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도 산악회 카페에다 올린 글중의 하나입니다.
이글을 보다 보면 시골에서 산악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지를 엿볼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삽니다.
감(紺)악(岳)산 산행기
일제는 우리나라의 곳곳 지명을 강점기 때 모두 한자식으로
바꾸어버렸다.
감(紺)자의 뜻을 보니 검은빛을 띄다, 푸르고 검은 빛을 띄다
라고 나와있다.
악(岳)이란
큰 산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해하기 쉽게
이를 악~ 물고 올라가야 하는 산
또는 올라가다 악~~소리가 나는 산.
이 악~~소리는 힘이 들어서 나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천애절벽을 만나 무서워서 내는 소리라고 해도 좋을 듯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악 자가 들어가는 산을 이름 하여 거친 산
험한 산이라고 대강 분류한다.
설악산. 치악산. 월악산, 삼악산등등등
이러한 산들의 특징은 대개 바위투성이에 낭떠러지 절벽을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우리가 어제 간 감악산은
예전에는 까막산으로 불려 졌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까맣게 보인다 해서
까막산!!!
여러분은 우리가 느끼는 맛중에
시고, 달고, 짜고, 맵고, 짠맛이 더 강해지면
무슨 맛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하세요
그것은 모두 쓴맛으로 느껴진다고 합니다.
푸르름도 더 강해지면 우리는 검게 느끼나 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중
검푸른 바닷물 같다 라는 말과 같이
요즘은 흔히 들을 수 없는 말이지만
우리는 감색이라는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자 아이가 커서 성년에 달하면
이 색깔의 치마를 입혔다고 해요
붉은 빛도 더 강해지면 감색이 된다 하네요
푸른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검은 색도 아닌 그런 색
덜 익은 감을 우리는 땡감이라고 하는데
땡감을 먹다 그 물을 잘못 흘려 옷에 묻히기라도 하면
우리는 아주 혼을 났지요
왜
그 물은 한번 들면 옷이 다 떨어질 때까지
아무리 빨아도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을 먹다가 옷에 묻어 들어버린 물감의 색깔
이것이 감색입니다.
우리 산마을 산악회는 2006. 10. 15. 08:50분
평택공설운동장에서 출발 안성→ 일죽 →장호원→충주→박달재→중앙고속도로 제천 IC
→신림→황둔 10:30분경 도착 곧바로 산행시작 →약500m정도 가서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이용하여 정상쪽으로 감 →능선을 따라 감악 3봉을 지나 →백련사→계곡길을 따라 하산
하산시간 14:00경
7시 정각에 도착할 줄로 믿고 7시 30분 집을 나섰다
평소 같으면 게으름으로 한참 줄다리기를 하고 있을 시간
집행부 임원은 빠짐없이 참석하라는 오회장의 협박성 메일을 받고 서둘러 나선 기분이 상쾌하다.
6시 50분 평택역에 도착하여 보니 관광버스가 줄지어 있다.
맥 산악회....
조금 있으니 역시 썬글라스에 팔팔한 오회장이 나를 먼저 보았다.
역시 코리안 타임
20분 이상 기다리니 우리가 타고 갈 차가 눈에 들어온다
모나미관광???
여기서 김기호 등반대장과 나는 차에 올랐고 거기에는 여자 한분이 이미 타고 계셨다.
안녕하세요
누구인지는 모르고 처음보는 분이지만
오늘 같은 일행일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5분도 안되어 공설운동장 도착
그 전날 성의껏 준비해온 음식물이며 갖가지 준비물을 차에 싣고 있자니
조금 있으니 장진성 부회장이 또 차 하나 가득이 무엇인가를 내려놓고 옮긴다.
눈에 익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게 나누는 인사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여자 분들이 많다
오회장의 실력은 역시!!!
어느 사람이 우리 일행인지는 한참 뒤 차가 출발하면서 알게 되었다.
옆자리에 자리를 한 노신사분과 수인사를 나누고 이런 저런 말이 끝나기도 전에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나는 아침으로 집에서 빵을 이미 먹고 왔는데...
동일죽 휴게소
아침 공기는 제법 쌀쌀하다
그야말로 정성이 가득 담긴 밥과 국
가을 아욱은 시아버지도 안준다는 아욱국
어제부터 끓인 것 같다.
장진성 부회장이 준비해 온 것이라는데
더욱 성의가 돋보이는 대목은 이 국을 식지 않게 담아오기 위해
전날 서울까지 가서 보온 통을 사왔다는 사실을 건네 들으면서
고마움과 정성을 동시에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차 앞으로 보이는 풍경
그야말로 금빛 색깔이 완연한 논이며
스프링클러가 뿜어대는 물줄기 아래 배추들...
