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생명력과 氣를 가진 신비의 靈草 ‘산삼’
정직한 山蔘 문화정착과 고려인삼의 脈을 잇는다
한서심마니 홍영선 대표
예로부터 신비(神秘)의 영약으로 인정받아온 산삼(山蔘)은 동의보감에 신초(神草)라고 기록되어 있고, 마음의 에너지, 강한 생명력과 기를 가져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는 영초(靈草)이다.
산삼은 새싹이 나올 때까지 꽃대가 잎, 줄기와 함께 나오는 현화식물에 속하고, 오가피 과의 반음지성식물로 학명은 Panax Ginseng이다. 산삼은 자라는 속도가 아주 느리고 번식력이 약하며, 자연 상태에서 씨가 발아되는 기간이 2~5년 걸리며 싹을 틔우고 올라올 때는 3엽(葉)이고, 다시 2~5년이 지난 후에야 본래의 모양인 5엽이 된다. 이만큼 산삼은 자라기도 어렵고 구하기가 어려워 오랜 옛날부터 아주 귀하게 여겨왔다.
중국의 진시왕, 제나라 위왕·선왕 등이 불사약을 구해오도록 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산삼을 말하는 것으로,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운 난치병을 극복할 수 있는 저항력을 길러주는데 최고의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선조 때부터 신비의 약초 산삼을 찾기 위해서 길일을 택해 산에 들어갔고, 수일 전부터 몸가짐을 정갈히 해야 했으며 부정한 행동, 살생 등은 물론, 부인과 잠자리도 피했다고 전해진다.
심마니의 고유영역인 산삼채취와 감정에 있어 정성을 다하고 공정을 기울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산삼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명예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심마니들이 모여 하늘이 내린 산삼의 보호와 보존에 힘쓰며, 심마니의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발전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서심마니 산삼협회를 찾았다.
전통 심마니의 脈을 잇는다
한서심마니 산삼협회(www.hssimmani.com)는 전통심마니들의 친목도모와 정보교환을 위하고 스스로의 명예를 지켜나가 당당히 대접받을 수 있도록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산삼농장을 직영으로 운영하여 산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감정위원단을 위촉하여 정직한 감정을 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판매전시장을 운영하여 산삼유통질서를 바로 세우는 등 전통심마니의 맥을 잇는데 앞장서고 있다.
협회 홍영선 대표는 “심마니는 신비의 약초, 산삼을 채취하는 심부름꾼으로 산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큰사람’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남의 땅에 들어가 삼을 캐오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겸손해 하며 “삼을 찾는 일이 등산하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다. 순수하게 삼만 캐서 생활하는 전통심마니는 200명 정도이고, 대부분의 심마니들은 약초 캐서 팔고 건강원을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서심마니 산삼협회는 99년부터 직접 교육시켜 심마니로서의 자질과 이해력을 평가하여 단계적으로 회원을 늘려나가 2004년에 발족한 단체로, 돈 있고 인지도 높은 사람들을 모아 만든 단체와는 차별화 된다”며 “삼 교육만 받은 준회원이 4,000명이고, 정회원은 160여명”이라고 밝혔다.
매년 11월부터 3월까지 1달에 6번씩 6년째 삼 교육을 하고 있는 洪대표는 “전통심마니의 맥을 잇는 진짜 심마니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얼치기와 사기꾼을 만들 수도 있어 문제”라며 “하루, 이틀 교육받은 사람이 내 흉내까지 내면서 인터넷 카페에서 감정위원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초보자들은 그를 보고 감정 잘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정말 위험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바른 蔘 분류와 정직함으로 인정받아야
협회 감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洪대표는 “지금처럼 삼을 인공적으로 재배하기 전에는 캐기만 하면 모두 산삼 이였지만, 지금은 그 분류를 다시 해야 한다”면서 “산삼을 알려면 먼저 ‘얼치기’(어중간하게 끼어 있는 것)를 알아야 한다. 선배 심마니들이 산삼 기준을 정하기 위해 먹어보고 먹여본 후 뛰어난 효과를 보는 통계 기준점이 30년이라며, 30년 넘으면 산삼, 이하는 얼치기라고 불렀다.”고 밝히고 ‘최소 25년 이상은 돼야 산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일부 심마니는 산에서 캐면 다 산삼이라 말하는데, 인삼 苗(묘)를 산에다 옮겨 심어 제 3자가 그걸 캐면 그게 산삼이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못하더라. 인삼을 산에 심으면 30년을 넘길 수가 없다”며 “인삼에도 품종이 있다. 