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의 가치투자
<머리말>
규칙 제1조: 돈을 잃지 말라.
규칙 제2조: 규칙 제1조를 잊지 말라
이말은 절대로, 절대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하라는 얘기다.
돈을 버는 게임이 아니라 잃지 않는 게임을 하라는 충고다
나는 타고난 천성도 천성이지만 잃지 않으려다 보니 소심해지고 의심이 늘어난다
기업들을 조사할 때도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을 먼저 찾는다 의심병도 가치투자를 받아들이고 난 후 생긴 불치의 병이다
어찌보면 가치투자를 따르는 사람들은 승자의 게임이 아닌'패자의 게임'을 하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투자자는 성공하는 한번의 게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는 여러번의 게임을 선호한다
조금 덜 벌더라도 손해 보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가치투자를 믿는 사람들은 '돈을 잃는게 죽도록 싫은 사람'이라고도 할 수있다
가치투자를 믿고 그에 따라 투자한 덕에 한때 어려움도 있었지만 투자가로서의 삶을 그럭저럭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 나도 가치투자를 하기 싫을 때가 많다
잃지 않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꾸 소심해지고 낯을 가리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치투자는 늘 지루하기 때문에 자주 모멘텀 투자를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수익률 측면에서 최상의 투자 방식은 모멘텀 투자다
모멘텀 투자는 장래에 오를 것이라고 판단되면 매수하고 내릴 것 같으면 매도하는 투자방법이다
시장 흐름을 예측해 정확히 변곡점을 짚어 낼 수 있다면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낼수있다
솔직히 나도 모멘텀 투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 단기투자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면 종목 하나 잘 골라도
하루에 쉽게 15%를 벌 수있는데, 배당 5% 받겠다고 연초에 사서 연말까지 주식을 들고 있는게 얼마나 바보같은 일이겠는가?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모멘텀 투자를 하면 결과가 늘 좋지 않았다
주가가 정당한 가치 이하로 떨어질 때 사서 제값을 받고 파는 가치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면 크게 실수는 하지 않는데,
모멘텀 투자를 하면 꼭 돈을 잃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는 가치투자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
좋아서 가치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솔직한 심경이다
한때 미국 최고의 기술적 분석가였던 조지프 E. 그랜빌마저도 늘 시장을 맞출 수는 없었다
천하를 호령하던 그랜빌도 틀렸는데, 어찌 나같이 시장 감각 부족한 사람이 기술적 분석으로 시장을 맞출 수있겠는가.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즈는 단기투자전략을 미인선발대회에 비유했다
이 대회의 규칙은 이렇다
100명의 후보 사진을 신문에 공개하고 독자들에게 이 중 가장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6명에 투표하라고 한다
그 결과,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최고의 미인으로 뽑히고 그 미인에 투표한 사람은 정해진 상금을 받는다
이 대회에서 선발될 미인을 맞추기 위해서는, 즉 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가장 예쁜 사진을 선택하면 안되고, 평균적으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선택해서도 안된다
참가자 대부분이 판단하기에 평균적 여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을 예측해야만 하는것이다'
케인스는 투자의 세계도 이와 비슷하므로 평균적인 여론을 예상해서 투자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 누가 이러한 예지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있겠는가?
나는 도저히 자신이 없다
가치투자자는 다른 이들이 절망속에 던져 버리는 주식을 기쁜마음으로 덥석 채가는 주식시장의 하이에나일지도 모른다
이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기 자신만은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겠다니, 생각하면 비정하기 짝이 없는
투자 방식이다 헐값에 주식을 사두었다가 희망과 광기에 사로잡힌 어리석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일 때, 거꾸로 주식을 팔아
찬물을 끼얹어 버린다 그러고는 엄청난 수익을 챙겨서 유유히 사라지는 황야의 무법자다
이론대로 행동하고 기계처럼 차갑게 감정을 다스리기만 하면 절대로 깨질수 없는 투자방식이다
흥분, 놀람, 낭만, 두려움, 욕심도 없는 철저한 가치의 집행자일 따름이다
하지만 투자의 목적이 무엇인가?
