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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지맥(낙동/비슬) 스크랩 열왕지맥 01 (천왕산~큰고개)
조은산 추천 0 조회 102 12.10.27 20:2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열왕지맥 1구간



2009.01.31 (토)

산길 : 천왕산~열왕산~큰고개

거리 : 21.0km

사람 : 조은산



천왕산~0.7~천왕재~5.3~열왕산~7.8~영취산~5.9~종암산~1.3~큰고개........21.0km 

Cartographic Length = 25.6 km / Total Time = 09:50

 

 

1234231209_01(천왕산~부곡).gtm 

 

 


금오지맥 마치고, 또 어디로 가야하나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마침 주말에 조고문님 일행의 비슬지맥 비티재 출정 소식을 접하고는 얼굴도 뵐겸 열왕으로 간단히 결정이 된다. 열왕 시작점이 비티재 인근이라 들머리 접근과 차량회수에 대해 은근슬쩍 얹혀볼 잔머리도 굴려보면서, 비티재 아랫마을 (창녕군 성산면) 덕곡리에서 만날 것을 반강제적으로 통보해 놓고,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창녕으로 내뺀다. 30여km 이니 주말 이틀이면 정리가 되겠다.


비슬지맥에서 갈라지는 분기점인 천왕산 접근이 수월치 않다. 일반적인 방법이 아스팔트 고개인 천왕재에서 출발하여 천왕산을 찍고 다시 내려오는 것인데 왕복 5km 정도가 되어 시간과 힘의 소모가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든다. 물론 천왕산 찍기 위해 올라가는 시간과 거리만 추가로 드는 셈치면 2.5km에 한 시간 정도다. 그것보다는 사실 조고문님 일행에 편승한 것은 차량회수문제 때문이었다. 천왕재에 차 대놓고, 교통이 용이한 부곡온천으로 떨어지면 차량 회수가 만만찮음이다.


어쨌거나,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을 뵙겠다는 아부성 안부를 여쭈니 흔쾌히 동의해 주신다. 종씨 고문님과 선두대장님, 또 무심이님, 내맘대로 이름붙인 조선무트리오를 문수, 운달에 이어 비슬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당연히 서울보다 짧은 내가 먼저 도착이 되고, 내일새벽 들머리 확인차 덕곡리 골짜기 맨안쪽 상가복소류지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봤다. 여기 어디쯤서 비슬 능선으로 올라붙으면 딱 좋겠다만 어둔 밤이라 보이는게 없다


덕곡리 마을회관을 기웃거리니 동네 할무이들이 방에 가득하다. 고문님과 무심이님이 도착이 될 때까지 회관은 그대로이고, 안으로 들어가봐야 떠드는 소리에 아무것도 될 일이 없다싶어 차에다 자리를 펴노라니 할머님들이 우루루 퇴청들을 하신다. 경험상 어디나 그렇지만 시골인심은 후하다. 방에 들어가 자도 되겠냐 여쭈니 아무상관 없으시단다. 무심이님은 안방으로, 나는 마루에 이불을 깔았다. 고문님은 차가 편하신 모양이다.





1.31(토)




05:50 가복리

06:46 천왕산

07:57 천왕재

08:42 감골재

09:16 청간령

10:00 열왕산

11:53 심명고개

13:09 영취산

14:36 보름고개

15:08 종암산

15:38 활공장

16:10 부곡온천







05:50 가복리 상가복소류지 (270m)

05:00 기상하여 무심이님께 택배를 부탁하여 상가복소류지까지 올라갔다. 무심이님이 차를 갖고 돌아가니 암흑천지인 골짜기에 홀로 남았다. 어제밤 봐둔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지도에 ‘광산’ 표시있는 곳이다 창고건물이 두동있고 임도쪽으로는 철문이 설치되어 있다. 철문 안으로 들어가면 [여기부터 농장안입니다] 팻말이 전봇대에 걸려있다. 농장부지인가 보다. 4륜승용차면 무리없이 올라갈만한 임도다. 10분 후 갈림길에 이르는데, 우측은 목표각과 너무 벌어지는듯하고, 왼쪽은 천왕산쪽이라 왼쪽을 택했다.


