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의 지역축전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 대한민국 차 산업의 최대의 축전인 보성녹차대축전이 5월 1일부터 5일까지 차밭일원에서 개최한다. 보성군은 전국 최대의 차 주산지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녹차 생산을 위해 철저한 품질관리로 유기농 차를 재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 종류를 보면 차는 발효시키는 정도에 따라 우린 차의 색깔과 맛, 향이 다르게 나타는데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차의 종류를 녹차(綠茶), 황차(黃茶), 홍차(紅茶)로 구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같은 차나무 잎으로 만든 녹차와 황차, 홍차는 어떤 점에서 같고 또 어떤 점에서 다를까? 이를 구분 하는 기준은 차나무의 품종이 아니라 차의 제조과정에 있다. 즉 찻잎을 따서 얼마나 발효시키느냐에 다라 세 종류의 차로 구분되는 것이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발효란, 미생물에 의해서 음식물이 분해되거나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차의 발효는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아니라 찻잎에 존재하는 폴리페놀옥시데이즈(polyphenol-oxidase)라는 효소에 의해 일어나는 산화반응이다. 그렇다면 이제 녹차, 황차, 홍차를 비교해 보자.
녹차는 불발효차(不醱酵茶)로서 찻잎을 채취해 바로 가열하여 만든 차이다. 가열방법에는 가마솥에 덖는 방법과 증기로 찌는 방법 등이 있다. 증기로 순간적으로 찌는 방법은 덖는 것보다 식물 본래의 녹색을 더욱 쉽게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덖음차가 찐차보다 향기롭다.
녹차는 녹색의 색상과 그리고 신선한 풋냄새가 특색이며 한국, 중국, 일본 등이 주생산지이다. 일본의 녹차는 증기를 이용하여 가열한 찐차가 생산이 되고, 중국의 녹차는 가마솥의 화열로 덖은 덖음차가 생산이 된다. 한국에서는 덖음차와 찐차가 함께 생산되고 있다.
찐차는 찻잎을 수증기로 찌는 정도에 따라서 차의 빛깔과 맛과 향이 달라지며, 덖음차도 덖는 정도에 따라서 서로 다른 종류의 차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찻잎을 채취하는 시기에 다라 우전(雨前), 세작(細雀), 중작(中雀)대작(大雀)으로 나눈다.
우전은 곡우(4월 20일) 전에 나온 차라고 하여 불려진 이름으로 최고품질의 녹차이다. 새작은 우전을 만들 때 보다 잎이 조금 더 자란 찻잎으로 만든다. 중작은 세작과 대작의 중간 크기의 찻잎으로 만들며, 찻잎이 어느 정도 성숙된 상태에서 만들어진 차이기 때문에 맛도 떨어지지 않고 잘 마시면, 색, 향, 맛을 다 즐길 수 있다. 대작은 큰 찻잎으로 만든 차이다.
우전은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가격도 높은 편이고, 세작과 중작은 우전보다 조금 더 자란 찻잎으로 만들기 때문에 떫은맛이 날 수도 있고, 대작은 찻잎 중에 아미노산 함량이 적어 등급이 낮은 녹차이다.
황차는 찻잎의 색상과 우려낸 물색, 그리고 찻잎 찌꺼기의 세 가지색이 모두 황색을 띤다. 황차는 녹차와 달리 찻잎을 쌓아두는 퇴적과정을 거치는 습열상태에서 차엽의 성분변화가 일어나 특유의 품질을 나타내게 된다.
녹차와 홍차의 중간에 해당되는 황차는 찻잎을 따자마자 바로 열을 가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 시들고 발효되게 일정시간 찻잎을 말린 다음 그 후에 발효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녹차처럼 열을 가해서 만든다. 그래서 차엽의 엽록소가 파괴되어 황색을 띠고, 쓰고, 떪은 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약 50~60%가 감소되므로 차의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 요즘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마지막으로 홍차는 완전 발효를 거쳐서 탄생되는 차로써 빛깔이 붉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최초 원산지는 중국이며, 1610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의해 서양에 알려지기 시작하여 영국, 네덜란드에서 성행하였다.
홍차는 세계전체 차 소비량의 75%를 차지하는 차로서 인도, 스리랑카, 중국, 케냐, 인도네시아가 주생산국이며 영국식민지였던 국가들에서 많이 소비된다. 홍차도 처음에는 녹차나 황차와 같이 잎차 형태로 생산되었으나 티백의 수요가 늘어남에 다라 티백용의 파쇄형 홍차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렇지만 고급차류는 여전히 정통 잎차형으로 생산되고 있다.
홍차는 찻잎을 일정기간동안 적당한 온도와 습도 상태에서 놓아두면 잎이 검게 변하며 홍차 특유의 향을 가진다. 영국에서는 ‘afteroon tea’라고 하여 매일 호우 4~5시경에 차 마시는 시간을 가지는데 홍차와 우유를 혼합하여 즐긴다.
그런데 매력적인 색과 향을 얻는 대신 홍차는 암과 질병을 예방하는 데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카테킨 같은 폴리페놀류 성분이 다른 물질로 산화, 중합되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건강을 생각한다면 산화를 많이 시킨 홍차, 황차 보다는 녹차를 마셔야 하는 것이다.
녹차를 마시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혼자서 마시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고, 여러 명이 함께 마시면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다. 녹차가 머금고 있는 그 맑은 기운, 새싹에서 우러나오는 그 청명한 기운이 우리의 몸과 영혼을 순화시킨다는 데는 아마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보성으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오셔서 드넓은 차밭에서 초록세상을 꿈꾸며 녹차 한 잔 드시고 그 동안 쌓였던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새 힘을 얻고 돌아가는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