돈을 벌기 위함이다 소중한 재산을 재미삼아 마치 게임하듯 투기를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재미삼아 몇만원으로 경마에 돈을 거는 것과 소중한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재산을 늘리는 것은 엄연히 다른 분야다
투자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행위이다
나는 비싼 옷보다는 몸에 맞는 옷이 낫다고 생각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나는 굳이 기술적 분석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치투자를 하라고 권하진는 않는다
만약 그 사람들이 기술적 분석을 통해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기술적분석은 몸에 맞는 옷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적 분석에서 성공하려면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자기만의 투자 방식을 사용해서 욕심 부리지 않고 투자하면 된다
기술적 분석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원금을 정해놓고, 차트상의 신호를 보면서 철저한 원칙 아래 투자원금 3,000만원으로
한달에 300~600만 원씩 벌어가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술적 분석은 유감스럽게도 나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이었다
나도 초기에 모눈종이에 직접 차트를 그려가면서 그런 방법으로 투자를 해봤지만 도저히 안심하고 투자할 수가 없었다
내 몸에 맞는 것은 가치투자 밖에 없었다 이것이 내가 가치투자자가 된 이유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다른 누구에게 가치투자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요할 생각이 전혀 없다
사실 기술적 분석이 최고니 기본적 분석이 최고니 주장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거시 경제 분석을 토대로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하향식(top-down)이면 어떻고 반대로 개별 기업에 집중하는 상향식(bottom-up)
이면 어떤가 모멘텀 투자를 하든 가치투자를 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본인의 가치 판단 기준을 남에게 강요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본인의 여건에 가장 합당하고 취향에 맞고 소질이 있는 투자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좋은 옷보다는 몸에 맞는 옷, 잘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다"
만류귀종(萬流歸宗: 천하의 흐름은 만 가지이나 하나로 귀결된다)이라 하지 않았던가
무엇이든 궁극에 달하면 결과는 같은 것이다
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결과, 즉 수익이 중요한 것이다
워런버핏, 조지 소로스, 필립 피셔 등 위대한 투자자들은 투자방식이 모두 달랐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 방법이 서로 다르다고 해서 누구는 옳고 누구는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제3장. 가치투자의 사고체계
가치투자의 사고체계를 한마디 말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가치투자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 밑에서 공부했거나 일을 했던 사람들도 종목 선택에는 다양성을 보인다
몇가지 핵심가치만을 공유할 뿐, 그것을 적용하는방식은 투자자마다 다르다 그 핵심가치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가치투자의 적자(適者)인 버핏이 명료하게 정의하고 있다
버핏의 가치투자 제1의 핵심개념은 '가치'다
가치투자자들은 오로지 가격과 가치에만 초점을 맞춘다 가치투자자들은 '가격을 지불하고 가치를 산다'
두번째 핵심개념은 '안전마진(safety of margin)이다
버핏은 지난 1976년 <파이낸셜 어낼리스트 저널>에 자신의 스승이자 고용주였던 벤저민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 관한 글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이 책의 8장과 20장에 있는 귀중한 충고를 귀담아 들을 것을 권했다
8장은 시장변동성에 관한 것이고 20장이 바로 안전마진에 관한 것이다
만일 자신이 분석한 기업의 가치가 20만원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이 주식을 16만원에 사는 것은 분명 가치에 비해 싸게
사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분석을 잘못할 수도 있고 또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기업의 가치가 변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6만원에 사는 것도 부담스럽다
16만원이 아닌 10만원 아니 5만원에 산다면 어떨까?
이런경우에는 불가피한 상황이 오더라도 손해 볼 확률이 적어진다
이것이 안전마진의 주요 개념이다 안전마진이 높을 수록 투자자들은 돈을 잃을 확률이 줄어든다
세번째 핵심개념은 가치투자자들은 주식을 단순 주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사는 것과 기업을 완전히 소유할 목적으로 사는 것, 이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버핏이 말하지 않았던가
"10년 동안 소유할 의사가 없는 대상은 10분도 소유하지 말라"고...