임도는 크게 휘돌기때문에 어느 한 지점에서 목표각을 맞춰서는 안되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어쩔수가 없다. -우측으로 돌아 갔어야 하는데 - 왼쪽으로 들어가니 경사 완만한 초지다. 한참이나 데리고 들어가더니 결국 도랑이 나오고 임도는 끝이다. 임도가 아니라 넓은 초지였던 것이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어 그대로 사면을 치고 오르는데, 20분간 길도 없는 까꼬막에서 땀께나 흘렸다.


06:20 다시 임도

급비탈 사면에 벌목 잔해를 이리저리 돌며 무작정 치고 올라가니 아까 우측으로 돌아갔던 임도에 다시 올라선다. 등짝이 후줄근하다. 임도를 따라 왔더라면 아무일도 없었을텐데, 온데 긁히며 한나절 흘릴 땀을 한순간에 다 쏟아냈다.


06:27 임도 끝지점 (460m)

이 임도가 비슬마루금을 넘어가는 그 임도인가 했더니 10분만에 끝이 난다. 그래도 GPS로 측정해 보니 비슬지맥은 100여m, 열왕 마루금은 불과 50m 정도다. 다시한번 길없는 비탈을 치고 올라가니 비슬 아닌 열왕지맥 마루금에 올라서게 된다. 열왕지맥 분기점에서 200m 아래쪽이다. 급경사길 7분을 올라가니 비슬지맥 분기점이고 다시 그만큼 더 올라가면 천왕산이다.

 



 

06:46 천왕산(天王山 619.2m △청도337)

천왕산은 경상남북의 경계이면서 밀양-청도-창녕 3개군이 갈라진다. 계절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비슬하면서 지날 때 보다는 많이 헐렁해 진거 같다. 비슬지맥 마루금을 기준으로 북으로는 청도군 풍각면과 각남면이 갈라지고, 남으로는 창녕군 성산면과 밀양시 청도면이 갈라진다. 보기드문 4면봉이 되는 셈이다. 열왕지맥 마루금은 남으로 창녕군과 밀양시계를 따라 이어진다. 하늘이 꾸무리한게 눈이라도 내릴 분위기다.


큰 행사를 치른건 아니지만, 주변을 돌아보며 나름의 의미를 새기고, 새벽에 못 본 일을 산정에서 마무리하면서 20여분 지체한다. 그대로 북으로 넘어가는 길도 보이는데 1km 가량 지점에 족금당(×551m)이란 특이한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보인다.


천왕산은 경상도의 도계(道界)에 있다. 이제 남쪽으로 내려서면서 창녕군과 밀양군계를 나누게 되는데 우측(서) 창녕은 성산 고암 창녕 계성 영산 부곡, 여섯 개 면이 차례로 접해지나 왼쪽(동)은 밀양 청도와 무안, 두 개면만 접하게 된다. 마지막 청도천의 하구 역시 창녕과 밀양의 경계를 이룬다.



07:15 열왕지맥 분기점

다시 비슬에서 갈라지는 분기점으로 돌아와 내리막을 내려간다. 비로소 열왕지맥을 시작하는 셈이다. 한 비탈 쏟아지니 방금 내가 올라섰던 곳이고, 잠시 평탄하다가 다시금 고개를 떨군다. 쑥쑥 소리가 날만큼 고도가 떨어지더니 평탄해 진다. 여기가 아마 옛 천왕재쯤 되는 모양이다. (지금의 천왕재는 옛지도에 구령곡재로 표기되어 있고 여기를 천왕재로 표시했다) 


07:34 535.6봉

평탄하게 나가다가 살짝 솟은 봉에 [열왕지맥 535.6/준희] 팻말이 있다. 지맥은 정점 직전에서 왼쪽으로 급하게(80도)  꺾어 내린다. 이 봉에서 직진(서)하는 능선을 따라 성산면과 고암면이 갈라진다.


