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
저자 |
발표기관 |
발표년도 |
내 용 |
디자인에서의 미니멀리즘의 경향과 특성에 관한 연구 |
곽대영 |
기초조형학회 |
2005.12 |
-본래의 정형적인 특성이 역사적 변화나 기술적 혁신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어오고 있음. -현대 양식의 다양화의 복잡한 구조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경향. |
제품조형에 있어서 미니멀리즘 경향성에 관한 연구 |
정성훈 |
기초조형학회 |
2006.4 |
-미니멀리즘은 복잡한 기능, 복잡한 형태의 디지털제품들을 사용자 편의성과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간결한 형태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봄. |
현대건축의 미니멀적 표현양상에 대한 연구 |
김철균, 윤도근 |
대한건축학회 발표논문 |
1998.10 |
-현대 미니멀 건축은 기술적, 감성적인 측면의 발전단계 속에서 근대와 구별되는 표현을 발전시켰음. -표현특성을 기술과 재료에 의한 표현, 장소성과 지역성의 표출, 기술성을 중화시키는 중성적 공간제시 등으로 결론지음. |
한국현대건축에서 벽의 미니멀리즘 표현에 관한 연구 |
김양완 |
경상대 |
2001.2 |
-모더니즘 정신을 계승, 공간체험은 자연요소와 빛을 유입하여 공간을 연출. -개념적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을 설정하고 강한 상징성을 표현함. |
현대 미니멀리즘 건축의 형성과 그 표현 특성에 관한 연구 |
한혜진 |
이화여대 석논 |
2002.2 |
-현대 미니멀리즘 건축은 기술적, 감성적 측면으로 발전하여 상보적인 이원성을 가짐. -기술적 측면으로 절제된 미학, 재료성의 탐구, 기술적 정밀성, 비물질화 등으로 특성을 구분함. -감성적 측면으로 인간적 성질을 가진 공간, 공간의 한계와 확장의 수단, 빛의 연출로 긴장감 조성, 지역성의 표출 등을 들었음. |
현대 미니멀 건축의 지각 활성화에 관한 연구 |
박연정 |
서울대 석사 |
2003.8 |
-표면지각에 중심을 둔 미니멀 건축은 주변 환경의 대응체로 표면을 중요하게 생각, 변화하는 모습으로 나타나 다양한 지각을 가능하게 함. |
현대 조형 미술에 나타난 미니멀리즘적 특성과 실내 공간 구성에의 적용에 대한 연구 |
신정화 |
이화여대 석논 |
1996.5 |
-미니멀리즘은 건축과 실내디자인 분야에 있어서는 90년대 소비주의의 과다현상의 반발로 나타난 인간중심의 형태미학. -비상징적, 비은유적, 내부성을 부인하고 외부적인 상황에 관심을 가짐. 외부상황을 통해 자기 존재에 대한 확인. |
미니멀적 표현특성과 오브제적 요소를 적용한 뷰티케어 공간에 관한 연구 |
최영식 |
홍익대 석논 |
2002.2 |
-시대적인 배경과 기술의 발달에 의해 미니멀리즘의 의미는 계속해서 변해옴. 미니멀리즘의 의미는 명확히 결론 내려지지 않음. -21세기 인테리어는 기능성, 친환경, 지극히 모던함 추구. 테크놀러지를 기본으로 한 심플한 공간에 내추럴리즘을 도입. |
현대 상업공간 실내에 나타난 미니멀 디자인의 특성에 관한 연구 |
신병철 |
건국대 석논 |
2006.6 |
-미니멀리즘의 공간표현특성은 확장성과 폐쇄성, 재료표현특성은 물질성과 비물질성, 형태표현특성은 단순성과 반복성이 나타남 |
3. 미니멀리즘의 확장
3.1 미니멀 아트의 확장
우리는 미니멀 아트에 대해 일반적으로 미술계에서 나타난 엄격하고 논리적인 입방체형태의 예술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미니멀리즘은 자율적이고 즉자적11)인 공간을 추구한다. 따라서 다양한 확장의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60년대에도 미니멀리즘 작가들에 의해 미니멀리즘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태변화가 시도되었다. 이러한 60년대의 미니멀 아트는 현대의 진보적인 미술에서 아직도 탐구를 계속하고 있는 완전히 새로운 미술의 영역을 열어주었다.
원형의 미니멀리즘이 추구하는 단순성이 극단으로 흐를 위험을 경계하고 다양한 창조적 시도를 추구하면서 입방체에 간단한 변화를 시도한다던가, 구상의 흔적이 엿보이는 미니멀리즘의 확장성이 시도되어왔다.
