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퀘가 발매되는 하드웨어를 사라! 필자의 철학] |
필자가 드퀘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은 드퀘 4를 만나면서 부터이다. 아직 RPG의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있던 그 시절, RPG라는 장르의 참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던 게임이기에 필자에게는 항상 첫사랑의 연인같은 느낌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의 추억을 잊지 못 하는 것처럼 필자 역시 드퀘의 감동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단순히 필드를 돌아 다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말하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는가? 그렇게 필자가 좋아하는 게임이 바로 드래곤 퀘스트이다.
[이 게임으로 드퀘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이
전작인 드래곤 퀘스트 6 발매 이후 참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길어야 1, 2년 정도면 차기작이 나오는 다른 게임에 비해 드퀘 시리즈는 후속작의 발매가 상당히 늦는 편이다. 패미컴 시절 약 1년을 주기로 신작이 발매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슈퍼 패미컴 이후에는 그 주기가 매우 늦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지난 8월 26일 무려 4년만에 드래곤 퀘스트 7이 발매되었고 그 명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엄청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350만장이 넘게 팔렸다...] |
분명 일본에서 드퀘의 위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본 내 사정이고 우리나라의 상황을 한번 짚어 보자. 국내에서 바라 본 드퀘의 느낌은 어떨까? 패미컴 시절부터 콘솔 게임을 즐겨온 유저라면 대부분 드퀘 4와 파이널 판타지 3(이하 파판)를 플레이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그 당시만 해도 두 게임의 인기는 거의 비슷했지만 슈퍼 패미컴으로 넘어 오면서 부터는 적절한 시기에 꾸준히 시리즈를 발매했던 파판과 달리 뒤처진 듯한 그래픽과 발매 연기 등으로 인해 드퀘는 조금씩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PS용 파판 7의 대 성공으로 인해 PS로 콘솔 게임에 입문한 유저들에게는 드퀘에 대한 향수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드퀘는 관두고 파판 4, 5, 6보다 이 게임이 더 친근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
결국 국내에서는 일본에서의 인기가 엄청나다는 것 정도가 이슈화 되고 있지 않나 싶다. 드퀘가 제 아무리 일본 열도를 뒤흔드는 괴물 소프트웨어라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옆 나라의 이야기일 뿐인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드퀘를 즐겨온 필자에게 그것은 정말 불만이었다. 드퀘의 팬으로서 PS에 첫 발을 들여 놓은 드퀘가 어떻게 그렇게 꾸준한 인기를 누릴 수 있는지 그것을 설명해 보이고 싶다.
[드퀘를 알아보러... 가자!] |
드래곤 퀘스트 이해하기
이 게임을 소개하기 이전에 한번도 드퀘를 경험해 보지 못 한 유저들을 위해 드퀘라는 게임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드퀘는 게임 콘솔에 RPG라는 장르를 정착시킨 최초의 게임이다. 울티마 시리즈에 기반을 둔 드퀘는 일본 대중에게 RPG가 무엇인지를 알려 주었고 당시 패미컴의 엄청난 보급 대수에 힘입어 드퀘 신드롬이라는 현상을 유발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당시 드퀘 발매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밤을 세워 줄을 섰고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직장이나 학교를 빠지는 사람도 많았으며 드퀘 강탈 사건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볼 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그만큼 일본 내에서 드퀘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관심은 절대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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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동안 기다려 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콘솔 RPG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 퀘스트」시리즈의 최신작, 「드래곤 퀘스트 7 ~ 에덴의 전사들 ~」. 수퍼패미콤으로 발매된 6편 이후 플랫폼을 달리 하여, 결국 나타난 것이다. 「파이날 판타지 7」이 발매되려고 할 때 제작이 발표된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로 제작 기간이 길었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얼마나 세심하게 만들려고, 혹은 얼마나 많은 문제가 생겨났기에 PS2로 시장을 변화하려 하는 이 시점에 나타나 버린 것일까.