하나같이 계절을 실감케 하는 낯익은 , 살갑고 정경운 풍경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남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굳은 비에 젖는 구나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랫말을 되새기며
이제는 고개를 넘어갈 필요도 없구나
밑으로 구멍이 나있으니
지금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감악산의 단풍이 절정이라는
다소 기대를 갖게하는 안내방송
얼마 안가 제천이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곧이어 중앙고속도로로
차는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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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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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30경
우리는 곧바로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골짜기와 시냇가의 돌들이 허옇게 드러나 보이는
하천 위로 걸터진 다리를 지나 오솔길과 같은 길을
약 500여미터를 가자 갈림길이 나온다
자그맣게 누가 돌탑을 쌓아놓은 곳
그곳에서 우리는 좌측 길로 들어섰고
이내 가파른 경사길이 시작되었다.
가다가 쉬고 쉬다가 가고
앞선 사람들이 속력을 못 내니 자연 지체할 수밖에
덕분에 산행은 수월했다.
앞질러 갈래야 갈 수없는 좁은 등산로
등산로라고 하기보다는 사람하나 겨우 다닐만하게 트여진 길
다만 날씨가 너무 가물어서 앞사람의 발에서 이는 흙먼지가
흠이라면 흠이었지 나머지는 오히려 좋았다.
가다 쉬다 가다 쉬다 그러다 바위라도 잡고 올라가야 할라치면
앞 사람 엉덩이를 밀어주어야 하는 산행 길
남자들이야 이런 상황을 싫어하지 않겠지만 여자들은 과연 어떠했을지???
5초 이상만 대고 있지 않으면 성희롱은 아니라는
누군가의 유권해석이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손바닥만 썼다든지
아니면 손가락까지는 어쩔 수 없이 썼다 해도
손가락만 안 구부렸다면 문제는 없지 않을까???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제일 후미를 살피며
우리는 그렇게 등성이를 밟고, 바위를 기어올랐고,
발아래 펼쳐진 산의 풍경을 보며 정상에 올랐다.
정상이라는 표식이 있는 그 옆에 더 높은 바위가 있었고
정작 장관은 그 바위 위일 것 같은데 단화를 신고 온
송탄 아줌마를 살피느라 거기는 가보지 못한 채 백련사에로의 하산을 시작했다.
백련사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고 누가 중수했고 어쩌고 하는 안내문을 대충보고 내려오면서
아마도 우리나라의 절반은 원효대사내지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상대사는 도대체 전국에 몇 개의 사찰을 지었길래
간데 마다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하지 않은 절이 드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제 와서 따지며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하니 그렇다고 믿을 수 밖에...
하지만 절은 단아하고 소박하였다.
깔금하니 정돈된 경내며
화려하지 않으면서 말끔한 점이 마음에 들긴 들었다.
이곳 마당까지 차가 들어온걸 보면 사람들이 대단하기는 하다
우리는 계곡을 따라 난 길을 내려왔다.
말라버린 계곡 목말라하는 단풍잎을 간간히 살피며
그렇게 건들건들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맑디 맑은 시냇물을 만났다.
올라갈 때 보니 초입에 흐르던 그 물
이제 거의 다 왔으니
잠시 쉬었다 가도 되겠지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자 바쁘게 숨는 산천어며
강원도 말로 퉁구리라고 하는 빠가사리 비슷한 물고기
그 수는 많지 않았지만 가장 차고 맑은 곳에서만 산다는
이것들을 보며 물속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돌을 몇 개 주워 배낭에 넣었다.
집의 어항에 넣어줄 생각으로
시원한 발바닥 사뿐해진 걸음
이렇게 우리는 무사히 감악산의 정취를 느꼈고 정기를 한 몸에 받고 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고단하였지만 기분은 상쾌하더이다.
근데 고생은 내가하고 산의 정기는 분명 내가 받았는데
그 정기를 나누어 달라고 하는 사람은 누구...
ps : 본 글은 산행기이고 산행후기(나의 감상문)는 다음에 연재됩니다.
2006. 10. 16. 사무실에서
감 악 산 산 행 후 기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 땅에 대해 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답다하여 금수강산이라고 많이 불러왔다.
이 말은 고려 때 우리나라에 온 송나라 사신이
우리나라의 산하를 둘러보고 이렇게 칭송을 하였다 한데서 유래한다는데
그것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우리는 참 좋은 곳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누가 그러더구만요
짜장면보다 된장찌개가 더 먹고 싶어질 때
꽃보다 단풍이 더 예쁘다고 느껴질 때
그것은 나이를 먹었다는 징조라고...
한마디로 늙어간다는 소리죠
그 말을 듣고 애써 이를 부정해 보려 했지만
그게 안되더라구요
꽃은 화려하기는 하나
온산 전체를 꽃으로 단장한 산을 못 보아서 그런가
단풍은 하나하나로 보면 꽃보다 못하지만
전체로 보면 더 좋아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물감을 아무렇게나 뿌려 놓은 것 같으면서도
정제된 색감의 묘한 어우름이
우리의 산들은 대부분이 올망졸망하다
담대 웅비한 산이라기보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올라갈 수 있는 곳
사람의 발길을 마다하지 않기에
열 살이 채 안된 어린아이에서부터 머리가 허연 백발의 노인까지도
그렇게 올라갈 수 있는 곳
이것이 우리나라 산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나라 산에는 대개 절이 하나씩 있다.
