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거창에서 세 번째로 열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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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가 벽촌에서 회를 거듭하며 운항하고 있다. 인간의 근본 문제를 다루는 인문학은 내 안에 울림을 가져와, 자신을 돌아보고 남의 처지를 헤아려 더불어 엮인 인간관계를 여유롭고 숭고하게 한다. 경남 거창 동호마을의 설천재(雪泉齋)로 명명되는 고택 동호서당의 해맑은 뜻을 되살려 서늘한 문향文香을 느끼게 하는 인문학 강좌는 지난 2월 이형원 전 샛별중 교장의 ‘내 삶 고비에 찾아 온 만남들’이란 강좌에 이어, 이달 24일 토요일 오후 2시, 김영석 시인의 <모든 구멍은 따뜻하다>란 주제의 세 번째 강좌가 펼쳐진다. 김영석 시인의 시는 정확한 조사와 강인한 시 정신으로 읽는 자를 압도한다는 평이다. 가볍게 분노하거나 서투르게 절규하지 않고 절제 있는 묘사를 통해 각인하는 힘이 있다. 또한 이것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성찰 없이는 아무나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시인만의 고유성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사물을 보이는 모습이 아닌 관념과 철학의 본질로 해석하는 관상시(觀象詩)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으며 또 1984년 발간된 ≪도의 시학≫을 통해 서양적 시각이 아닌, 한국적 정서, 아시아적 시각에서 시를 써야 한다는 문학이론을 확립해 문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어린 시절 방황과 질풍노도의 경험이 문학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하는데 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의 “원대한 포부를 가진 예술형 남아를 끈기 있게 지도해 보자.”라는 통신표에 담긴 숙명적인 표지가 오늘의 김영석 시인을 만들었다는 스스로의 평가도 내놓는다. “젊은 날의 행로는 예견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렸지만 이제 남은 인생항로는 어느 정도 예견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것이 삶이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인다. 1945년 전북 부안에서 출생한 김 시인은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1년 월간문학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썩지 않는 슬픔≫, ≪나는 거기에 없었다≫, ≪모든 돌은 한때 새였다≫, ≪외눈이 마을 그 짐승≫ 등이 있으며, 올 2월 엮은 시선집 ≪모든 구멍은 따뜻하다≫가 있다. 저서로 <도의 시학>, <한국 현대시의 논리>, <도와 생태학적 상상력> 등과 옮긴 책으로 <삼국유사>, <구운몽> 등이 있다. 교수로서 대학강단에 선 지 30년을 넘어 정년을 마치고 지금 배재대 명예교수로 있다. 이태 전 귀농해 멀리 석포호가 내려다보이는 부안 능가산 가인봉 앞에 세설헌(洗雪軒)을 지어 거처를 마련했다.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넷째 토요일 오후 2시에 동호마을 고택에서 펼쳐지는데, 문학, 역사, 철학, 언어,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또렷한 길을 걸어 온 분들이 자신의 삶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낼 것이다. 인문학 연구공간 ‘파랗게날’(http://daum.cafe.net/blueedge)은 이들 인문학 강좌에 더하여 7월에는 <1728년 무신난의 지역사적 조명.정희량과 이술원의 시대사 인식>이란 주제로 여름학술제를, 8월에는 <솔바람 사이 서성이는 예술의 끼>라는 주제의 여름예술제를 준비한다. 여름학술제는 연세대 및 서울대의 역사학 연구자들이 연구 발표를 하고 토론을 벌이게 된다. 지난해에 이어 열리는 여름예술제는 홍익대 미술대 출신 교수 겸 화가 10명이 예술적 감성이 넘치는 초중고교 예술꿈나무 60여 명과 만나 동호마을 고택 및 솔숲 여기저기 흩어져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말 나누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 참여를 원하는 예술꿈나무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동호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 및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23편의 고속버스가, 거창읍에서 웅양면까지 오전 6:40부터 오후 8:30까지 완행 20편, 직행 9편의 버스가 운행되며, 웅양면 소재지에서 내려 950m의 거리를 숲길을 걷다 보면 가 닿게 된다. 인문학 강좌와 학술제 및 예술제의 참가는 무료다. | ||||
기사입력: 2012/03/13 [00:25] 최종편집: ⓒ 새만금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