<그림1> 로버트 모리스의 무제(찌그러진 입방체), 1965
일반적으로 미니멀리즘은 단순한 정형의 입방체로 알고 있지만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는 그의 1965년 무제작품에서 기울어진 입방체를 시도함으로써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미니멀리즘에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
<그림 2> 솔 르윗의 연속 프로젝트 I (A,B,C,D), 1966
내부폐쇄 외부폐쇄 |
D |
C |
내부개방 외부개방 |
내부개방 외부폐쇄 |
A |
B |
내부폐쇄 외부개방 |
<그림 3> 솔 르윗의 연속 프로젝트 I의 구성에 대한 개념도
솔 르윗의 모듈 입방체에서 보이는 개방성은 개념적으로는 단순한 작품에 고도의 지각적인 복잡성을 부여한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단순성과는 상반된 형태이다. 네 부분(A,B,C,D)으로 나뉜 가로세로 26cm의, 각각 세 가지 높이 (0,1,3 단위)와 열리거나 닫힌 두 가지의 가능한 상태를 가진 두 개의 기본 형태(격자 위에 1 x 1 또는 3 x 3의 단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12). 기존의 미니멀리즘의 특징인 형태의 단순함이 아니라 개념의 단순화와 지각적인 복잡성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기존 미니멀리즘과 차별화를 꾀한다.
<그림 4> 댄 플래빈의 무제(휠링 피치블로를 개발한 이에게), 1968
댄 플래빈의 형광등 작품은 물체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구조적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기존 미니멀리즘이 추구하는 환영(illusion)의 최소화와는 상반되는 환영이 존재한다. 그의 작품에서 비추는 빛은 주변 벽면으로 떨어지고 공중에서 혼합되어 새로운 색채를 만든다. 또한 의도적으로 작품을 벽면의 모서리에 설치하여 양쪽에서 비춰지는 빛에 의해 모서리를 지우는 환영성을 시도했다. 저드는 댄플라빈의 작품을 ‘모호하고, 이상하며, 흥미로운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일루션을 최소화를 추구했던 기존 미니멀리즘과는 다르지만 인공적인 조작이 아니라 형광등이라는 물체 고유의 속성과 색채만을 활용했기에 레디메이드(ready-made) 방식의 빛을 활용한 미니멀 아트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5> 에바 헤세의 접근II, 1969
칼 안드레에 의해 찬사를 받은 에바 헤세는 어찌보면 미니멀 아트 같고, 어떻게 보면 아닌 것 같은 작품을 발표한다. 아연도금된 철망으로 입방체를 만들고 내부에는 수천 개의 짧은 플라스틱 관을 묶었다13). 따라서 외부는 차가운 입방체이지만 내부는 부드러운 느낌의 구조를 줌으로써 대립되는 성질을 독특한 방식으로 절충했다. 이는 다른 미니멀 아트에 비해 훨씬 감성적이다. 그러나 미니멀리즘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단일성이 아니라 두 개 상반된 성질을 가진 이중성을 표현했기 때문에 미니멀리즘의 범주에서 조금은 벗어난 미니멀리즘의 확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2 미니멀 제품의 확장
<그림 6> 카림 라쉬드의 카림 로우
<그림 7> 로버트 모리스의 무제, 1969
미니멀 제품은 미니멀리즘의 확장을 기본으로 한다. 첫째, 제품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하는 사용성14) 때문이다. 그러나 제품은 미니멀 아트와는 다르게 사용성과 더불어 추상적으로 간결한 조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한다. 따라서 그 제품의 속성을 완전히 벗어나 추상성을 추구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카림 라쉬드(Karim Rashid)의 신발 카림 로우(Karim Low)을 보면 거친 펠드천를 사용한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의 무제작품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재질의 특성이 주는 우연한 표현 효과를 연출한 로버트 모리스의 작품과는 달리 카림 로우의 조형은 신발이라는 제품의 사용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이는 상징성을 제거하고 중성적 조형을 추구하던 미니멀 아트와는 달리 미니멀 제품은 신발의 기능을 수용하고 신발이 신발임을 나타내는 조형성에서는 벗어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
둘째, 자유로운 표현성을 전제로 하는 예술계에서는 제약이 없는 다양한 창의적 작업이 가능하지만, 디자인은 상업적이기에 일단 어떤 요구조건의 수용을 전제로 출발한다. 사회적인 요구이나, 사용자층의 요구사항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추상적인 개념에 충실한 작업을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형의 미니멀리즘(미니멀 아트)에 대해 어느 정도의 확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형태와 상징의 최소주의를 추구하면서도 소비자 편의와 감성을 만족시킬 어떤 최소한의 매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대 미니멀리즘의 조형성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빠른 인식을 우선시하는 현대인들의 감성에 미니멀리즘이 적합하다. 예를 들어 미니멀 아트는 과거 미니멀 아트의 날카로운 정형의 입방체에 비해 가볍게 곡선을 처리한 부드러운 모서리를 지녔다. 또한 재질에서도 과거 미니멀리즘이 보여준 거친 산업용 재료가 아니라 다양한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킬 있는 플라스틱, 철망, 유리 같은 재료의 다변화를 시도한다.
