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로 가는 길에 김시민 사당인 충민사가 있다. 임진왜란 때 진주성에서
왜군과 맞서 싸우다가 순절한 충무공(忠武公) 김시민과 그의 숙부인 문숙공
김제갑의 위패를 봉안하고 배향하는 사당이다. 천안 출신인 김시민은 수세
(守勢)에 몰렸지만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인 진주성을 지키는데 몰두(沒
頭)하였다. 한편 그의 삼촌인 김제갑은 아내와 자식까지 전사(戰死)하였으니
사생결단(死生決斷)한 충절(忠節)이다.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드는 死生決斷... 당랑거철(螳螂拒轍)하는 사마귀가 생각난다.
차 안에서 흐르는 노래... 혜은이가 부른 ‘감수광’... ‘감수광 감수광 날 어떻
헐랭 감수광 설릉 사람 보낸시엥 가거들랑 혼자옵세예...’ 제주도 방언인 감
수광... 자칫 잡동사니처럼 생각하기 쉬운 감수광... 표준어로 바꾼다면 ‘가십
니까 가십니까 날 어떠하라고 가십니까 설운 사람 보내오니 가거들랑 바삐
오세요’다... 이는 고려시대의 명가요인 ‘가시리’와 비슷하게 생각된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날러는 어찌 살라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설
운님 보내옵노니 가시난닷 도셔 오소서...’ 고려 여인의 정감이 제주 여인의
애소(哀訴)로 느낀다. 한편 희나리, 물레도 같은 맥락으로 순수 우리말이다
마음(心)의 중심(中) 충주(忠州)에 도착한다. 사과 5개 반을 4층으로 쌓은
사과탑... 충주가 사과의 고장임을 알리는 상징탑이다. 1912년 용운사 근처에
서 시배(始培)한 충주 사과... 1920년경에는 다량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여 오
늘날 2,000ha에 이르렀단다. 사계절이 뚜렷한 충주...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은 기후의 특성상 사과 생육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특히 충주
댐의 건설로 맑은 물과 공해 없는 청정 지역...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당도는
높고 때깔은 곱고 과육(果肉)이 단단하여 저장력이 강하다.
근처에 최함월 고가(古家)... 조선 숙종 때 문장가(文章家)인 함월 최응성이
살던 집이다. 옛날 古家에는 솟을 대문이 있는데 이는 그 집안의 위풍(威風)
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 옛집의 단아하고 담백한 맛을 느끼는 한옥(韓屋)...
특히 韓屋에는 서양에 없는 단어인 창문(窓門)이 있다. 사람이 다닐만하면
문(門)이요, 그렇지 않으면 창(窓)... 특히 門은 아래 위는 작고 옆은 넓은데
그 이유는 들어올 때는 고개를 숙이며 들어오고 밥상은 많이 차리라는 뜻이
다. 성서동의 소라식당(847-4650)... 흑염소탕을 소개하며 월악산 휴게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