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당입실(升堂入室)
마루에 올라 방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나 그 차례가 있다는 의미로 학문이나 예술이 차츰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 깊은 경지에 이른다는 말이다.
升 : 오를 승(十/2)
堂 : 대청 당(土/8)
入 : 들 입(入/0)
室 : 방 실(宀/6)
출전 : 논어(論語)
이 성어는 마루에 올라 방에 든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순서가 있음을 이르는 말로, 학문이나 예술이 점점 깊어짐을 비유한 말이다.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孔子)는 제자 자로(子路)의 비파 연주 실력에 대한 다른 제자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자로의 솜씨는 이미 당(堂)에 올라 있다. 아직 실(室)에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다(由也 升堂矣 未入於室也)”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승당입실(升堂入室)이라는 말이 유래(由來)됐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로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용감하고 무예를 좋아하는 호탕한 성격이었다. 하루는 그가 비파(琵琶)를 켜고 있었는데, 음색(音色)이 호쾌(豪快)하고 웅장(雄壯)했다.
공자(孔子)가 그 음악(音樂)을 듣고 자로(子路)에게 말했다. “그런 솜씨로는 내 제자(弟子)라고 할 수 없느니라.”
공자(孔子)가 인(仁)과 중용(中庸)을 가르치는 것에 비해 그의 음악이 너무 호탕하기 때문이었다. 이 말을 들은 공자의 제자들은 자로(子路)의 무용(武勇)이 오히려 경멸해야 할 것이라며 그때부터 자로를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이를 안 공자는 제자들을 타이르며 이렇게 말했다. “자로의 솜씨는 이미 당(堂)에 올라 있다. 아직 실(室)에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니 이를 오해하면 안 되느니라.”
제자들은 잘못을 깨닫고 자로를 존경하게 되었다.
자로(子路)는 성질이 강직해서 그가 타는 비파(琵琶) 소리는 썩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대해 스승의 지적을 받은 자로는 스스로 뉘우치며 7일 동안이나 음식을 들지 않았다고 한다.
공자는 이 일로 제자들이 자로를 공경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로가 최고의 경지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이미 상당한 수준에까지 도달하였음을 말하며, 그들의 옳지 않은 태도를 꾸짖었던 것이다.
승당입실(升堂入室)이란 학문이나 예술을 익힘에 있어 점차 높은 경지에 이른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또는 어떤 일에나 그 차례가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문자 그대로는 마루에 올라 방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나 학문과 예술이 차츰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 깊은 경지에 이른다는 의미다. 따로 떼어 보면 승당(升堂)은 나름대로 어떤 단계에 도달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
도올(檮杌) 김용옥(金容沃)은 이 승당(升堂)을 졸업이라는 용어를 대신해 쓴다. 끝이 아니라 시작하고 나아감을 의미하기 때문일 것이다.
졸업한 사람들은 곧바로 졸업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임을 실감할 것이다. 진학을 했든 사회에 진출했든 모두 승당단계(升堂段階)에서 그치지 말고 입실(入室)의 경지에 도달하기를 기대한다
이규경(李圭景)이 쓴 중용변징설(中庸辨澄說)이라는 책에 졸업이라는 단어가 보이기는 하나 널리 쓰인 것은 개화기(開化期) 이후 근대적인 학제가 확립되고 난 후의 일이다. 정해진 과정이나 학업을 모두 마친다는 의미로 정규학교뿐 아니라 각종 교육기관에서도 쓰이는 말이 됐다.
조선시대에도 졸업과 유사한 행사가 있었다. 책걸이(책씻이)가 그것이다. 서당에서 학동이 책 한권을 떼면 학부모가 훈장(訓長)을 상객으로 모시고 잔치를 벌였다.
궁중(宮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원자(元子)가 책 한권을 떼면 왕과 왕비를 모시고 스승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발표회를 가졌다. 이를 배강(背講)이라 하는데 일종의 졸업고사와 같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원자가 책을 다 외고 묻는 말에 답변을 잘하면 왕은 노고를 치하하면서 스승들에게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다과상(茶菓床)을 차려주었다.