산삼 씨앗을 산에다 심어 30년을 기다려야 산삼이 된다.”면서 ‘정말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洪대표는 삼 분류에 대해 “자연환경에서 산삼의 씨로 산에서 자란 삼은 산삼, 인삼의 씨로 산에서 키운 삼은 야생 삼, 묘삼을 옮겨 심어 인위적으로 농약주고 비료주어 기른 삼을 재배 삼이라 하면 명확한 구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서 그는 “요즘 한창 언론에 소개되고 있는 장뇌삼은 세상에 없다. 정확히 말하면 장뇌 삼 형식의 삼이다. 뇌두가 대나무 마디처럼 길다고 해서 장뇌인데, 장사꾼 사업자들이 빌려 쓴 것”이라며 “그들은 산삼 씨 따다가 산에 심어 기른 삼이라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묘삼을 옮겨 심어 인공적으로 기른 삼을 장뇌삼이라 팔고 있다. 한 가지를 가지고 두말하면 안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로운 山蔘 문화와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공간제공
“심마니는 자연에서 사는 사람이고 자연의 한 부속물로 자연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 고유의 산삼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라는 洪대표는 “언론에서 얘기하는 장뇌삼은 농약과 비료로 기른 것으로 10개 심어 10개가 자라나야 이익이 생긴다. 그러나 야생에다 심으면 10개 중에 하나밖에 자라지 못한다.”며 “우리협회에서는 야생에 10개 심어 한 개 산다면 100개, 1,000개를 심어 후손에게 남기려 한다. 30~40년을 내다보고 재배 삼, 장뇌 삼 개념을 떠나서 산삼농장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심마니에게 웰빙은 어울리지 않는다. 심마니 자체가 웰빙으로 오염과 인공적인 것을 가하지 않고 수익사업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자연과 심마니 이름에 먹칠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가적인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역별로 산삼농장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洪대표는 “그동안 야생 삼 농장이란 아이템의 사업구상을 가시화 하지 못했던 원인은, 기술과 전통이 있는 심마니는 돈이 없어 못했고, 돈은 있는 사람은 기술력이 없어 못했다”면서 “일반인들은 삼을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모른다. 소비자들에게 더 편하고 완전한 삼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그는 “산삼농장으로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서 삼을 먹고 쉬면서 야생 삼도 보고 더덕·두릅 등을 뜯어 먹고 자연 속에서 머물러 갈 수 있는 공간을 전국 최초로 서산시 팔봉산 자락에 만들고 있다. 9월이면 또 다른 산삼문화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洪대표는 “어느 힘도 빌리지 않고 하나하나 늘려가면서 협회를 조직했고 어렵게 사업을 시작했다. 노력해서 이룬 만큼 정직하게 소비자들을 대해 나에게 왔던 사람은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야생 山蔘을 인정하여 고려인삼의 맥을 이어야 한다
洪대표는 “다른 이론을 주장하는 심마니들도 있지만 삼은 중부라인이 최고다. 서산, 천안, 증평·괴산, 풍기·단양 라인으로 해발 400~600m 지대에의 삼이 가장 좋은 것”이라면서 “삼은 일년에 한번씩 싹을 내서 성장하는 식물로 추운 지방의 삼은 싹이 늦게 움트고 빨리 지며, 아래 지역은 너무 빨리 움트고 늦게까지 있어 안 좋다.”라고 말했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이기려는 게 아니라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 고유의 산삼을 찾아 후손들에게 물려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우리나라 고유의 산삼 ‘천종(天種)’은 없어졌다는 이들도 있다. 그걸 찾아 대를 이어가도록 모두가 힘써야 하고, 정부에서는 야생 삼을 하루빨리 인정해야 한다.”며 “심마니들은 삼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함께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삼은 우리 것이 최고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산삼을 감정 할 때 기준이 없어 중구난방이다. 전통심마니 방식대로 감정기준을 만들어 산삼이론을 세우는 정도의 규정집을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속이지 말고, 심마니로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서심마니 산삼협회는 회장, 대표, 감정위원 등의 직함은 편의상 있는 것이고, 제자와 스승으로 엮여져 전통심마니로서의 자부심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회원 상호 간에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체계가 잘 되어 있다.
