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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산행후기 스크랩 제천 동산 눈꽃 산행을 하다
이종태 추천 0 조회 82 09.02.07 10:5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1. 일자 : 2009. 01. 18(일요일, 흐림)  

    
2. 산행지 및 개요 : 제천 동산

 

동산(東山)은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에 위치한 산으로 금수산과 맥락을 같이하며 금수산 정상에서 북쪽 제천방면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갑오고개와 새목재 사이에 우뚝 솟은 산이다.동산(東山)의 동자는 동쪽을 뜻하는 동녁동()자이다.말 그대로 동쪽에 있는 산이다. 지금은 충주댐으로 수몰되어 일부 유적들만 남아있는 청풍면 물태리쪽에서 동쪽을 바라 보면 보이는 산이 작성산동산이다. 청풍면 물태리 일대는 조선말까지만 하여도 청풍현으로 남한강 수로교통의 요지이기도한 번화한 도시였다. 동산이란 지명의 유래는 모호하나 아마도 동산의 기원은 청풍을 기점으로해서 명칭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3. 산행코스 
           성내리(12:00출발) - (무암계곡,15분) ->무암사주차장- (30분)  ->무암사- (25분)->남근석  

         - (50분)->삼거리안부- (10분)->안개봉- (60분)->촬영지- (20분)  -성내리

                                                                       (하산종료:16:40)/산행시간 4시간 

 

4. 산행후기:

 겨울철 접어들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안전산행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듣고 있는 터라, 요즈음은 주로 전문산악회의 안내등반에 자주 참여하고 있다. 지난번 소백산과 가야산이 그랬고, 이번에는 풍문산악회에서 주관하는 대관령 능경봉/고루포기산으로 올해 세 번째 산행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원래 아내와 같이 갈 참이었는데 날씨도 안 좋은데 그 먼 곳을 어떻게 가느냐고 한사코 말린다. 겨우 설득을 한 후에 혼자서 산행에 참여하기로 했다.

  당일 아침 인보 간이주차장에서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니, 예정보다 다소 늦은 시간에 버스가 도착했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동명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대구를 지나 중앙고속도로로 진입하니 잔뜩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미쳐 우의를 챙겨오지 않은지라 걱정이 앞선다.

  버스가 문경을 지나는데 차량지체로 겨우 시속 20km로 거북이걸음을 한다. 이런 식이라면 오후 2시가 되어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을 정도라니 난감할 따름이다. 게다가 노면이 미끄러워 고속도로 곳곳에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결국 산행지를 제천에 있는 동산으로 변경을 해야했다.

  동산이라니... 처음 들어보는 산인지라 실망감이 컸지만 워낙 상황이 안 좋은 지라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가야산 산행 때도 원래는 남덕유산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폭설로 통제되는 바람에 도중에 산행지를 변경해야 했다. 그때도 처음에는 무척 서운했지만 가야산의 설경이 너무도 근사해서 흡족한 기분으로 산행을 마무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전례도 있다 보니 이번에도 전문가가 추천한다면 어느 정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어 버스가 동산방면으로 진입하자, 비는 어느새 눈으로 바뀌고, 황량한 겨울들판은 이내 하얀 눈 세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산행하기에는 비보다 눈이 한결 수월하니 더없이 반갑다. 차창 밖으로 자욱하게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희미한 옛 얼굴들이 어른거리는 듯하다.

  버스는 교리에서 제천 방면으로 가는 도중에 위치한 성내리의 금월봉 휴게소에 함박눈쇼를 보기 위해 잠시 주차 했다. 금월봉이라 함은, 지난 93년 시멘트공장에서 점토를 채취하던 중 우연히 자태가 수려한 기암괴석군을 발견한 후, 날카롭게 돋아난 수십 개에 달하는 침봉들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닮았다하여 부쳐진 이름이라 한다.