3.3 미니멀 공간의 확장
공간 디자인에서는 건물의 기능이나, 사회적 배경, 주변환경,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존중하는 모더니즘적 형태의 단순화가 최선의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공간에서 구체적인 단일의 기능이나 일시적인 목적을 위한 기능은 제품이 담당하며 공간은 이러한 제품과 사용자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할 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에 조금 더 제품보다는 일찍이 미니멀리즘 스타일을 받아드렸다. 또한 복잡해지는 사회 속에서 정신적인 개념을 추구하는 데 있어 공간의 기능보다는 인간의 삶을 재단한다는 개념에서 적극적으로 공간을 단순화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구로마타 시로와 같은 디자이너에 의해서 60년대와 70년대에서부터 이미 미니멀 공간의 발생의 단편적인 가능성들이 나타났으나 의미있는 시대적 경향의 한 줄기로서의 미니멀리즘이 등장한 것은 1990년 전후15)이다. 이는 60년대 미술계에서 발생한 미니멀리즘에 비해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미술계의 미니멀리스트들이 모더니즘의 추상성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는 했지만, 사실 미니멀리즘은 과거의 모더니즘과 깊은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미스 반 데로에의 주장인 ‘가장 적은 것이 가장 많은 것이다(less is more)’라는 구호는 건축의 미니멀리즘 추구경향을 잘 대변하고 있으며, 미스의 건축에서 ‘유니버셜 스페이스(universal space)’라는 단일한 형태로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고자하는 본질적 공간에 대한 추구가 나타났다.16)
최소매개를 사용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모더니즘과 성격을 같이하지만, 모더니즘보다 더욱 엄격하게 형태적 측면을 제한한다. 때문에 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의 경계에 서있는 공간이 많으며, 따라서 많은 미니멀리즘 공간이 모더니즘 건축에도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미니멀 아트와 유사하게 공간의 미니멀리즘은 공간의 주관적 조형미, 형태와 장식의 의미를 지양하고 비워둠으로 해서 공간과 상황의 기대를 만들어준다.17) 그러나 건축에서의 ‘비움’의 의미는 미니멀 아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건축은 인간의 삶을 담아야 하기에 사용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공간에 미니멀리즘과 같은 엄격한 제한을 두기는 어렵다. 또한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와 토지 조건 등 외부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 건물 전체를 미니멀화하기는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총체적인 미니멀화보다는 부분적인 미니멀화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18)
<그림 8> 로버트 모리스의 Box with the sound of its own making, 1961
<그림 9> 사이먼 웅거스의 큐브 하우스, 2006
사이먼 웅거스(Simon Ungers)의 큐브 하우스(cube house)는 로버트 모리스의 작품과 유사하게 완벽한 입방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미니멀 아트의 작품과는 다르게 건축물의 기본적 역할을 하기 위해 창과 문이 설치되고 외부계단이 부착되는 등 부수요소가 많이 추가되었다. 계단과 개구부를 얇은 선으로 처리하여 큐브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미니멀 아트에서처럼 극단적 단순함을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림 10> 사미 린달라의 하늘 다락방, 2005
사미 린탈라(Sami Rintala)의 하늘 다락방은 복합 공간인 건축을 미니멀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단순한 세 개의 육면체의 형태는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잘 지켜내고 있지만 조합되는 과정에서 조형적 다양성을 탐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4. 미니멀리즘을 확장시키는 디지털 기술
4.1 디지털 기술과 확장된 미니멀리즘의 관계
디지털 시대에는 디지털 기술이 디자인분야 전반에 영향을 미쳐 설계와 제조뿐만 아니라 첨단 기능의 개발에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디지털 기술에 의해 디자인의 형태는 극단적 단순화와 복잡화 두 가지 경향을 보이고 있다.19) 전자가 미니멀리즘이고, 후자가 비선형적 형태이다. 전자가 디지털 기술의 이점은 수용하되 단점은 보완하려는 상보적 성향을 띠고 있다면, 후자는 바로 디지털 기술의 특성이 그대로 외형으로 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최근 디지로그(Digilog)20)라는 새로운 단어가 탄생했지만 디지털 기술에 의해 비인간화되어가는 경향을 보완하기위한 시도로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디지로그 현상은 시작되어 왔으며, 그러한 현상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미니멀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II'라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의 기본적 모델을 제시하고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를 열었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모든 제품에 미니멀리즘 미학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는 복잡한 디지털 시대를 이끌 문화적인 코드는 미니멀 감성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예견했기 때문이다. 이때 사내의 많은 사람들이 시대착오적인 사고라고 반대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으나 결국 아이맥(iMac) 시리즈와 아이팟(iPod) 시리즈는 크게 성공하였다.
이 장에서는 미니멀리즘의 확장을 발생시키는 원인인 디지털기술의 특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크게 디지털 기술의 발달(1차적 원인, 직접적 요인)과 복잡한 디지털 사회(2차적 원인, 간접적 요인)라는 두 부류로 나누어 진행하였으나, 이 논고에서는 핵심을 명확히 하고자 1차적 요인인 디지털 기술에 의한 영향만을 다루 것이다.