어떻든 변하지 않는 게임으로 유명한 DQ의 신작이 나와버렸다. 개인적으로는 DQ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짙은 색안경을 쓰고 게임을 즐기게 되는 것이며, 강렬한 선입견을 가진 상태에서 출발할 수 밖에는 없었다. 이 상태에서 시작해서 느낌이 안 좋으면 당연한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고, 느낌이 괜찮다면 의외의 효과를 노리면서 상당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게임을 시작한 시점에서 느낀 건 「여전하다」는 점이다. 여전한 게임이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보다 적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DRAGON QUEST 그 자체다.
단순한 게임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DQ
DRAGON QUEST는 일본 콘솔 RPG 최초의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발매 당시 획기적인 스타일의 게임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으며 거의 전 시리즈가 밀리언셀러라는 자랑스러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일본 게임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타이틀 중 하나인 것이다. 유동인구 300만을 보유한 유일무이한 게임이랄까. 그야말로 고정팬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 자체도 고정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DQ란 게임의 그 고정된 이미지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편집자 주: DQ 시리즈는 그야말로 거의 모든 시리즈가 밀리언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는 외전격으로 발매되었던 「드래곤 퀘스트 몬스터즈」 역시도 23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새시대의 하드웨어에 맞게 충실한 이식도를 보여주었던 수퍼패미콤판의 「드래곤 퀘스트 1&2」와 「드래곤 퀘스트 3 ~ 그리고 전설로 ~」 역시도 각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죠. PS로 안일하게 이식되었던 수퍼패미콤 시절의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가 시리즈 세 개를 통틀어서 50만장을 겨우 넘어가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일입니다. 참고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중에서 밀리언 셀링에 실패한 타이틀은 게임보이용의 「드래곤 퀘스트 1+2」 하나 뿐입니다)
불행하게도 나는 그렇지 못했다.
굳어있다는 느낌=변하지 않는다는 느낌?
DRAGON QUEST는 너무도 굳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변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변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무언가 확연하게 변한다는 것 자체가 DQ를 부정해 버리는 상황에 도달해 버린 것이다.
[이전의 시리즈와 어떤 차이를 느낄 수 있는가] |
DQ 같다는 그 기분 자체를 즐기면 그만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DQ는 그런 게임이다. 그보다 많은 것을 바랄 필요도 없고 그렇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안심이라면 안심이랄까. DQ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잡으면 되는 듯한 느낌이다. FF 처럼 계속해서 바뀌어 가기 때문에 변하는 것에 적응해 가야 할 필요가 없다. 그게 DQ의 가장 큰 특징일 테니.
하지만 나는 게임이 나온 시점을 다소 앞서가는 듯한 느낌의 게임을 좋아한다. 그 시대에 맞는 느낌이란 것도 충분히 괜찮겠지만 어느 정도는 앞서가는 듯한 느낌의 게임을 즐겨오던 사람에게선, 그 시대에 맞춘 듯한 인상의 게임은 뒤쳐진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DQ는 정체를 부르짖는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DQ의 변화는 정체에 가까운 것이며, 급변하는 이 시대에서의 정체는 퇴보와도 같다는 그러한 관점에서 DQ는 시대에 뒤떨어진 게임이 되어 버리고 만다. 그 점이 슬플 뿐이다. 네임 밸류라는 걸 대단히 중시하는 나에게서 그보다 더 확고한 네임 밸류를 지닌 게임은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 너무도 아쉽다.
DQ를 좋아하지도 않고 제대로 즐기지도 않는 나로서는, 보다 더 깊게 파고 들어갈 여력은 없다. 그러면서도 살짝 지나가면서 해본 것이 있었고, 그러한 것에 의해 생겨난 DQ란 게임의 이미지란 것이 있다. 그런 이미지의 측면에서 볼 때, DQ는 DQ가 가지는 이미지가 확실하다고 해야만 할 것이다.
이번에 새로 발매된 DQ 7 역시 그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게임이 재미없다, 재미있다는 것을 떠나, 그래픽이 어떻다는 것 모든 걸 언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단 한 마디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 게임은 DQ다」
라는 그 한 마디.
