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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의 편지·서른 즘에·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8090년대 주옥같은 노래들로 대한민국 포크의 인기를 선도했던 김광석을 대구 방천시장에서 만났다. 그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골목 가득히 노래를 부르는 김광석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김광석을 사랑하고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구 방천시장에 위치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찾아왔다.
대구 방천시장 /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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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경대입구역 부근에 위치한 방천시장은 6.25 피난민들이 이 지역에 자리 잡으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60-70년대에 활발하게 운영됐지만 최근에는 여느 재래시장과 다름없이 대형마트 등에 밀려 점포수가 줄고 규모도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재래시장 살리기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통해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조성하면서 조금씩 방문객들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매주 토요일 ‘방천소셜마켓’을 운영하면서 방천시장 되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김광석. 그가 우리를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 다돼간다. 짧지도 길지도 않았던 그의 음악 인생이 지금까지 그리고 최근 들어 더욱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2012년 상반기 음원차트를 장악한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이 자극적인 영상과 전자음악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에게 통했던 이유는 왜였을까. 요즘 유행하는 말 그대로 그들의 음악은 ‘눈과 귀를 정화’해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쿠스틱 음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지금. 울림이 큰 김광석의 목소가 대구 방천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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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천시장 모습 ⓒ김선덕
초가을. 볕 좋은 어느 날 방천시장에 도착했다. 재래시장이 늘 그랬듯 생선가게 앞에선 비릿한 생선냄새가 났고 반찬가게를 지날 때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났다. 시장 귀퉁이에는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화투를 치고 있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찾아 왔지만 시장 골목 구석구석 살펴보아도 똑같은 모양의 간판, 벽에 가득한 그림들 쁀 김광석을 떠올릴 만한 어떤 것도 찾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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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곳곳에 묻어나는 김광석의 흔적들 ⓒ김선덕
김광석을 찾아 해맨지 20분쯤 지났을까. 시장 골목 끝 쪽에서 음악소리가 들렸다. 울림이 큰 목소리, 김광석이었다. 30대 중반 40대 초반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김광석은 어떤 의미일까. 인생을 달콤함보다는 씁쓸함을, 사랑의 기쁨보다는 이별의 슬픔을 더 많이 노래했던 김광석.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어 갈수록 김광석이 그리워지고 그의 노래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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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선덕
방천시장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의 주된 목적은 시장보다는 ‘김광석’이었다. 과거의 향수에 젖어, 최근 많은 후배가수들에게 다시 불리는 그의 노래가 그리워 김광석을 찾아왔다. 재래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로 조성된 길이라고 하기에는 방천시장에서 ‘김광석 길’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도 컸다. 그래서일까 시장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김광석을 기대했던 방문자들에게는 살짝 아쉬움을 남기는 모습이 보였다.
< 미니인터뷰>
김은이,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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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경민
“저랑 비슷한 세대 사람들에게 김광석 노래는 젊은 날의 추억이면서 함께 늙어가는 존재에요. 그런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길이 대구에 있다고 하기에 지인들과 대구에 온 김에 ‘방천시장’과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방문했어요. 인터넷에서 대략적인 내용만 보고 왔을 때에는 재래시장을 다시 살리는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길이라고 해서 복작복작한 시장과 길이 함께 어우러져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시장과 길은 조금 떨어져서 위치하고 있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전통시장과 함께 위치한 김광석 길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첫 반응이다. 하지만 곧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만의 매력을 집어낸 대답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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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선덕
“작은 미로 같은 시장골목을 지나서 나오니까 김광석 길이 있더라고요. 기대했던 활기 넘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스피커에서 들려나오는 잔잔한 노래소리와 골목을 따라 이어진 벽화를 따라 걷다보면 순간 시장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 온 기분이 들더라고요.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오랜만에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서 벽에 그려진 작품들도 감상하고 감성적인 시간을 보냈어요.”
다시 한 번 포크의 전성기를 꿈꾸는 사람들 - 거리공연의 매력
케이블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2등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던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 그들이 올해 초 발매한 1집 앨범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이 나이를 초월하고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사랑 받았다. 기계음악으로 가득했던 음악 인기 차트 가득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로 가득찼다. 김광석 길에서 만난 가로등라디오의 리더 김준환은 그들의 이런 인기가 보컬 장범준의 목소리에 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가로등라디오 리더 김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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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009 ⓒ김선덕
“장범준의 노래를 처음 듣고 ‘아. 어떻게 20대 초반의 어린 청년에게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지?’ 라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그리고는 바로 김광석이 떠올랐죠. 통기타와 하모니카, 울림 좋은 목소리… ‘버스커버스커’가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장범준의 목소리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김광석처럼.”
밴드 ‘가로등라디오’의 리더인 그는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다 올해 ‘버스커버스커’가 출연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시즌 지역 예선에 참가했고 본선에 진출했다. 때문에 그는 촬영차 곧 서울에 가야했다. 한동안 대구에 오지 못할 일을 혼자 아쉬워 하다가 방천시장에 위치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찾아왔다. 비록 보컬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김광석이 그려진 이 길에서 서울로 가기 전 마지막 거리공연을 하려 했다고 말하며 웃는 얼굴이 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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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010 ⓒ김선덕
재래시장 끝 쪽에 위치한 방천시장 한 귀퉁이에서 그렇게 그의 작은 콘서트가 시작됐다. 관객의 연령층은 다양했다. 김광석 길로 나들이를 나온 가족, 20대 초반의 젊은 연인, 할아버지 담배심부름을 나오셨던 동네 주민 어머님 모두가 길목에 위치한 평상에 모여 앉았다. 김광석 길에서 꾸린 작은 공연인 만큼 그가 부른 노래들도 모두 김광석의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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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저희 밴드는 대구 동성로에서 거리공연을 많이 해요. 그럴 땐 주로 젊은 친구들이 저희 공연을 많이 봐주는데, 오늘 이 자리에는 어머님들이 많으니까 또 기분이 새롭네요. 김광석 노래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니까 그게 매력이에요. 김광석이 누군지 모르고 이 벽화에 그려진 남자가 누군지 몰라도 그의 노래는 다들 알고 계시더라고요. 굳이 김광석이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버스커버스커’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누구에게나 친숙한. 그게 포크라는 장르의 매력이지 않나 싶어요.”
