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유턴지점
벌써 삼년여가 흘러 2002년도의 일이지요...
아침 일찍부터 부산합니다.
삼일을 쓸 아기 기저귀며 캐리어(유아용 들것)를 챙기고 이것저것 되는대로 속옷이나 츄리닝 잠바도 차곡차곡 개어 여행용 가방에 넣습니다.
창고처럼 쓰는 작은 방에 보물단지처럼 모셔논 장인 장모 할머님 처남들 줄 선물 꾸러미가 한 보따리입니다.
아버님에게 빌린 프라이드 작은 차의 애시당초 원래 좁디 좁은 트렁크 속은 벌써 이미 갖다놓은 짐들로 만원버스라 더 들어갈 짐 자리가 없습니다.
집 사람에게 충주 가기전 연회본부에 금방 다녀올테니 갔다 올 시간 왕복 약 1시간만 아기랑 놀으며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이번주 금요일까지 목사 진급과정을 위한 논문을 중부연회 목회자 감독기관인 연회본부에 접수를 해야 합니다.
오늘은 화요일이고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 2박3일 동안의 충주계신 장인장모댁에 아들 놈 백일기념차 친정나들이를 가는 날입니다.
그래서 미리 진급 고시 논문을 제출하고 돌아와서 그렇게 홀가분하게 떠날 요량으로 아침부터 수선했던 것입니다.
며칠전 강화에서 목회하는 후배 전도사에게 연회로 가는 지름길을 자세히 알아논 터였습니다.
작년에 차가 없어서 전철로, 버스로, 그리고 마을버스로 연회본부를 찾아갈 때는 2시간이 족히 걸린 길이었지만 후배에게 알아본 바는 해안 고속도로로 갈 경우 출퇴근시간 피해 안 막힐때라면 가는데 20분도 채 안 걸린다는 겁니다.
전화로 전해들은 내용을 쪽지에 약도를 적어 갖고선 출발합니다.
여러번 당부해서 주의를 들은바 두 번 연속 오른쪽으로 우회전 해야하는 곳을 되뇌이며 조심조심 달려갑니다.
차 운전을 배운지 얼마 안된 탓도 있지만 길눈이 어두워서 더욱 조심 스럽습니다.
그 약도대로 따라가니 후배 말처럼 신기할정도로 빨리 연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논문서류를 무사히 접수 시켰습니다.
너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의외로 쉽게 찾아온 길이라 마음놓고 아까 오던대로 되집어 돌아가던 길인데, 아뿔싸 돌아야 할 장소에서 좌회전 기회를 놓치고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난 인천 계산동으로 가야하는데 갑작스레 서창 인터체인지 이정표가 보이고 영동고속도로를 향해 들어서고 만 것입니다.
아무리 눈씻고 찾아보아도 유턴 할곳은 없고 식은땀은 등골을 따라 비오듯이 흐릅니다.
기다리고 있을 집사람과 아기 생각에 마음은 초초해 집니다.
한 참을 가다 고속도로 진입 매표소 이르기 직전 마지막 유턴기회를 잡고 남동공단 입구로 운전대를 돌려서 내려 갑니다.
처음 와본 길이라 해메기 시작 합니다. 조금더가니 시청이 보입니다.
어디로 가야 계산동으로 갈수 있나 도무지 갈팡 질팡하는데 시흥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곳은 가보았던 장소라 일단 시흥으로 들어 갔다가 되짚어 나오면 되겠지 싶어 악셀을 밟고 속도를 냅니다.
결국 원래 왔었던 고속도로는 찾지 못하고 국도인 부평역 방향을 보며 나와서 부천을 지나고 중동을 지나고 작전동을 지나고 계산동 원래의 출발점까지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1시간이면 충분히 갖다 돌아올 길을 2시간하고도 반을 더 지체했던 것입니다.
기다리던 아내는 걱정 많이 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그렇게 아침부터 소란을 피우더니 길 바닥에서 시간 버리고 연료값 버리고 이렇듯 몸에 있는 진을 다 빼고 나서야 친정 나들이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인천에서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충주로의 여행길에서 오늘 오전의 일을 내내 곱씹었습니다.
우리인생에서도 빠른 길이 무엇이던가? 내 인생 길에서 지름길은 무엇인가?
그 길은 오직 한! 길!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 분"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가장 빠른 길이요, 앞서가는 지름길이었던 것입니다.
왼쪽으로 가야할 때 왼쪽으로 가야하고 오른쪽으로 가야할 때 오른쪽으로 가야하는 것,
그것은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진리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야 할 때 예수님을 만나야 하는 것이 바로 진리였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때 내 인생의 유턴지점을 알아야 합니다.
선한목자 고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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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적삶/풍성한이야기
내 인생의 유턴지점
선한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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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16 06:1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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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멘!
아멘...항상 이순간도 주님께서 저 인생을 주장하심을 믿습니다..그러면서도 넘 어리석어 왜 빨리 나는 안불러주시고 이제야 불러주셨나 하고 주님께 투정아닌 투정을 부릴때도 있습니다. 늦은만큼 지름길을 찾는것이 아니라 주님 주시는 뜻대로 가는 날들이길 기도합니다...
유턴지점...가장 빨리 주님을 만나러 가는 길...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