기에 청년들은 왜 끼는지.... 청년들을 위해서 이게 맞나요. 정말 이게 실망스럽게 만드는 방식의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장혜영 / 딱 한 마디만 더 하면 진짜 실망스러운 건 프레임이 ‘미래 대 피해자’처럼 돼 버렸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이 대통령으로서 가장 부적절했고 빨리 철회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언주 / 아니 이게요 사실 피해자들을 거지 취급하는 거예요. 어떤 면에서 보면 차라리 돈을 안 받더라도 사과는 받아야 하거든요.
박성민 / 〈더 글로리〉에 보면 연진이가 그러잖아요. 학폭 피해자인 문동은에게 ‘아니 뭐 사과받자고 이러는 거냐, 얼마냐 불러라’고 하거든요. 저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이렇게 하는 게 도대체 〈더 글로리〉 속 학폭 가해자 연진이랑 뭐가 다르냐라는 생각이 들어요.
첫댓글 하는 짓 문동은 엄마 같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