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한라산 산행기...

또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적게 되는군요. 이번엔 한라산입니다. 몇년전에 형님내외(절대 형님보이 아님- ㅋㅋ 그럴수도 있음)와 저희부부 이렇게 넷이서 성판악에서 올랐다가 그리로 내려온적이 있었죠. 그때 산아래는 비, 중간엔 동화속 나라같은 눈의 세계, 정상은 눈보라가 한치앞도 분간 못하게 해서 백록담도 못보고 내려왔었습니다. 등산화도 비에 젖어 철벅그리고. 꼭 비맞은 생쥐꼴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가본 한라산은 너무 좋았고, 뱅기 타기전에 등산화 말리면서 먹은 삼겹살에 소주는 등산의 피로를 다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며 따라나선 한라산 산행. 김해산악회와 함께. 12월 25일 메리쿠리스마스, 저만 메리쿠리스마스고 집사람은 꾸리한 쿠리스마스죠. 보따리를 쌉니다. 이마트가서 간식거리 좀 삽니다. 집티를 맨살에 입을려니 한겨울에 영~~~허해서 기능성 런닝을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민소매로. 노스페이스...그런거 없답니다. 그냥 티셔츠네요. 컬럼비아...그런거 없답니다. 여기도 그냥 티셔츠네요. 블랙야크...있답니다. 민소매 달라니까 아저씨 긴소매 주네요. 그냥 한번 웃어드리고... 아저씨 긴소매 말고 소데나시 주세요...ㅋㅋㅋ 있답니다. 내가 원하는거네요. 쿨맥스. 이제 준비는 끝났고. 키미테 붙였습니다. 전에 일본갔다오다가 멀미 심하게 했거든요. 그때 가이드가 키미테 붙이면 눈돌아 간다고 어찌나 겁을 주던지 안붙이고 그냥 왔더니, 속 돌아가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오후 4시반. 늦어도 6시반까지 오라고 했으니, 좀 일찍나가서 부두근처에서 밥먹고 가야지. 집사람과 버스를 타고 나섭니다. 어~~~근데 왜이러죠? 차가 안가네. 밀립니다. 계속 밀리네요. 이러다 밥도 못먹고 배타는거 아닌가... 어쨌든 6시에 중앙동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상가에서 얼른 김밥하고 칼국수먹고, 새빠지게 부두로 갑니다. 아~~그전에 형님 전화왔네요. 어디고? 다와갑니다. 부두 대합실에 들어갑니다. 모두 도착해 계시네요. 낯익은 얼굴도 있고. 형님이 어묵(일명 오뎅이죠)하나 묵자해서 묵습니다. 허~~~소주도 한잔 주시네요. 조금만 이라고 하니깐 종이컵에 반이네요. 6시45분~50분 배에 오릅니다. 생각보단 안이 깨끗하네요. 영~~~형편없을줄 알았는데. 어~~~근데 왜이러십니까? 방 잡자마자 술병과 족발이 쫙 깔리네요. 기분 좋구로.ㅋㅋㅋ 삥~~~둘러앉아 한잔씩 마십니다. 잘~~~마십니다. 근데 전 걱정입니다. 전 마실땐 남들만큼은 못마셔도 그럭저럭 마시는데 담날이 문제거든요. 이러다 낼 산행에 지장이 아주 많이 있을거 같은데요. 일단 좀 마시다가 일찍 자면 낼 괜찮겠지하고 마십니다. 소주는 다마셨나봅니다. 양주도 나오네요. 바람쐬러 갑판으로 나왔습니다. 시원하네요. 잠시 쉬는사이 위에서 맥주 마신다고 가잡니다. 또 갑니다. 오락가락 하면서 맥주 마십니다. 산악회 문제에 대한 얘기도 나옵니다. 다들 산악회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같습니다. 맘에 안들기도 합니다. 술먹고 말 많으면 술 안먹은 사람들은 사람취급 안합니다.ㅋㅋㅋ 여하튼 눈 좀 붙이고 5시쯤 일어나 볼일(?)보고 도착때까지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화장실 변기보러 왔다리 갔다리 하시는 분도 계시군요. 막판에 멀미가 심한가 봅니다. 역시 전 키미테 덕을 좀 봅니다. 회심의 미소를 한번 짓고요...ㅋㅋㅋ 도착했다네요. 내려갑시다. 배를 사람이 땡기는가요? 좀 웃기네요. 걸어가는 사이에 관광버스 도착합니다. 저기까지 갔다오는 분들도 계시네요. 어? 바닷가로 뛰어가서 오바이트도 하십니다. 나중에 봤는데 대단하시더군요. 입에선 술냄새가 풍기고 오바이트는 해도 산에선 날라다닙니다. 한 15분쯤 가니깐 해장국집이네요. 한그릇하고 보온병에 따신물 좀 담고요. 맹물입니다. 근데 옆에 커피가 있길래 한 5알정도 넣습니다. 영~~맹숭하진 않습니다. 도시락도 줍니다. 국은 없자나.... 출발입니다. 근데 아침을 먹고 나니 배가 장난이 아니군요. 올라갔다 내려올때까지 참을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군요. 