4.2 디지털 기술의 특징
기계기술의 특징이 아톰이라는 물리적 요소를 다룬다면 디지털 기술은 비트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기본으로 하는 정보활용기술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의 의미도 물리적 재료의 가공, 조립, 생산을 의미하는 것에서 비물질적 재료의 전달, 표현, 변형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였다. 디지털 정보는 광속성, 쌍방향성, 조작 및 변형의 용이성, 압축성, 호환성21)의 획기적인 특성들이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특성들은 시청각적으로는 멀티미디어로, 기능적으로는 물리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대체하면서 기존 제품의 사용방법과 기능을 개선하며, 사용목적에 있어서는 디지털 컨버전스로, 구조적으로는 더욱 정밀한 설계와 디테일로. 인터페이스에 관해서는 디지털 제어기술로 나타난다. 이러한 5가지 발전경향은 확장된 미니멀리즘을 등장하게 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한다. 물론, 수제 바이올린과 수제 피아노와 같이 몇몇 제품들은 유구한 세월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은 전통성 때문에 이런 경향에서 제외된다.
4.2.1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
디지털로 기술로 탄생한 멀티미디어로 인해 현대는 이미지의 시대가 되었다. 현장감이 넘치는 영상 콘덴츠의 매력은 많은 사람들을 TV 앞으로, 극장으로 이끌었다. 현대에는 핸드폰, PSP, Mp3 플레이어 등과 같이 디지털미디어제품은 자신의 고유한 기능에 더하여 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루기 쉬운 소프트웨어 개발로 인해 멀티미디어의 창작이 수월해짐에 따라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직접 영상을 제작하는 UCC(user created contents) 개인영상제작시대가 신세대들 사이에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에 편승해 국가기관이나 선거후보자들도 UCC를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림 11> ABC 텔레비전 타임스퀘어 스튜디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 의해 멀티미디어제품은 디지털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는데, 대부분 단순한 미니멀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멀티미디어의 표현력이 물리적 조형을 단순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뉴욕에 있는 ABC 텔레비전 타임스퀘어 스튜디오(ABC television times square studios)처럼 곡선화된 형태의 예외가 있지만, 이는 방송스튜디오라는 상징성을 외형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기에 멀티미디어의 표현력은 감쇄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멀티미디어의 표현력을 손상하지 않고 순수하게 전달되도록 물리적인 형태는 단순하고 평평한 중성적 평면이 된다.
멀티미디어 기술이 제품에 끼친 영향과 마찬가지로 공간의 미디어화는 20세기 후반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경향으로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이 공간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대표적인 경향 중 하나이다. 초대형 디스플레이기기들의 발달과 선명한 영상은 공간을 하나의 대형 미디어로 바꾸어 놓으며 공간을 미니멀화하고 있다.
4.2.2 물리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대체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반의 말은 미니멀 디자인에도 적용된다.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오디오에서 소형화된 워크맨으로 진화했을 때에도 그 형태는 상당히 단순화되었다. 그 후 수천 곡의 노래와 방대한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MP3 플레이어라는 디지털 방식의 제품이 등장한 이후 그 형태는 더욱 미니멀리스트 스타일이 되었다. 이는 기계적 작동이 미세해질수록 혹은 전자화될수록 그것을 덮는 표피는 단순해짐을 보여준다. 불필요한 장식과 형태를 줄이려는 노력은 모더니즘의 지속적인 경향과 유사하다. 이렇듯 아나로그 시대의 기술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확장시키는 고집적회로를 지닌 제품은 과거에 비해 보다 단순한 외형을 갖게 된다.
과거 코닥사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필름의 개발에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필름에는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과 복잡한 공정에 비해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었다22). 현재는 아날로그 필름대신 디지털 기억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많은 분량을 더욱 작은 크기에 저장할 수 있으며 근본적으로 기계적인 작동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기능적 외관을 지닐 필요가 없다. 이렇게 비물질적 디지털은 기존 아날로그 제품의 사용방법과 기능을 확장시키면서도 형태는 더욱 군더더기가 없는 단순한 형태가 되도록 영향을 끼치고 있다.
4.2.3 디지털 컨버전스
디지털 제품들이 서로 결합하고 있다. 핸드폰이 가장 대표적인 예로 Mp3 플레이어, 일정관리, 메신저, TV, 전자사전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제품의 외관은 그 어떤 것에도 특징을 맞출 수가 없게 되었다. 단일 제품의 복합적인 기능에 때문에 역설적으로 외관의 형태는 중성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니멀리즘을 주조로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이 최근 컨버전스 디자인의 추세이다. 공간디자인에서는 이미 모더니즘의 시작부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특색이 없는 비움의 공간이 실현되었기에 물리적 형태의 컨버전스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공간의 디지털 컨버전스는 하나의 공간이 디지털기술의 도움에 힘입어 두 개 이상의 기능으로 활용되는 개념일 것이다. 뉴욕의 프라다 에피센터(Epi Center)는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가 활용되어 가상거울을 통해 옷을 입어볼 수 있고, 탈의실 유리벽의 투명도를 조절하여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동행자에게 옷이 어울리는지 물어볼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벽지가 자유롭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이미지의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이런 미니멀 공간은 모든 복합적 디지털 기능들의 변화를 수용하기위한 최적의 공간이 된다.
