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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지맥 2구간
2012. 08.31 (금)
산길 : 남통고개~가림고개
거리 : 13.2km / 07:15
남통고개(5번국도)~5.4~등산(-0.2)~3.0~창령고개~0.5~큰갓실산~4.3~가림고개 / 13.2km
Cartographic Length = 14.7km Total Time: 07:15
1구간 산길만 연상한게 잘못이었다. 1구간 남통고개로 내려설 때도 조금 지저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벌목 잔해가 성가시긴 해도 눈에 보이는건 피할 수도 있고 타 넘을 수가 있는데 웃자란 풀더미 속에 숨어있는 벌목들은 밟아봐야 이게 나무토막인줄 알지, 눈에 보이는건 파릇파릇한 풀밭이라.
그 풀이 자랄대로 자라 무릎높이다. 무심코 발을 디디다가는 보이지 않는 썩은 나무토막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틈에 끼이기도 한다. 까딱하면 발목 뿌러 먹을지도 모르겠고 비탈길에는 더 애를 먹는다. 또 1구간에서는 거의 없던 가시줄기가 만연해 이리 긁히고 저리 찔리고 하다보니 만만히 생각하고 반소매로 달라 든 양쪽 팔뚝에 선혈이 낭자한 줄을 수없이 그었다. 아카시아, 산초나무, 두릅에 산딸기 줄기까지, 가시 달린 놈은 다 모였다. 여기는 아니구나 싶어 토시를 차야되겠다 할 때는 이미 늦어버러...
게다가 미국자리공이 마치 일부러 밭을 가꾸기나 한것 처럼 능선길을 뒤덮었는데 이게 또 내 키 만큼씩이나 자라났고 기둥 굵기가 애기들 팔뚝만 해 엥간히 걷어차서는 끄떡도 않는다. 손으로 밀어내다보니 그 열매에서 묻어난 물은 하얀 장갑이며 팔뚝에 벌건 칠을 해 이게 언뜻 피같이 보이기도 해 섬뜩하기까지 했다.
아침 일찍 시작해 끝을 보려던 계획은, 산행 도중에 받은 직장 동료이자 고향 선배의 부고로 인해 도중에 접었는데 안그래도 지칠대로 지친 심신이라 핑계꺼리 삼아 오히려 잘되었다 싶다. 시간상으로는 가림고개에서 2.8km 거리인 성사고개까지 더 갔어도 되지만 그럴 경우 남는 거리가 너무 짧아져(8km) 다시 오지 않을까 싶은 염려도 되어 10km 조금 더 남겨놓은 가림고개에서 2구간을 끝냈다.
04:00 일어나, 서면 김밥집에 가 충무김밥 1인분에, 그냥김밥(?) 1인분을 샀다. 충무김밥은 점심이고 그냥김밥은 가는 도중 운전하면서 집어 먹었다. 영산IC 내려 5번국도로 가다가 여초리에서 내려오니 여초주유소 앞이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서, 곧바로 왼편 비탈로 올라가 고속도로를 건너온 마루금을 만나야 하지만, 마루금은 첫 봉우리 찍고 다시 초곡리 도로로 내려오므로 160쯤 되는 첫봉은 가쁜하게(!) 생략했다. 160봉서쪽 비탈은 동훈 힐마루 컨트리클럽 골프장이다.
06:20 초곡리
07:34 1080번도로(돌고개)
08:42 등산 갈림길
09:25 ×201
09:40 ×207(산불초소)
10:40 창령고개
11:10 큰갓실산
12:08 임도삼거리
13:35 가림고개
06:20 초곡리 (66m)
여초리에서 5번국도와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여 초곡리로 들어가는 도로에 (주)디케이오스텍 간판이 걸린 삼거리 모퉁이에 차를 댔다. 북쪽 ×107봉을 향한 도로는 아래로 물길이 지나가 마루금이 아니고, 지형을 살펴보니 남쪽 160봉에서 내려온 마루금은 우측(동) 디케이오스텍 공장을 통과하여 ×107봉으로 올라간다.
도로를 따라가다 오스텍 공장으로 우회전하는 지점에서 정면 전원주택 옆길로 들어간다. 시멘트길에 쇠사슬로 차단해놓았는데, 넘어가면 우측으로 수렛길 만한 산길이 있다. 올라가면 묘가 나오고 묘 위로 길이 뚫려있다.
