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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에이비피는 대구에서 경북 칠곡으로 이주하며 공장의 규모를 4배가량 늘렸다. 2000여 평 규모로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공장 제조시설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벅차다 할 만큼 좁게 느껴진다. 마치 불황을 잊은 듯 바쁘게 돌고 있는 박스제조업체 디에이비피의 창업자는 올 해 나이 34세의 젊은 사장, 김경민 대표이다. 아직은 한창 젊은 나이인 그를 보면, 운 좋은 2세 경영인으로 오해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20대 시절부터 사업의 쓴 맛, 단 맛을 모두 맛본 순도 100%, 자수성가형 중소기업인이다.
박은주 전문기자 하덕현 객원사진기자
落. 20대 시절, 첫 직장 실직이 지류유통 창업으로
24세 군에서 제대한 청년 김경민은 전산소모품을 유통하는 직장에 취업을 했다. 이를테면 복사기, 팩스, 컴퓨터, 프린터 등 전산관련 제품에 필요한 종이나 잉크, 부품 등 소모품을 납품해 주고, 때때로 관련제품을 유지 보수하는 엔지니어의 업무였다.
그렇게 약 1년 남짓 직장인으로써 김경민은 직장생활에 적응해 갔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이 퇴사를 결정하는 이유가 그렇듯, 그가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된 사연도 비슷했다. 업무 자체의 문제가 아닌, 상사와의 불화가 그 이유. 원치 않는 실직이었지만 이번엔 아예 전산소모품유통 사업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창업자금은 당시 그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던 500만 원. 이 때가 8년 전인 2004년 4월, 그의 나이 26세가 되던 해였다. 김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 알고 있던 거래처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보해 나갔다.
그런데 이 무렵, 운좋게도 고무적인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아날로그 전산용품이 디지털 기기로 전환되는 추세 덕분에 전산소모품에도 디지털 기기 관련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디지털복합기와, 디지털카메라 등이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인화지 등 특수 재질 종이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었다.
당시 종이회사에 근무했던 김 대표의 아버지는 이러한 디지털 시장을 대체할 특수지에 관한 정보를 주었다. 이처럼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감지한 김 대표는 지류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지류회사와 거래처 사이에는 오래도록 끈끈한 관계가 유지되는 까닭에, 영업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디지털 기기의 등장 덕분에 시장이 오픈되어 과거에 비해 훨씬 시장 진입이 수월해진 것이다.
여러 전산소모품에 비해 특히 종이류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그와 관련한 공부를 꾸준히 계속했다. 또 점차적으로 지류유통에서 골판지상자 및 식품포장용기 제조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게도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와 복합기, 인쇄기 등의 등장으로 포장용 박스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던 까닭에, 연구를 거듭하며 기존과 다른 제조방식으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대비에 나섰던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김경민 대표의 경영철학은 획기적이기만 한 것보다는 시장성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너무 앞서 한 걸음 나가기보다는 현 시장보다 반걸음 앞서 시장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주도하는 것이다.
生. 특수지 유통업에서 포장용 박스 제조업체로 변신
무엇보다 특수재질의 종이유통업은 다른 전산소모품과 달리 제한영업이 가능해 김 대표에게 유리했다. 지류회사로부터 납품을 받아 유통을 할 수 있는 권리가 그에에 주어지면서 회사의 외형이 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특수지 영업에 성공한 김 대표에게 일반종이를 팔아달라는 지류업체의 요구도 회사 성장에 도움이 컸다. 순익은 특수지가 컸지만, 일반종이의 시장규모가 몇 곱절은 더 큰 탓에 디자인을 가미한 포장용종이상자 사업을 시작하면 판매수익을 몇 배로 더 늘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 김 대표는 이러한 사업성을 보고, 고교 동창 2인과 함께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일반용 종이를 취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보편적으로 나이가 지긋한 이들이 포진해 있는 지류 유통사업에 20대의 젊은 영업인 3인이 뛰어들자, 이들은 곧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스에 대한 아이디어나 사업에 대한 생각부터 젊고 신선했다. 유통업에 머물지 말고, 자가소비로 부가가치를 높여보자는 계획이 대표적이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박스를 탈피해 포장용 박스나 식품용기용 박스를 제조할 수 있도록 자체 생산을 위한 시설구비에 나서게 되었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모험에 가까웠지만, 정부에 사업전환자금을 신청하고 2008년 말, 1억 5천만 원을 들여 처음으로 박스생산 제조기계를 구입하고 150여 평 규모의 공장도 임대하게 되었다. 그 동안 번 돈을 고스란히 재투자해 마련한 제조시설과 공장 부지였다. 그러나 불과 1년 후, 공장시설이 오더를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협소할 만큼 당시의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은행이자와 임대료를 따져보니까, 새로운 공장시설을 임대하는 것보다 아예 새로운 공장을 매입하는 게 더 낫겠더라고요. 규모가 커지는 만큼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투자가 필요했습니다. 새 공장에 시설구비한 지 1년 만에 또 다시 시설투자를 하고 약 560평 공장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대구의 검단동에 매입한 공장에서 김 대표는 주로 공산품 박스를 생산했다. 그러나 공산품 박스는 경기에 민감한 최종포장재인 까닭에 안정적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활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식품포장재 생산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 피자나, 치킨, 배달음식에 필요한 식품포장재를 비롯해, 과일, 고기, 즙 등 식품을 담는 포장용기는 실제로도 공산품 박스에 비해 경쟁력 있게 할 수 있는 대체상품이었다.
