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江
제4회 영상낭송집
2011년 3월 29일(화) 오후 6시
한신문화원 (서울 서초구 잠원동)
文學의江 영상낭송회
문학은 창작된 생명체이다.
읽으면 살아나고
읽혀서 자란다.
낭독하면 대화요
읊으면 노래가 되고
낭송하면 감동을 준다.
꽂힌 책은 잠자는 생명
읽는 순간 살아 나오고
낭송 따라 가슴에 파고든다.
문학은 읽어서 살고
읽혀서 자란다.
읽고 낭송하여
감동의 꽃 피우자.
――― 文學의江 영상낭송회 선언
참여 문인들
< 시 >
김병렬 <강동> ―― 다보탑 (多寶塔)
김자영 <서초> ―― 벼랑에 핀 꽃
김현호 <서초> ―― 봄의 숨소리
김흥렬 <관악> ―― 봄바람
박영석 <서초> ―― 발칸으로 가는 길
배혜영 <서초> ―― 빚 (負債)
백덕순 <강서> ―― 봄마중
심의표 <금천> ―― 대숲길을 걸으며
尹永典 <서초> ―― 평화를 위해 공동선을 이루자
이창선 <서초> ―― 사랑
임방춘 <서초> ―― 까치소리
최은혜 <서초> ―― 3월의 노래
< 수 필 >
김재귀 <노원> ―― 평화의 전령 비둘기
申吉雨 <서초> ―― 새해 달력을 열고
윤철환 <강동> ―― 나 (我)
다 보 탑 多寶塔
김 병 렬 (서울 강동)
<문학의강> 사무국장
<모던포엠> 편집위원)
옥잠화 한 송이
이마에 꽂고
다소곳이 피었더이다.
방금
흰나비 한 마리
사뿐히 날아와
나래 접는 저 선정禪定 보시게나.
해와 달 그리고
구름과 바람으로 다스린
저 윤신潤身의 꽃.
오늘은 우리네
전생前生도 내생來生도
다 꽃비로 쓸어내리고
아,
신라 천년의 꿈
인토忍土에 한 송이
꽃으로 핀 저 불두화佛頭花
화안히 웃고 계시네요.
벼랑에 핀 꽃
김 자 영 (서울 서초)
일본 정경신문 한국지국장
<문학공간> 이사
바람아 저 꽃 왜 흔들어 대니
가만있어도 숨쉬기 어려운데
절벽 벼랑 가냘픈 꽃 한 송이
모진 풍파 견디며 편한 날 없다.
동서남북 몰아치는 바람에 흔들흔들
멀리서 바라보니 곱고 예쁘지만
모진 풍랑에 얼마나 고달플까.
어쩌다 벼랑에 씨앗 내려
풍랑 속에 벗어나질 못하나
바람아 저 꽃 왜 흔들어 대니
보기만 해도 애처로운데
바람이 때리면 혼자 울다
찬이슬 내리면 고개 숙이고
벼랑 아래 떨어지지 않으려
가냘픈 뿌리 바위 속에 파고든다.
< 수필 >
평화의 전령 비둘기
김 재 귀 (서울 노원)
고교교장 정년
<수필문학> 등단
호숫가 평화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니 수십 마리 비둘기 떼가 모이를 달라고 내려앉는다. 모이를 던져주니 잽싸게 쪼아 먹고 떠나는 놈 더 달라고 서성되는 놈들이다. 비둘기는 평화의 사도인가 애태우는 요물인가 어린이가 잡으려고 하면 잡히지 않고 날아가는 비둘기 떼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으로 된 것은 아마도 구약성서(창세기) ‘노아방주’ 이야기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인간의 죄악을 한탄한 조물주가 폭우를 내려 온 세상이 물에 잠겼다. 방주에서 한 동안 머물던 노아가 비둘기를 날려 보내자 올리브 잎을 물고 돌아왔다. 드디어 오랜 홍수가 끝나고 지상이 드러난 것이다. 언약의 무지개와 함께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으로 된 인연이다.