예나 지금이나 졸업은 단순히 일정 기간이 경과했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시험 등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학업의 성취 정도에 따라 그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다.
졸업과 함께 얻은 자격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이 되니 졸업이 곧 시작인 셈이다. 평생 학습이 중시되고 있는 요즈음, 졸업에 숨겨져 있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가 더욱 부각되는 듯하다.
그 모습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출생과 성장, 결혼,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단계마다 의례(儀禮)를 치른다.
이를 프랑스의 인류학자이며 민속학자인 아르놀트 반 게네프는 통과의례(通過儀禮)라 일컫고, 각 단계를 거치면서 개인들은 사회적 지위의 변화를 맞게 된다고 한다.
게네프는 이 과정이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계에서는 이전의 지위로부터 단절시키는 상징적 행위가 있고, 2단계에서 해당 개인이 이전의 신분으로 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의 정지된 순간에 머물게 되며, 마지막 3단계에서 개인이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하면서 그 경계를 헤치고 나오게 되면 새로운 집단의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고 한다.
통과의례는 입학과 평가, 발표, 졸업 등의 배움의 과정에도 있다. 그 중 입학식과 졸업식은 배움의 과정에서 대표적인 통과의례이다. 배움의 통과의례 역시 그 역사가 꽤나 오래되었다.
고대 희랍의 졸업식에서는 교장(校長)과 일반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생들이 감사의 봉헌과 신에 대한 영광의 행진을 하였다.
유학에서는 문하생이 되기 위해 폐백의례(幣帛儀禮)로 사제(師弟)의 연을 맺는 것에서부터 세책례(洗冊禮)와 승당입실(昇堂入室)의 경지에 이르기까지의 의례 전통이 있었다.
불교에 있어서도 출가 후 행자생활로부터 열반(涅槃)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통과의례가 있다.
학사모, 졸업장, 가운, 휘장 등 오늘날 대부분의 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졸업식 문화는 민간의례, 종교의례, 군대의례가 복합된 형태일 만큼 문화적 상호 간섭의 역사이기도 하다.
제도권 학교가 배움의 구실을 제대로 못해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학교를 통해 그나마 성장하는 이유는 인류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지혜를 모아 제도화한 배움의 통과의례를 거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쟁적인 입시위주의 학습문화로 획일화된 학교가 필요 없다면서 대안교육으로 나선 부모들 조차 가끔 사회 전체가 개인의 성장을 공인하는 과정인 통과의례의 부재를 아쉬워 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5학년생과 6학년생 사이보다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1학년생 사이의 수준 간격이 훨씬 크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한 번 더하고 덜하고 차이 때문일 수 있고, 주위 사람들이 중학생은 중학생으로 대접해 주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의 신분과 질서를 벗어나 새로운 신분과 질서로 편입하게 되는 과정인 배움의 통과의례는 해당 개인에게 자신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공동체가 그 구성원에 대한 지지를 실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입학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후 처음으로 자기 인생에 대해 스스로 마음 다짐을 해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 제도권 학교에서 거행되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보고 있자면 공동체의 구성원이었던 한 개인을 내보내고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하는 통과의례로서의 의미와 엄숙성은 온 데 간 데 없고, 그야말로 공부 잘하는 몇몇 아이를 위해 다른 수많은 개인들을 들러리 세워두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다.
그러니 아이들은 학교가 준비한 졸업식 대신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뒤집어 쓰면서 자신들이 준비한 자신들의 졸업식을 거행해 보지만, 아무런 사회적 지지나 축복도 없는 그들만의 졸업식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학교도, 아이들도, 이를 지켜보는 부모나 사회도 불쌍해진다.
매년 2월과 3월에는 다른 여느 제도권 학교와 다름없이 도시형 대안학교에서도 졸업식과 입학식이 있다. 대안학교에서 왜 제도권 교육의 의례를 따라 하느냐며 비판도 있지만, 서울시 대안교육센터 네트워크학교의 졸업식과 입학식을 한 번이라도 참가해 본 적이 있다면 더 이상 그렇게 이야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도시형 대안학교의 졸업식과 입학식은 그야말로 통과의례로서의 감동과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배움의 이야기, 그리고 식장을 찾은 모든 이들의 축복이 있다.