다시 내리막이 되니 먼데까지 조망이 트인다 산허리를 휘감으며 천왕재로 오르는 구절양장의 도로가 보인다. 비탈에 잘 닦인 남평문공 묘터에서는 2시방향으로 화왕산이 조망된다.

 

 



 

07:57 천왕재 (380m)

24번국도 2차선 아스팔트.  절개지 끝부분에 있는 수준점 옆으로 내려서면 [천왕재쉼터]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는지, 아니면 사람이 없는지도 모르겠고 끈 풀린 강세이 두 마리만 열나게 짖어댈 뿐이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지나는 차도 별로 없다.


마주보이는 절개지는 거의 절벽이고, 건너편에 임도와 마루금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그림이라 임도나 좀 타볼까 하며 차단기를 넘어서니 바로 우측비탈로 오르는 통나무계단길이 있다. 널찍하게 새로 내놓은 길따라 10분을 오르니 헬기장이 나온다.

 

 


08:23 △513.7m (청도473)

제법 넓고 반반한 헬기장. 입구에 삼각점이 있다. 그대로 넘어 왼쪽으로 내려간다. 하늘이 꾸무리한게 해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굵은 노송 한그루 있다.


08:42 감골재(460m)

헬기장 이후 길은 좁아지긴 해도 이 정도면 양반길이다. 큰 굴곡없이 대체로 내려가는 길이고, 다 내려서면 낙엽 두툼히 깔린 가운데 고목나무가 눈길을 끄는 고갯길 안부다. 서편 아랫마을이 甘里, 즉 감골이다.


감골재에서 올라선 봉우리(×571)에서 다시 왼쪽으로 꺾어 내리는데, -오늘은 봉우리 올랐다 하면 왼쪽이다- 최근 벌목한 나무둥치들이 아무렇게나 나자빠져 진행에 상당히 애를 먹는다. 급비탈로 고도 150을 순식간에 널쭌다.

 

 

 

 

(청간령)

 


 

09:16 청간령 (淸簡嶺 440m)

서쪽 고암면으로 청간지 동쪽 청도면으로 구기지. 양쪽으로 맑은 골물을 내려보낸다고 맑을淸에 대쪽簡 해서 청간령인가. 철제로 된 전봇대에 전깃줄이 넘어간다. 길은 잠시 더 내려가는데, 전봇대 있는 곳에서 잠시 더 내려가니 오래 묵은 성황당터와 그럴싸한 당산나무도 한그루 있다. 어차피 오늘날 발길은 끊긴지 오래이니 바로 여기가 옛사람들이 넘나들던 청간령이다.


570쯤 되는 봉을 오르면서 다 떨어져나간 활엽목 사이로 청간지 물이 언뜻언뜻 보인다. 우리같은 산꾼이 아니면 흔적을 낼 일도 없는 산길이라 얼마나 묵었는지 짐작도 어려운 다래덩쿨이 지 편한대로 나무를 휘감고 있다.

 

 


열왕산 (烈旺山 662.5m △청도 338)

정점 직전에 우측으로 안내하는 리본들이 있어 도로 내려와야 함을 쉽게 눈치채고 정상으로 올랐으나 정작 열왕지맥의 주봉인 열왕정상은 볼품이 없다. 뚜렷이 정상부라 할만도 못하고 그저 삼각점이 있으니 긴가보다 할 뿐이다. 조망도 없다. 삼각점도 그 연륜을 말하듯 씨커먼 이끼가 덮혀있다.


하릴없이 삼각점만 카메라에 담고 되돌아선다. 삼각점을 지나 곧장 가는 뚜렷한 직진길은 아마도 구기마을로 하산하는 열왕산 일반등산로쯤 되는가 보다.