4.2.4 정밀한 설계와 가공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정밀한 설계와 가공은 현대 디자인의 특징이다. 복잡한 비정형적 형태의 제작을 위해서도 이것들은 필수적이겠지만, 완전한 일체감과 순수한 조형을 필요로 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에는 고도의 기술적인 정교함이 필수적인 것이다. 조인트 부위에 작은 나사하나 사용하기가 어렵고 다른 부재들 간의 연결에서 이음새가 거의 보이지 않는 흠없는 평면성이 요구되는 것이 미니멀리즘이다. 또한 다기능을 가진 기기를 위해 다양한 크기의 부품이 조립되어야하는 제품을 얇고 단순한 형태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설계와 시뮬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간디자인에서도 CAD를 활용한 정밀한 설계와 제작기술은 최소의 매개공간을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컴퓨터그래픽 기술에 의해 3차원적으로 공간을 미리 살펴보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미니멀리즘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4.2.5 디지털 제어기술
동력기관의 발명은 기계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동력기관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조작 기계’라는 새로운 기계가 필요했다. 그러나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기계를 등장시켰다. 이는 과거의 수백 개의 기계장치가 수행하던 일을 몇 개의 CPU와 반도체, 하드드라이브가 수행하고 있다. 미세하고 정교한 작업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인터페이스라고 하는 새로운 조작기계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과 함께 등장한 HCI(human computer interface)분야는 인간과 컴퓨터 상호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제어기술의 분야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의 감성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이를 디지털 기술과 연결시키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필요하며, 현대에는 이것이 디지털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모든 정밀하고 미세한 작동들은 제품의 표피 밑에서 발생하는 고도의 작업이며 외부에는 단지 하나의 스크린 위에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언어로 기계의 작동상태가 표시된다. 물론 디지털 기술의 제어에는 현재까지도 마우스와 키보드와 같은 물리적 장치가 필요하지만 점차 터치스크린과 터치버튼으로 대표되는 더욱 간결한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대신한다. 최근에는 접촉하지 않고 지시하는 것만으로도 인터페이스를 조정하는 기술도 실용화되었다. 따라서 외형은 더욱 간소해진다. 예를 들어 전화에 컴퓨터가 내장되면서 휴대전화든 가정용 전화든 형태는 점차 단순화되었다. 한 제품의 거의 모든 기능이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실행이 가능하기에 전원버튼 이외에는 단 한 개의 물리적 버튼이 없는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 물리적 인터페이스에 비해 더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도록 친숙한 그래픽 메타포를 활용하며 또한 감성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UI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5. 확장된 미니멀리즘의 표현 요소과 특징
5.1 확장된 미니멀리즘의 표현 요소
5.1.1 미디어 표피
미디어 표피란 멀티미디어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시청각적 장치와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제품이나 공간의 표면에 전자 스크린의 형태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현재 대부분의 미디어제품들의 표면에서 상당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제품의 미니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디지털미디어는 대부분 영상스크린이 있어서 오히려 강한 표현성을 지니고 있기에 원형 미니멀리즘의 개념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상스크린을 미니멀 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비스타(vista)효과처럼 주위 환경을 끌어들여 내부의 환경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본다면 미니멀리즘은 성립한다. 사실 움직이는 영상은 제품과는 별 관계가 없는 원거리의 환경을 끌어오는 것으로 이는 미술의 미니멀리즘의 특징인 환경성23)과도 유사하다. 도날드 저드의 거울을 활용한 입방체형태의 작품처럼 주변의 환경을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원거리에 존재하는 환경을 반사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전원이 꺼졌을 때 영상은 더 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고 사각형의 회색스크린만 남게 된다. 결국 제품의 스크린은 는 원거리의 환경을 바라보기 위한 프레임의 역할을 한다. 이는 공간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데 첨단미디어와 대형 스크린이 공간에 배치될 때 공간 자체는 단순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때 공간은 하나의 디지털 미디어와 유사해 진다.
<글림 12> 삼성전자의 Yepp P2
<그림 13> 소니사의 브라브아 TV
<그림 14> 타임 스퀘어에 있는 리만 브라더스 빌딩
예를 들어 삼성의 Yepp P2는 MP3 플레이어인데도 하나의 스크린이 전면을 독차지하고 있다.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중요한 시대에서 스크린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소니(Sony)사의 브라비아 TV는 외형을 극도로 단순화하여 내부의 영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리먼 브라더스 빌딩(Lehman brothers building)의 영상스크린은 설계부터 파사드 계획에 포함되어 건물과 일체화된 것으로 이로 인해 건물의 단순화가 함께 이루어졌다. 영상스크린이 차지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대상은 더욱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미디어표피 자체가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하는 경향이 뚜렷한데 이는 과거의 물리적 인터페이스(계기판, 원형다이얼, 스위치 등)의 기능보다 훨씬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감성을 고려한 디자인(버튼을 누를 때 효과음과 빛을 활용한 반응, 깜찍한 아이콘 디자인, 작업의 수행상태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화면 등)의 매력은 물리적 인터페이스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다. 이것은 곧 제품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동종의 제품들과 차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전자제품에서 터치스크린은 고가제품과 첨단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터치스크린 기술이 디지털 인터페이스 기술에서 가장 하이엔드 테크놀러지(high-end technology)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물리적 버튼이 존재하지 않는 미니멀 스타일은 미래적 이미지와 고가의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터치스크린의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다양한 기능 때문에 자칫 사용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구조와 형태면에서 첨차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림 15> 애플사의 iPhone
<그림 16> 파리 아이다스 mi Innovation Center
애플사의 아이폰은 전면 터치 스크린으로 물리적 버튼이라고는 전원 버튼밖에 없다. 따라서 외형은 무척 단순하고 세련되어 졌다. 인터페이스에 사용된 아이콘의 형태도 매우 단순하고 간결하다. 파리 아이다스의 마이 이노베이션 센터에 사용된 스크린은 터치스크린이라기보다는 포인팅 스크린(pointing screen)으로 불리어야 할 만큼 독특하다. 화면안의 대상을 지시하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탐색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제품의 형태 뿐 아니라 조작하는 행위도 간결해졌다.