DQ=DQ
DQ 스럽다거나 한 것이 아니다. 단지 DQ일 뿐이다. 그 어디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DQ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었다.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든 간에 그러한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그 게임을 선택하는 사람의 의사에 달려 있다.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가 있다. 게임 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보류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간접적인 평가라고 한다면 그저 "이 게임은 DQ다-" 란 말만 하게될 것이다.
…
분명, 최근의 트렌드는 그래픽이다. 이 게임에서도 그래픽에 관한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DQ는 변하지 않는 게임으로 유명하다지만 플랫폼 까지 바뀐 시점에서 바뀐 게 없다고 말한다면, 그건 2000년이라는 작금의 시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코어, 라이트로 플레이어 기준을 나누는 애매한 경향도 생겨나고는 있지만 어떻든 지금 이 시점에서는 게임의 구매 척도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그래픽인 만큼, 게임을 팔기 위해서는(그 어느 때보다도 게임을 판다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때이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무언가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 빠른 시간에 어필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확연하게 들어오는 것이 바로 그래픽인 셈이니까. (물론 광고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은 광고에 관련된 마케팅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게임도 이제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다른 것들과 다를 게 없는 일반적인 무대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일반인들이 즐기는 일반적인 문화에 게임이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래픽, 나쁘지 않은 수준. 동영상, 좋지 않은 수준
DQ의 그래픽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픽이 좋다, 나쁘다하는 그런 일반적인 부분에 대해서의 논란.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개인적인 견해로 볼 때에, DQ의 전체적인 그래픽은 "나쁘지 않다"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DQ의 인상이 나빴던 것이 좋지 않은 그래픽이었다는 점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좋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상대적인 관점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DQ 7의 그래픽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들자면 DQ 특유의 색감을 폴리곤 기반에서 잘 살렸다는 점을 들고 싶다. 폴리곤 필드를 사용하는 DQ로서는 "파격"을 보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DQ 답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더 이상 무슨 이야기가 필요한가] |
하지만 동영상은 인정할 수 없다. FF의 영화적 연출을 보여 주려고 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없는 편이 월등히 나았다. 오프닝 동영상의 인상이 너무도 좋지 않기 때문에 DQ의 그래픽에 대한 인상을 보다 더 흐리게 만들 여지가 남을 정도다. 이 부분은 DQ 7의 오점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지금은 2000년이다] |
음악은 이제 전통
스기야마 고이치 할아버지의 음악은 DQ를 대표하는 것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유명한 곡들은 계속해서 사용되어 왔고 이번 작품에서도 사용되고 있어서, DQ 시리즈의 팬들은 그러한 부분에서는 즐거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PS라는 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확실히 이전보다는 좋아 보인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라기보다는 음향적인 측면에서.
정적인 관현악으로 RPG 음악의 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스기야마 고이치의 음악은 여전히 게임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그래픽에서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는 게임이 아니지만, 음악에서는 언제나 좋은 평가를 받아온 게임 다운 모습이다. 그러한 것이, "여전한 DQ"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테니까.
인터페이스, 아직도 그대로인가?
FF를 좋아하는 사람이 DQ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터페이스이다. 간단한 부분은 확실히 간단하게 처리하는 FF에 비해 기본 행동 커맨드조차 다양하게 구분해 둔 전통적인 DQ식 인터페이스는 유저를 귀찮게 만든다. 제작사에서도 그러한 점을 인정했는지 5편부터는 각종 커맨드를 통합한 FF식의 버튼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의외로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는 건 역시 실패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한 단축형 버튼은 이번에도 건재하다. 이른바 "편리 버튼"이라는 삼각형 버튼이 바로 그것이다.
[간편 버튼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게임은 훨씬 편해진다] |
대화, 도구, 강함, 주문, 조사, 작전의 여섯 커맨드는 여전히 건재하며 O 버튼을 누르면 등장한다. DQ 시리즈에 익숙한 팬이라면 O 버튼을 통한 플레이에서 DQ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간편한 것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O 버튼을 사용하기 보다는 삼각형 버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을 것이다. 편리 버튼은 대화, 조사, 그리고 물건을 집거나 던지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대화 한 번에 이렇게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니…] |
아무래도 조작에 관련된 부분 중 가장 큰 변화라면 카메라 뷰 변환이 아닌가 싶다. 폴리곤 필드로 새롭게 태어난 DQ의 세계를 보다 더 다양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DQ 7에서 처음 생겨난 기능이니까.
