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날입니다.
1주차는 책 소개와 ‘1. 설득의 무기’
2주차 ‘2. 상호성의 원칙’, ‘3. 일관성의 원칙’, ‘4. 사회적 증거의 원칙’을 같이 읽어 보았습니다.
이번 주는 ‘5. 호감의 원칙’, ‘6. 권위의 원칙’을 살펴보겠습니다.
〈 읽고, 정리하기 〉
PART 5 호감의 원칙
사람들은 자신이 잘 알고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은 웬만하면 들어주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우리가 잘 모르고 전혀 좋아하지 않는 사람까지도 이 간단한 원칙을 이용해 우리한테서 온갖 허락을 받아낸다는 점입니다.
특히 설득의 달인들은 아직 우정이 형성되지 않은 관계에서도 호감의 원칙을 이용해 이득을 취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호감의 원칙을 이용하기 위해 상당히 직접적인 설득 전략을 사용하는데, 바로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는 어떤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크게 다섯 가지 요인들이 있습니다.
먼저 ‘신체적 매력’에 관한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자동적으로 능력 있고, 친절하고, 정직하고, 지적인 사람일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신체적 매력이 자신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 예로 채용 과정을 들 수 있습니다. 모의 면접 실험에서 외모가 단정한 구직자가 학력이나 경력 등 능력이 뛰어난 구직자보다 채용 확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급여를 받을 때도 유리합니다. 경제학자들이 미국과 캐나다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매력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여가 평균 12~14퍼센트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설득의 달인들도 당연히 신체적 매력의 후광 효과를 자주 사용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에서는 영업훈련 프로그램에 외모를 가꾸는 방법이 포함되고, 트렌디한 의류 매장에서는 외모가 뛰어난 점원을 선호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유사성’에 관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비슷한 부분은 의견이나 성격, 배경, 라이프스타일 등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호감을 얻어서 어떤 승낙을 받아내려는 사람들도 당연히 목적 달성을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우리와 비슷해 보이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는 배경이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척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중고차 매입 과정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만약 영업사원이 당신의 트렁크에서 캠핑 장비를 발견한다면, 자신도 기회 있을 때마다 도시에서 벗어나 여행 다니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뒷좌석에서 골프공을 발견한다면, 내일 18홀을 돌 예정인데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또 자동차를 다른 도시에서 구매한 것을 알아차린다면, 고객에게 어느 지역 출신이냐고 묻고 나서 깜짝 놀란 얼굴로 자신도 동향 출신이라며 반가워할 것입니다. 이렇듯 아주 작은 공통점만 있어도 상대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공통점들은 얼마든지 위조가 가능해 ‘우린 서로 비슷하다’고 주장하며 접근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칭찬’에 관한 것입니다. 대체로 남의 칭찬을 별로 의심치 않고 칭찬해주는 사람에게 상당한 호감을 갖습니다. 노스캘리포니아 주에서 실시한 실험은 우리가 칭찬에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보여줍니다. 피험자한테서 뭔가 얻어낼 것이 있는 사람이 피험자들한테 세 가지 종류의 말을 했습니다. 첫 번째 피험자 집단에게는 긍정적인 말만, 두 번째 집단에게는 부정적인 말만, 그리고 세 번째 집단에게는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을 섞어서 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세 가지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첫째, 피험자들은 긍정적인 말만 해준 사람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둘째, 긍정적인 말을 해준 사람이 뭔가 얻어낼 것이 있어 아부한다는 사실을 알아도 피험자들의 태도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셋째, 긍정이나 부정의 말과 달리 칭찬의 말만 하는 경우에는 칭찬 내용이 꼭 사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일단 아부꾼의 칭찬을 들은 사람들은 아부꾼을 좋아했습니다. 사람들은 칭찬만 들으면 자동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므로 호감을 얻으려는 의도가 노골적인 칭찬에도 쉽게 넘어갑니다. ‘누르면, 작동하는’ 반응입니다.
