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와 기욤의 한국 방랑기
방송일시 : 2015년 11월 16일(월) ~ 2015년 11월 20일(금)
기획 : 김민
촬영 : 최경선
구성 : 이용규
연출 : 양혜정
(주) 프로덕션 미디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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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때론 나를 만나러 가는 여정이자, 나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캐나다에서 온 기욤 패트리와 이탈리아에서 온 청년 알베르토 몬디.
한국을 사랑했기에 한국에 왔고, 한국에 정착하기로 한 두 사람.
그 두 사람이 남도의 산과 강, 바다를 찾았다.
어머니의 산이라 불릴 만큼 너른 품을 가진 지리산과
굽이굽이 삶을 보듬고 바다로 흘러드는 섬진강,
그리고 섬진강의 물길을 받아내 더욱 풍성해진 남해까지.
그뿐이랴, 수많은 삶의 여정이 갈대꽃으로 반짝거리는 순천만과
순천만의 오래된 기억을 품고 있는 낙안읍성.
어디 한군데 숨돌릴 틈 없이 아름다운 남도 속으로의 여정.
과연 기욤과 알베르토는 남도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
1부. 스님과 두 제자 11월 16일(월) 오후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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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첩첩산중에 작은 암자 상선암이 있다.
외부인의 접근을 마다한 채 오로지 자연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외진 암자다.
고려 후기 설립한 이래,
많은 고승이 찾아와 스스로 번뇌를 씻어내고 깨달음을 얻고자 했던 곳.
그 암자를 낯선 이방인 알베르토와 기욤이 찾았다.
한국에 살면서도 정작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던 두 사람.
그들의 좌충우돌 암자에서의 하루가 펼쳐진다.
지게에 땔감을 지고 올라오고, 장작을 패고 불을 때야 하며,
저녁에 먹을 시금치를 찾아 산중을 헤매기도 한다.
도시의 문명에 익숙하기만 한 두 사람에게 이처럼 산중 생활은 낯설기만 한데...
2부. 지리산과 사랑에 빠지다 11월 17일(화) 오후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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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품고 있는 것은 계곡만이 아니다. 깊은 강만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기쁨과 행복, 좌절과 고통, 희망까지 품고 있다.
기욤과 알베르토가 진정한 지리산의 모습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지리산의 툇마루라 불리는 노고단에서 시작해
지리산이 품고 있는 구례읍과 산수유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섬진강에서
하동 악양 하늘에 이르기까지...
매 3일과 8일이면 지리산이 키워낸 수많은 산나물을 들고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구례장으로 모인다.
오일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인심과 배려, 풋풋한 사랑, 정(情).
기욤과 알베르토는 그 까닭을 찾아 산골로, 산골로 들어간다.
활짝 열린 대문과 잘 익은 홍시 하나라도 있으면
부득불 따서 입에 넣어주려는 할머니.
하지만 그런 할머니들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골 마을을 돌며
기욤과 알베르토는 마치 고향을 잃어버리고 있는 듯한 아쉬움을 느낀다.
3부. 섬진강, 남해를 품다 11월 18일(수) 오후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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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강 중 섬진강만큼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섬진강이 아름다운 건 그냥 맑기만 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지리산 골골에서 흘러드는 수많은 삶의 이야기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그 섬진강과 지리산이 만들어낸 하동 악양.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무대기도 한 악양마을의 풍성함을 어찌 모르랴.
악양마을의 가을 풍성함은 감나무로부터 시작된다.
마을과 산자락, 계곡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펼쳐진 감들의 행렬.
기욤과 알베르토는 감나무밭을 찾아
잠시 그 달콤함에 여정의 노독을 풀어낸다.
그리하여 발걸음은 섬진강을 따라 남해로 이어지는데...
하동과 갈사마을을 지나 남해대교 이르러 바다와 만나는 섬진강.
남해야말로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푸른 바다와 아담한 항구와 맑은 해수욕장과 어부들의 노련한 인생 이력.
알베르토는 남해의 명물 죽방렴을 찾아 어부와 함께 멸치잡이에 나선다.
수백 년 어부들의 바다 체험으로부터 얻어낸 죽방.
그런 삶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남해.
그 남해의 노을보다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4부. 가을 바다의 전설 11월 19일(목) 오후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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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의 가을은 바다의 조각보다.
한 땀 한 땀 옛 어머니들이 바늘로 기워낸 형형색색의 조각보다.
갈대와 칠면초의 잔치다.
아침엔 재갈대, 낮엔 은갈대, 노을엔 금갈대.
한순간도 제 색으로 머물지 않은 순천만 갈대의 향연보다 무엇이 아름다울까.
가을 바다의 전설! 그 속에 이탈리아 청년 알베르토가 있다.
순천만의 갈대가 품고 있는 것이 어디 바다뿐이겠는가.
세상 어디보다 넓고 건강하다는 순천만의 갯벌 속으로 알베르토가 들어간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에서 맛조개를 캐내고, 장대 하나로 갯벌의 장어를 잡는다.
이처럼 수많은 갈대와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만들어낸 순천만.
그 순천만 사람들의 삶이 모이는 순천 역 앞의 새벽 도깨비시장.
어쩌면 갈대 하나하나가 모여 아름다움을 이루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도시를 이루고,
세상을 이룬다는 것을 알게 된 알베르토.
그래서 그는 한동안 순천만의 노을 앞을 떠나지 못한다.
5부. 낙안마을에서 쓴 편지 11월 20일(금) 오후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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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 쌓인다는 의미다.
순천시 낙안마을.
조선 시대 우리나라 소읍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가진 곳.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옛 모습을 가진 낙안읍성을
캐나다인 기욤 패트리가 찾았다.
볏짚을 엮어 지붕을 이고, 쇠를 달궈 호미를 만들고
할머니와 콩을 털며, 군불을 땐다.
캐나다에서도 도시에서 태어난 기욤에게
낙안읍성의 하루는 생경하지 않은 것 하나도 없다.
“모르면 마음으로 대화하라”
낮은 자세로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묻고 배워가는 기욤 앞에
마을 사람들은 점점 마음을 열어 도와주기 시작하는데...
불편함을 감수하며 옛것을 지키고 살아가며, 서로 돕고 사는 사람들.
기욤은 낙안읍성에 와서 비로소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품고 살아야 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