 

 

 

(열왕산)


 

‘여래봉’은 지형도에 ‘열왕산’(烈旺山)으로 나타나는 봉우리다. 하지만 그건 한자로는 도저히 뜻을 풀 수 없는 명칭이다. 우리말 이름의 억지 한자 표기라는 뜻이다. 주변 마을서 그걸 열왕산이라 하는 경우도 없었다. 대신 ‘여러방산’ ‘여리방산’ ‘여래광산’ ‘여래봉산’ 등 다양하게 발음했다. ‘여래봉’ 혹은 ‘여래방’에다 ‘산’을 붙여 발음하는 과정서 생긴 변음들로 보였다.

 

‘여래방’이 본딧말이라면 그건 ‘여래바위’에서 유래한 것일 수 있다. 흔히 산촌에서는 바위(방구)를 ‘방’으로 줄이거나 ‘뱅이’로 편하게 발음하면서 그게 있는 산의 상징으로 삼기 때문이다. ‘여리’ ‘여러’ ‘여래’는 다른 산에서도 더러 보이는 ‘부처 닮은 바위’가 있다고 해서 붙은 말일까? 어쨌든 잠정적으로나마 ‘여래바위산’ 정도로 파악하고 줄여 ‘여래봉’이라 하면 어떨까 싶다.

 

(대구매일신문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0679&yy=2010)

 

 

 

 

 

 

 

 

 


  


서쪽으로 내려서는 지맥길은, 내가 길을 놓친건지 원래 그런건지 밟은 흔적이 거의 없다. 숲속이지만 드문드문 리본들이 달려있는걸 보면 내가 어문길로 가지는 않음을 말해준다. 내림길이라 대충 미끄러지며 내려서고, 안부에서 ×584봉 오름길 역시 흐지부지 하기는 마찬가지이고 벌목까지 엉켜있다.


×584봉은 지도상 등고선의 폭이 넓게 퍼져 있듯이 실지형 역시 펑퍼짐한 봉우리다. 어디가 마루금인지 길인지 분간이 안된다. 서쪽으로 방향을 맞춰도 벌목이 아무렇게나 자빠져있어 이리저리 피해 돌아갈 수밖에 없고 다 내려선 안부에서 다시 길이 살아난다. 노랑색 [화왕산 사랑] 리본이 눈길을 끈다.


철탑(No 38) 왼쪽으로 길이 나있는데 역시 조은길은 묘터 가는길이다 [병완조고] 팻말이 있다. 병완이네 할아버지 묘소인갑따. 철탑 뒤로 다시 올라부치나 싶더니 사면으로 살짝 비켜간다

 

 


10:55 ×660 (화왕지맥 분기봉)

고암면이 끝나고 창녕읍이 시작되는 봉우리 ×660봉은 오를 일 없이 왼쪽 사면으로 질러간다. 밀양 무안면까지 해서 3면봉이 되겠다. 이 봉에서 서쪽으로 고암면과 창녕읍의 경계선따라 관룡산과 화왕산이 있다. 안부에 내려서면 [부곡온천 가는길/창녕군] 팻말이 처음으로 보이는데, 화왕산에서 부곡온천까지 창녕군에서 닦아놓은 “화왕~부곡간 등산로”에 접속한 것이다.


안부에는 보기드문 특이한 산죽군락이 있다. 이파리 가장자리에 노란 띠를 두른 산죽이다. 집에서 가꾸는 난초도 이파리에 노란띠가 있는 놈이 귀한 대접을 받더라만 이 산죽도 그런 귀한 종자가 아닌가 모르겠다.


묘터가 나와 잠시 쉬었다 가려고 배낭을 내리는데, 묘 비석이 바닥에 누운 채 땅에 묻혔다. 글씨가 쓰인 면만 하늘을 보고 있는데 유인밀양양씨다. [부곡온천 가는길] 팻말은 계속 이어진다. 남은 거리를 매직으로 적어놨는데 거의 비슷하게 맞는 수치다.