L1, R1 버튼이 각각 좌, 우 회전이며, L2, R2 버튼은 한번에 45도씩 좌, 우 회전을 할 수 있다. (메인 필드에서는 시점 변환이 되지 않으며 특정한 던전의 경우에는 시점 변화에 제한이 가해지기도 한다.) 또한 사각형 버튼의 경우는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원경을 보여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지도를 입수한 후에는 지도를 보는 기능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원경과 근경의 조절이 가능하다] |
그 외에 조작 부분의 특징이라면 듀얼쇼크의 아날로그 스틱을 통해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 정도이다. 폴리곤 필드를 채용한 덕분에 캐릭터를 다양한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
세이브는 여전히 마을 안에 있는 교회에서 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에는 던전 내에서 세이브 포인트를 볼 수 있다. (DQ 5와 6을 제대로 즐긴 것은 아니어서 5와 6에서도 던전 내의 세이브 포인트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한, 세이브 포인트 덕분에 이전에 비해 상당히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비록, 레벨 노가다는 여전하지만...
팬이 아니라면 시작부터 위화감을…
게임을 시작하면서 느낄 수 있는 건 어딘지 모를 위화감이다. 보여주고 있는 것은 충분히 DQ 다운 것이지만, 게임 진행 스타일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DQ 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폴리곤 필드를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 은근히 그러한 것을 내세우는 튜토리얼(Tutorial)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느낌이 DQ가 아닌 다른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DQ란 게임에서 퍼즐 던전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정도의 레벨을 지닌 퍼즐 던전을 튜토리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이상하다고 해야 할까?
어차피, 일본 게임에서 일본어를 잘 모르면 게임 진행이 어렵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FF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단어에 다른 색을 사용하거나 해서(이러한 것은 최근의 다양한 게임들이 채용하고 있는 추세다. YS 4 같은 게임에서 선보이기도 했고.) 어느 정도 진행에 대한 유추라도 해볼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그만큼 대사 하나하나에 신경써야 하고 세심하게 바라봐야만 한다. 그러한 것이 RPG의 본질인가? 콘솔 RPG의 본질이라고 해야만 할까? DQ가 콘솔 RPG 최초의 타이틀이기에 그것을 따르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부분들이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부분들을 대화에서 다른 색상 등으로 표시해 주지 않는다는 점은 적당히 일본어를 해석해 가면서 진행하려고 하는 필자같은 사람에게나 불편할 뿐 플레이어를 배려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설령 한글로 된 게임이라고 해도 언제나 모든 대사를 읽으면서 게임을 즐길 수는 없는 일이고, 어느 순간에는 놓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분을 너무 간단하게 처리해 버리고 있다는 부분은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DQ는 중요한 대사인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흘려 버릴 여지가 있는 게임이니까. 순간의 실수로 대사를 흘려들었다가 진행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서 좌절하게 되면 얼마나 슬플까. 그럴 여지가 높은 게임이 바로 DQ 7이다.