솔로몬 왕은 비둘기를 사랑의 상징으로 표현했다. 시냇가의 비둘기 같은데 젖으로 씻은 듯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 노래했다. 또한 성경에서 성령을 비둘기로 상징했다. 비둘기는 사랑의 대명사며 순결하다. 은빛 날개 금빛의 깃으로 너울거릴 때 평화와 안위함을 풍겨준다.
비둘기는 옛날부터 사람 주변에 머물렀다 떠났다 스스로 찾아온다. 이 귀소본능을 이용한 게 전령구(傳令鳩)다. 1835년 설립된 프랑스 AFP의 전신 아바스(Havas)는 한 때 벨기에와 영국 뉴스를 ‘비둘기 익스프레스’로 전달 받았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중국 춘추전국시대부터 편지를 전하는 전서구를 활용했다 한다. 비둘기는 수십 키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집을 잘 찾아오는 영리한 조류다. 또한 비둘기는 어머니에 대한 효(孝)가 지극하다. 어머니가 앉은 윗가지엔 앉지 않는다. 암수의 금술이 조류 가운데서 제일 좋다. 절대로 재결합하지 않는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노래 가사가 귓전에 들린다. 요즘 급격한 도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광섭 시인은 “성북동 산에 번지 잃어버린 비둘기는 조용히 앉아 콩알하나 찍어 먹을 마당조차 없다”며 자연파괴와 인간성 상실을 안타까워했다.
집비둘기는 1981년 서울 시청 옥상 한강 둔치 둥지에서 가축처럼 길렀다. ‘86 아시안 게임과 88 세계 올림픽’을 앞두고 비둘기를 늘렸다. 천적이 없고 먹이가 많아서 자연히 그 수가 증가한 것이다. 오늘의 비둘기는 평화와 축복의 상징이기는 커녕 멧돼지, 까치, 고라니, 쥐와 같이 ‘유해 야생 동물’로도 지정 됐다. 이유인즉 배설물이 도시 건축물과 문화재를 훼손하고 깃털을 날려 건강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배설은 강한 산성인 요산尿酸이 포함되어 있어 철재 건물을 부식시킨다. 종로 2가 탑골 공원 원각사지 10층탑은 비둘기 배설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유리로 씌워졌다. 고궁 단청의 보호를 위하여 전각마다 비둘기 접근을 방지 차단 그물을 쳤다. 먹이를 많이 먹어 ‘닭둘기’란 별명까지 얻었다.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며 사는 새가 되었다.
고려 예종 벌곡조(伐曲鳥)에 보면 비둘기는 겁이 많아서 임금님의 잘못을 말하지 못하는 신하, 뻐꾸기는 잘 잘못을 직언하는 신하로 비유했다.
20여 년 전 집비둘기를 길로 ‘86 안시안 게임’과 ‘88 올림픽’ 때 수천 마리를 창공에 날리며 환호하고 평화를 구가하면서 승리의 개가를 목청껏 외쳤는데, 비둘기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 공공의 적으로 수난을 당하는데 마음이 아프다. 공존상생의 방법이 있지만 쉽지 않다. 우리의 안보(安保)와 평화(平和)가 흔들리는 시대 다시금 비둘기 떼를 푸른 하늘에 날려 남과 북을 왕래하는 영구적인 평화를 기원해 본다.
봄의 숨소리
서곡 김 현 호 (서울 서초)
서울대 법대 실장 정년
서울대문예회 회장 역임
아려 오는
거친 울렁임
오묘한 춘아의 생명
자나 깨나
벅찬 짓눌림
샘물 속 초록색 연풍
은밀한
그대와 나에게
다독이는 정갈함.
봄 바 람
김 흥 열 (서울 관악)
신한은행 지점장, 부본부장 정년
서초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봄 햇살 산가에다
푸른 불을 질러대면
바람 없는 외딴집은
아지랑이 훨훨 타고
매화꽃
벙그는 소리에
우화羽化하는 노랑나비.
할 일 없는 강아지가
게으름 피우는 뜨락
봄바람 지나가며
삽작문을 두드리면
목련꽃
터지는 소리에
가슴 앓는 봄처녀.
