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날 비소식이 있어서 불날로 하늘땅살이 수업을 바꿨는데,
불날 아침까지도 비가 주룩주룩 내렸어요.
부지런히 씨앗 넣어야 할 때라서 우산 쓰고서라도 밭에 가자 했는데
다행히 밭에 갈 때는 비가 그쳤습니다.
마당 상자텃밭에 장다리 박은 무릉배추는 쑥쑥 자라서
어느새 꽃망울이 맺혔어요.
밭에 가기 전 둥글게 모여 인사 합니다.
"온 마음으로 배우겠습니다."
오늘은 마을 길 걸어서 밭에 가기로 했어요.
부산물통도 순서 정해서 번갈아 들고 갑니다.
산에는 아직 구름이 잔뜩 껴있어요.
마을 곳곳에서 수수꽃다리, 박태기나무 꽃이 반겨줍니다.
밭에 도착했어요.
우리 밭에 꽃비가 내린 걸 보고 뒤쪽에 있던 나무가 벚나무였구나 알 수 있었지요.
지난 주말에는 꽃이 활짝 피어있었는데, 어제 내린 비로 다 떨어졌어요.
진주찰밀은 어느새 이삭이 팼습니다.
완두콩과 장흥앉은키강낭콩(보라)도 비 맞고 쑤욱 올라왔어요.
딸기도 벌써 꽃이 피었어요.
진주찰밀 이삭 팬 것 자세히 살펴보고, 완두콩이랑 장흥앉은키강낭콩 싹도 보고 그렸어요.
장흥앉은키강낭콩은 아직 허리를 숙인채 떡잎을 펼치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들도 있었지요.
자, 이제 모여서 씨앗을 넣어봅시다.
먼저 제주검은찰옥수수 씨앗을 넣었어요.
작지만 쫀득하고 달달한 제주검은찰옥수수!
씨앗 받고 마음 나누기 한 다음 씨앗 넣고, 풀덮개도 해줍니다.
다음은 청치마 상추 씨앗을 넣었어요.
상추 씨앗은 무척 작아요. 흘리지 않게 조심조심.
호미로 그어준 곳에 줄뿌림 합니다.
들깨 씨앗도 넣었어요.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많이 솎아주어야 할테지만
그래도 솎은 여린 싹이라도 많이 먹자 싶어 넉넉히 줄뿌림 했어요.
씨앗 다 넣고, 새콤달콤 매실알갱이 먹고 비 와서 촉촉해진 텃밭 둘러보았어요.
이제 학교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밭에 아주 많은 씨앗이 들어가 있어요.
봄비가 넉넉히 내려서 씨앗들이 싹트기 딱 좋겠지요.
쑥쑥 자라라 노래 불러주고 인사하고 학교로 돌아왔어요.
모종낸 쇠뿔가지와 칠성초도 본잎이 나오고
제주토종물고구마 빵실이와 물개도 많은 줄기를 내고 있어요.
온생명 활짝 피어나는, 생동하는 봄이네요!
첫댓글 벌써 2주가 지났네요. 새싹들이 많이 자랐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