물론 게임을 시작한 뒤 첫 전투까지 이르는 과정이 애매하다고 해서 불편한 것은 아니다. 물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진행이란 기분이 잘 들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아쉬웠던 것일까... 이야기가 잘 이어지기로는 그 어떤 게임보다도 탁월했던 DQ라는 게임에서 느끼는 이러한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건물에서 느꼈던 이상한 기분도 DQ 답지 않은 위화감 조성에 한 몫 하는 듯 하다. DQ하면 기억나는 것이 건물 안을 들어설 때 터지는 지붕이 아니던가. 로딩 탓이었는지(아마도 그럴 것이다.) 건물 안을 들어서자 마자 터지는 지붕을 채택한 것이 아니라, FF와도 같은 스타일로 바뀌어 버렸다. 물론 로딩도 짧고 건물에 들어선 후의 연출로 그것을 이어가려고 한 흔적은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공허하다고 해야 할까? 폴리곤의 사각지대를 너무 등한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참신하게 보이려고 내놓은 시스템인 것 같은 맵 컬렉션 시스템은 아마도 DQ 7에서 가장 악질적인 부분일 것이다. 석판의 조각이 당신의 운명을 크게 바꿔버린다고 말하면서 신비한 석판을 모아서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분명 그렇긴 하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이 게임을 짜증나게 만든다. 석판이라는 것이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는 게 주요한 이유다. 진행하다 보면 석판의 존재를 잊고 진행할 때가 있다. 바로 그 때가 낭패를 볼 시점이다. 석판을 얻기 위해서 다시금 던전을 뒤져야 할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놓친 게 있어서 다시 돌아보거나 하는 일이 다른 게임에서도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게임만큼 악질적인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다가 실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전투의 존재의미
전투는 역시 여전하다는라는 것이 첫 인상이다.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DQ의 바로 그 느낌이다. 이전보다는 적이 움직인다는 느낌이 확실하긴 하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아마도 제작진은 적당한 정도의 그 느낌이 DQ의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DQ의 전투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 어떠한 게임보다도 많은 전투를 해야만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전투를 해야 하므로 간단하게 전투를 처리했다고 봐야할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면 왜 전투를 넣었는지 의문이다.
[우직함인가, 퇴보인가] |
DQ 3에서 호평을 받았던 전직 시스템도 사용되고 있다. 전직이라는 요소 자체는 상당히 흥미 있는 부분이지만, 전직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게임은 대체로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나아가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이다. 자신이 바라는 직업이 적당한 수준이라면 할 만하겠지만, 보다 강력한 직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특정 직업으로 전직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DQ 7 역시 그러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직을 위해 수많은 몬스터를 잡아야만 할 것이다. 전투가 아무리 간편해지고 빠르게 처리된다 하더라도, 이는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의 성취감이 그 동안 들인 노력에 비해 적다는 건 슬픈 일이기도 하다.
결국 어떤 게임이란 말인가
변화와 전통이 공존하는 게임 DRAGON QUEST 7. 리뷰를 쓰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게임이다. FF 보다도 더 심하게 유저층이 나뉘어 버리는 게임이기에 특별한 멘트를 담을 이유가 없을 정도이다. DQ를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DQ 7도 "해야만" 하는 정도의 느낌을 주고 있으며, 또 게임에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DQ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이번에도 DQ의 세계에 들어가기 어렵다. 오직 DQ 팬을 위한 게임이라고 말해도 될까?
결국, 시리즈를 플레이 했던 사람들에게는 이번에도 역시 해야 할 게임이며, 하지 않던 사람들은 이번에도 하지 않을 게임이라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드퀘'답다고 말하고 있다
드퀘 7을 플레이해 본 유저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바로 드퀘답다는 것인데 예전에 드퀘를 플레이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리둥절할 것이다. 어째서 그런 말들이 나올까? 시리즈물인 만큼 전통을 이어 간다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닌데 어째서 유저들은 드퀘답다는 말을 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한번 알아 볼까요? 좋지! 알아봅시다~~~ 띠리리리~♪ 이, 이게 아닌데... --;)
[드퀘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
첫째, 최초의 드퀘를 만들 때 참가했던 핵심 인물인 시나리오 담당의 호리 유우지(드퀘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이다.), 음악 담당의 스기야마 고이치, 캐릭터를 담당한 만화가 토리아마 아키라(닥터 슬럼프와 드래곤볼로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리고 메인 프로그래머 나까무라 고이치(현 춘소프트 사장)의 4사람에 의해 시리즈 6편까지 제작되었다. 비록 지금은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나까무라가 빠져 있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3인은 여전히 굳건하게 드퀘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 드퀘 1편부터 최신작인 7편까지 변함없는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다.