  버스가 주차하고, 차례대로 내린 사람들은 모처럼 눈 세상을 만나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사진을 찍는 사람, 눈뭉치를 만드는 사람. 어린아이처럼 천진스럽게 웃고 있는 사람..다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금월봉 휴게소를 지나 내리막길을 잠시 내려가면 드라마 왕건의 촬영지가 나타난다. 왕건과 궁예가 전투를 벌이던 개성 예성강의 벽란포구를 재현해 놓은 곳인데, 호반 8,000여 평에 초가집 28동, 수군관아 4동, 망루 2동과 군선 등이 고증에 따라 건조되어 있다. 시간에 쫓겨 그저 먼발치에서 잠시 구경한 후, 구부러진 산길을 따라가니 우암사 입구에 닿는다.

  이곳에서 일행들과 함께 본격적인 눈 산행을 위한 사전 준비를 했다. 눈 산행에 필수적인 장비인 아이젠과 스패치를 착용한 후, 하나 둘씩 목적지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무암사 입구에서 성내기사식당을 지나, 200m 정도 가면 금수산양어장식당과 무암교가 나타나고, 이어 경사진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100m 가량 올라가면 무암저수지를 끼고 오롯한 산길이 이어진다.

  이제 눈은 그쳤지만 조금 전 내린 눈으로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피어있고, 길바닥에는 하얀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무암저수지 끝자락에 이르면 길 우측으로 큰 주차장이 나오는데 주차장 한 쪽에 동산, 적성산 등산 안내도와 제천관광지 소개. 무암계곡 등이라고 새겨진 돌 비석이 세워져 있다.

  주차장 우측으로 무암골과 나란한 산길을 따라 약 500m 들어가면 SBS 드라마 부속촬영장이 나타난다. 수년전 방영한 임꺽정을 비롯한 다수의 사극이 이곳에서 촬영된 바 있다. 셋트장 가운데 우뚝 선 느티나무에도 오늘은 소담스런 눈꽃이 활짝 피어나고, 나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 전, 역사의 어느 순간에 서 있는 느낌이다.

  촬영장을 지나면 표지판이 하나 나오는데 ‘오른쪽 동산, 왼쪽 직성산 3km’라고 적혀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먼저 무암사를 관람하기 위해 왼쪽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오르막길을 잠시 올라가면 우측으로 장군바위, 낙타바위 등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직진하면 우암사가 나타난다.

  무암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인데, 처음 절을 지으려고 아름드리나무를 잘라  힘겹게 나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 한 마리가 나타나 나무를 대신 운반하여 주어, 대사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절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세월이 지나 소가 죽어 화장을 하였더니 여러 개의 사리가 나와 소의 불심에 감동한 대사가 사리탑을 세웠다고 한다. 이 일로 우림사였던 이 절은 우암사(牛岩寺)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무암사와 마주보는 산에는 큰 암석이 하나 있는데, 청명한 날씨에는 산과 암석이 일체로 보여 바위의 모습을 분간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운무가 산을 덮으면 암석이 뚜렷하게 나타날 뿐 아니라, 마치 그 자태가 노승이 팔짱을 끼고 서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하여, 안개'霧' 바위'巖'자를 써서 안개바위 또는 무암이라 부른다고 한다.

  일행들과 함께 무암사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점심 식사 후, 남근석 가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르막길을 힘겹게 가노라니 추운날씨에도 이마와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힌다. 점차 고지는 높아가고 조망은 갈수록 환상적으로 변해가고.... 자욱한 운무사이로 우뚝 솟은 암릉을 밟고 서니, 천지가 내 발아래 있는 듯하고, 세상사가 부질없이 느껴진다.

  한동안 지속되는 암릉지대를 얼기설기 연결된 고정로프를 타고 간신히 올라가니 남성을 상징하는 남근석의 우람한 뒤태가 나타난다. 남근석은 작년 가을, 천관산 산행 때 본 적이 있었고, 예전에 중국 광동성의 샤오관 단샤산에서도 본적이 있으니 이번까지 세 번째로 보는 셈이다. 특히 중국 샤오관에 있는 단샤산의 양원석(陽元石)과음원석(陰元石)은그 규모가 어마어마하여 아마 세계제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매운법이라고 이곳 남근석은 그 모양새가 여간 잘생긴게 아니다.