×107봉
06:30 ×107봉
잡초 무성한 묘 2기가 벌초를 기다리고 있다. 장마면과 창녕읍 경계를 다시 접하고 서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분두골 안부로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면 숲속에 대형 수조(물통)가 있다.
07:06 ×142
주위는 잡목이 둘러싸고 바닥에는 벌목이 덤불을 이루는 지저분한 봉우리다.
07:28 수렛길 안부
전봇대에 전깃줄이 넘어가는 수렛길인데 왼쪽은 넓은 밭이고, 우측에는 철파이프로 된 문이 닫겨있다. 농장인 모양이라. 앞봉우리 하나 더 넘어야 아스팔트 도로다.
×142
07:34 1080번도로
동아지도와 영진지도에는 '돌고개'로 표기되어 있다. 장마면과 창녕읍의 경계로 2차선 아스팔트인데 좌우로 봐도 고개같지도 않고 평지처럼 보인다.
×120
도로 건너편 밭둑을 지나 재령이공 묘 뒤로 올라가고 80쯤 되는 첫봉에서 10분간 휴식이다. 지도상 ×72 표기가 있는 월명촌 고갯길인데 왼쪽에 [농장 출입금지] 낡은 나무판이 걸려있다. 그대로 올라가면 ×120봉이다. 넓은 묘터에 오동나무 모양의 잎이 넓은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띈다. 묘터만 널찍할 뿐 정점은 잡목이 빼꼭히 들어찼다.
×120봉에서 왼쪽으로 꺾어 가는데 잡목 틈새를 겨우 빠져나간다. 지도상 ‘등산고개’는 눈 닦고 봐도 없고, 우측에 물이 고인 늪이 보인다.
등산 갈림점
(직진은 등산이고, 지맥은 우측 : 정면 소나무에 씨커먼 비닐 뭉치가 걸려있다)
등산 (×147m)은 지맥에서 200m 벗어났다
등산 (燈山 ×147)
이런 야산에 이름을 가진봉이라 관심을 가졌다만 200m 직전인 ×138봉에서 지맥은 우측으로 꺾인다. 길만 좋으면 갔다 오겠다만 길도 지저분할뿐더러 여기서 봐도 특별한 봉우리 같지도 않다. 숲이 우거져 어디가 어딘지 분간도 잘 안되는 등산 갈림점인데 폐비닐 뭉치가 소나무에 걸려있다.
08:46 ×138 (절개지)
등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능선 왼쪽은 깎아지른 절개지다. 등산과 138봉 사이의 골짜기를 깎아내고 쓰레기 매립장이라도 하려는지, 저 만치 재활용 선별장 건물이 보인다. 절개지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는데 우측 비탈 역시 급경사이기도 하고 숲이 너무 빽빽해 돌아 갈수 있는 지형이 아니다. 무너지지나 않을까 싶은 절개지 날등을 따라 조심스레 넘어간다.
쓰레기 재활용장.
(왼쪽은 절벽. 정면 봉우리에 산불초소가 보인다)
왼편 아래는 아파트 층수로 10층이 더 되는 수직 절벽이라 한발 헛디디기라도 하면 매립장으로 바로 추락하겠다. 지나다닌 흔적도 없어 가위질을 해대며 겨우 지나갔다.
절개지를 겨우 빠져나와 ‘재활용동’ 건물 옆 안부에 내려서니 기계소리 요란하게 들린다. 10시 방향 봉우리에 산불초소가 보이고 왼쪽으로 휘돌아가는 능선이다. ×201봉 오름길에는 미국자리공이 밀림을 이루고 있다.
×201봉 (창녕-유어-장마 삼면봉)
09:25 ×201
북으로 성지산(△200.2) 갈림길이고, 창녕읍에서 유어면으로 넘어가니 왼쪽의 장마면과 함께 삼면봉이 된다. 정점은 물론이고 주변 비탈 전체를 미국자리공이 완전히 점령한 상태다. 내가 잘못 알고 있을까 싶어 삼규한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내 물어봤더니 미국자리공이 맞고 독초란다.
