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미남이?"
"허헛.. 누구세요?"
"야! 나야나!! 지수언니! 모르겠어?"
지수언니였다.
큰아버지의 1남1녀중 장녀로, 조용하고 말이없는 성격에, 공부를 잘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에 갔는데, 예전의 고등학생때의 언니와는 달랐다..
굉장히 활발해 진 느낌..
"지..지수언니? 언니 많이 변한거같아.."
"그래? 대학가면 다 그래. 내리자."
언니와 12층에서 내렸다. 언니는 5호앞에서 비밀번호를 딱딱딱딱 입력한뒤,
문을 철컥-하고 열었다.
"비밀번호는 127569*이야. 집엔 아무도없어"
"그렇구나."
"아빠는 원래바쁘구, 엄마는 요즘에 대학교에서 바이올린 전공하는 학생들
레슨봐주고,강의하고그래. 혁수는 학교갔구. 고등학생이니까."
"그렇구나.."
그때, 문득 현관쪽에 걸린 한 남자의 사진이 보였다. 해맑게 웃고있었다.
좀 바부같기도 한 웃음.. 그사진을 보니까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헤헤..언니 이건누구야?"
"아,그거? 내 남자친구. 사쿠라이 쇼."
"사쿠라이 쇼??"
-
2개월 후..
"짐은 다 쌌어?"
"응?응.."
"두달동안 정도 많이 들었는데, 너무 빨리 떠나는거아냐?"
"그러게..나도 가기싫다.."
"그래도 너 대단하다. 하버드에 입학하다니.. 아직도 안믿겨."
"나두..내가...잘.."
나는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하버드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버드,스탠포드,예일등등 여러곳을 한꺼번에 합격했지만, 내 선택은 하버드였다.
그리고 나라에선 나를 지원해주기 시작했고, 학비 부담은 첫번째 학기때에만 내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다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가서 공부열심히 해. 아는 친구들 많이 있어."
"정말..?.."
"응. 어벙벙하고 좀 바보같은 한국여자애 보면 아는척 하라구 시킬께..킥킥"
"언니도 참-0-.."
"그럼, 일찍 자. 내일 보자."
"응, 언니도잘자."
언니가 불을 끄고 방에서 나갔다. 난 홀로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있다.
난 사실.. 내가 아는 영어가, 보통 사람들이 다 아는 지식인줄만 알고있었다.
하지만, 언니 말론 미국에 가서도 무리없이 지낼정도의 언어수준이라고 말했다.
난 내가 이런 앤 줄 몰랐다..
그리고 아직도.. 공부는 싫고..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공부를 하면서 사는 직업을
갖고 싶진 않다.. 하지만.. 엄마가 말한 행복함이란 걸 찾기 위해서,..
엄마가 지금 불행하다면, 내가 행복하게 해주고싶다.
-
다음 날.
"공항까지 태워다 줄거야. 잘 가라"
"네 안녕히 계세요 큰 아버지"
"나중에 미국 놀러가면 연락할께~! 잘가!"
"응,언니"
나는 큰 아버지네 집 차를 탔다. 기사 아저씨와 단 둘이 차안에 남겨져, 우린 공항으로
향한다. 차안에서 바라보는 서울 풍경은, 아직도 낯설다.
시골 촌 아이 유미남한테는 서울도 이렇게 어색한데, 미국이라니.. 웃음이 나온다..
..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미국에선 먹을 수 없을것 같아서 챙겨 온 호박엿을 먹으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 내리는 하버드 제 2화 - 시작과 만남의 이중성
미국 동 북부 뉴 잉글랜드, 메사츄세츠주 캠브리지, 하버드 대학교.
내 눈 앞에 펼쳐진 캠퍼스는 그 어는 대학보다도 화려했고, 멋졌고, 환상적이었다.
다들 나처럼, 낡은 스웨터에 청바지, 스트라이프 와이셔츠, 하버드 로고 티셔츠등..
전형적인 대학생 차림을 하고, 캠퍼스 안에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거나,
다들 책을 읽으면서, 노닥거리는 것 조차 지식인 처럼 보였다.
왠지 내가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유?"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나에게, 한 백인이 다가왔다.
기숙사 룸메이트로 날 마중 나오겠다던 그 여자인 듯 했다.
난 덥썩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반가워..."
"반가워, 내이름은 미카엘라야. 넌?"
"난, 미남."
"미남? 그래."
미카엘라는 내 손을 잡고, 캠퍼스를 함께 걷는걸 허락했다. 우린 손을 잡고, 하버드 대학
캠퍼스를 걸으면서 기숙사 까지 걸어갔다.
"다들 자전거를 타고 다니네.."
"캠퍼스가 하도 넓다보니, 걸어다니는 시간 조차 아깝다 이거지."
"그래? 그렇구나.."
주변을 둘러보니, 동양인이 많이 보였다. 딱 봐도 신입생처럼 보이는 날 보면서
다들 견제의 눈초리, 또는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국적을 궁금해하는듯 했다.
하지만 한가지 이상한점을 발견하자면, 대체로 백인은 백인끼리, 흑인은 흑인끼리,
동양인은 동양인끼리 모여있었다.