[결코 변하지 않는 세계관] |
셋째, 변화지 않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단 한편만 플레이해 보아도 메인 시스템에서 전투 시스템까지 드퀘의 모든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드퀘의 시스템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관성으로 인해 새로운 시리즈가 나와도 과거의 기억을 떠 올리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런 모습들이 드퀘의 트래이드 마크처럼 각인되어 버렸다. 이것은 팬들에게는 분명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아뭏든 항상 변하지 않는 모습, 그 자체로 '드퀘답다' 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15년 전통을 지켜온 시스템
앞에 전술한 것처럼 1986년 드퀘 1편 발매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드퀘의 시스템은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시스템이 일본 RPG의 기본적인 틀을 확립한 대단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으로선 조금 촌스런 시스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바야흐로 모든 분야에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지향하는 시대에 완벽한 텍스트 체계의 시스템은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지도 모르겠다.
사실 드퀘의 팬임을 자처하는 필자 역시 매번 '다음에는 아이템 모양 정도는 그려 주겠지' 하는 기대를 갖곤 했지만 역시 변화하지 않는 드퀘이다. 아마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특히 일본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번거롭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덕분에 로딩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니 변화를 생각하지 않는 드퀘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일지도. (만일 드퀘의 내부 시스템에 변화가 생긴다면 에닉스에 테러가 날지도 모른다. 농담이 아니다. ^^;)
[텍스트 환경의 시스템] |
[일본어를 모르는 이에게는 쥐약이나 다름없다] |
그럼 전투 시스템은 어떠한가? 전투 시스템 역시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어 파판 시리즈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최근 대부분의 RPG가 사이드 뷰를 사용하여 메인 캐릭터와 몬스터를 한 화면에 포착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드퀘의 전투 시스템은 플레이어 시점에서 이루어 진다. 이러한 1인칭 시점의 전투는 플레이어가 감정을 이입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연출 면에선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퀘 시리즈는 맵 상에 보이는 SD 캐릭터와 토리야마 아키라의 일러스트 외에는 주인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예전에는 하드웨어 특성 상 보여 주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일러스트에 나온 이미지를 토대로 유저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고나 할까? 이런 이유로 주인공 보다 몬스터가 더 유명한 게임이 바로 드퀘이며(그 중에서도 슬라임은 독보적이다.) 지금까지 드퀘를 즐겨왔던 이들에게는 전혀 불만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하드웨어의 사양이 높아진 만큼 시점 변화를 이용한 다양한 마법 연출과 몬스터들의 에니메이션이 추가되어 한층 즐거워 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판이나 그란디아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전투 신을 즐겨온 유저들이 보기엔 조금 답답할 수도 있다.)
[1인칭 시점의 전투] |
하지만 아무리 변화하지 않는 드퀘라고 해도 나름대로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조금씩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번 7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는 게임의 줄기를 이루고 있는 석판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던 당초 약속과는 달리 스토리와 연계되는 바람에 자유도가 배제되어 버리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시스템이다.
[이것이 석판이다] |
직업 시스템 또한 전작에서 조금 더 발전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마스터한 직업에 따라 상급 직종으로 전직이 가능하고 관련있는 직업을 조합하여 새로운 특기를 얻을 수 있으며 몬스터의 특기도 배울 수 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의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느껴 보자
전통적으로 드퀘의 스케일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풀어 나가다 보면 어느 새 결말에 이르는 부드러운 시나리오가 특징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드퀘 시리즈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부분이 바로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로토의 이야기에서 천공의 성 이야기로, 그리고 이제는 이상한 석판을 모으는 이야기로 바뀌어 왔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고리타분하다는 말을 듣는 경우도 많았다.
오죽했으면 일본 RPG는 선택된 용자가 레벨업을 위해 이유없이 몬스터를 죽이고 마왕을 무찌른다는 공식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이 공식을 비꼬았던 게임이 아스키의 문(Moon)이라는 RPG이다. 이 게임에서는 용자가 휩쓸고 간 장소를 정리한다는 내용을 담아 기존 RPG - 특히 드퀘를 풍자했다.)
