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행정지원사 배치는 교원업무정상화의 길이 아니다
김두루한(경기상고 교사)
서울시의회가 12월 17일 2012학년도 871학교에 교무행정사 배치 예산 115억원을 최종 의결했다고 한다. 이에 서울지부는 공식으로 18일 “예산 확보를 환영한다! ”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그런데, 교원업무정상화의 올바른 길이 ‘교무행정사(임시 이름)’ 배치일까?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2012년 주민참여예산 설문결과(2011년 8월1일~8월20일 응답자 19,690명)에 따라 “교원이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체제구축”이 54.9% 응답으로 1위로 나온 것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먼저 관심을 기울일 일은 올바른 ‘학교체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논의라 생각한다. 바로 현장에서 교원이 가르치는 일에 속하는 ‘수업(평가 포함)과 생활지도(상담)’ 등의 교육과정을 제대로 운영하는 체제를 마련하는 일이다.
“우리는 교사가 마땅히 해야 할 교육에 더욱 전념할 것이며, 그것을 방해하는 일체의 업무를 교사의 업무에서 배제하고, 교사의 담당업무가 ‘교육’이외에는 없는 너무도 당연한 학교 업무구조가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전교조 서울지부는 2011년 서울시교육청-교원노조 간 체결한 단체협약의 핵심 조항이었음을 강조하고, “모든 학교에서 교원업무전담팀을 꾸리고 학교부서편제를 학년부를 중심으로 하는” 것만을 새로운 체제로 확정하여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지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방식은 일찍이 ‘군사 독재 정부’의 ‘찍어 내리기 방식’의 획일 문화를 연상케 한다. 무엇보다 성명서에서 말한 대로 “학교 역할 강화를 위한 우선 배치 지원인력에 “교무행정 전담인력”이 34.9%로 1위를 차지한 것이 서울교육발전계획의 주요 과제였다고 했는데, ‘학교 역할’이 곧 ‘학교 교육력’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성명서에서 “비정규직 처우개선, 타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논의기구를 제안한다”고 했는데, 정작 우리 전교조 차원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전념”을 위한 새로운 학교운영체제에 대해 세부 방안을 착실히 마련하고 시민사회, 학부모의 동의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논의의 급선무라고 본다.
“안 그래도 교사들에 대한 사회적 질시가 높은 상황에서 일을 덜하려 한다고 들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뿌리 깊은 요인으로 “그 동안 학교에서 교사들의 직제가 교무행정을 기준으로 편성되어” “교사들의 교육자로서의 자존감과 전문성을 훼손하고, 교육에 무능한 교사들이 도리어 이런 교무행정업무를 통해 유능한 교사로 탈바꿈하는 목적전치현상의 원인”에 주목하면서 ‘교무행정사’의 115억 예산과 더불어 15억 ‘수석교사제’ 예산 도 통과했음도 주목하자. ‘교원 제도 및 교직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인 수석교사제나 학교 현장에서 점차 확대되어 시행하는 ‘교과교실제’, 교장선출보직제 논의를 아우르는 초중등 교직계의 새로운 체제는 무엇일까?
다시금 ‘교원업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 문제 인식과 더불어 그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수업하는 교장’이 가능한 ‘교과체제’ 마련에 힘쓸 때다.우리는 교단에 발을 내딛을 때 ‘국어(교과)’ 자격증을 받고 교단에 나섰으며, 학생들과 수업과 상담(생활지도)을 통해 우리의 삶터인 배움터에서 올바른 참배움으로 학생 저마다의 삶을 가꾸고, 그들이 하나된 나라를 이루고 겨레를 사랑하듯이 온누리 뭇겨레와 어울려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교사 전문가(직)’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2011.12.19)
http://cafe.daum.net/zayool?t__nil_cafemy=ite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