지금은 절 마당까지 차들이 올라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 놓았으나
불과 20여전만 해도 아주 큰 절 아니면 돈이 많은 절 아니고는
드나드는 길을 잘 닦아 놓은 절이 흔치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20여전 전부터 있어 온 절은 대개 공양 가는 아낙네의
치마폭에 쌓여지고 머리에 이어져 그렇게 날라진 공양으로
여지껏 남아 있음이니 산이 사람 오르기를 거부했다면
아마 절도 없을 것이고 사람이 살지 못하는 산 또한 산이 아니었겠지.
우리의 산은 그렇게 사람과 함께 있어왔다.
우리의 어머니들이라고
왜 고개를 넘으며 등성이를 지나며 숨이 차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그 숨찬 헐떡임을
자식에 대한 공덕의 일종으로 삼으셨기에
산사는 그렇게 오늘도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람들은 참 짖궂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귀끔스럽게도 요리 조리 길을 잘도 내 놓았는지.
오랜만에 북적거리지 않은 산행을 한 것이 참 좋았다.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나 또한 산을 갈 때
그곳이 호젓한 곳이기를 바란다.
속세에 묻은 때가 두텁고 많아서가 아니라도 그것은 내 성격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그곳에서 나만의 숨을 쉬기를 바라고
나만의 고요함을 그곳에서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로와 같이 번들번들한 길보다는
오솔길과 같이 호젓한 그리고 발 먼지가 많지 않은 곳이 좋다.
어제 간 감악산이 그런 곳이어서 나는 좋았다.
등산로라고 난 길이 고작 한 사람이 쪼르르 올라가게 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사람들의 발에 번들거리지 않은 길이어서 좋았다.
비록 오랜 동안의 가뭄 때문인지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이는 먼지가 흠이라면 작은 흠이었지만
서걱서걱 밟히는 낙엽에 촉촉함이 없었다 해도
그 오솔길과 같은 그 길이 좋았다.
단풍의 운치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친것 같다.
가뭄이 심해서인가.
왠지 달려있는 잎새 마저도 푸석거리는 듯한 느낌이다.
절경을 꿈꾸어온 기대가 높아서 인가 아니면 다른 곳에 견주어 보는 습성 때문인가.
같이 갔어도 혼자 가는 곳
그 곳이 산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왔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는 고 스님이 남기신 법어가 생각난다.
참으로 절묘한 화법이 아닌가
그 선문답과 같은 끝을 알 수 없는 말속에
수많은 의미가 제 각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은
성철만이 할 수 있는 그런 대답이 아니었을까
제자가 묻는다
스승님 왜 사람들은 힘들게 산을 오르는 것입니까.
공자왈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를 목숨을 걸고 오른 한 산악인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바라고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그런 위험함을 무릅쓰고 산행을 왜 하십니까.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황금 들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지나갔다.
비록 차창 밖의 풍경이지만
금빛보다도 더 찬란해 보이는 고운 빛이 아침부터 그렇게 길게 누워 있다.
왜 전에는 저런 들판을 보고도 이런 느낌을 갖지 못했을까
꽃을 보고도 왜 아름답다고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도처에 널린 게 꽃이고 그 꽃이 그 꽃만 같고
더군다나 단풍은 말해 무엇하랴.
그러다 보니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의 이벤트가 무심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난 왜 그것이 그렇게 좋아 보이는 걸까
이름 없는 잡초가 피워낸 그 꽃마저도 소중하게 느껴질 정도로
생동하는 잎새의 빛깔도 좋지만
화려한 색상의 역동하는 꽃도 좋지만
생동할 힘도 없고 화려함마저도 감취진 그리고
묵묵히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 낙엽도 좋다
석양의 붉은 노을을 좋아하듯이.
잔치 집 준비하듯 하여 풀어 놓은 음식들
인삼막걸리에 배추쌈을 참 맛있게 먹었다. 고기보다도
뒷담이지만 인삼 그것 좋은 인삼인 것 같았어요
효과가 있었으니까.
무슨 효과냐고 ???
.
.상상
.
난 차안에서 노래 부르고 하는 걸 즐겨하지 않습니다.
성격이겠지요
처음은 아니지만 모처럼만에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맨 날 그 노래가 그 노래
다음에는 다른 노래로 보여드리겠다고 했지만 자신이 없네요
동호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
난 아직까지 산을 잘 모릅니다.
숨차면 힘들고 힘들면 땀나고
거기 가면 무엇이 좋은지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닌 것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점차 뭔지는 모르지만 알 것 같습니다.
빡 세게 할 자신은 없지만 예쁜 언니들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
아무튼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맞죠 ???
2006. 10. 17.
첫댓글 재미있는 산행기 감사... 근데 어째 묻지마 관광같기도 하고...
묻지마 맞소? 감악산 참 좋지요. 비교적 최근에 개방한 산이라 청정하며 또한 임꺽정 선생이 머무른 곳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