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오솔길 남현태
차가운 갯바람
간밤을 밀어낸 몰골 서럽다
부서지는 포말 멈출 줄 모르고
영일만의 매서움을 알려준다.
포철 굴뚝 잠에서 캔 아가리
연방 하얀 입김을 뿜어내고
선잠 깬 선박 물 위 아장아장
갈매기와 함께 바다를 깨운다.
삭풍이 매몰차게 바다를 때리고
수평선에 붉은 터널이 뚫린다
드리운 어둠 커튼을 활짝 열고
스멀스멀 오른 햇살 동방(東方)임을 알린다.
환희와 탄성
겨울 바다를 녹이고
호선생 꼬리에 등불이 밝혀지니
영일만 무자년 첫 손님이 하늘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