아이들이나 교사들은 졸업과 입학을 치열하게 준비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입학하고 졸업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에세이 쓰기나 공연, 프리젠테이션 등의 발표를 통해 스스로 증명해야 하고, 교사들은 아이들이 그 힘든 준비 과정을 무사히 넘어설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한다.
그래서 도시형 대안학교에서의 통과의례는 아이만의 것이 아니라 아이를 둘러싼 모든 인적 관계들이 그동안 아이를 매개로 쌓아온 서로의 이야기를 새롭게 풀고 맺는 모두의 의례이기도 하다.
특히 졸업식에서는 도망치려 했던 자신을 끝내 지지하고 지켜준 교사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고맙다며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받은 사랑과 이룬 배움을 나누며 살겠다고 다짐도 한다.
그러니 감동의 눈물과 웃음이 없을 수 없다. 혹시라도 삶이 무료하고 사람 사이 관계로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면 도시형 대안학교의 졸업식을 찾아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낱낱으로 살아가는 개별화된 개인들간의 감동적인 공감이 여전히 가능할 수 있으며, 그 힘이 있어 세상이 1센티미터는 더 좋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입학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입학하기도 전부터 시작되는 면담과 캠프를 다니면서 앞으로 어떻게 배움의 관계를 맺을 것인지 서로 약속하고 다짐하면서 빈 화분에 씨앗을 심고, 학습노트와 자기 사물함 열쇠를 받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훌쩍 자라있음에, 아이들의 훌쩍 달라진 모습에 가슴이 벅차게 된다.
새롭게 센터의 준네트워크 학교로 결합한 링컨학교 교장선생님이 졸업식 인사로 하신 말씀이다. “어미의 사랑 없이 알을 깨고 나올 어린 새가 어디 있겠습니까?”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순간은, 탄생하는 순간은 어미에게나 어린 새에게나 고통의 과정이다. 그리고 둥지를 떠나 비상하게 되는 용기의 순간을 위해 지극 정성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있다. 비상하게 된 어린 새는 새로운 둥지를 만들 것이고, 어미를 본받아 생명의 도리를 다할 것이다.
그렇게 세상은 지속되고, 그렇게 고통스럽고 감동적인 배움의 통과의례는 영원의 순환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게 되는 용기와 다짐, 그리고 공감과 지지의 과정으로 남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升(되 승/오를 승)은 상형문자로 昇(승), 陹(승)은 동자(同字)이다. 구기로 물건을 떠올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올리다의 뜻이다. 또 量(양)의 단위(單位)로 쓰인다. 그래서 升(승)은 (1)되 (2)새 (3)승괘(升卦) 등의 뜻으로 ①되(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 또는 부피의 단위) ②새(직물의 날실 80올) ③64괘의 하나 ④오르다(=昇), 떠오르다 ⑤(벼슬을)올리다 ⑥나아가다 ⑦천거(薦擧)하다 ⑧태평하다 ⑨융성(隆盛)하다, 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⑩이루다 ⑪(곡식이)익다 ⑫바치다, 헌납(獻納)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오르고 내림을 승강(升降), 발탁하여 등용함을 승인(升引), 기를 올림을 승기(升旗), 벼슬을 올리고 내림을 승출(升黜), 벼슬을 올라감을 승양(升揚), 더 좋거나 높은 직위로 옮아감을 승전(升轉), 말의 넓적다리 바깥 쪽에 붙어 있는 살을 승육(升肉), 말과 되로 어떤 사물을 헤아리는 기준을 일컫는 말을 두승(斗升), 한 되 한 되 모두를 매승(每升), 관청에서 만들어 장에서 쓰게 한 되를 시승(市升), 하늘로 올라가고 땅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흔적 없이 자취를 감춤을 이르는 말을 승천입지(升天入地), 하늘에 올라가 방망이를 매단다는 뜻으로 일이 지극히 어려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승천현추(升天懸椎), 한 되와 한 말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대수롭지 않은 이익을 이르는 말을 승두지리(升斗之利), 마루에 올라 방으로 들어온다는 말로 어떤 일에나 그 차례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승당입실(升堂入室),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뜻으로 천도에는 크게 융성함과 쇠망함의 두 가지가 있다는 말을 도유승강(道有升降), 되로써 섬 곡식을 된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현명한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이승양석(以升量石) 등에 쓰인다.