[죄없는 몬스터를 쓰러 뜨리는 주인공] |
확실히 드퀘는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스토리를 채용해 왔지만 그런 단순한 이야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바로 드퀘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드퀘를 플레이하다 보면 작은 이벤트 하나를 해결하더라도 등장 캐릭터와 주인공 간에 정감이 느껴 진다.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드퀘를 좋아하는 수많은 유저들도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는 드퀘의 아기자기한 시나리오에 열광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본다.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 |
이번 7편 역시 따뜻한 이야기들로 게임을 풀어 나가고 있다. 이상한 석판을 찾아 세상을 만들고 과거와 현재 사람들의 애환을 풀어 나가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스토리,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주는 그런 스토리로 드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잔재미에 중독되지 말라
드퀘의 특징 중 하나는 게임 속에 또 다른 게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작에서 본편 만큼 인기를 모았던 카지노는 이번에도 다시 등장하는데, 코인을 얻어 특수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재미에 빠져 게임 진행은 뒤로 하고 카지노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슬라임 레이스나 몬스터 파이트 같은 게임은 아쉽게도 삭제 되었지만 포커와 룰렛 등 중독성을 유발하는 게임으로 플레이어를 도박사로 만들기도 하며, 메달 모으기는 전 세계의 항아리와 옷장을 뒤지며 메달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메달을 찾기 위해선 부셔야 한다] |
여기도 뒤져라! 짜증나게 하는 구석도 있다 |
특히 7편에 새로 추가된 마을 제작 시스템은 자신만의 마을을 만들 기회를 제공하며 이주민들의 직업에 따라 마을의 모양이 달라지고 친구와 이주민 트레이드도 가능하게 하여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몬스터 연구가에게 몬스터를 보내면 몬스터 파크도 만들기도 가능하며 이와 같은 미니 게임들로 시나리오 진행 시간보다 미니게임 진행 시간이 더 긴 유저가 있을 정도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곳에 마을이 들어서게 된다] |
그래픽
처음으로 드퀘 7을 플레이했을 때 편집장인 X카님한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아직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토록 예쁜 색감이라니... 색의 배치도 뛰어 나지만 배색 부분도 만족할 만하다. 폴리곤으로 구성된 마을과 던전 역시 아름답게 구성되어 있으며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 필자의 주변에서는 텍스쳐가 없어 허전한 느낌이 든다는 의견이 많았다. (파판 때문인가... --)
[참으로 아름다운 화면이... 아닌가? --;] |
필자가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2D에서 3D로 극적인 변화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드퀘다움을 그대로 간직했다는 점이다. 3D 그래픽이지만 2D 그래픽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색감 배열과 화사함, 전통적인 드퀘 식 마을 표현, 자유로운 시점 제공 등 그래픽에 대해선 별다른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단지 2D 캐릭터와 3D 배경 간의 이질감이 심하다는 점과 필드 타일에 발생하는 균열이 마음에 걸릴 뿐. (침대에 달라 붙어 있는 캐릭터를 볼 때면 왠지 한숨이 흘러 나온다.)
[사람이 침대에 붙어 있다] |
사운드
대부분의 드퀘 시리즈(예외도 있었지만)가 그래픽 적인 부분에서 유저들의 원성을 들어 왔다면 상대적으로 사운드 부분에서 보상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드퀘의 음악은 훌륭한 퀄리티를 유지해 왔다. 이는 스기야마 고이치 할아버지가 15년째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단언할 수 있으며, 이번 7편 역시 아름다운 음악으로 뛰어난 음악으로 유저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가끔은 음악이 너무 좋아 게임 진행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할 만큼 좋은 음악들이 게임 전반에 흐르고 있다. 오히려 게임 몰입도를 떨어 뜨릴 정도이니...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효과음 부분은 슈퍼 패미컴에서 PS로 변경된 만큼 퀄리티가 상승하긴 했지만 사운드 샘플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어떻게 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효과음이 많아 캐주얼 플레이어들에게는 불만이 될 수도 있겠지만 드퀘의 팬인 필자에게는 한없이 정겨운 소리들로 느껴졌다. 전투 시 타격음이나 각 메뉴의 효과음, 대사가 나올 때는 비프 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등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드퀘만의 매력으로 말이다.