‘다시 한 번 포크의 전성기가 찾아올 수 있을까?’ 거리공연을 보는 내내 노래하는 이를 보면서, 벽마다 그려진 김광석의 얼굴을 마주 보며 혼자 생각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이후에도 계속되는 방천시장 살리기 - 방천소셜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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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선덕
문화체육관광부가 낙후된 지방의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문전성시’프로젝트를 시작한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지난 시간 동안 대구 방천시장에는 김광석이 살아 돌아왔다. 그리고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을 찾아왔다.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죽어있던 방천시장 상인들의 삶에도 조금씩 활기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어난 방문객들은 방천시장보다는 ‘김광석 길’에 더 관심을 가졌고 설상가상으로 2012년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은 끝난 지금 이제 막 재기의 불씨가 살아난 시장은 다시 방치될 위기에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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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천소셜마켓
다행히도 이런 방천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재래시장보다는 대형마트가 더 익숙한 세대인 지역의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방천시장과 김광석 길을 엮어 함께 관광객을 유입 하려했다. 그래서 그들이 시작한 방천시장을 다시 활기차게 만들 두 번째 프로젝트는 ‘방천소셜마켓’이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이 바자회는 홍대 놀이터에서 열리는 프리마켓과 비슷한 형식이었지만 ‘소셜’이라는 말이 붙은 만큼 나를 위한 일일시장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바자회였다.
<미니인터뷰>
‘방천소셜마켓’을 여는 학생 이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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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경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한 문전성시 프로젝트로 대구 방천시장에 전보다 많은 방문객이 찾아온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 관심이 방천시장보다는 김광석 길에 쏠려있다는데 아쉬움이 있었죠. 그래서 저희는 김광석 길이 아닌 방천시장을 찾는 발걸음을 늘리기 위해 ‘소셜마켓’을 시작했어요. 말 그대로 소셜, 사회를 위한 바자회라고 생각하면 쉬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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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경민
매주 토요일 열리는 ‘방천소셜마켓’에는 대구에 위치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예비 예술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작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시장에 내놓고 팔아 얻은 수익금을 방천시장 상인들을 위해, 방천시장의 발전을 위해 사용한다고 했다.
“우리 지역에 오랜 역사를 가진 재래시장이 여태까지 남아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할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계속해서 방천시장을 유지해나가려 노력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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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선덕
대구 지하철을 타고 경대입구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 내려오면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방천시장. 이곳 한 귀퉁이에 위치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는 울림이 큰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김광석을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리움에 또는 한 번 더 포크 음악의 전성기를 찾기 위해 찾아온다. 또 다른 사람들은 지역 시장을 살리려는 바지런한 움직임으로 방천시장에 발길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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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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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그가 많이 생각나는 밤이다!~ ^^a
◀ 지식채널 e - 여백의 가수 김광석
http://durl.me/in2b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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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길.
저희 과에서 담당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부서 깔때기..?? ㅎㅎ)
행사 준비하느라 힘들었제? 수고많았음을!~ ^^a
가로등라디오가 공연하는뒤의 벽화가 바로
제가 신병교육대에서 같이 이등병시절을 보내었던
군대동기 만화가 천명기가 그린벽화랍니다
◀ 1995년 9월 29일 생애 마지막 콘서트
http://durl.me/3d9a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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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믄서 가장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가 94년도 대구에 왔던 김광석님 인생이야기 콘서트입니다.
매년 대구에 오셨기에 내년에 가야지 했다가..
제 필생의 콘서트들 중 유일하게 빠진 광석님의 단독콘서트!!.. ㅠ.ㅠ
대구 들리면 꼭 한번 가봐야 겠어요...^^
김광석...우리 음악계의 보물...
담에 오시면 제가 안내양?? ㅎㅎ
오라이~~~~~~
동인로타리-역전-자갈마당-
대신동-명덕로타리-성당동-
영남대학-안지랭이-수성못-
동촌-반야월-영천-하양 가요!~ 오라이~~~~~
민트님...제가 대구지리 빠삭한데...노선이 좀 이상한거 같음.
어릴적에 기억하는 여러노선이 짬뽕으로 섞여있는데... ㅋㅋㅋ
매년 들리는 곳인데.. 안가본 사이에 또 뭔가 풍부해진 것 같네요~ㅎㅎ
벽화 그리는 거 볼때가 4년 전이었나..? 방천시장 예술 프로젝트는 좋은 의미와 의도긴 하지만..
상인과 예술가의 소통을 통해 시장 상권 살리기와 지역민의 예술참여가 주인 걸로 아는데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예술프로젝트를 보기위함이 커서인지 실질적으로 시장의 상권 부활은 미약했다고 봅니다.
그래도 지역 예술가들 후원과 나름 실험적인 프로젝트란 점에선 관에서 계속 후원할 수 있음 좋겠단 생각?~~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