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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산악회 백두대간 16차 백야회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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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스크랩 백두대간 2구간 - 20130421
감포 추천 0 조회 191 13.04.23 10:04 댓글 16
게시글 본문내용

 

 

 

토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가던 중 압량에 피어있을 붉은 복숭아 꽃이 생각났다.

복숭아꽃은 이상향을 이야기하면 떠 오르는 무릉도원을 물들이던 꽃이었고

진지왕이 귀신이 되어서도 따라다녔던 과수댁 이름이 도화녀이었으며

유비, 관우, 장비가 형제를 맺었던 곳 바로 복숭아 밭이었고

邪된 것을 막는 위력을 갖는 것이 東桃枝이니

이쯤되면 복숭아는 참으로 귀한 과일이 아닐수 없다.

 

붉기야 길가에 심어놓은 연산홍과 붉은 핏빛 패랭이 꽃을 따라갈 꽃이 있겠냐만

조경으로 심어놓은 것은 붉어도 너무 붉어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복숭아 꽃 만발한 도로를 돌고 돌아 일주일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주말에 온다던 빗님이 다행이 토요일만 살짝 심술을 부리고 지나갔다.

그래!

심술을 부려도 살짝 부리는 정도는 이해한다.

너무 심하지 않게 살짝만

너무 아프지 않게 살짝만

너무 힘들지 않게 살짝만 !!!

  

 

 

누구와 : k2 16차 종주대원 그리고 몇분. 25인승, 45인승 두대의 차량이 만차.

 

어디를 : 산청 i.c를 빠져나와 산청군 기산면 가로질러 밤머리재에 도착.

밤머리재 ~ 도토리봉 ~ 왕등재 ~ 왕등습지 ~ 외고개 ~ 새재 ~ 유평마을. (도상거리 10.5km, 실거리 16.5km)

 

날씨 : 때늦은 봄눈으로 아침에는 약간 미끈, 기온이 오르면서 질퍽질퍽.

 

 

산행 만족도 : ★★★☆☆

 

 

진입금지구간이다.

진입금지의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다.

생태계보호, 산불예방, 위험구간 등등

막아 놓았다고 들어가지 않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대간종주를 목표로 하였으면 불법인줄 알면서도 들어간다.

 

불법은 불법이로되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자.

도둑질하는데도 양심이 있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산에서 담배피지말자 !

나도 흡연자이기는 하지만 산에서 담배피시는 분들 좀 부담스럽다.

 

나물 채취는 적당한 선에서 

먹지도 못할 만큼 따서 버리는 것은 자연에 대한 모독이며 음식에 대한 실례이다.

대간 길에는 별의 별 자연의 축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능하면 손대지말고 손을 대더라도 욕심을 부리지말자는 다짐을 스스로 해본다.  

 

 

봄의 전령답게 원츄리가 눈사이로 빼꼼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잘 아다시시피 원츄리는 독성이 있다.

어린 싹이 아닌 것을 먹으면 복통, 설사를 일으키는데

이것은 백합과 식물의 구근에 포함된 콜히친이라는 알칼로이드 독성 성분때문이다.

이 콜히친은 통풍의 치료나 씨없는 과일을 만드는데 응용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원츄리 큰놈을 통풍에 특효약이니 이런 식으로 오도를 하시면 곤란. ^^;;

 

 

 

초반부터 오름질.

300m를 쳐올렸다.

에궁. 힘들다.

그러하다.

산은 언제든지 힘들다.

높은 산이든 낮은 산이든 언제든지 힘들었던 같다.

 

 

나이(?)에 맞지않게 귀요미 포즈로 어리광.ㅋ~

 

 

중봉과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동부능선의 몸매가 드러났다.

산청과 진주 사람들이 지리산을 오를 때 이용하였던 길목이자

빨치산들의 아지트였으며

요새는 지리태극종주의 시작이자 마침표.

 

 

도토리봉에서 모두들 그렇게 모두들 천왕봉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천왕봉은 남녘에 있는 산들과 산꾼들에게는 북극성과 같은 존재이다.

지리산이 보이는 산 어디에서나 '천왕봉이 저기이다.'라고들 이야기한다.

나침판이자 북극성인 존재.(이 둘은 구별해서 사용하기는 해야하지만...)

그곳이 바로 지리 천왕봉이다.

 

 

이번에는 뒤를 둘러 산청군 금서면쪽.

금서면에는 지정문화재 구형왕릉[사적 214]가 있다 .

구형왕은 가야국의 10대 왕이다.

그보다도 더욱 잘 알려지게 된 것은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의 할아버지이다.   

신라와 가야의 마지막 전쟁터가 바로 왕등재를 비롯한 이곳인 것이다.

 

 

다시 한번  동부능선을 쳐다본다.

바람이 지나간다.

 

 

왕등재에 오르자 대원사가 내려다 보인다.