“포장업계 사장들을 만나보니까 대부분 하청위주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어요. 자가 물량을 늘리지 못하니까 성장의 한계가 있는 것이지요. 이 업계에 종사해온 분들은 워낙 오래전부터 몸담아온 분들이 많아서 능동적이지 못한 게 있어요. 가지고 있는 기계도 현재 것이 최선이다 하고 안주하기도 하고요. 우리는 젊잖아요. 이런 부분에서 확실히 치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起. 젊은 사장의 혁신이 연 매출 120억 일궈
김경민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설비가 다양해지면 종이설계가 더 쉬워지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도면에 따라 디자인과 종이 소모량이 달라진다면, 기계설비에 따라 인쇄품질과 생산비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설비에 따라 물류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종이의 강점은 인쇄수준에 따라 홍보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인쇄품질은 포장박스 생산업체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 최고급 인쇄기계도 구비했다. 이외에도 디에이비피의 경우, 수작업으로 상자 하나를 조립할 때 보통 2분이 걸린다면 설비에 따라 이를 15초까지도 줄일 수 있는 포장용 박스 생산이 가능하다. 연구소와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이에 맞는 설비를 구비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과 제품을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식품용 포장재는 소재에 대한 안전성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식품의약청이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설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식품포장재를 생산하면서 2년 만에 대구 검단동 공장에서 올 초 경북 칠곡군으로 옮기고 2000여 평 규모의 공장을 매입한 것도 이러한 사업의 전문화를 위해서이다.
이처럼 8년 전, 단 3명의 창립멤버로 시작했던 디에이비피의 사업은 현재는 거래 기업이 3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아울러, 작업능률 향상과 제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업장을 확장 이전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해 매출은 90억 원에 이르며, 올 기대매출은 120억 원으로 30% 이상 높게 잡았다.
8년차의 젊은 기업이지만 꾸준한 성장으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소량포장 주문이 많아짐에 따라 앞으로는 연포장(비닐포장)에 좀 더 비중을 둘 계획이다. 이는 거래하는 업체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더욱더 연구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한다. 또한 반도체기판이나 문짝에도 쓰이는 종이처럼 산업용 종이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마련해 두었다. 캔 맥주 6개들이 포장상자를 디자인하는 등 세계적인 종이포장 디자인 업체로 성장한 혁신적인 기업 미드팩을 본받아 포장디자인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꿈도 키우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기업 디에이비피를 만들기 위해 김 대표는 직원 복지가 회사 성장에 기여한다는 평소 생각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복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덕분에 (주)디에이비피의 직원들의 주인의식은 매우 높은 편이다.
내가 살만한 기숙사와 작업환경, 사무실을 만드는 이유도 직원들의 사기와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다. 한편 김 대표는 직원들이 김 대표를 사장님이라는 호칭 대신 실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할 정도로 임직원간에 격의 없는 생활을 중요시한다. 젊은 사장의 혁신은 이처럼 열린 자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 : 기업나라]
[출처] 젊은 사장, 포장용 박스를 혁신하다! (★ 사업자 정보 공유 모임 ★) |작성자 경영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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