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보완·사교육 절감에 앞장서는 방과후학교
글_ 김홍원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복지연구센터 방과후학교팀장
Ⅰ. 방과후학교의 도입
정규 학교교육을 보완하면서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과후 교육활동’이 필요하다는 교육개혁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1996년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방과후 교육활동’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입시가 중시되는 학교현장에서는 인성과 창의성 함양을 위한 방과후 교육활동보다는 교과 보충학습을 위한 방과후 교육활동이 보편화 되었다.
이후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방과후 교육활동은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어, 2004년의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에서는 주요한 사교육비 경감 정책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는 줄지 않았으며, 사교육비는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계층간·지역간 교육격차와 학력격차, 그리고 저출산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이에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2006년부터 기존의 방과후 교육활동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방과후학교’ 정책을 수립하여 적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명박정부에서도 방과후학교는 정부와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주요한 교육정책의 하나가 되고 있다. 2008년 방과후학교 사업은 국가사업에서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되었다.
방과후학교는 학교교육 기능 보완, 교육복지 구현, 사교육비 부담 완화, 지역사회 학교 실현이라는 네 가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추진되고 있다. 방과후학교는 기존에 학교에서 운영하던 방과후 교육활동을 보다 자율화, 개방화, 다양화하여 수요자의 만족도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과후 교육체제이다.
즉 방과후학교는 학교가 보다 많은 자율적 권한과 책무성을 가지고, 학교와 지역사회에 있는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대상, 종류, 운영시간 등을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융통성 있게 운영하여 다양하고 질 높은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방과후학교에서는 수요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과 프로그램, 특기적성 프로그램, 초등보육 프로그램, 성인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방과후학교가 학교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정책을 수행하여 왔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제도와 대학생 멘토링 제도,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지원사업을 통해 소외계층과 지역의 학생들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초등보육교실 지원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학교에 초등보육교실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방과후학교 온라인시스템 개발 및 방과후학교 학부모 코디네이터 운영 등을 통해 방과후학교 담당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였으며,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 차원에서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여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방과후학교가 보다 질높게 활성화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방과후학교 전담부서제를 마련하여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업무가 교사가 개인적으로 하기 싫으나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학교 전체가 책무성을 지니고 체계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가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방과후학교가 지방이양사업이 됨에 따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부동산교부세 잔액의 4%를 초등 방과후 보육·교육에 지원하도록 하였다.
또 방과후학교 연구학교 및 시범학교 운영, 방과후학교 페스티벌 개최, 방과후학교 대상 시상 등을 통하여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보급하였다. 그리고 한국교육개발원에 방과후학교정책연구센터를 설치하여 방과후학교 기초 및 정책연구, 실태 및 성과 분석, 담당자 연수 프로그램 개발 및 연수, 교수-학습자료 개발, DB 구축 등에 관해 전문적인 연구와 지원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Ⅱ. 다원적 교원평가시스템의 논리적 연계 가능성
방과후학교의 성과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 참여율 : 2009년 현재 방과후학교 학생 참여율은 57.6%(4,276,476명)이다. 이는 2006년 42.7%(3,274,841명)에서 14.9%가 증가한 수치로서 연평균 증가율은 5.0%이고, 2006년에 비해 약 1백만명의 학생이 증가하였다.
■ 학교교육 기능 보완 : 방과후학교는 방과후에 정규교육과정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다양한 교과 및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교과 보충 및 심화 학습을 돕고, 특기적성을 개발하며,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고자 한다. 2009년 현재 258,929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교과프로그램은 56.4%(161,348개), 특기적성 프로그램은 43.6%(124,581개)이다. 이러한 2009년의 총 프로그램수는 2006년의 프로그램수(130,351개)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표>는 방과후학교가 학업성취나 특기적성 계발, 행동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학부모 의견조사 결과인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한국종단연구의 3년간(2006~ 2008)의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변종임외 2009),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학업에 대한 내재적 동기와 자기효능감이 더 높으며 지각·결석과 같은 문제행동을 덜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학교생활 개선(교우관계 및 교사와의 관계 개선, 수업 방해행동 감소) 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종임외(2009)에 의하면, 방과후학교의 학력향상효과에 대해 학생은 75점, 학부모는 73점을 주었으며, 특기적성 개발 효과에 대해서는 각각 67.2점과 66.2점을, 학습태도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각각 71.2점과 71.6점을, 인성 함양효과에 대해서는 73점과 73.8점을 주어, 전반적으로 방과후학교가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교육복지 구현 : 방과후학교는 소외계층 및 지역의 학생들에게 방과후에 교육적인 장소에서 질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고, 계층 및 지역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2009년 현재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제도의 혜택(연간 30만원의 무료 수강권 제공 받음)을 받는 도시지역의 저소득층 학생은 390,518명이며, 이는 2006년의 90,981명에 비해 430% 증가한 수치이다.
농산어촌지역에서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학생은 827,479명이며, 이는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전체 학생의 74.1%이다.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총 74,879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52.4%는 교과 프로그램, 47.6%는 특기적성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월 2.4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도시와 농산어촌 지역의 생활이 어려운 학생이 대상이 되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혜택을 받는 학생은 2009년 현재 2,380개교에서 39,920명이며, 대학생 멘토는 9,983명이다. 2006년에는 2,065개교에서 10,007명의 학생과 3,654명의 대학생이 참여하였다. 학생수만 볼 때 390% 증가하였다.