발칸으로 가는 길
-부여족 유럽대륙 개척사
석산 박 영 석 (서울 서초)
역사 전공, 문학세계 시 등단
대우주의 자유가 오로라로 열리는
아무르 강변에서 시베리아까지
울창한 타이가에서 대 광야 툰드라까지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맥궁을 들고
말 잔등에서 활시위 당기던 가죽 옷 입은 사람들(韓)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만으로 지나인들 간담을 서늘케 하며
대륙을 뒤흔들던 만리장성의 회오리바람
거대한 파도가 되어 홀연히 광막한 북반구 서부 대초원을 가른다.
만년설 그림자 거꾸로 박힌 발하시 호반에서 땀을 식히고
아무다리아 강물에 목을 축이며 말을 달리던
고추가 부여 사람들
먼 훗날, 뒤따를 부여 인을 위해 지구의 등가죽에 꽂아둔 언어의 깃발, 불의 띠
머물든 곳마다 남겨진 흔적들 신기루처럼 다가온다.
강거, 소그드, 카스피해, 흑해, 아나토리아 고원 길목마다
낯선 언어가 난무하는 황제와 술탄의 병사들
날 선 환도의 숲을 맥궁의 화살로 잠재우고
막아서는 칼리프의 날카로운 창끝은
함성이 쓰러지면 저절로 침묵하는 들판에 조용히
묻어버린다.
해 뜨는 곳이면 부여의 땅,
황제도 술탄도 막아설 수 없었던 부여인
유라시아 대륙을 갈라놓는 거대한 강물에 부여족 모국어
볼가 강이란 이름을 붙이고
아발 족이 선점한 카프카스 산맥 기슭에 여장을 풀어
635년 부여족 대연합의 깃발을 올리는 배달의 겨레.
* 아무르 강 : 북만주로 흐르는 흑룡강.
* 타이가 : 북극에 가까운 삼림지대.
* 툰드라 : 타이가의 북쪽, 북극에 접한 동토지대
* 서부 대초원 : 알타이 산맥 서쪽으로 유럽 칼파티아 산맥 너머까지 초원지대.
* 발하시호 : 카자흐스탄에 있는 거대한 호수.
* 아무다리아 강 : 카자흐스탄 남쪽에서 아랄해로 흐르는 강.
* 고추가(古雛加) : 부여족 최고 귀족의 명칭.
* 강거 : 수,당 시대 발하시호와 아랄 해 사이 지역명(국명).
* 소그드 :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8세기 전까지 번성한 비단길 국제상인들이 장악했던 지역.
* 아나토리아 고원 :소아시아 반도에 있는 지명.
* 술탄, 칼리프 : 이슬람의 황제, 천자.
* 아발족(柔然) : 카프카스 산맥지역에 영향력 행사하던 동양계 선주민.
* 불의 띠(벨트) : 밝안산, 부여호, 발하시호, 발칸산, 부여족의 상징
불(밝)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지명의 띠.
빚 [負債]
배 혜 영 (서울 서초)
서울시 공무원 퇴임, 서초문인협회 총무
행복을 꾸어
하루를 살고
기쁨을 빌어
또 하루를 살고
님에게 빚을 진다.
빚 받아야 할 님
언젠가 빚 갚으라
꼭 찾아 올 것을
기대하며
애절한 기다림
그리움을 만든다.
오늘도
님 사랑의 마음
멋대로 차지한
행복한 빚
짊어지고 간다.
봄 마 중
설란 백 덕 순 (서울 강서)
한맥문학가협회 이사
바위 틈 깨뜨려
얼음 강 건너온 진달래꽃
눈물 어린 새 가슴 내밀어
봄 소식 전해주면 어떨까
머리에서 발끝까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제비꽃
그곳에 가면 볼 수 있는지
하얀 구름 옷자락에 숨어
누가 사시는지 모르는 봄의 고향
남촌으로 건너가 봤으면
다시 태어나는 시간에
나보다 몇 천 배나 작은 몸짓으로
자연의 문을 열고
연두색 꿈길 걸어온 봄 처녀
꽃향기 싹트는 동산에 씨앗 뿌려
씨눈 밟고 오시는 임 환상의 봄 마중 가자.
<수필>
새해 달력을 펴고
申 吉 雨 (본명 신경철)
상지대․영서대․연변대 교수, 정년
<문학의강> 대표
새해 아침이다.
새 달력을 폈다.