계곡을 따라 유평리 새재마을도 조망이 된다.

 

 

영상 5도로 기온이올랐다.

북서풍이 시간당 8km.

바람이 부는 능선에서는 쌀쌀했고 양지바른 곳에서는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가야 할 때를 놓친 진달래가 하늘을 보고 손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떨어진 진달래는 얼음위에서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나 이제 가네.

내년 봄, 새봄이 오면 다시 돌아옴세.

그때까지 건강히 재미있게 잘 지나게나.

 

 

왕등재 바로 작전의 조망터에서 한숨을 돌렸다.

나누어 주신 계란과 과일, 그리고 물을 한모금씩 마셨다.

이 조망터에서는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의 조망이 잘 나타난다.

가볍지 않은 운무로 시야가 맑지는 않았지만 지리산의 위용을 감출 순 없었다.

 

 

소규모(?) 단체 사진.

비슷한 속도의 걸음으로 가던 분들 몇분이 둘러앉아 단체로 치즈~~.

 

 

 

 

예뻐보여서 찍기는 했는데

이름은 모르쇠.

야생화 카페에다 올려보아야하나?

블러그 이웃 물찬님이 도와주실려나?

 

 

왕등습지 내려오는 길은 완전 진흙 투성이다.

기온이 오른탓에 왔던 눈이 녹아서 진흙과 범벅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나도 살짝 엉덩방아.

 

 

쥬니어는 엉덩방아 수준이 아니라 미끄럼을 탄 것 같았다.  

그래도 싱글벙글.

 

 

  국내 유일의 알칼리성 습지로 고산습지로는 한반도 최남단에 있는 곳이 지리산 왕등습지이다.

지리산 정상 부근의 야생동물들이 물을 마시기도 하고 종 다양성이 풍부해 보전 가치도 높은 곳이 왕등재 습지인 것이다.


여름철 하얀 꽃을 피우는 산간 습지식물의 대표격인 흰제비란.
줄기 끝에 붉은빛의 보라색 꽃을 피우는 꽃창포.
앞가슴 양 옆의 주황색 무늬가 특징인 습지생물 큰땅콩물방개.
지리산 동쪽 끝 해발 973m 고산습지인 왕등재에 살고 있는 고유종들..

여기에 고산습지는 야생동물들에게 습지식물들이 정화해준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등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실제 연구를 위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반달가슴곰과 노루가 드나들어 물을 먹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6천 ㎡ 넓이에 불과하지만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야생생물이 3백여 종을 넘으며
특히 멸종위기 2급인 꼬마잠자리는 거의 유일하게 관찰되는 곳.

이 때문에 왕등재는 2026년까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상에서 밀려오는 토사 때문에 면적이 좁아지고 있다고 한다. .

조금 더 기온이 올라가면 이곳은 자연의 보고.

 

 

 

 

개별꽃.

꽃이 피다가 눈보라에 된통 당하였다.

<왕등습지에서 촬영>

 

 

현호색

<새재에서 오봉계곡 쪽으로 하산중 촬영>

 

 

 

 

 

세신

<새재에서 하산중 계곡근처에서 촬영>

 

지루한 하산 길은 길도 없이 잘도 이어진다.

요리조리 계곡을 가로질러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길이다.

 

 

앗 ! 반갑다.

13차 시그널이여.

그 모진 비바람과 혹한 속에서도 삼년을 버티어 왔구나. 

 

하산 길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마지막 산죽길은 예전에는 없었던 같았는데

아마 사유지보호를 위해 길을 만드면서 긴급우회도로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산벚꽃이 위들러지게 피어있는 오봉리는 과거 우리나라 대표적인 오지마을 중 하나였다.

그 마을 중에서도 제일 만디에 사는 이 분들.

고추 이랑을 타시는지 연신 두분이서 바쁘다.

연분홍 연노랑 촘촘히 박혀있는 산 둘레에서 외롭지는 않으실까?

바쁘게 몸놀리시고 오래 오래 건강하시기를. 

 

 

 

열심히 일하시는 두분이 살아가는 집앞에 문패처럼 걸린 벚꽃나무를 배경으로

쥬니어 사진 한장.

 

 

 

 

이팝나무 너머로 지리산 동부능선이 기다리고 있다.

오봉리 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순탄하다.

흙길과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길은 반복한다.

 

 

 

계곡은 봄향기와 봄색으로 가득차 있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봄이 일렁였다.

 

화림사 주차장 앞에는 먼저 도착하신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내리쬐이는 봄볕의 습격을 피해 계곡으로 숨어들었다.   

 

 

숨어든 계곡에도 봄이 녹아있었다.

봄은 온몸으로 자신을 녹여내고 있었다.

계곡에 흘러내린 차가운 물에다 얼굴을 씻어내자

그속에 숨어있던 봄꽃 향기가 새로 산 로션처럼 얼굴에 묻어났다.

