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이 좀 어렵네요.^^
오랬동안 모형을 취급하였지만 나 스스로 모형의 디테일이나 고증을 심하게 따지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요. 모형으로만 나와줘도 감사하고 삽니다.^^
인터넷에 보면 가끔 키트의 디테일을 가지고 논쟁이 일고는 하는데 사실 정답이 없는 논쟁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모형이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축소 모형이고 재질도 플라스틱으로 한적이 되다보니 프라스틱의 물리적 성질과 제작에 쓰이는 금형이라는 것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생산업자의 제품 투자에 대한 한계등으로 실물을 100% 축소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태클을 걸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나온다는 얘깁니다.
어느 제작사도 원래의 오리지날 도면을 놓고 제작하는것이 아니라 실물을 실측하거나 아니면 자료 서적에 나와있는 축소된 도면 그리고 사진등을 참조 하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 할 수 밖에 없고 금형 설계시에도 슬라이드 금형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언더컷이라는 문제 때문에 또 다시 실물과 다른 모습을 할 수 밖에 없지요. 대략 금형 하나 제작하는데 1억 이상 들어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산비와 운영비등을 생각하면 보통 2만개를 넘게 팔아야 손익분기점이 된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기준이 그런것 같습니다. 사실 모형 시장에서 2만개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모형시장의 특성중에 하나가 다품종 소량 판매 시장 이라는 것입니다. 각 모델러들의 취향이 강해서 비행기 하시는 분들은 비행기 외에는 잘 안만드는 경향이 강하지요. 그것고 스케일별, 프롭기 혹은 제트기. 프롭기도 독일기 혹은 연합군비행기 등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한가지 제품을 전세계에 2만개 이상 판매 할 자신이 없으면 개발을 못하는거지요. 일반 소비재 같으면 써보고 좋으면 또 사지만 모형은 같은 키트를 2개이상 사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 않나요? 소비자들은 끝임없이 새제품을 기다리고 있지요.^^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값싸고, 디테일 좋고, 조립성이 좋은 제품을 선호 하겠지요. 메이커들도 이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단지 손실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수위 조절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어이없는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생산 업체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 이런 전제 하에서 각 메이커의 품질을 따져 봐야 할 것 같아서 입니다.
나는 개인 적으로 아카데미키를 좋아하고 선호합니다. 한국업체라서가 아니고 가격대비 품질이 좋아서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마든 제품이니 당연하겠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본 제품의 일본 내수가와 비교해 봐도 아카데미가 많이 저렴합니다. 물론 브랜드의 인지도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아카데미도 외국에서는 비쌉게 팔립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카데미의 통장으로 들어가는 돈이 아니라 외국 수입업자의 유통 마진이라는 것이지요. 모형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다품종이고 각품목별로 판매되는 양이 적기때문에 유통 마진이 높습니다. 이유는 많은 제품을 오랬동안 재고로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첫달에 전체 판매량의 70~80% 팔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나머지 20~30%는 두고 두고 팔리는 물량이랄까요. 그래서 시간이 지난 제품의 재판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세요. K1A1이나 Raptor를 보시면 알것입니다. 발매가 예고 되면 판매업자들은 예약까지 받으며 분위기 띄우고 발매 한달 내로 사실 분은 거의 다 산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이후에 판매되는 것은 살까 말까 고민 하다사는 분들이겠지요.