5.1.2 빛
빛의 발산을 통해 제품은 물리적 형태가 지니는 이미지보다 풍성한 아우라를 발산하며, 빛은 주위 공간으로 흩어지거나 바닥으로 떨어져 대기와 벽면의 재질을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킨다. 때로는 물체를 공중으로 부유시키는 듯하고 물체를 강한 힘으로 갈라놓는 듯도 하고, 멀리까지 비추며 자신의 상을 투사한다. 이는 마치 댄 플래빈의 형광등 작업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준다.
<그림 17> 삼성전자의 Yepp K3
<그림 18> 엘지전자의 초컬릿폰
삼성전자의 Yepp K3와 엘지사의 초컬릿 폰은 터치버튼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데 손을 대기 전까지는 거의 완전히 순수한 검정색 직육면체이나, 손끝이 닿으면 불이 들어오는 백라이트기능이 있어 감성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다시 말해서 전원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제품을 더욱 강렬한 미니멀 형태로 느껴지게 한다. 반대로 전원이 들어오면 어두운 제품의 표면에서 은은한 색채의 빛을 발산하면서 고급제품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빛의 꺼짐은 미니멀 형태를 역설적으로 강화시키고, 빛의 커짐은 숨겨져 있던 제품의 기능을 명확히 하면서 의외성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림 19> 크램과 스트리글의 엑스포미디어
크램과 스트리글(Kramm &Strigl)의 엑스포미디어 (expomedia)는 낮에는 단순한 입방체의 형태에 펀칭메탈로 둘러싸여 반투명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으나, 밤에는 오색찬란한 네온이 건물의 입방체를 더욱 작은 입방체들로 분절시켜 놓는다. 이로 인해 입방체는 단순하고 차가운 이미지에서 화려하고 감성적인 이미지로 변화된다.
<그림 20> 뮤티 랜돌프의 D-edge
뮤티 랜돌프(muti randolph)의 D-edge는 모든 것이 사라진 검정색의 공간 속에 그리드 형태로 빛을 배열해 3차원 매트릭스를 생성한다. 이 3차원의 빛의 그리드로 생성된 간결한 공간은 음악과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다채롭게 변화된다. 여기서 빛의 강렬함에 의해 사라진 물리적 공간에서 빛은 역동적인 환상의 공간을 생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5.1.3 상호작용
원형의 미니멀리즘도 작품에 대한 해석과 경험에 있어 관람자에게 중심을 두었는데 현대 미니멀리즘도 사용자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사용자 중심의 형태로 나타난다.
상호작용을 통한 흥미유발이 목적인 경우 물리적 외관은 사용자가 화면 안으로 몰입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게임자가 화면 안에서 하나의 역할을 수행할 때 물리적인 외관은 그가 화면 속의 경험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존재감이 사라진 물체, 즉 중성적 물체가 되어야 한다. 닌텐도 DS나 Wii와 같은 제품은 이와 같은 특성을 보여준다.
<그림 21> 닌텐도 DS
<그림 22> 닌텐도 Wii
공간디자인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나타나는데, 공간의 대부분이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장소인 경우 미니멀 공간이 이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된다. 때로는 공간이 먼저 지어지고 차후 상호작용을 위한 작업이 진행될 수 있겠지만, 상호작용의 가상성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는 공간은 물리적으로는 가장 단순한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23> Art+com의 02 flagship store
<그림 24> Art+com의 Medial Stage and Costume Design
Art+Com이 디자인한 02 플래그쉽 스토어(flagship store)는 고객이 센서리 써피스(sensory surface)로 불리는 빔프로젝터의 투영면 위에 떠다니는 핸드폰을 직접 선택하여 정보를 볼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정보와 상호작용의 재미가 센서리 써피스로 통합되면서 이것이 매장내에 가장 중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방문객이 이것과의 상호작용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매장은 미니멀한 공간이 되었다. Art+Com의 미디얼 스테이지(medial stage)는 실험적인 작품이지만 오페라무대를 미디어 상호작용공간으로 만들면서 형태가 간소화되었다. 무대의 배경뿐 아니라 배우들의 의상마저도 상황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해나간다. 따라서 무대 뒤편에는 여러 층으로 중첩된 막과 배경이 사라지고 단순한 3개의 스크린만이 존재한다.