 

기분이 좋아져 윗통까지 벗고 씻고 있으려니

지나가시던 스님 왈 ' 여기서 윗통 다 벗고 씻으시면 안되죠. 저 아래 계곡으로 가시면 될터인데...'

봄기운에 취해 놀다가 한 소리 들었다.

'아 예! 그렇습니까. 고맙습니다. 금방 씻도록 하겠습니다,'

 반짝이는 계곡물 때문이었는지 부드러운 바람 때문이었는지

스님은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씻고 돌아서는 눈에 포착된 금낭화.

 

 

 계곡 제방 중간 열심히 흔들리고 있던 금낭화도 맘대로 담아왔다.

 

귀한 인연 몇분들을 다시 만났다.

인연이라는 것이 내마음대로는 할 수 없으니 앞으로의 일은 지켜보면 될 일이다.

 

대구로 돌아오는 길.

25인승 마이티는 조그만 충격에도 신음소리를 크게 낸다. 

 

역쒸 불편하다. 

이 정도 쯤이야 라고 생각해보지만 불편한 것에 길들여지지 않은 몸은 연신 불평을 해댄다. 

자다깨다 그러다보니 이른 시간에 대구 도착하였다.

 

해가 저물지 않은 오후.

아들내미를 친구처럼 옆에 데리고 어슬렁 어슬렁 동네 산보 나온듯이 집으로 돌아왔다.

라일락 꽃 향기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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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23 10:10

    첫댓글 감포님,감포쥬니어님
    2구간 종주 축하드립니다..
    즐감했습니다..^^

  • 작성자 13.04.23 13:40

    2구간.
    좋은 구간에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 13.04.23 16:34

    보라색꽃이 참 이쁘지요. 구슬붕이라고 들었습니다. 행복한 산행에 감사드립니다. ^^*

  • 작성자 13.04.23 13:41

    이 아이 이름이 구술붕이였군요.
    참 예쁩니다.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장형익님.

  • 13.04.23 13:49

    재미 있고,다양하고 자세한 산행기 즐감했습니다.감포님과 감포주니어님의 전도에 신의 가호를....파이팅!

  • 작성자 13.04.23 13:55

    즐겁게 보셨다니 저두 고맙습니다.
    은성길님도 늘 안산 즐산 하시기를 기원해봅니다.

  • 13.04.23 16:19

    좋은 글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2구간 산행 ,,너무 힘들어서 지금도 온 몸이 아프고,,심지어 허리까지 아파옵니다,ㅋ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숙박료 내고 내리라고 옆에 분이 말씀하시드군요,,ㅎ
    역시 산행도 아는 만큼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들었다는 기억만 있는 저와는 차원이 다른 분 같습니다,,
    내가 지나온 2구간에 이렇게 멋진 길과 저런 야생화가 있었군요,,,
    덕분에 2구간 산행,,제대로 마치는 기분입니다,,감사합니다,,`


  • 작성자 13.04.24 08:57

    차츰 몸도 마음도 적응이 되겠죠.
    힘들다고 느끼지는 것은 즐거움으로
    팔, 다리, 허리 골치야는 산행을 기다리는 즐거움으로 곧 바뀌실거라 봅니다.
    몸컨디션 조절 잘하셔서 다움 구간때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3.04.23 18:16

    기다려지는 산행후기 입니다
    글자한자, 사진속 작은 부분 하나까지 보면서
    다시 되짚어보는 2구간길 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ㅎ

  • 작성자 13.04.24 09:12

    산행기가 기다려진다니 제가 고맙군요.
    산행기를 자주 쓰다보면 글빨이 늘기도하고 어떤때는 쓰기 귀찮아서 사진만 올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열심히 찍고 쓰고 바르고(?)는 아닌가?
    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3.04.23 22:06

    놀람~~!!ㅎㅎ
    살아있는 사진
    숨쉬는 글솜씨
    찬사를 자아내는 느낌!
    인간의 한계란 없는가 봅니다^^*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

  • 작성자 13.04.24 09:13

    자비님이 부끄럽게도 얼굴에 금칠을 해주시네요.
    부지런히 산행기 올리라는 격려로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3.04.24 06:34

    같은 길 같은 산행...느낌은 많이 다르군요...역시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사람만이..승리자...파아팅!!

  • 작성자 13.04.24 09:16

    힘드는 것은 똑같겠죠?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찍고 많이 쓸려고 노력중입니다.
    고맙습니다.

  • 13.04.27 10:26

    저는 먼저가서 뒤에 계시는분들과는 면식이 없는데 좋은 사진에 댓글 재미있게 봤습니다.앞으로도 계속 좋은글 부탁드림니다....

  • 작성자 13.04.29 12:55

    예. 소신껏 정성들여 찍고 쓰고 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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