아카데미 제품은 나름대로의 차별화된 제품 라인을 갖고 있고 디테일이나 조립성도 좋은 편이하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도 초창기에는 의문을 많이 가졌지만 지금은 어는정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일본 제품은 많이 다루어 보셨겠지만 회사마다 특징이 강하지요. 타미야는 밀리터리가 강한회사지만 지금은 비행기와 함선쪽에도 라인업이 강화되었지만 타미야도 플라모델로는 유지가 안되는 회사입니다. 무선조종제품(RC제품)과 미니카 관련 매출이 주요한 수입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쉬운 조립성이나 디테일 모두 좋은 점수를 줄 만 합니다. 하세가와는 비행기 라인업의 절대 강자지요. 초기 제품과 요즘 나오는 제품의 조립성과 품질 등에는 차이가 조금 있는것으로 압니다. 후지미도 비행기 쪽에 제법 라인이 있었는데 요즘은 자동차쪽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행기도 한때는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다이는 건담이 대세이고 기타 아로시마나, 아리이, 이마이 등은 내수 시장 비중이 더 크니 넘어 가겠습니다.
미국의 모노그램은 가장 오래된 전통의 업체이고 비행기와 자동차의 화려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생산된지가 오래되어 요즘 아카데미나 타미야 드레곤드에 밀리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도 많은 골수 팬들이 있고 미국적 아이템이 많아서 아직도 선호되고 있는 회사지요. 최근에 발매되는 제품을 제외하고 조립성이나 디테일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것은 분명합니다. 지금의 독이의 레벨에 합병되어 모노그램이라는 브랜드는 사라졌지만 제품은 계속 생산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레벨은 비행기와 트럭쪽에 강하지요. 유럽에서는 트럭도 하나의 장르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모노그램을 이수하면서 모노그램 제품을 레벨 박스에 넣어 판매를 하는데 같은 제품이라도 유럽 레벨이 미국 레벨보다 비쌉니다.
이탈레리는 비행기 밀리터리 트럭이 강한데 70~80년대에 비하면 지금은 조립성이나 디테일등이 아카데미 보다는 조금 못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영국의 에어픽스는 비행기에 강하지만 조립성이나 디테일도 그만 그만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국군이 사용한 비행기 라인이 좋구요 에어픽스에 인수당한 프랑스의 헬러는 조립성이나 디테일이 좋은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시아로 와서 드래곤의 약진이 눈부시지요. 한참 밀리터리랑 비행기를 줄기차게 뽑아대다가 잠시 관절인형과 다이카스트 제품으로 외도를 하더니 최근 다시 밀리터리 제품을 뽑아내네요. 초기에는 많은 부품수와 에칭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더니 조립성이 않좋다는 말에 반을을 하는건지 요즘은 조립성이 좋아진것 같습니다.
트럼패터의 약진은 더 부럽습니다. 지금도 아카데미나 타미야 제품을 카피해서 중국 내수시장에 팔고는 있지만 과감하게 박스케일 비행기와 함선을 뽑아내는것을 보면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놀랍습니다. 조립성이나 디테일도 좋아지고 있고 제품 기획력이 많이 좋아진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내 저렴한 생산비도 일조를 했을 겁니다.
원하시는 답은 이게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각사 제품도 제품마다 차이가 크고 개인의 성향에 따라 느끼는 차이도 클것이기 때문에 원론적이 말만했네요. 전세계적으로 모형시장이 위축되는 현실에서 (어느나라나 모형취미를 즐기는 청소년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온라인샵으로 인해 모혈점도 급격히 줄고 있고요) 각 메이커들이 계속 신제품을 내어 주는것에 감사를 하고 있고 모델러들은 열심히 사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시 나무를 깍는 솔리드 모델로 되돌아 가야 될지 모릅니다.
디테일이나 고증을 따지는 것도 모형을 만드면서 느끼는 한가지 즐거움일 것입니다. 하지만 디테일이나 고증에 너무 억매이다 보면 그 한계 때문에 모형의 즐거움을 잊을지도 모릅니다. 민들면서 즐겁고 잘 만듣 작품을 여러사람에게 보여 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취미 모형에 많은 사람이 동참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글이 장황해졌는데 도움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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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윗글은 모형메이커의 특성에 관한 질문에 대한....강신금 회원님의 아주 성의있는 답변입니다...초보모델러들의 모형을 보는 안목에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참고로 강신금회원님은 모형점을 직접운영하셨던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