<그림 25>일렉트로 랜드의 Target Interactive Breezeway
일렉트로랜드(electroland)의 타켓 인터랙티브 브리즈웨이(target interactive breezeway)는 입장객들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빛을 내는 LED 조명이 벽면과 천정 사방에 퍼져있다. 이로 인해 단순한 물리적 공간에서 조명으로 인한 복잡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이는 솔 르윗의 단순한 개념, 복잡한 형태와도 같이 단순한 법칙이 복잡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림 26> 토요이토의 바람의 탑
<그림 27> 장 누벨의 아랍문화원
주변 환경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과거 원형 미니멀리즘의 특징은 현재에는 심지어 보이지 않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토요이토의 바람의 탑은 도시의 소음, 사람들이 북적이는 소리, 지나는 바람 소리와 교감한다. 장 누벨의 아랍 문화원은 햇볕의 강도에 따라 빛의 유입을 조절하기 위해 카메라 조리개와 같은 유닛들이 작동한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환경들과 상호작용함으로써 그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면서 과거 원형 미니멀리즘의 환경성이 상호작용의 형태로 나타난다.
5.1.4 매끄러운 기하학
원형 미니멀리즘이 기술적 진보의 희망을 보여준 차가운 기계적 기하학이었다면 현대의 미니멀리즘은 첨단기술이 지닐 수 있는 비인간적일 수 있는 특성을 감쇄시키는 감성적인 단순화를 추구한다. 이는 매끄러운 기하학이라 불릴 수 있다.
약간의 곡선의 가미는 전체적인 입방체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현대의 감성적 소비패턴에 따라 변화한다. 제품에서 강한 인지력과 부드러운 감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인을 위해 전체적으로는 최소한 기하학적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모서리나 꼭지점을 살짝 곡면처리하여 시각적으로는 강한 입방체를, 촉지각적으로는 매끄러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재질의 활용 면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원형 미니멀리즘 시대에는 재질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거친 산업용 재료를 많이 선호하였으나, 현재는 매끄러운 재질 들을 선호하여 감성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애플의 제품은 대부분 이러한 매끄러운 기하학을 잘 보여준다.
<그림 26> 아이맥(2002), 아이맥(2006), 맥 미니(Mac Mini), 아이팟(iPod)
따라서 재질도 과거의 거칠고 투박한 재료와는 다르게 잘 정제되고 다듬어진 것들이다. 과거에는 철, 콘크리트, 거친 나무가 주재료였는데 현재에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윤기나는 화려한 색상의 플라스틱, 다양한 투명도를 표현하는 유리, 세련되게 표면이 가공된 스테인레스가 주로 사용된다. 가구와 같이 피부에 닿는 사물에는 촉각적으로 친근함을 주는 재료들이 사용되고 있다.
5.1.5 비물질 재료
최근 미니멀디자인을 보면 비물질24)재료의 사용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형태를 가진 미니멀리즘이 인식의 차별화를 발생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본래 비물질적인 것이기에 디지털 제품의 표피에는 일반적으로 비물질적 재료가 많이 사용된다. 비물질질적 재료에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양한 투명도를 지닌 유리이다. 겹칩의 효과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가 발생된다. 이외에도 반투명 플라스틱과 같은 중성적 외피를 들 수 있는데, 여기에 빛이나 미디어와 같은 표현도구를 통해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소니사의 VGC-LM17L은 모니터에 이것보다 조금 큰 유리를 부착하여 제품의 이미지를 투명하고 경량감이 있는 것으로 변화시켰다. 이는 이것의 얇은 키보드의 첨단 이미지와도 유사하게 최고의 기술이 사용되었기에 얇고 가벼운 컴퓨터라는 인상을 준다. 스와로브스키 매장에 설치된 토쿠진 요시오카의 스타더스트는 수백 개의 크리스털 구술을 상들리에의 형태로 붙잡아 매고 그 구술들을 통해 미디어의 화면이 출력되도록 했다. 이는 독창이면서도 신비한 재질감을 연출해내었다.
<그림 27> 소니사의 VGC-LM17L
<그림 28> 토쿠진 요시오카의 스타 더스트3 (star_dust3)
5.2 표현상의 특징
확장된 미니멀리즘이 발생하기까지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과 표현 요소들의 관계를 아래 그림과 같이 정리하고 그 표현상의 특징을 5가지로 도출해 내었다.
<그림 29> 확장된 미니멀리즘 표현상의 특징 도출
5.2.1 표피성
내부에서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집적화된 디지털 기술의 덕분으로 표피는 단순한 형태를 지니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표현의 대상이 된다.
5.2.2 감성성
원형의 미니멀리즘은 감성이나 이성과 크게 관계가 없지만 견고하게 보이는 입방체가 차가운 이미지를 준다. 그러나 확장된 미니멀리즘은 기술적 표현을 통해 미래적이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면서도 매끄러운 모서리처리와 질감을 통해 감성적인 방향으로도 접근한다.
5.2.3 대비성
디지털 기술에 의한 미니멀리즘 효과는 강한 대비효과를 수반한다. 스위치가 꺼졌을 때와 켜졌을 때, 낮과 밤의 차이에 의한 대비효과가 강한 반전의 미학을 시도한다. 꺼졌을 때에는 완전한 원형의 미니멀리즘에 가깝고 켜졌을 때는 강한 표현성으로 확장의 미니멀리즘을 표현한다.