▶️ 堂(집 당)은 ❶형성문자로 坣(당)은 고자(古字), 隚(당)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尙(상, 당)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尙(상, 당)은 上(상)과 마찬가지로 높은 곳, 위의 뜻이다. 土(토)는 흙으로, 흙을 높이 쌓아올린 위에 세운 네모난 건물이며 공적인 일을 하는 곳, 나중에 殿(전)이라 일컫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堂자는 '집'이나 '사랑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堂자는 土(흙 토)자와 尙(오히려 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尙자는 집 위로 무언가가 올라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집'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堂자는 이렇게 집을 그린 尙자에 土자를 더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사각형의 토대'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각형의 토대'란 집을 짓기 위한 토대를 뜻한다. 그러나 지금의 堂자는 단순히 '집'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堂(당)은 (1)가게의 이름이나 사람의 아호(雅號) 뒤에 붙이어 쓰는 말 (2)여러 사람이 집회하는 일정한 건물의 뜻을 나타내는 말 (3)사촌(四寸) 형제나, 오촌(五寸) 숙질(叔姪)의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는 말 (4)당집 (5)대청(大廳) 또는 집 (6)서당(書堂) 등의 뜻으로 ①집, 사랑채 ②마루, 대청(大廳: 방과 방 사이에 있는 큰 마루) ③근친(近親), 친족(親族) ④남의 어머니 ⑤관아(官衙) ⑥명당(明堂), 좋은 묏자리나 집터 ⑦문설주(문짝을 끼워 달기 위하여 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 ⑧평지(平地), 널찍한 곳 ⑨풍채(風采)가 의젓한 모양 ⑩아랫입술의 우하의 곳 ⑪높이 드러나는 모양 ⑫땅의 이름 ⑬당당하다 ⑭의젓하다, 풍채가 훌륭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가(家), 집 궁(宮), 집 옥(屋),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사(舍),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이다. 용례로는 위엄이 있고 떳떳한 모양을 당당(堂堂), 서당에서 기르는 개를 당구(堂狗), 사촌의 아들을 당질(堂姪), 한 울타리 안의 여러 채의 집과 방을 당실(堂室), 아낙네가 거처하는 안방을 내당(內堂), 조상의 신주를 모셔 놓은 집을 사당(祠堂), 강의나 의식을 하는데 쓰는 큰 방을 강당(講堂),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높다랗게 지은 집을 고당(高堂), 몸채의 겉이나 뒤에 따로 지은 채를 별당(別堂), 집의 원채 밖에 억새나 짚 등으로 지붕을 인 조그마한 집채를 초당(草堂), 살아 있을 때에 미리 만들어 놓은 무덤을 수당(壽堂), 남의 어머니의 존칭을 자당(慈堂), 주부가 있는 곳 또는 남의 어머니의 높임말을 북당(北堂), 편지 등에서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을 춘당(椿堂), 서당 개 3년에 풍월을 한다는 뜻으로 무식쟁이라도 유식한 사람과 사귀면 견문이 넓어짐 또는 무슨 일 하는 것을 오래 오래 보고 듣고 하면 자연히 할 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당구풍월(堂狗風月), 팔촌 이내의 친척 또는 가장 가까운 일가를 일컫는 말을 당내지친(堂內至親), 아버지가 업을 시작하고 자식이 이것을 이음을 일컫는 말을 긍구긍당(肯構肯堂), 태도나 처지가 바르고 떳떳함을 일컫는 말을 정정당당(正正堂堂), 걸음걸이가 씩씩하고 버젓함을 일컫는 말을 보무당당(步武堂堂), 풍채가 위엄이 있어 당당함을 일컫는 말을 위풍당당(威風堂堂), 임자가 없는 빈 집을 일컫는 말을 무주공당(無主空堂), 마루 끝에는 앉지 않는다는 뜻으로 위험한 일을 가까이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좌불수당(坐不垂堂) 등에 쓰인다.