  은밀한 상징물이 그 우람한 자태를 백주에 드러내고 있으니 모두들 신기한 구경거리에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고 요란을 떨어댄다. 그 누가 일부러 본 따 만든 것도 아닌데 어쩜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할 수가... 그 리얼리티와 예술성이 그저 조물주의 장난끼라고 치부하기엔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아이를 못 낳는 아낙네들이 치성을 드리는 장소이기도 하다니, 숭배의 대상이기까지 하다. 남성들이여, 잘난 척 마라. 그대들이 이 영물스런 바위에 견주어 더 나을 바가 하나도 없도다.

  남근석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옛날에 하늘의 아들이 못된 짓(?)을 하다 들켜서 그만 제천 무암사 계곡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소행이 너무 괘씸하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아들의 거시기를 따로 떼어 놓고, 또 아래쪽 구슬도 떼어 기능을 못하게 했다. 그래서 아들의 거시기는 동산의 남근석으로, 따로 떼어낸 구슬 두 쪽은 장군바위와 버선바위로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물론, 하늘나라 이야기지만 결국은 인간사에서 음탕한 행동을 경계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남근석을 뒤로하고 다시 눈 덮인 암릉지대를 계속 가니, 스릴과 함께 풍광 또한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한국에서 많은 산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멋진 암릉코스는 본 적이 없는 지라 그 경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후미로 뒤처져 내려왔다. 특히, 작성산 남릉에 위치한 커다란 배바위의 배경은 다른 데 견줄 수 없을 만치 뛰어나다. 커다란 배(舟)모양을 한 이 거대한 암벽은 산악인 허영호가 청년시절 암벽연습장으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후 암벽등반 코스로 산악인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한다. 

  뛰어난 조망에 걸맞게 난코스는 이어지고, 가파른 코스를 밧줄과 시름하노라니 두터운 겨울장갑은 눈에 젖어 손끝이 아려온다. 급경사를 따라 설치된 밧줄을 의지하여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V자 침니가 나타난다. 침니 사이로 고정된 약 8m 길이 밧줄을 타고 간신히 올라서니,  20m 길이 밧줄이 걸쳐진 급경사 바위가 또 나타난다. 무사히 암릉을 타고 오르니 철쭉나무와 노송이 가로지어 서 있는 길이 열리고, ‘좌측으로는 동산 2km,우측으로는 성내리3,5km’라고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능선 갈림길이 나타난다.

  우리는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동산 정상가는 길은 포기하고 오른쪽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오른쪽 능선을 따라 장군바위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니, 692m의 안개봉에 다다른다. 이어, 서너 개의 봉우리를 계속 오르내리니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오른쪽 산 능선의 장군바위 자태가 아쉬움을 더해준다.

  두텁게 쌓여있는 낙엽위로 소복한 눈길을 밟아오니 부드러우면서도 푹신한 감촉이 너무 좋다. 한참을 평탄한 길을 걸어 산행 초입의 무암사 입구를 거쳐 성내리 방향으로 내려왔다. 아침에 쌓였던 눈은 거의 다 녹아 없어진 상태이고, 먼저 내려온 일행들은 하산 주를 돌리면서 뒤풀이를 하느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번 산행도 애초의 목적지를 변경하는 바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천의 동산을 다녀왔지만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한 산행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산행지를 추천해준 주관 산악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특히 이동 중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처음 참석한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해 주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풍문을 전해 듣고 더 많은 산꾼들이 풍문 산악회를 이용하길 기원한다.


 ▼등산 경로

  ▼등산 

    

  

 

 

 

 

 

 

 

 

 무암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부도가 2 있는데 그중 개가 () 부도로 죽은 소에서 나온 사리를 보관하고 있고, 대웅전 전면의 기둥은 수령 1200년이 넘는 싸리나무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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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2.16 20:28

    첫댓글 눈산행 흠뻑 취하고 왔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사진으로나마 눈구경 잘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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