드퀘라는 것
이 글의 서두에 밝힌 것처럼 필자에게 있어 드퀘는 특별한 게임이다. 단점을 발견한다 해도 그것마저 좋아보인다고나 할까? (옛 어른들은 그런 걸 콩깍지가 씌웠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게임을 바라 보기엔 이미 필자의 눈이 멀어 버렸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게임을 바라보려 노력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과연 드퀘의 인기는 어디까지일까] |
드퀘 7... 4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 때문에 다른 게임보다 더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RPG라는 장르가 액션 게임처럼 특수한 테크닉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확실히 뒤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기종의 다양한 게임을 접해온 필자의 눈으로도 '그것을 과연 낙후된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15년이란 전통과 전작과의 긴 시간차로 인해 유저들이 느끼는 향수는 확실히 대단한 것이다. 물론 그런 과거의 기억을 배제하더라도 그 동안의 기다림을 보상할만큼 충분한 재미를 보장하지만. ^^
[한번 즐겨보고 싶지 않은가?] |
혹자는 '드퀘를 모르는 이라면 플레이하기 힘들 것이다' 라던가 '매니악한 게임이다'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드퀘 7은 드퀘를 모르는 이라면 더욱 플레이해 봐야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유가 궁금해서라도 플레이해 봐야 할 것이고 드퀘만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플레이해 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일본식 RPG의 효시가 된 게임이 아닌가?
특히 귀여운 캐릭터와 따뜻한 스토리, 뛰어난 음악 덕분에 저연령층 유저도 쉽게 즐길 수 있으며 일본어에 약하다고 해도 공략본을 이용해서 그 재미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만일 주저하고 있다면 속는 셈 치고 드퀘를 즐겨보자. 일본 최고의 RPG라 불리우는 게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드퀘는...최고의 스토리성 겜인데... 일어가 문제.....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플스가 새턴을 확실하게 앞지른 원인은 플스로 파판이 나와서가 아니라 드퀘가 발매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파판 발매할 때는 좀 유리하긴 했지만 비슷비슷한 수준이었는데 드퀘 발매소식으로 N64 기다리던 드퀘골수팬들이 전부 플스로 이전했기 때문에 새턴을 완전히 따돌린 것 같아요.
참고로 세계에서 파판이 유명하고 최고의 RPG라고 해도 일본에서는 드퀘 발매일을 파판이 피해서 발매할 정도로 드퀘 명성에 못 미치죠.(물론 서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발매일을 겹치지 않기도 하지만 드퀘쪽에서 미루는 경우는 없었죠.)
드퀘가 발매된건 이미 플스로 대세가 기울은 다음인데. 이미 새턴 망하고 드캐나올때 나온거요.
발매가 된 것은 엘크님 말씀대로 그렇죠. 하지만 발매하겠다는 발표는 파판7 체험판이 무사시전이라는 게임포함되어 나왔을 시기에 에닉스와 스퀘어의 전략적 제휴(쉽게 뒤에서 서로 싸바싸바해서)로 PS로 발매 기사가 나갔습니다. 그 당시에 드퀘때문에 N64 기다리던 유저들이 대거 PS를 구입하는 일 생겼죠.
덕분에 N64는 발매당시부터 안팔린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사실 플스나 새턴에 비해서 찬밥 신세였죠.
저도 그 때 플스를 구입하게 되었죠..^^; 원래는 플스구입예정이 없었는데 드퀘가 플스로 나온다는 기사보고 샀습니다.
하지만 드퀘가 발매된건 엘크님 말대로 기사 발표후 한~~~참 뒤에 발매되는 바람에..ㅜ.ㅜ
콘솔 알피지 원조가아니라 알피지 자체의 원조가 아닐까요? 이 장르를 최고의 장르로 만든 원조라고 해야 겟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솔직히 잼있었음 공략보고 진행하다 중간에 막혀서 그렇지
최강...
요즘 요거에푹빠져산다는.. 새해밝아도 빠져나오고싶어도..헤어나올수업는 절정의 전투밸런스 ,극노가다, 캐릭안나와서그렇지8탄보다화려한 마법연출..이오나즌하나땜에3가지쟙을 더해야한다는 이런극노가다ㅠ, 8탄에 이어 중독성200프로겜에 뛰어들어 완전난감.. 그래도 마왕색귀 지둘려라 미나데인 먹여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