이미 양 팔뚝은 그놈들의 피(?)가 묻어 벌겋게 되어 있는데 독초라하니 은근히 겁이나 물로 닦아내기까지 했는데, 인체에 영향을 주는 독은 아니고 다른 풀보다 더한 생명력으로 주변 일대를 휩쓸듯이 점령해 버리니 아주 독한 놈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토종 식물은 우리 기후에 맞게 적당히 피고지고 하는데 아열대지방에서 들어 온 놈들은 토종과 달리 극심한 가뭄이나 혹한에도 잘 죽지도 않고 생명력을 유지한단다. 그래서 독한 놈이라.
미국자리공
미국자리공
50년대 미국 구호물자에 묻어서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귀화식물. 한 때, ‘생태계 파괴식물’, ‘공포의 독초’, ‘지구 최후의 식물’….등의 오명(汚名)이 씌워져 황소개구리 잡듯이 박멸대상이 된 적이 있었으나 모두 근거없는 얘기로 밝혀졌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어떤 이로움을 주는거야 아니지만 이런게 한 둘인가.
각본에도(?) 없는 아주 독한 놈들을 만나 독한 산행을 한다. 엉댕이 하나 내릴 자리도 마땅찮은 201봉에 리본 하나 걸고 내려간다. 내림길 역시 미국자리공이 빈틈을 보여주지 않는다. 옆으로 비키면 벌목잔해가 수북하고 웬만한 삽자루 굵기만한 미국자리공 줄기는 쉽게 벌려지지도 않고 만만히 보고 발로 걷어차면 등산화가 튕겨져 나온다. 가위로 잘라보지만 인해전술에는 감당이 안된다. 그 틈새를 뚫고 내려오니 흰장갑은 빨강색으로 변했고 바짓가랭이에도 놈들의 피가 흥건하니. 이건 산행이 아니라 숫제 전쟁이다.
안부에서 다시 ×207봉 오름이 시작되는데 여기는 칡넝쿨 부대가 막는다. 201봉은 미국자리공이, 207봉은 칡넝쿨이 홈빡 뒤덮었다. 미국자리공은 그래도 힘으로 밀어붙이면 꺾이기는 하는데 칡넝쿨은 자르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 날카로운 바늘로 무장한 아카시아 부대까지 동원하여 방어선을 구축해 놓으니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207봉
09:40 ×207(산불초소)
웬만한 봉우리 같으면 사면으로 질러가겠으나, 오늘 구간 최고봉이고 산불초소가 우뚝 솟아있는게 보이니 여길 생략하면 오늘 조망은 한판도 못건지겠다 싶은 생각에 더 오기가 생긴다. 가위질 부지런히 해대며 기를 쓰고 올라가니 칡넝쿨이 이중 삼중으로 덮었고, 여름이 한 달만 더 계속되면 산불초소마저 뒤덮을 기세다. 망루형 초소의 계단까지 칡넝쿨이 감싸 오르고 있다.
계단 위로 올라서니 조망은 막힘없다. 화왕산에서 이어 온 산줄기와 멀리 비슬산 조화봉에, 그 왼쪽으로는 유어면 우포늪의 물까지 보인다. 서쪽으로 수도지맥의 산들도 보이나 볕이 너무 따가워 오래 살피지도 못하겠다.
화왕산
비슬산
우포늪
가야할 마루금
내려가는 길도 어딘지, 온통 칡넝쿨 천지에 도무지 뚫린 구멍이 없다. 방향만 확인하고 올라설 때와 마찬가지로 가위질 해대며 내려간다. 전지가위를 갖지 않았더라면 207봉은 뚫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빽빽한 잡목지대를 빠져 내려오니 없던 리본들이 하나씩 보이고 길 자국도 드러난다. 양 팔뚝에 빨간줄이 여럿 그어졌다만 이제 좀 나이지지 않겠나 싶어 토시 차는것도 포기한다.
갑갑한 산길이 열리기만을 기대하며 아무생각없이 GPS만 들여다보며 이리저리 틀며 나아간다. 그나마 GPS라도 있으니 길을 잃지나 않지 나침반만 갖고는 해결이 안 날 산길이다.
10:20 감나무 과수원
풀숲을 헤치며 나아가다가 별안간 앞을 막는 전기철선 울타리가 나온다. [고압전기주의] 리본이 걸려있지만 건드려봐도 전기는 없다. 타넘어 들어가니 감나무밭이다. 산불초소에서 개간한 비탈로 보이던 곳 전체가 감나무밭이다. 푸른 물탱크가 있는 안부에서 전방 우측으로 돌아가는 과수원길을 따라 올라간다.