5.2.4 반응성
제품조작을 위한 디지털 인터페이스이거나 흥미유발을 위한 상호작용적 표현이건 간에 이러한 반응성이 미니멀한 외형의 무미건조함을 보완한다.
5.2.5 확장성
역동적인 상호작용 혹은 비물질재료와 빛을 활용하여 표현되는 확장성은 주변의 물체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물체 자신도 어떤 아우라, 즉 힘을 발산한다.
6. 결론
이 논고를 통해 디지털 기술에 의한 비선형 조형과 대비되는 미니멀 조형의 존재를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이는 기술이 사회현상과 삶의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기술 중심적 역사관에 기초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미니멀리즘의 탄생과 변화된 모습을 조명하였다. 그리고 비물질적인 디지털의 힘이 물질적인 현실 세계를 제어하고 형태의 변형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현대의 확장된 미니멀리즘은 확고한 개념의 토대 위에 실현된 사조는 아니다. 오히려 이미 디자인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문제를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이란 관점으로 살펴보고 미니멀리즘의 확장된 표현형을 고찰한 것이다. 따라서 원형의 미니멀리즘인 미니멀 아트의 관점에서 엄밀히 살펴보았을 때 몇몇 사례들은 미니멀리즘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수도 있다.
과거 미니멀 아트는 산업기술에 영향을 받아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형태로 단순화가 이루어졌다. 현대 미니멀 디자인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특징인 표피성, 감성성, 대비성, 반응성, 확장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가 언급했듯이 오늘날 소비자들은 복잡한 기술로부터의 해방을 갈망한다. 따라서 ‘단순함’은 미래디지털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만큼이나 강요되는 지식과 정보의 필요량은 가중될 것이며, 그 현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미니멀리즘의 확장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 확장의 특성은 시대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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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현대미술의 이해’ 강연 중에서
Yahoo 영어사전
1) Yahoo 영어사전
2) 진중권의 ‘현대미술의 이해’ 강연 중에서
3) 정성훈, 제품조형에 있어서 미니멀리즘 경향성에 관한 연구, 2006, p.176
4) 한도룡, 민영진, 임미화, 미니멀리즘이 도입된 실내디자인에 관한 연구, 홍익대 디자인 논문집 제2호, 1996, p.70
5) 김양완, 한국현대건축에서 벽의 미니멀리즘 표현에 관한 연구, 경상대 석논, 2001, p.8
6) 미니멀리즘, 데이비드 배츨러, 정무정(역), 열화당, 2003, pp.7
7) 김철균, 한혜진, 한도룡, 최영식, 정성훈의 논문
8) 김철균, 박연정, 김철균, 한혜진의 논문
9) 김양완, 김혜진, 한혜진, 최영식의 논문
10) 김양완, 김철균, 한헤진, 신병철의 논문
11)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갖지 않고 그 자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존재. 논리 전개의 가장 낮은 단계로, 대립이 미발전(未發展)인 채 잠재해 있는 것.
12) 미니멀리즘, 데이비드 배츨러, 정무정(역), 열화당, 2003
13) 미니멀리즘, 데이비드 배츨러, 정무정(역), 열화당, 2003
14) '제품(Product)'이나 '서비스(Service)' 등 기업이 생산해 내는 유형 무형의 상품에 대한 사용자 편의성을 일컫는 말로서 사용성(Usability)이라고 축약해서 말하기도 한다. ISO에 규정한 바에 따르면 사용성(Usability)은 상품이 사용자가 목적달성을 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이며 효율적이고 사용자만족도가 높도록 만들어진 정도를 말한다.
15) 임석재, 미니멀리즘과 상대주의 공간, 시공사, 2007.3(초판 7쇄)
16) 김양완, 한국현대건축에서 벽의 미니멀리즘 표현에 관한 연구, 경상대 석논, 2001, pp.20
17) 민영진, 실내디자인에서 미니멀적 특성에 관한 연구, 홍익대 석논, 19997. pp.69
18) 임석재, 미니멀리즘과 상대주의 공간, 시공사, 2007.3(초판 7쇄), pp.106
19) 권영걸, 공간디자인 16강, 도서출판 국제, 2006 (4쇄)
20) 한때 ‘혁명’으로까지 불리며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디지털 기술의 부작용과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결합하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_이어령, 디지로그, 생각의 나무, 2006
21) 함께하는 시민행동, 한국인터넷의 10가지 쟁점, 역사넷, 2002
22) 이구형, 디지털 제대로 이해하기, 지성사, 2004
23) 작품 자체보다는 주변 환경에 눈을 돌리게 하는 미니멀 아트의 특징
24) 젬퍼가 피복론에서 사용한 비물질성(dematerial)이라는 용어는 장식이나 건축외피로 구조체의 물적 존재를 위장하거나 재료의 물성을 교란하는 효과를 의미한다._ 유진상, 김현철, 현대건축 외피의 ‘비물질적’ 표현성에 관한 연구, 대한건축학회 논문집18권 7호, 2002.7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와우~감사합니다..저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