10시방향에 무안면 조천리에서 올라온 임도가 보인다. 당연히 임도에 더 신경이 쓰이는 바는, 봉우리를 살짝살짝 질러가는 묘미(!) 보다도, 갑갑한 숲에서 벗어나게 되고 먼데까지 조망이 된다는 잇점 때문이다.

 

 


11:25 510.6m (△청도474)

창녕군계와 잠깐 어긋나면서 510.6봉을 오르는데, 삼각점은 봉우리도 아닌 길 왼편 숲속에 있다. 숲이 엉성해서 보였지 숲이 들어차면 눈에 띄지도 않겠다. 앞의 600m쯤 되는 봉우리는 올랐다가 바로 왼쪽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어, 어떻게 빼먹을 방법이 없나 잔머리를 굴리며 사면을 탐색하는데, 오히려 올라서는 길이 없고 점잖게 사면길로 안내를 한다.


질러가는 사면길 안부에는 콩처럼 생긴 바짝마른 줄기가 있다. 콩깍지를 열어보면 작은 씨앗들이 들어있는데 먹는 콩은 아니다. 5분 후 남쪽으로 가는 산줄기에서 왼쪽아래 시멘트길 임도가 바짝 붙고 코란도 한대가 주차되어 있다. 당연히 임도로 내려섰다. 오늘, 임도빨 좀 받아보까~?


마루금에서 벌어지는 듯 하다가 다시 붙는 임도는 비포장 흙길로 바뀐다. Y자로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는 [←하서산/ →영취산 부곡가는길] 당연히 영취산쪽이다. 왼쪽으로 밀양군 청도면이 끝나고 무안면으로 바뀐다. 땅이 질어 신발에 흙뭉치가 두툼하게 들러붙는다.

 

 

 

 

(심명고개)

 


11:53 심명고개

이정표 요란하게 서있다. 화왕산~부곡온천간 등산안내도에는 화왕산성에서 놋단이고개를 지나 여기로 이어진다. 마루금은 직진 산길이나 임도가 아쉬워 왼쪽으로 가는 임도를 따라 한바퀴 더 돈다. 우측으로 가는 임도는 심명골로 떨어지고 노단이저수지 옆으로 내려간다.


임도가 우측으로 휘는지점 왼쪽에 송전철탑이 있고 그쪽으로 들어간 국제신문리본이 팔랑거린다. 어디로 가는 리본인지 알 수가 없다. 지맥은 우측으로 돌아가고, 마루금 안부에서 산길로 올라가면 헬기장을 거쳐 다시 임도로 떨어지고 임도는 여기서 끝이다.

 

 


12:11 헬기장 (543m)

넓고 반반한 헬기장이다. 우측으로 화왕산이 보인다. 주변의 다른 암봉과 달리 누런 억새가 뒤덮힌 봉우리라 바로 식별이 된다. 열흘 후면 정월대보름이고, 매 3년마다 한번씩 태우는 화왕산 억새는 올해가 태울 차례다. 화왕산은 옛부터 ‘불의 뫼’라고 하여 이곳에서 불이 나야 풍년이 깃들고 평안하다는 전설에 따라 1995년부터 시작하고 2000년부터는 매 3년마다 걸러가며 정상부의 억새를 태운다.

 

 

 

(헬기장에서 보이는 화왕산)

 

 

 
(화왕산 억새태우기)

 


임도가 끝나도, 산길은 임도나 별다름없는 수준이다. 안부에 내려서면 [영취산1.7 부곡온천8.9] 이정표는 계속 이어지고, 건너편 비탈은 통나무로 계단을 내놨다. 한 무리 사람들과 마주친다. 손에 든 리본을 언뜻 보니 ‘밀양빨대산악회’다. 초꾼들만 모였는지 술께나 빠는 모양이다.


12:31 우측으로 영취산 봉우리가 높다랗게 보인다. 영취산은 지맥에서 빠져 있으니 저기 올라갈 일은 없겠구나 싶다만... 결국은 저 해발 다 올리게 되어있다.