관음사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 내내 같이 다닌 진여사님께 배낭을 맡기고 화장실로 갔습니다. 처리하고 나오니 좀 낫군요. 근데 나오니깐 전부 다 올라가고 진여사님만 계시네요. 제 배낭을 앞에 메고요.ㅋㅋㅋ 여하튼 출발합니다. 산행요. 빨리 가진 않았지만 좀 올라갔는데도 아무도 안 보이네요. 정말 빠릅니다. 김산회원님들. 발견. 남자1명, 여자1명. 보니깐 못올라 갈것 같습니다. 결국 내려가셨답니다. 조금 올라가서 만난 어떤 여자분도요. 초반에 그리 눈이 많진 않군요. 눈보러 왔는데. 어라...조금씩 더 올라가니깐 미끄럽네요. 아직 아이젠은 아닙니다.(결국 준비한 아이젠과 스패츠는 한라산 구경도 못하고 배낭에 있다 부산왔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깐 나무에 핀 눈꽃이 장난이 아닙니다. 이맛에 한라산 온다니깐 하고 속으로 생각해봅니다. 올라가다 박순엽총무와 김성자총무를 만났고요. 간식도 같이 하면서 올라갑니다. 이래저래 올라가니깐 대피소가 하나 나옵니다. 뒤에 찾아보니 용진각무인대피소라고 합니다. 화장실도 갔다오고. 특히 우리형님 뒷마무리하러 갔다가 X구멍 베일뻔 했다고 하는군요. 물티슈가 얼어서...ㅋㅋㅋㅋㅋㅋㅋ 또 올라갑니다. 와~~~근데 오르막 심하네요. 근데 지금와서 좀 후회가 되는건 산행코스에 대해 좀 공부를 하고 갔어야했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은 아는만큼 본다는 말이 있듯이 그냥 올라가기만 했지 여기가 어디고 저기가 어디고하는 생각없이 올라간거 같습니다. 내려와 보니 왕관바위, 숯가마터, 탐라계곡 이런곳들이 있네요. 다음에 공부 좀 하고 가야겠습니다. 이제 정상이 보입니다. 날씨가 화창한게 저번에 못본 백록담을 이번에는 보겠군요. 한 10년전에 백두산 가서는 비바람 땜에 천지를 못봤고, 지난번엔 눈보라 땜에 백록담을 못봤는데... 정상입니다. 백록담에 물이 하나도 없네요. 좀 아쉽습니다. 진달래대피소에서 점심먹자더니 정상에서 그냥 먹잡니다. 좀 춥네요. 와~~밥은 말 그대로 찬밥입니다. 그래도 먹어둬야합니다.하산할려면 말입니다. 와~~~매실주를 옆엣분이 주시네요. 참 맛납니다. 속도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밥을 눈꼽만큼 남깁니다. 도저히 다 못먹겠습니다. 추워서 얼른 가잡니다. 하산입니다. 성판악쪽은 저번에 한번 온 길입니다. 근데 내려가보니 분위기가 저번과 완전히 다릅니다. 저번 눈보라 칠때와 지금은 따뜻한 봄 같습니다. 내려가면서 한라산 돌을 몇개 주웠습니다. 백두산에서 돌을 몇개주워 갔다 놓았다고 한라산꺼도 주워오랍니다. 정상에서 멀어지면 질수록 날씨는 이상해집니다. 여긴 겨울입니다. 안개도 많고. 진달래대피소에서 잠시 볼일보고 갑니다. 여기서부터 가도가도 끝없는 하산길의 시작입니다. 계속 갑니다. 가다가 간식도 먹으면서...이야기도 하면서...계속갑니다. 소주도 한잔하고. 참 걷기는 편하게 해놨습니다. 형님 말처럼 반바지 입고 샌달신고 올수도 있겠습니다. 이정표를 보고...한마디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거 안재고 적은거 같다...아무리 걸어도 줄지가 않네. ㅋㅋㅋ 담엔 30센티 자를 가지고와서 재면서 걸어야겠습니다. 와~~~성판악휴게소입니다. 버스가 와있고, 사람들도 많이 타 계시네요. 저희들 뒤에 쳐지셨던 분들도 금방 내려오시네요. 잠시 뒤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이제 언제 또 올련지... 몇번 졸고 나니깐 공항이랍니다. 공항에 앉아 표받고... 기념품가게 기웃거려봅니다. 집사람한테 뭘 하나는 사가야할텐데. 배낭은 수하물로 붙입니다. 형님말씀..갖고 타면 다들 별로 안좋아 한다네요. 더불어 사는 세상...좋은게 좋은거죠. 돌하루방 신랑각시 세트인거 샀습니다. 몇명의 표가 잘못되어 마지막에 표 찾아탄다고 탈 시간에 바쁩니다. 이제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졸다가 콜라 한잔 얻어마십니다. 김해공항이네요. 귀가 멍함을 느낍니다. 집사람이 기다리고 있네요. 김해산악회 버스도 기다리고 있고요. 다들 인사도 못드렸네요. 다음 같이할 산행땐 더 잼있게 했음 좋겠습니다. 즐거운 산행할 수 있게 도와주신 김해산악회 집행부 여러분과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원래는 코스마다 시간을 적을려고 볼펜을 준비했는데 관음사 화장실 갔다오면서 잃어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