붉은 구름 위에 해가 둥그렇게 떴다.
모두들 저 해처럼 둥글고 환하길 빌겠지.
화가의 마음을 나도 담으며 날짜를 본다.
1월 31일이 5줄로 들어온다.
빨간색 초하루 1자가 두드러진다.
30개의 날짜가 도드라졌다가 지나간다.
이만큼의 날들이 12장에 또 들어 있지.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기념할 날부터 표시하고
할 일을 날짜 밑에 적어 넣는다.
해야 할 일들, 하고 싶은 것들
어느새 낱장마다 수가 놓였다.
한 해의 계획을 한 달짜리처럼
초하루에 다 적었다.
의욕은 끝이 없고, 욕망은 꿈을 낚는다.
문득 한 달이 1년이라면…?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가 아니어도 흐뭇하다.
마음이 느긋해진다.
감성感性이 부풀면 이성理性도 들뜨는 것.
더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하루의 사간에도 일은 연이어진다.
“저녁은 어쩔 거요?”
아내의 말에 하루가 갔다.
하루살이의 일생을 다 보냈다.
오늘 한평생을 무얼 했지?
‘어영부영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퍼뜩 정신이 든다.
그래,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삶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자.
밥 먹는 것이 가장 행복하지.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지.
삶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소중한 것.
웃는 가족들 모습이 가슴에 담긴다.
대숲 길을 거닐며
심 의 표 (서울 금천)
금천문협 회장
서울시낭송클럽 부회장
늦은 봄 하늘 우러러 솟아오른 영혼들
다육질의 체구
연병장 사열식 대열로 늘어서서
초여름 햇살로 각질 벗어
변신 꿈꾸고
날씬하고 매끈한 몸매로 저리 자랐구나.
소나무 잣나무 측백나무
서로 어우러져
가을 햇살로 강인한 의지 굳히고
눈서리 몰아치는 겨울 앞에서
공생 공존 실토하며 살아가는 위용
죽림칠현 생각게 하고
겹겹이 싸인 대숲에 결 고운 바람 일면
사각 사각 청빈의 노래 부르며
속 비운채로 한 생을 살아간다.
평화를 위해 공동선을 이루자
윤 영 전 (尹永典) (서울 서초)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남북경협 전문위원
지난해 한반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평화보다 전쟁 기운이 일었다.
봄날인 3월엔 서해안에서 천안 함이 침몰되어 많은 병사가
죽어갔다.
늦가을 11월에는 연평도에서 민간인이 포함한 수명이 또한
숨져 갔다.
한반도 66년이란 분단에서
6.25 전쟁이 멈춰 정전된 지도 58년이다 .
너무도 긴 정전협정이다.
그러기에 전쟁의 기운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소원했다 .
그러나 한반도에 평화기운보다
전쟁의 훈련만이 육해에서 계속되었다.
남북은 서로가 비방전을 펴면서
평화보다 전쟁기운을 계속 일게 했다
미중은 한반도 대화와 평화를 위한
남북의 협력과 노력을 권고하였다 .
그러는 사이 중동의 여러 나라에서
민주화 열기에 시위가 계속되었다.
걷잡을 수 없는 민중의 궐기는
마침내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이집트 무바라크 물러나고
시리아 카다피는 결사항전,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가깝고도 멀기만 하던 일본에서
전쟁이 아닌 자연재해가 났다.
해일은 땅과 사람의 모든 것을 들어 삼키며
마치 분노하듯이 밀려왔다.
완벽하다는 원전의 시설이 폭파되어
일본은 물론 세계에 경종을 울린다.
전쟁놀이와 자연의 노여움이,
인류에게 다가와 더욱 평화를 원하게 한다.
지구촌 모두가 원하는 평화는
과연 요원한 것인가를 우리가 자문해 본다.
평화를 위해 무력과 힘의 패권을 포기하고
평화만이 살길임을 기도하자.
한반도 평화는 물론 지구촌 평화를 위해
공동선을 이루는 길이 평화다.