207봉 초소가 보인다
감은 아직 새파란색이고 태풍이 두 개나 지나갔지만 이 동네는 거의 피해가 없어 보인다. 우측으로 한번 휘돌아 다시 전기 울타리를 넘어 내려가니 두 번째 감나무 밭이 나오고 아래에 하얀 시멘트길이 보인다. 창령고개는 앞에 보이는 봉우리 하나 더 넘어야 나올모양이라.
감나무밭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차에 전화벨이 울린다. 불과 두 달 전에 퇴직한 직장선배이자 동향인 형님이 부고를 당했는데, 부친 모친상이 아니라 본인상이라네. 이 무슨 마른하늘에 벼락인고...
다음 과수원
파란 물통이 있는 안부로 내려와 정면봉을 하나 더 넘어야 창령고개인데, 갑갑한 숲을 보니 만정이 떨어진다. 왼쪽 골을 살피니 임도같은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어 왼쪽으로 우회를 한다.
여기도 전기철선을 두른 참깨밭이고, 뒷쪽 비탈을 잠깐 치고 올라가니 수렛길이 나오고, 수렛길은 창령고개로 점잖게 연결이 된다.
창령고개
10:40 창령고개 (40m)
창녕고개도 아닌 창령고개는 또 뭔가. 지형도에 표기가 그렇다. 장마면과 유어면의 경계로 창녕으로 넘는 고개도 아닌기라. 저녁에 문상을 함께 가기로 약속은 했다만 아직 아침나절이라, 한줄기 더 넘어서 다음고개까지 가서보자. 꾸준히 차가 이어지는 도로다.
건너편 들머리가 어딘가 이리저리 살펴대다가, 우측으로 돌아가는 수렛길이 있어 맘 고쳐 먹었다. 지도를 봐도 점선으로 표기된게 큰갓실산까지 이어진다.
임도로 우회 중...
맞은편 우측으로 돌아가는 임도를 따라 들어가니 지형도 표기대로 첫 봉우리 우측자락으로 휘돌아 다음봉인 큰갓실산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임도인데, 큰갓실산 비탈은 전부 감나무 밭이다. 감나무밭 시멘트길 임도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니 창령고개 다음의 첫봉인 80봉을 지난 마루금 안부다.
감나무밭 상단부 마루금
산불초소가 있는 207봉 너머로 화왕산이 빼꼼하다
11:10 큰갓실산(×122)
푸른 물탱크가 있는 감나무밭 상단에서 전기 철선을 넘어 꼭대기로 올라가니 잡목 듬성듬성한 정점부인 큰갓실산인데 어디가 어딘지, 정상이 맞는지도 모를 특징없는 봉우리고, 준희님의 팻말이 있나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큰갓실산이면 근처 어디 작은갓실산이라도 있나... 지도를 암만봐도 그런건 보이지 않는다. 지리원 5만 지형도에는 '큰갓길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조망도 없어 리본하나 걸어 표시하고 내려가니 우측으로 돌아온 감나무밭에 떨어진다. 밥이나 먹고 가자.
큰갓실산
여기서 점심
부산에서 온 충무김밥
혼자라서 조은점은 옷을 벗을 수 있다는거다. 아래 위로 홀랑 벗어 널어놓고 도시락통 열어 놓으니 부러울게 없다. 30분간 그렇게 앉아 점심을 먹고 맞은편 비탈로 올라간다.
큰갓실산 다음봉은 150쯤 되는 삼면봉이다. 장마-유어면을 이어오다가 남지읍을 새로 만난다. 왼쪽(남)으로 꺾어 내려가니 임도다. 지도상으로는 1km 가량 더 가야 임도인데 빨리 만남 셈이다. 임도는 풀이 무성해 바퀴달린 짐승(!)은 안 다닌지 오래된 모양이라. 능선 왼편으로 올라가다가 우측으로 넘어 계속 올라간다. 왼편으로는 길가에 목책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야생동물보호] 도로 표지판도 있다.