"미카엘라.. 저기. 왜 인종끼리 모여있는거야?"
"그건 나도 몰라."
"어?어.."
"1학년때까지만 기숙사에서 지낼수 있어.
고학년이 되면 하우스로 나가야 해. 그건 알지?"
"어? 어어.."
"입학식은 4일 뒤야. 그 전에 공부하기에 제일 좋으니까, 해두는게 좋아."
"어? 어어.."
왠지 너무 낯설고, 무서운 분위기였다. 난 내 실력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데다가,
쌔빠지게 공부해 본적도 없고, 단지 주변사람들의 권유를 통해서, 내가 할수 있는 만큼
해서 하버드에 온것뿐.. 간절히 원한것은 아니었다.
될테면 되라, 안될테면 되지마라. 라는 식이었는데..
"어? 쇼!"
그때 미카엘라가 누군가를 보면서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내 손을 풀고
그 사람에게 뛰어가 그사람을 와락 안았다. 그사람은 동양인이었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다.
"왠일이야 공부벌레? 자전거는?"
"바퀴에 구멍이 났어. 바이크로 바꿔버릴까?"
"푸후... 걱정마. 내 새 룸메이트가 좀 바보같아.. 고치라고 하면 고칠거야.."
미카엘라는 속삭였지만, 다 들렸다. -_-
말도 안되는 나의 스피킹 능력.. 이럴때만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저사람 어디서 많이 본거....아! 지수언니 남자친구!
"그럼 이따 기숙사에서 봐, 쇼!"
"바이바이, 미카엘라!"
미카엘라가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아무렇지 않은 듯이 내 손을 꼭 잡는다. 가식적인년..
난 괜히 헤헤헤 웃어주었다. 우린 거의 기숙사 앞까지 도착했다.
"아까 그사람, 한국인 이야?"
"ㅋㅋ..바보아냐? 한국 이름일리가 없잖아."
-_-혹시나 해서 물어본거야.
나쁜 기집애야..
"역시 일본인이구나, 여자친구 있어?"
"왜? 꼬시려구?"
"아니!....실은...내 친척언니의 남자친구야."
"ㅋㅋ..그래봤자, 세컨드일텐데 뭐."
"어?"
"진심 아닐거라구. 쇼는 공부벌레야. 여자같은건 그냥 스트레스 풀 용."
"설마.."
"믿기 싫으면 말아!"
갑자기 내 손을 탁! 놓더니 기숙사 건물 안으로 뛰쳐들어가 버리는 미카엘라..
도저히 이해할수가없다, 친구사이에 진한 포옹부터 그렇고, 세컨드라니?
게다가.. 이중적인 너의 모습.. 정말싫다.. 룸메이트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
그날 저녁,
저녁메뉴는 칠면조 고기였다. 난 칠면조를 먹어 본적도 없고, 뭔가 냄새도
구리고 해서 그냥 굶어버렸다. 앞으로 여기서 먹어야 할 별 희한한 고기들이
많이 있을것 같은데.. 걱정이 된다.
혼자 방에 들어와서 책을 읽고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감자칩을 먹던 미카엘라가
노크도 없이 불쑥! 들어오더니 "미남. 나와봐." 라고 말했다.
기분은 나쁘지만, 첫날이기 때문에 참는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난 나갔다. 미카엘라는 날 데리고 기숙사 현관까지 데리고 나갔다.
그곳엔 쇼가 있었다. 사진에서 봤던 바보같은 웃음을 짓고있다.
그는 뒤에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
"안녕?"
"안녕하세요.."
"이번에 미카엘라 룸메이트가 너구나? 신입생..크큭.."
"네,맞아요..이름은 유 미남이구 한국인이예요."
"한국인? 오, 내 여자친구도 한국인인데? 운명적인데?"
"네..네..=_="
"사실은, 부탁이 있어."
쇼는 뒤에서 숨겼던.....정말 보기싫은.. 구멍난 바퀴를 내 앞에 보여줬다.
설마, 고치라는건 아니겠죠..
"이것좀 고쳐주라!!! ^0^"
"..이거를..저보고..?.."
"응. 너 심리학 전공이지? 나도야. 앞으로 자주 보게될껄? 흠흠."
옆에서 미카엘라는 계속 킥킥 웃어대고 있다.
감자칩 기름냄새가 풀풀난다. 기분이 나쁘다. 그리구 계속 바보같이
실실 웃고있는 이 사람이 더 싫다. 지수언니보고 당장 헤어지라고 해야지!
난 어쩔수없이.. 바퀴를 받아들었다.
"고쳐주는거지? 고마워! 내이름은 사쿠라이 쇼야. 일본인이야.
그럼 이만, 잘자. 미카엘라. 유. "
사쿠라이 쇼는 그렇게 가버렸다.
미카엘라는 킥킥 대면서 안으로 들어가버렸고, 나혼자 멍하니 바퀴를들고
차가운 바람을 계속 맞고있다 .
제대로 신고식 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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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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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하버드 제 2화
쥰챠밧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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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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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엥 쇼쿤이 저럴리가..
쇼군 왜 이래.... 저 미카엘라 왠지 나쁜애 같아요.. 그 친척언니는 빨리 헤어지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