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예언하는 노파 유령
반시는 옛날 아일랜드 말로 '여자 요정' 이라는 의미이다.
대게는 누더기를 걸친 노파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죽음을 예언하고 죽음이 임박한
사람의 집에 나타나서 매일 밤 흐느껴 운다.
죽는 당일에는 쉿소리를 내며 방 한가운데를 빙빙 날아돈다.
이 지방 영주이자 왕의 종제인 아투디 죠반나 3 세가 병으로 쓰러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3 개월 전. 그 후 이 온후한 귀족은 죽음을 기다리며 마냥 누워있는 신세가 됐다.
요 며칠동안 여기저기서 그의 자식들과 친족이 모여들고 있다.
그것은 아투디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이제부터 시작될
추한 권력투쟁의 예고이기도 하다.
그들은 모두 겉으로는 영주의 안위를 걱정하는 척 하지만 실은 호시탐탐 후계자 자리를 엿보고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날 밤. 중앙 홀에서 하녀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렸다.
친족들은 드디어 아투디가 죽었구나 생각하고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하나 둘 모였다.
하녀는 홀 한가운데 주저앉아 몸을 떨며 손가락으로 한 구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 저.. 저기 구석에 노파 유령이........ "
모두 하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지만 지금은 어둠만이 있을 뿐이었다.
뭔가 잘못 봤겠지. 누군가 그렇게 말하자 저마다 자기 바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아투디의 죽음을 바라던 그들은 하녀를 겁에 질리게 한 것이
사람의 죽음을 예언하는 반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투디는 이제 곧 죽는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그의 마음에 들어서 후계자로 지명돼야 해.
다음날부터 친족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영주의 침실에 드나들었다.
아투디의 장녀는 그의 머리맡에 앉아 손수건을 적시며 눈물을 닦았다.
" 아버지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저예요. 출가하고 나서도 한 번도
아버지를 잊어본 적이 없어요. "
아투디의 조카는 전국 각지의 산해진미를 갖다 나르면서 자기가 얼마나 고생해서
그것들을 구했는가 역설했다.
" 숙부님. 제가 어렵게 구해온 음식들을 올릴테니까 잡숴보세요.
죠반나 가(家) 에 아무리 사람이 많다 해도 이 정도로 숙부님을 걱정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또한 아투디의 둘째 사위는 왕도에서 제일 유명한 의사를 불러왔다.
만약 아투디가 회복하기라도 한다면 이 의사를 시켜 독살하려고.
그날 밤도 그 다음날도 반시는 홀에 나타났다. 그리고 아투디의 용태가 급변한 밤.
친족들은 모두 그의 침실에 모여 방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반시를 보았다.
그들은 이미 1 분 1 초라도 빨리 죽어라! 라고 외치고 싶은 맘을 겨우겨우 억누르고 있었다.
반시는 그런 그들의 욕망에 부응하듯 침실 가운데로 나와 죽음의 선고인 독특한 쉿소리를 높였다.
일제히 아투디의 얼굴을 바라본 친족들. 하지만 명을 끊긴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장녀가, 조카가, 둘째 사위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차례로 쓰러졌다.
장녀는 지병이 도져서, 조카는 오래 전 전쟁 때 얻은 상처가 악화되어,
사위는 정적 (政敵)에 쓴 독에 중독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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