<수필>
나 (我)
윤 철 환 (서울 강동)서울시 서기관 정년
강동문인협회 회장 역임
한 세상을 살고 가는 사람 중에 ‘나’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 철학자이거나 특정 종교인 예를 들면 선수행禪修行을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별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 하면 보통 사람들은 그런 것 알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도 않으며, 그저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는 경향이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나’를 의식하지도 않고 산다는 말은 아니다. ‘나’의 것, ‘나’의 집, ‘나’의 가족, ‘나’의 애인, ‘나’의 얼굴, ‘나’의 몸 등 생각하면 ‘나’를 떠나지 않고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니까. 결국 항상 ‘나’를 떠나지 않고 살고 있으면서도 그 ‘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 그것도 하나의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일 것 같다.
무엇이 ‘나’일까? 보통 생각하고 있는 ‘나’의 실체로 ‘나’의 몸뚱이를 생각한다. 우선 꼬집으면 아프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나의”라는 소유격의 언어를 빌려서 말한다는 것 자체가 몸뚱이는 이미 ‘나’는 아니다. 몸뚱이 말고 다른 어떤 존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나’를 부르면 “네!”라고 대답하는 ‘이름’이 있는데 그렇다면 ‘나’의 ‘이름’이 정작 ‘나’인가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왜냐 하면 그것도 ‘나’의 이름일 뿐이지 ‘나’ 자체는 아닌 것이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나’인가? 무엇이 ‘나’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있기는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만약 ‘나’가 없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하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무언가의 의사결정을 하고, ‘나’의 몸뚱이를 몰고 다니는 놈 바로 그놈이 ‘나’인 것이다.
그렇다. 바로 그 놈이다. 그놈의 이름이 무엇인가? 그것은 ‘마음’이었다. 마치 운전자가 있어야 자동차가 구를 수 있는 것 같이 ‘마음’이 있어야 몸뚱이를 몰고 다닐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 찾을 수가 없다.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도 있고, 가장 더러울 수도 있는 것이 ‘마음’이지만, 그 ‘마음’은 작용은 하나 실체는 없다. 실체가 있다면 꺼내서 깨끗이 닦을 수도 있지만 그럴 수가 없다. 결국 ‘마음’은 ‘마음’으로밖에 닦을 수 없고, 그 ‘마음’이 바로 ‘나’다. 그런데 그 ‘마음’에 대해 무관심하게 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도 참으로 이상한 일 중의 하나이다.
(2008. 8. 22)
사 랑
이 창 선 (서울 서초)
서초문인협회 사무국장
서라벌문인협회 부회장
수정 같이 맑은
고운 빛깔
설렘 타고
가슴으로 고이는
애틋한 사연
사랑으로 취하게 하고
방긋방긋 웃어주는
매력 만점의 여인
고운 향으로 다가서는
사랑 입니다.
까 치 소 리
임 방 춘 (서울 서초)
서초문인협회 감사
한국문인 추천작가회 운영위원
이른 아침 대문위로 날아든 까치 한 마리
반가운 소식이라도?
영상이 맺히기도 전에
오버랩 되는
보험료, 부금고지서, 카드결재 청구서
그 위에 포개지는
청첩장, 부고장, 후원회참석 통지서, 장학기금, 발전기금,누구 돕기운동
재산세, 자동차세는 다음 순서 기다릴 거구.
혹시?
수 년만에 전화한 사촌동생이 방문할지도 모른다.
직장 나와 무슨 다단계회사 다닌다고 언 듯 들었는데
시선 마주친 까치 깍깍 울면서 사라진다.
이름조차 다 기억 못하는 지로통지서에 묶여
함께 날아가 버리지 못하는 나
멍하니 까치 날아간 하늘 바라본다.
3월의 노래
- 아우네 장터에서 -
최 은 혜 (서울 서초, 본명 최영순)
한빛문학회 회장
한빛결혼연구원 대표
쉄표에 머문 겨울 끝자락
봄의 수액樹液 끓어 넘치는
높은음자리표 화음으로
웅대한 교향곡 연주하듯
“독립만세” 부르던
3월의 노래
열여섯 해 키운 풋풋한
새싹 화음
생각나는 순결한 그 눈물
새 멜로디의 교향곡으로
다시 태어난 우리 민족
행복 느낌표 한 박자 부르고
화창한 희망의 리듬으로 행진하는
새날 새 아침
3월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