네 번째는 ‘익숙함’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익숙한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대상과 자주 접촉할수록 그 대상에 무의식적으로 호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사실은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한 예로 어느 실험에서 피험자들을 스크린 앞에 앉혀놓고 몇 사람의 얼굴을 잠깐씩 보여주었습니다. 얼굴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습니다. 그런데도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 사람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 피험자들은 화면에 얼굴이 더 자주 나타났던 사람에게 더 큰 호감을 보였습니다. 호감은 또한 사회적 영향력을 높여, 화면에 얼굴이 더 자주 나타난 사람일수록 피험자에게 더 큰 설득력을 발휘했습니다. 온라인 광고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일어납니다. 피험자가 읽고 있는 인터넷 기사 상단에 카메라 배너 광고를 각각 다섯 번, 스무 번,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실험을 했더니, 피험자들은 광고를 봤다는 인식조차 못한 상황에서도 광고가 자주 나타날수록 카메라에 대해 더 큰 호감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연상’입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든 악의 없는 연상작용은 상대방에 대한 우리의 느낌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설득의 달인들은 자신이나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어떻게든 관련 지으려고 애를 씁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광고에는 대부분 매력적인 모델이 등장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모델의 긍정적인 특징인 ‘아름다운 욕망의 대상’이 자동차로 전이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동차를 볼 때마다 자동적으로 매력적인 모델을 연상해 동일한 반응을 보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그런 반응을 보입니다. 광고주들이 연상 원칙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또 다른 방법은 유명 인사들을 제품과 연관시키는 것입니다. 프로 운동선수들은 많은 돈을 받고 자기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제품(운동화, 테니스 라켓, 골프 공 등)이나 전혀 관련이 없는 제품(청량음료, 팝콘 냄비, 팬티스타킹 등)의 기업과 광고 및 후원 계약을 맺습니다. 대중은 유명 연예인 자체를 열망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연예인과 연결 지으려고 고액의 광고비나 후원금을 지불합니다.
호감을 높이는 수많은 방법에 대해 일일이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은 무척이나 비효율적입니다. 그런 일대일 대응 전략으로 차단하기에는 호감을 높이는 방법이 정말 많습니다. 더욱이 신체적 매력이나 익숙함, 연상작용 등 호감을 이끌어내는 요소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작용해 우리에게 영향을 미쳐, 각각의 요소에 대해 정확한 순간에 정확한 방어 전략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신에 호감을 일으키는 요소가 우리의 결정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려 할 때마다 언제나 적용할 수 있는, 보다 일반적인 전략을 찾아내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런 접근 방식의 비밀은 ‘타이밍’에 있습니다. 호감을 일으키는 요소가 작동하기 전에 미리 알아채고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작동하도록 내버려둡니다. 설득의 달인을 필요 이상으로 좋아하게 하는 호감 유발 요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설득의 달인을 필요 이상으로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즉 특정 상황에서 특정 설득의 달인에 대해 필요 이상의 호감을 느끼면 바로 그 순간 방어 전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호감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집중하면, 호감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심리적 요인들을 파악하고 그것을 피하려고 힘들게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설득의 달인들과 접촉할 때 호감과 관련해 오직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됩니다. 상대를 필요 이상으로 빨리, 그리고 깊이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일단 그런 느낌이 든다면, 뭔가 술책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당장 필요한 조치에 들어가야 합니다.
또한 어떤 부탁이나 거래 등을 승낙할 때는 항상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을 부탁이나 거래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일단 상대와 약간이라도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접촉을 하면 구분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물론 상대에 대해 별다른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는 구분이 흐려져도 특별히 문제될 게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큰 실수를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설득의 달인에게 불필요한 호감을 느끼지 않는지 항상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 점에 있습니다. 그런 호감을 감지하면 즉시 상대가 제시하는 거래와 상대를 분리해 생각하면서, 오직 거래 조건만으로 구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런 과정만 유의한다면, 설득의 달인들과 거래할 때마다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PART 6 권위의 원칙
권위자의 명령에 따르면 실제로 유익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나 교사처럼 우리보다 더 똑똑한 권위자를 따르는 것이 확실히 유익합니다. 그들이 더 지혜롭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상벌을 매길 권한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면 권위자가 고용주나 판사, 정부 지도자 등으로 대체되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이런 권위자들을 따르는 것이 유익합니다. 권위자들은 사회적 지위 덕분에 더 많은 정보와 힘을 갖고 있으므로 그들의 요구에 따르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권위자에게 복종하는 것을 너무 당연시하다 보면,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명령에도 그대로 따르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권위의 압력이 상당히 강력하고 가시적으로 작용하는 의료 분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의사가 어떤 질환에 대해 진단을 내리면, 그보다 지위가 높은 의사를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의료계에는 의사의 명령에 무조건 자동 복종이라는 불문율이 확립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가 아무리 분명한 실수를 하더라도 하급자 가운데 누구 하나 의문을 제기할 ‘생각’조차 못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일단 합법적인 권위자가 명령을 내리면 하급자는 ‘생각’을 중단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누르면, 작동하는’ 반응과 병원의 복잡한 주변 환경이 결합하면, 실수는 피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 보건의료 정책을 조언하는 의학협회에 따르면 입원 환자들에 대해 하루 평균 최소 한 번씩의 투약 실수가 벌어집니다.