▶️ 入(들 입)은 ❶지사문자로 入(입)은 토담집 따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중에 대궐 같은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內(내)라 일컫지만 본디 入(입), 內(내), 納(납)은 음도 뜻도 관계가 깊은 말이었다. ❷지사문자로 入자는 '들다'나 '빠지다', '간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동안은 入자를 사람이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해석했었다.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를 반대로 그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入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뾰족한 삼각형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무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入자가 '들어가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을 보면 나무를 끼워 맞추기 위해 끝을 뾰족하게 다듬은 형태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入(입)은 ①들다, 들이다 ②간여하다 ③빠지다, 지나치게 정신이 쏠려 헤어나지 못하다 ④시집보내다, 받아들이다 ⑤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⑥투신하다 ⑦섬기다, 벼슬하다 ⑧공략하다 ⑨죽다 ⑩담그다 ⑪수입(收入) ⑫입성(入聲: 사성(四聲)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들일 납(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떨어질 락/낙(落)이다. 용례로는 서울로 들어가거나 들어오거나 함을 입경(入京), 새로 들어가 삶을 입주(入住),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타국에 들어감을 입국(入國), 어떤 단체에 가입함을 입단(入團), 장내로 들어감을 입장(入場), 학교에 들어감을 입학(入學), 물건을 창고에 넣음을 입고(入庫),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훈련소나 연구소 등에 들어감을 입소(入所), 외국으로부터 물품을 사 들임을 수입(輸入), 끌어들임이나 인도하여 들임을 도입(導入), 물건을 사들임을 구입(購入), 어떠한 사건에 관계하게 됨을 개입(介入), 돈이나 물품 따위를 거두어 들이는 것을 수입(收入), 조직이나 단체 등에 구성원으로 되기 위하여 듦을 가입(加入), 어떤 곳이나 상태에 기세 있게 뛰어드는 것을 돌입(突入), 정한 인원 외의 사람을 더 넣음을 투입(投入), 물건 따위를 사들임을 매입(買入), 산에 들어가 놓고 범 잡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막상 일을 당하면 처음과 달리 뒤로 꽁무니를 뺌을 이르는 말을 입산기호(入山忌虎),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라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어떤 고장에 가면 그곳의 풍속을 따르고 지킴을 일컫는 말을 입향순속(入鄕循俗), 들은 바를 곧장 남에게 말함 또는 남의 말을 제 주견인 양 그대로 옮김을 일컫는 말을 입이출구(入耳出口),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해 잊지 아니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입이착심(入耳着心), 국경에 들어서면 그 나라에서 금하는 것을 물어 보라는 말을 입경문금(入境問禁), 귀로 듣기에 싫지 않다는 뜻으로 아첨함을 이르는 말을 입이불번(入耳不煩), 불 속에 들어가 밤을 줍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이익을 얻으려고 큰 모험을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입화습률(入火拾栗), 집에 들어서는 어머니를 받들어 종사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입봉모의(入奉母儀), 타향에 가면 그 고을 풍속을 물어서 그에 따르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입경문속(入境問俗), 특별히 가까운 손님이나 기밀을 상의할 수 있는 상대를 일컫는 말을 입막지빈(入幕之賓), 남의 방안에 들어가 창을 휘두른다는 뜻으로 그 사람의 학설을 가지고 그 사람을 공격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입실조과(入室操戈), 가면 갈수록 경치가 더해진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점입가경(漸入佳境), 도끼를 들고 못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물건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연 쓸데없고 상관없는 것을 가지고 옴을 이르는 말을 게부입연(揭斧入淵), 남의 대청을 빌려 쓰다가 안방까지 들어간다는 뜻으로 남에게 의지하다가 차차 그의 권리까지 침범함을 이르는 말을 차청입실(借廳入室),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쫓기던 새가 사람의 품안으로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하면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을 궁조입회(窮鳥入懷) 등에 쓰인다.