洪대표는 삼 교육 맨 마지막에 “여러분 모두가 심마니 한다면 굶어 죽을 것이다. 각 조직별로 나눠져야 한다.”며 “교육생 중 60%는 심마니가 되고 그 중 10%는 나처럼 삼에 미처 후대에 연결시키려는 외골수, 20%는 전시장을 운영하여 정직하게 팔고, 10%는 야생 삼 농장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삼을 대할 때 속이지 마라. 내가 재배하거나 감정한 삼이 재배삼이 아니고 야생삼이란 증거를 전통심마니 방식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뇌두가 하나도 없는데 산삼이라 하면 안 될 뿐더러 뇌두 하나 생기는데 3-5년 걸린다는 등 자신을 속이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洪대표는 “자신이 하는 말에 책임을 져라. 그렇지 못하면 사기꾼”이라며 “산삼감정을 하면서 자신이 그 가격에 살 마음이 없거나, 팔 자신이 없으면서 감정서 써주고 남에게 믿으라고 하면 안 된다. ‘자신의 명예, 양심을 스스로 무너뜨리지 마라. 자부심을 가지라’고 강력하게 주지시킨다.”고 말했다.
山蔘을 원래의 위치 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洪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인삼을 재배한 역사가 600년 이상이고 야생에서 자라던 삼을 인위적으로 키운 지 300년이 됐지만 업계 전체가 위기”라면서 “이젠 6년 근 재배 삼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캐나다와 미국 접경지 등 해외에서는 벌써 15~17년의 야생 삼을 키우고 있다. 우리 삼이 그들과 비교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서 그는 “빠른 대비책이 필요하다. 자연으로, 원래의 위치 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대처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젠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야생 삼을 약재, 좋은 식품으로 인정해야 하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洪대표는 또 “언론에서는 정부에서 방치해 놓은 삼 분야를 이슈, 눈요기 거리로 삼고 있는 것과 개인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삼업계 전체의 얘기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예로 한복 입고 祭(제) 지내는 걸 방송하는데 한번쯤은 자문을 구하고 방송했으면”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덧붙여서 그는 “심마니는 살생, 부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돼지머리는 물론, 돼지를 통째로 놓고 고사를 지낸다.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며 “심마니는 제를 지내지 않는다. 제 대신 산에 들어갈 때는 마음속으로 잘 부탁한다고 해야 하고, 산삼을 발견했을 때 그 때 절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상부위에 나와 있는 잎사귀를 보고는 좋은 삼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이왕이면 좋은 삼이 나오도록 해달라고 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洪대표는 “최근에 산삼을 발견하고 담배를 물고 사진 찍은 걸 보면서 한심하기까지 했다”며 “산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든지 심마니라고 얘기를 말아야 할 것”이라며 ‘심마니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 山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
洪대표는 “국내 산삼업계는 지금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무주공산이다. 너나없이 단체를 만들어 야생 삼이 인정받을 때 우선권을 갖기 위해 알력이 있어 안타깝고, 인터넷과 언론에 잘못 소개된 부분을 바로 잡고 싶어 시정을 부탁했지만 허사였다”면서 ‘많은 관심과 바른 정보전달’을 바랐다.
洪대표는 “태안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취미로 삼을 접하고 공부한 지 19년으로 삼에 빠져 2년 여 동안 산에서 생활하기도 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첫 애가 염색체 하나가 부족하여 평생 저능아로 살아야 한다며 이름도 짓지 말고 지켜보기만 하라는 말에 정상적인 생활은 못하겠지만 건강하기라도 하라는 생각에 산삼을 찾아 전국을 다녔고 공부하여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에 빠져 사는 洪대표에 대해 협회 구자문 자문위원은 “그는 산삼업계에서 ‘도사’라 불린다. 산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도 하지만, 삼에 관련해서는 철학이 깊고 고지식하며 너무 정직하다”며 “삼을 캐면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두 뿌리 캐면 한 뿌리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내놓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선 대표는 ‘최고로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겠다는 충남 서산시에서 삼 분야의 기술자문을 맡고 있다. 그는 “서산시 캐치프레이즈와 산삼은 일맥상통한다. 어렵게 출발했지만 반드시 인정받고, 우리 산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서심마니 산삼협회에서는 삼을 캐서 생활하는 심마니들은 언젠가는 삼이 고갈되어 어려움에 처할 것을 예방하고 후손들을 위해 삼 씨앗과 삼 묘(苗)를 심고 있으며, 장애인과 불치병 환우들에게 삼을 기증하기도 한다.
이처럼 이웃과 함께하며 전통심마니의 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는 ‘한서심마니협회’의 발전과, 오늘도 ‘신비의 영초 산삼’을 찾기 위해 산을 오르는 모든 심마니들의 힘찬 발걸음이 헛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취재 _ 남재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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