그 중 한 사례로 ‘직장 귀염증’이라는 기이한 경우가 있습니다. 한 의사가 귀에 염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오른쪽 귀에 귀약을 넣으라고 처방했습니다. 그런데 처방전에 ‘오른쪽 귀(Right Ear)’라고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약자로 기록하는 바람에 ‘항문(R ear)’처럼 보였습니다. 처방전을 받은 담당 간호사는 즉시 지시대로 환자의 항문에 귀약을 넣었습니다.
귀 염증인데 항문에 투약을 하라는 얼토당토않은 처방이었는데도 환자나 간호사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화의 중요한 교훈은 합법적인 권위자의 말은 비합리적이고 이상하다 할지라도 그냥 통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직접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대신 권위자의 말이라는 한 가지 사실에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분별없는 행동을 하면 틀림없이 거기서 이득을 취하려는 설득의 달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광고주들은 의사가 존경받는다는 점을 이용해 자사 제품 광고에 의사 역할을 맡은 배우를 출연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 로버트 영(Robert Young)이 사람들에게 카페인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카페인이 없는 상카(Sanka) 브랜드 커피를 추천하는 TV 광고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광고는 대성공을 거둬 상카 커피 매출이 크게 늘어나 몇 년 동안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광고가 그토록 큰 효과를 발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디카페인(decaffeine)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로버트 영의 말을 사람들이 도대체 왜 그렇게 철석같이 믿었을까요? 영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회사의 생각대로, 미국 대중은 로버트 영을 보면서 그가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오랫동안 연기한 의학박사 마커스 웰비(Marcus Welby)를 연상했기 때문입니다. 건강 문제와 관련해 의사 역할을 연기한 배우의 조언에 좌지우지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고 상카 커피를 구입했습니다.
로버트 영의 상카 커피 광고가 관심을 끌었던 것은 실제 권위자, 즉 의사가 등장하지 않았는데도 권위의 원칙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배우가 권위자인 척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여기서 권위 있는 인물에게 보이는 우리의 자동반응과 관련해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누르면, 작동하는’ 반응은 실제 권위자뿐 아니라 단순한 권위의 상징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일어납니다.
이런 상징들 중 일부는 실제 권위자가 없는 경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권위를 갖추지 못한 설득의 달인들이 주로 이런 상징들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기꾼들이 늘 권위자의 직함이나 복장, 장식 등을 휘감고 다니는 것입니다. 멋진 옷차림으로 고급 차에서 내려 ‘먹잇감’ 후보들에게 자신을 의사나 판사, 교수, 무슨 위원이라고 소개하면, 상대가 금방 넘어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위의 위력에 대항할 수 있는 한 가지 전략은 불시에 당하고 놀라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권위, 그리고 권위의 상징이 우리의 행동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므로 설득 상황에서 권위의 원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방어 전략은 권위의 위력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동시에 권위의 상징을 매우 위조하기 쉽다는 사실까지 인식한다면, 누군가 권위의 힘으로 설득하려 들 때 자신을 적절히 보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간단한 방법처럼 보입니다. 권위의 원칙이 작동하는 방식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충분히 방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복잡한 문제가 한 가지 숨어 있습니다. 사실 모든 설득의 무기가 갖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인데, 우리가 모든 종류의 권위에 저항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권위자들은 충분히 믿고 따를 만한 실력을 갖추었고, 그들은 대체로 전문가입니다. 따라서 권위자, 즉 전문가의 조언을 외면하고 훨씬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자신만의 판단을 따르는 것은 자칫 어리석은 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권위자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 또한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런 이유로 권위자의 지시에 따라야 할 때와 따르지 말아야 할 때를 간단히 분별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두 질문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권위를 행사하려는 이 사람이 정말 전문가인가? 이 전문가는 과연 얼마나 진실하게 행동하고 있는가? 첫 번째 질문을 통해 우리는 권위자가 신뢰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와, 그 자격이 당면한 현안과 관련이 있는지에 관한 진짜 권위의 증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통해서는 전문가의 지식이 상황에 적합한 지식인지에 대한 여부뿐만 아니라 전문가가 얼마나 진실성 있게 대처하는지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혹시 자신에게 약간 불리한 정보를 먼저 제공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지도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 전략을 통해 일단 진실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형성되면 나머지 정보들이 더 믿을 만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상대의 권위를 입증할 증거를 찾다 보면 우리는 자동 복종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새날의 생각 나누기 〉
이번 주는 설득의 무기로 사용되는 여섯 가지 원칙 중 호감의 원칙, 권위의 원칙 등 두 가지 원칙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이 중 저는 권위의 원칙을 조금은 확장하여 권위의 효과 측면에서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권위 효과’는 지위가 높고 권위가 있으며 존경을 받는 인물이 있다면 그가 한 사소한 말과 행동조차도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기 쉽고 사람들이 쉽게 그의 정확성과 권위성을 믿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이하 출처1 내용 발췌). 그 예로 과거 일어난 항공 사고 중 하나를 들겠습니다.
