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중증 시각장애인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보디프로필 촬영에 도전했다고 입을 모았다. 안마사로 일하는 김서윤(33)씨는 “눈만 안 보이지 비장애인과 마음이 다른 건 아니다. 시각장애인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역시 안마사인 이태승(35)씨는 “안 보이다 보니까 남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선 무덤덤해지게 됐다”며 “그래서인지 시각장애인에게 보디프로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인가 성취했다는 자기 만족감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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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기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수월했던 점도 있었다고 한다. 이태승씨는 “눈으로 보지 못하니 ‘눈바디’(눈과 체성분 분석기 브랜드 ‘인바디’를 합친 단어)가 아니라 ‘손바디’로 몸의 변화를 체크했다. 보였다면 미세한 변화를 느끼기 어려웠을 텐데 손을 통해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 포기하지 않고 3개월간 묵묵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 일하고 있는 이지은(31)씨는 “식단 관리가 제일 힘든데, 맛있는 음식의 시각적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니 그나마 버틸 만 했다”고 했다.
노력 끝에 멋진 몸을 만들어냈지만, 대부분의 장애인들에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지은씨는 “시각장애인들도 운동에 대한 욕구가 많다. 그러나 여러 문제 때문에 쉽게 도전해볼 용기를 내기가 어렵다. 실제 요가 강사에 도전하기 위해 비장애인들과 함께 요가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봤지만, 수강을 거절당하기도 했었다”고 했다. 이태승씨도 “운동을 좋아해 20대 때 헬스장을 다니기 위해 알아본 적이 있는데,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거절당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처럼 장애인들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실로암’에는 운동을 지도할 수 있는 인력이 있고, 바벨에 무게가 점자로 적혀 있는 등 시각장애인들이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김서윤씨는 “장애인들에게 한 달에 9만원씩 운동을 위한 바우처를 지급하는 제도가 있지만, 수많은 헬스장 중 시각장애인에게 친화적인 곳이 없어 이용할 수가 없다”며 “열 군데 중 두세 곳이라도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손쉽게 운동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첫댓글 멋지시긔👍👍👍👍👍🫡
감동적이긔ㅠㅠ
와 멋지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