▶️ 室(집 실)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이르러(至) 사는 집(갓머리(宀; 집, 집 안)部)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집을 뜻한다. 室(실)은 바깥채인 堂(당)에 대하여 안쪽의 방을 일컬는다. ❷회의문자로 室자는 '집'이나 '거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사랑채를 堂(집 당)이라 하고 안쪽에 있는 방을 室(집 실)이라 했다. 그래서 堂은 주로 손님을 접대하는 장소를 말했고 室은 집주인이 잠을 자는 곳을 뜻했다. 室자는 宀(집 면)자와 至(이를 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至자는 화살이 날아와 땅에 박혀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이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실내에 당도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室(실)은 (1)어떤 기관(機關)에 딸린 부서를 뜻하는 말 (2)실성(室星) (3)어떤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일정한 목적에 쓰이는 방(房) 등의 뜻으로 ①집, 건물(建物) ②방, 거실(居室) ③거처(居處), 사는 곳 ④아내 ⑤가족(家族), 일가(一家) ⑥몸, 신체(身體) ⑦가재(家財) ⑧구덩이(땅이 움푹하게 파인 곳), 무덤 ⑨굴(窟) ⑩별의 이름 ⑪칼집(칼의 몸을 꽂아 넣어 두도록 만든 물건) ⑫장가들다 ⑬시집보내다 ⑭교접(交接)하다, 성교(性交)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가(家), 집 궁(宮), 집 옥(屋),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사(舍),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이다. 용례로는 그 방의 장을 실장(室長), 방 안을 실내(室內), 집의 바깥을 실외(室外), 학교 교사 가운데 오로지 수업에만 쓰이는 방을 교실(敎室), 누에를 치는 방을 잠실(蠶室), 난방 장치를 한 방을 온실(溫室), 아낙네들이 거처하는 안방을 내실(內室), 한 집안 사람을 가실(家室), 잠을 자는 방을 침실(寢室), 임금의 집안을 왕실(王室), 목욕할 수 있는 방을 욕실(浴室), 평소에 기거하는 방을 거실(居室), 혼자서 거처하는 방을 독실(獨室),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을 화실(畫室),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환자가 따로 거처하는 방을 병실(病室), 남의 드나들기를 허락하지 아니하는 비밀한 방을 밀실(密室), 본디의 사무실에서 갈라져 나가 사무를 보는 곳을 분실(分室), 병원 등에서 아이를 낳는 데 쓰는 방을 산실(産室), 손님을 거처하게 하거나 응접하는 방을 객실(客室), 남의 첩이 되어 있는 여자를 첩실(妾室), 한 울타리 안의 여러 채의 집과 방을 당실(堂室), 방에서 물러남을 퇴실(退室), 방안에 가득함을 만실(滿室), 죽은 아내를 망실(亡室), 부부 사이의 화락을 이르는 말을 실가지락(室家之樂), 남의 대청을 빌려 쓰다가 안방까지 들어간다는 뜻으로 남에게 의지하다가 차차 그의 권리까지 침범함을 이르는 말을 차청입실(借廳入室), 높은 누대와 넓은 집이라는 뜻으로 크고도 좋은 집을 이르는 말을 고대광실(高臺廣室), 방을 비우면 빛이 그 틈새로 들어와 환하다는 뜻으로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면 저절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허실생백(虛室生白), 열 집 가운데 아홉 집이 비었다는 뜻으로 전쟁이나 재난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거나 흩어진 상태를 이르는 말을 십실구공(十室九空), 마루에 올라 방으로 들어온다는 말로 어떤 일에나 그 차례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승당입실(升堂入室), 남과 썩 가깝게 친하여 한 집안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변동일실(便同一室), 칠실 고을의 근심이라는 뜻으로 제 분수에 맞지도 않는 근심을 이르는 말을 칠실지우(漆室之憂), 집을 지으면서 지나가는 행인과 상의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주관이나 계획이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축실도모(築室道謀), 한 집안 식구와 같이 정의가 두터움을 일컫는 말을 의동일실(義同一室), 남의 방안에 들어가 창을 휘두른다는 뜻으로 그 사람의 학설을 가지고 그 사람을 공격함을 입실조과(入室操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