12:34 ×611m

통나무 계단길을 거쳐 다 올라선 봉우리. [화왕산10km 영취산0.1km] 스텐 이정표가 있고, 영취산 전위봉인가 싶게 굵은 노송 한그루가 멋진 풍채를 뽐내고 있다. 앞쪽에 있는 V자 소나무로 나서면 열왕산부터 걸어온 능선이 다 보인다. 멀리 희미하지만 비슬지맥 화악산도 알아보겠다.


영취산 전위봉이라 할 수도 없다 아직도 영취산은 100m 넘게 올라야 된다. 바람이 세 오래 있지도 못하겠다. 내려서면 널따란 평지같은 안부에 낙엽이 넓게 덮혀 있다.

 

 

(비슬지맥 화악산)


 

 

 

 

 

 

 

 

 


 


 

12:57 ×736 [부곡온천7.1km]

헉헉대며 기어오르니 [736봉] 팻말이 있는, 영취산 분기봉이자 전위봉이 셈이다. 너른 공터로 되어있다. 영취산을 보니 이미 고도는 올릴대로 다 올렸고 바로 지척이라 빼먹을 일도 없다. 배낭 내려놓고 달려간다.

 

 


13:09 영취산 (靈鷲山 △739.7m)

몇발 안되는 능선길이라 삼각점이나 보고가면 되겠다. 준희님의 작은팻말과 번호식별이 안되는 삼각점만 있을 뿐 조망없는 거저 그런 봉우리다. 그대로 넘어가는 길도 보인다만 심명골로 하산하는 길인지 모르겠다. 지도를 보면 여기 영취산에서 남동쪽으로 청도천의 지류인 무안천이 발원한다.


다시 갈림봉으로 돌아오니 20분이 소요되었다. 가야할 봉우리들이 올록볼록 한 줄로 이어지고 종암산은 허연 구름속이다. 왼쪽아래 저수지는 가례리 서가못이다. 여기쯤에서 5만 지형도 도엽이 청도에서 창원으로 바뀐다. 이제 삼각점 명칭도 창원으로 나오겠다.


13:47 왼쪽 아래 가례리의 논에 비닐하우스가 반듯반듯하게 정렬되어 있는 그림이다. ×626봉 왼쪽 사면으로 가면서 우측으로 길에서 떨어져 수풀 속에 이정표가 있다. [부곡온천 5.6km]


13:51 삼거리 안부

우측 옥천리 옥천저수지에서 올라온 임도가 마루금을 스친다. 이 임도는 보름고개까지 2.8km를 마루금과 평행하여 스치듯 함께 가는데, 물어볼 필요도 없다. 당연히(!) 임도로 내려섰다. 새로나온 GPS(Triton1500)에 25,000 지형도를 스캔해 넣어왔는데, 지형도에 내 현위치가 그대로 표시가 되니 이거야 말로 거저먹기다.

 

 


×630봉 안부 [부곡온천4.3 영산9.2km]

20분 임도를 따르다가 우측으로 영산면계를 따라 병봉(×674)과 영취산(×681) 능선이 분기하는 ×630봉 직전에서 임도는 우측으로 멀리 휘도는 그림이라 산길로 올라간다. 임도보다 산길이 더 빠르겠다. 여기는 산길이라 해도 화왕~부곡 일반등산로 이므로 전혀 거침이 없다.  내려가는 차량만 있으면 여기서 끊을 만하다. 이제 영산면이 시작되고, 영축산으로도 불리는 영취산이 바로 고속도로 영산IC 부근에서 동쪽으로 쳐다보면 아주 어마어마하게 보여 지날 때마다 입맛을 다시던(!) 바로 그 암봉이다.