임도를 만나다
임도탐구
12:08 임도삼거리
기대와는 달리 딸랑 10분만에 임도는 끝이다. 아니 임도가 끝난게 아니라 임도와 헤어져야할 장면이다. [2005년 임도시설 신구-시남지구] 안내판이 있다. 우측(서)은 남지 시남리, 왼쪽은 장마면 안골마을이다. 지도를 보면 앞봉우리 너머 임도를 다시 만나는걸로 보인다만 혹시나 싶어 앞봉우리로 올랐다.
임도삼거리 (왼쪽으로 한바쿠 더 돌아도 된다)
150쯤되는 바로 앞봉에 오르자 말자 왼쪽으로 꺾어 내려오면 임도가 바로 옆을 지나간다. 임도따라 조금 더 왔어도 되었다. 준희님의 [화왕지맥 힘내세요] 팻말이 걸려있는데, 이제 진짜 힘을 낼만한 길인것이, 비로소 길 같은 길이 나왔기 때문이다. 봉 하나 더 넘고 우측 미곡마을 안부로 내려오는 길에 [6-25격전지 호국산행] 리본이 걸려있다. J3 배방장으로 보인다.
보이지는 않지만 미곡마을쪽 골짜기에 벌목톱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길 바닥에 하얀 톱밥가루도 떨어져 있고 산돼지 목욕탕도 있다.
여기서부터 길 같은 길이 나오더라
길 좋다.
12:51 ×168
조망없고 잡목이 빽빽한, 이하동문인 봉우리다. 물 한잔 마시고 출발하려니 내려가는 쪽으로 준희님 팻말이 걸려있다. 60m 가량 고도를 낮추고는 다시 그만한 봉우리가 앞에 솟아있어 왼쪽 사면을 유심히 살펴보니 지름길이 있다. 봉우리 생략하고 옆구리로 질러갔다.
봉우리에서 내려온 마루금을 만나고, 수렛길 정도의 조은길을 따라 무심코 내려가다 언뜻 GPS를 꺼내보니 지맥이 아니다. 두곡마을에서 올라 온 묫길인기라. 이대로 두곡마을로 내려가면 가림고개까지 수월케 가겠다만 그래도 그럴수 있나. 마루금을 찾아 왼쪽 사면을 친다.
밀성박공 문중묘 앞으로 사면을 비스듬히 치고 나가 왼쪽으로 가는 마루금에 붙었다. 능선길은 우측으로 활처럼 휘어 내려가다가 앞이 트이면서 참깨밭으로 내려간다.
참깨 밭
가림고개 건너편 봉우리
참깨밭 능선을 그대로 따르면 두곡마을쪽이고, 지맥은 왼쪽 비탈이다. 가림고개가 보이는 비탈은 전부 칡으로 얽혀있어 우측으로 피해 내려오니 두곡마을에서 큰길로 나오는 농로다.
가림고개
13:35 가림고개 (46m)
두곡마을이 있어 두곡고개라 하면 쉽겠는데, 지형도에 가림고개이고 준희님의 [가림고개] 팻말도 붙어 있다. 1008번 도로로 우측(서)은 남지읍이고 왼쪽(동)은 장마면이라.
어차피 끝내지는 못하겠고 다음 찻길인 성사고개까지는 2.8km에 1시간 남짓이면 가겠다마는, 성사고개까지 가서 끊으면 남는 거리가 너무 짧아 다음 구간이 너무 싱겁고, 혹은 오지 않게 될까 싶은 생각도 들어 여기서 2구간을 끝내기로 한다.
장마면에는 택시가 없고, 남지택시에 전화를 했더만 친절한 기사님이 영산택시를 부르는게 낫다네. 남지택시를 부르면 영산택시보다 1만원이 추가된다는 설명이다. 아무택시나 전화해 무조건 오라 하는것 보다, 여기는 어디이고 어디까지 가는데 그쪽 택시 부르는게 맞느냐고 물어 보는게 좋겠다. 덜 친절한 기사였다면 그냥 오라는대로 오고 통상의 요금을 요구하면, 바가지 아닌 바가지를 쓰는 셈이라. 출발지인 초곡리까지는 16,000원 나왔다.
창녕군 남지읍 두곡마을
잠시 앉아 있으니 13:40 영산행 버스가 넘어 가더라만, 버스시간표의 노선을 맞춰보기가 쉽지 않더라
차를 회수하고, 부곡온천으로 넘어가 3,000원주고 대중온천탕을 독탕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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