초등보육 프로그램의 경우, 2009년도 현재 3,413개교의 3,819개 학급에서 총 66,691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전체학생 대비 1.9%). 2006년에는 1,421개교 1,631개 학급에서 31,788명의 학생이 참여하였으며(전체학생 대비 0.8%), 참여학생수로 볼 때는 210% 증가하였다. 초등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51.3%이며, 기초생활 수급자와 중식 지원자 수를 더한 저소득계층 초등학생은 28.1%였다. 주말 방과후학교는 저소득층 학생들과 농산어촌 지역의 학생들, 그리고 주말에도 일을 하는 맞벌이 부부 자녀들에게 도움이 된다.
주말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는 2009년 현재 2,028개 학교이며, 이는 전체 방과후학교 운영학교의 18.2%에 해당한다. 이들 학교에서 총 6,995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132,886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 사교육비 경감 : 통계청에서 매년 조사하는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의하면, 사교육비는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초·중·고등학교 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21조 6천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하였으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2천원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하였다. 그러나 사교육비는 전년도(4.3% 증가)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되었고, 사교육 참여율은 75.0%로 전년대비 0.1%p 감소하였으며, 1주당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도 7.4시간으로 전년대비 0.2시간 감소하였다.
아직 방과후학교로 인해 전체적인 사교육비가 감소하였다는 실증적인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수행한 한국종단연구의 데이터 분석 결과, 방과후학교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방과후학교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학생과 간헐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에 비해 사교육비 경감에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과후학교에 간헐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집단까지 포함하여 효과를 분석할 경우, 사교육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과후학교는 전체적인 사교육비 증가를 억제하고, 소외 계층이나 지역의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경감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앞의 <표>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방과후학교의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은 이러한 효과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변종임외(2009)에 의하면, 방과후학교의 사교육비 경감효과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사 각각 100점 만점에 70점, 66.2점, 71.2점을 주었다.
■ 학교의 지역사회화 : 학교의 지역사회화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관계를 맺어 지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지역에서 지자체, 기업, 군부대나 경찰, 연구소, 기타 지역의 여러 기관이나 단체가 방과후학교에 예산이나 인력, 시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도 방과후학교에 참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지역의 방과후학교 운영을 지원한다. 그리고 방과후학교에서는 학부모나 지역사회 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방과후학교가 학교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된 2006년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Ⅲ. 방과후학교 발전과제
2006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방과후학교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나, 정책목표를 보다 완전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이 있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화하고 질을 높인다. 수요자의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학생의 재능을 고려하여 영역별로 다양해야 하고, 능력을 고려하여 수준별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수업의 질을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제공을 차별화 해야 한다.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고등학교가 가장 높지만, 만족도는 학교급이 높을수록 떨어지고 있다.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수준별 구성, 그리고 평가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차등화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방과후학교는 지방사업이 되었고, 교육청과 학교의 자원만으로는 방과후학교를 활성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청과 지자체가 밀접한 협력체제를 갖추는 일이 필요하며, 특히 지자체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셋째, 방과후학교 업무 담당자의 전문성을 제고한다. 교육청과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청 및 지자체 담당자와 교원(교장, 부장교사, 교사 등), 그리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강사의 전문성이 높아야 방과후학교가 활성화된다. 대상자별ㆍ업무 영역별로 지속적인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수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보조인력 지원, 타업무 축소, 행정업무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방과후학교 업무 이외의 다른 업무를 줄여주는 방안도 강구·적용되어야 한다.
넷째, 방과후학교 우수사례를 발굴하여 보급한다. 방과후학교는 국가는 대체적인 틀과 방향만을 정하고, 구체적인 운영은 지역과 학교가 결정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운영상의 융통성은 지역과 학교에서 여건에 적합한 많은 창의적인 사례가 나오도록 하였다. 벨트형 방과후학교 운영, 거점학교, 1교1사 협력, 주말방과후학교, 타부처 방과후 교육활동과의 연계 협력, 지역사회 기관과 협력하여 운영하는 저녁 늦게까지의 보육 프로그램 등은 이러한 사례들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역, 학교와 유사한 여건에서의 성공적인 혁신(우수) 사례는 혁신에의 자신감을 갖게 하고 혁신을 하게 하는 힘이 된다.
다섯째, 방과후학교의 법적 기반을 구축한다. 방과후학교가 처음 시작되고 많은 지원을 받아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최고정책결정자가 이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러한 일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방과후학교가 국가와 지역사회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원을 보장하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활성화 한다. 사교육비 경감의 중요성, 특기적성보다는 학교성적이 중요시되는 분위기, 상급학교 진학에서 보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교과성적, 주요 교과에서의 학업성취도 공개 등의 요인으로 인해 방과후학교에서 특기적성프로그램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2006년에는 특기적성이 차지하는 프로그램이 58%이었으나, 2009년에는 43.6%로 3년 동안 14.4%가 감소하였다. 특기적성 프로그램은 개개 학생이 지닌 다양한 소질을 발굴ㆍ계발하고, 학생이 지덕체가 조화된 건전하고 행복한 인간으로 자라도록 하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인간으로서의 학생 개인의 성장과 국가의 전체적인 발전을 생각할 때도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하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수요자의 선택에 의하여 결정이 되기 때문에 수요자의 선택이 줄어드는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김홍원외(2008). 2007 방과후학교 성과분석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변종임외(2009). 방과후학교 운영실태 및 성과분석 연구, 한국교육개발원.
서울동작교육청·서울대사범대학(2006), 2006 대학생 멘토링사업 운영보고서.
통계청(2010.2). 2009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출처: http://edu.kedi.re.kr/EZPlan/EduZine/EzArticleSviw.php?PageNum=1&Ac_Num0=6915&Ac_Code=D0020301&S_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