14:32 임도는 우측 아래로 계속 이어지다가 다시 시멘트 포장된 임도로 떨어졌다. 잠시 내려가면 왼쪽 둔덕위로 올라서는데 곧 갈림길이 나온다. 보름고개다

 

 

(보름고개)

 


14:36 보름고개 (395m) [↑부곡온천3.7 →영산8.3km]

이정표 기둥에 매직으로 보름고개라 적어놨다. 임도에 근접한 산길이다. 코란도 한대 주차해 있다. 후에 내 차로 올라봤는데, 이 임도는 계성면 옥천저수지에서 영산면 구계리로 연결이 되는데, 보름고개를 기준으로 하면 구계리에서 오르는게 빠르고 승용차도 무리없이 올라온다. 보름고개에서 임도와는 이별이다. 임도는 우측으로 멀리 벌어지며 구계리(영산)로 내려간다


△415..9 삼각점은 보지 못하고 잠시 더 가니 △No.159라 새겨진 짝퉁삼각점을 만난다. 지도상 표기가 잘못된 듯 하다 여기는 비탈길인데 비탈길에 삼각점이 있을 리가 있나. 이어 송전철탑(No.14)을 지난다.


14:53 [부곡온천 가는길]에 남은 거리는 3.2km로 많이 줄었다. 전방에 종암산이 우뚝하다 10시방향 왼쪽으로는 덕암산 봉우리도 보인다. 큰고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종암 덕암이 솟아있다 오늘 마지막 봉우리가 되는 셈이다. 종암산쪽에서 사람들 고함소리가 들린다.


15:08 종암산 (宗岩山 545m)

[부곡온천2.9km] 이정표 뒤로 암봉에 올라서니 종암산 정상부는 바위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덩치 큰 바윗돌이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모양으로 삐쭉삐쭉 솟아있다. 바위꼭대기에 올라서서 먼 조망 한번 살펴보고 그대로 바위 사이로 넘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은 함박산이고, 지맥은 왼쪽이다.  함박산으로 영산-부곡면계가 간다. 이제 마지막 부곡면으로 들어간다.

 

 

 

 

 

 

 

내리막을 다 내려선듯하니 우측 아래로 부곡골프장 잔디가 보인다. 영산으로 넘어가는 가는 도로의 원앙고개(원전현)과 가족동반해서 몇 번 놀러갔던 일성콘도가 보인다.


15:33 [함박산3.1km 덕암산3km] ‘산불조심’ 망가진 대형 간판에서는 부곡온천지구가 다 내려다보이고, 평평한 능선상의 묘터를 지나면 활공장으로 개발중인 공터다.

 

 


15:38 활공장

활공장을 설치하려나 본데 묘 땜에 잘 안되는 모양이다. 여기가 큰고개인줄 알았고, 당연히 더 이상은 갈 생각도 않고 우측 [부곡온천 하산길]로 내려간다. [부곡온천]을 가리키는 팻말도 있으니 전혀 의심이 없었는데, 사실 큰고개는 좀 더 내려가야 된다.


15:47 체육시설 정자

왼쪽 뒤편으로 [약수터] 팻말과 조은길이 보이는데, 바로 큰고개로 올라가는 길이다. 활공장에서 좀 더 진행 후 여기로 내려왔어야 수월했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널찍한 마을 산책로 따라 내려간다.

 

 


15:54 배수장 정문을 지나 내려가면 왼쪽으로 청룡암 들어가는 길이고,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전부 화왕산~부곡간을 표시했다. 마을로 들어가면 바로 부곡온천이다. 수년전만 해도 거의 망해 목욕비도 3,000원 받고 했었는데 여관 몇군데 물어보니 방이 없거나 비싸게 부른다. 네사람이라 하니 10만원, 6만원... 지맘대로 부른다. 다들 어렵다는데 여기는 도로 호황인 모양이다.


발품 부지런히 팔아 부곡하와이 앞 부일온천호텔에 한사람당 1만원씩, 4만원 주고 방하나 잡았다. 모텔마다 딸려있는 소형 대중탕은 무료 이용이니 목욕비 계산하면 비싼편도 아니다. 두어시간 기다리니 조진고문님 일행 오시고, 연이어 대구에서 한성형님 부부지간에 위문차 내한공연 오셨단다.

 

 

(큰고개 직전 활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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