구소련 역사상 심각한 비행기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공군 중장이었던 우토르 엔트가 비행 임무를 맡았는데 그의 부조종사가 비행 전 병이 나고 말았습니다. 본부에서는 그를 위해 부조종사 한 명을 임시로 대기시켰습니다. 이 부조종사는 이전에 단 한 번도 엔트와 합을 맞춰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번에 전설적인 기장의 조수가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비행 중 엔트는 평소처럼 노래를 흥얼거리고 고개를 흔들며 리듬을 타고 있었습니다. 임시 부조종사는 엔트의 동작을 보고 비행기를 높이 띄우라는 신호로 오해했습니다. 당시 비행기는 아직 비행할 수 있는 속도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부조종사는 조종 스틱을 밀어 올렸습니다. 그 결과 비행기의 중심 부분이 땅에 부딪혔고 프로펠러의 한 부분이 엔트의 등에 날아들었습니다. 결국 이 공군 중장은 평생 마비 상태로 지내야 했습니다.
사고 후, 한 사람이 부조종사에게 물었습니다. “당시 당신은 분명히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왜 조종 스틱을 밀어 올렸나요?” 그는 대답했습니다. “저는 중장님이 저보고 그렇게 하라고 한 줄 알았습니다. 저는 중장님이 실수할 리 없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처럼 경험이 풍부했던 부조종사는 공군 중장의 지령을 오해해 신입조차 하지 않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는 권위 효과가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을 보여 주는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권위 효과의 주요 원인은 사람의 ‘안전 심리’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권위자는 항상 정확한 모범이 되며 그들에게 복종하는 것은 스스로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로 인해 권위자는 틀리지 않을 거라는 안전계수가 증가합니다.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일종의 ‘칭찬 심리’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권위자의 요구와 사회 규범은 서로 일치한다고 생각하며 권위자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면 여러 방면에서 칭찬과 격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인할 수 없이, 권위자가 만드는 ‘권위’는 그들의 능력이 보통 사람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 권위자 역시 사람이고 그들은 많든 적든 시대와 조건의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아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 점을 인식하지 않고 권위자의 말만 듣고 따른다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습니다. 심지어 위 이야기에 나오는 엔트 중장의 부조종사처럼 아주 초보적인 실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권위 효과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심리 현상이며 그 자체가 좋고 나쁜지를 떠나 어떻게 운용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적절하게 운용되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부적절하게 운용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에 권위 효과의 부정적 영향에 대항해 자신의 소신을 밝힌 사례 하나를 소개합니다.
유명한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는 세계적인 지휘자 대회의 결승전에서 심사위원이 준 악보대로 악단의 연주를 지휘했습니다. 지휘 과정 중 그는 어디서 불협화음이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오자와는 악단이 잘못 연주한 줄 알고 멈춰 서서 다시 연주하게 했지만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악보에 문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바로 심사위원을 향해 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심사위원은 악보에는 절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들은 오자와에게 악보에는 절대 문제가 없으며 만약 불협화음이 있다면 그것은 그의 지휘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음악 대가들로 구성된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을 앞에 두고 그는 한참 동안 고개를 숙였다. 얼마 후, 마침내 그는 고개를 들어 결단성 있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분명히 악보가 틀린 겁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사위원들은 그에게 우승을 축하하는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원래 이는 심사위원들이 정성 들여 설계한 함정으로 이를 통해 지휘자가 연주에 자기만의 철학이 있는지 점검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또한 권위자가 부정하는 상황에서 계속 자신의 주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오자와는 권위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았고 자기 생각을 지켰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권위 효과의 부정적 영향을 없애려면 먼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충분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으로는 권위를 믿되 권위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도록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가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스승을 사랑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 이는 우리가 권위 효과에 대해 지켜야 할 정확한 태도를 말해 줍니다.
우리는 계속 의문을 품고 의심하는 정신을 유지해야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미신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하면 공개적으로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다음 주에는 ‘7. 희귀성의 원칙’, ‘8. 의사결정의 지름길 사수’를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 도서 〉
O 출처1: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미디어숲 출판, 2021.02.10 출간, 336 쪽,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 교보문고
〈 소통과 성장의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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