만일 우리가 기업체 하나를 인수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아마도 그 회사의 자산과 부채에 대해 조사할 것이고 시장에 나가
그 회사가 만드는 제품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고자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경쟁업체 사람들도 만나 그 회사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도 듣고자 할 것이다 이런 식의 검토결과,
그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별 볼일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기업인수를 포기할 것이다
가치투자자들은 주식에 접근할 때, 이런 사고를 한다
자신을 주식투자자가 아닌 사업 분석가로 생각한다
<위험이 싫은 손실 혐오증 환자들>
투자를 할 때 흔히 듣는 이야기중 하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이다
위험이 큰 것은 그만큼 보상도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한 번에 많이 벌려고하는 사람들은 '베팅'을 한다
주식을 할 때도 도박처럼 하는 이들이 전형적인 예다
그러나 정작 주식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워런버핏은 '베팅'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도 믿지 않았다 가치투자의 달인 버핏은 위험을 극도로 싫어하는 손실 혐오증 환자에 가깝다
왜 나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영역에 속하는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위험을 수용하려하지 않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가치투자자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한 투자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투자는 철저한 조사 분석을 통하여 투자 원금의 안정성이 보장되고 만족할 만한 수익이 예상되는 대상에 자금을
투하하는 것이며, 이러한 기준에 들어맞지않는 활동은 모두 투기로 구분된다
그레이엄이 말하는 투자의 요건은
첫째, 철저한 조사 분석을 할 것 둘째, 투자 원금이 안정성이 보장될 것 세째, 만족할 만한 수익이 예상될 것
이 세가지로 정리 할 수있다 이 중 재미있는 점이 바로 투자 원금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투자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리스크의 역사를 탁월하게 분석한 '신을 거역한 사람들'의 저자인 피터 번스타인은 가치투자의 이런 사고방식을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파스칼에서 발견한다
'팡세'의 저자로 잘 알려진 파스칼은 현세에서 신을 믿는것이 신을 믿지않는 것보다 리스크가 더 적다는 말을 했다
만일 신을 믿지 않았는데 내세에 갔더니 신이 있으면 100% 리스크에 노출된다 반대로 신을 믿었는데 신이 없다 하더라도
전혀 위험이없다 번스타인이 "파스칼이 현대에 태어났다면 뛰어난 가치투자자"가 됐을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한마디로 '밑져야 본전'이 아니면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가치투자자들의 사고방식이다 가치투자자들은 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10%의 수익이 손실 가능성있는 20%의 예상수익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잃는게 싫기 때문이다
버핏의 비유를 통해 살펴보면 고스톱에서는 투수가 던진 공이 좋으나 나쁘나 무조건 배트를 휘둘러야 한다
나쁜공에 배트가 나가지 말아야 하는데도 배트를 휘두르면 당연히 승률이 낮아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포커에서는 나쁜공이 들어올 때는 휘두르지 않으면 그만이다 즉, 패가 나쁘면 죽으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공이 들어올때만, 다시 말해 좋은 패가 들어올 때만 과감하게 베팅하면 된다
네 번 실패 하더라도 한 번만 크게 따면 된다 그러면 포커에서 돈을 잃지 않을 수있다
야구에서 훌륭한 타자의 기준은 타율3할이다 3할이라는 소리는 열번 타석에 나가 일곱번 죽고 세번만 살아 나간다는 얘기다
열번중 세번만 확실히 안타을 치면 일류선수가 될 수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한번의 큰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패가 들어올때까지 기다렸다 과감히 베팅해야 한다
가치투자자들이 언뜻 보기에 소심해 보이지만 다른면에서 과감해 보이는 것은 이런식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치투자자는 '복리의 마술'을 믿는다>
가치투자자들의 책을 읽다보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복리의 마술'에 대한 믿음이다
피터린치는 1626년 맨해튼 땅과 24달러 상당의 장신구를 맞바꾼 맨해튼 인디언과 네덜란드 이주민들 사이의 구슬거래를 예로 든다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땅을 24달러에 바꿔버린 이 인디언들은 정말 잔인한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린치는 이에 대해 단연코 'NO'라고 말한다 장신구를 현금으로 바꿔 연8% 수익률로 운용했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24달러를 복리8%로 그 오랜세월 동안 계산해본다면 그 인디언들은 지금쯤 30조달러가 조금 못 미치는 자산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맨해튼 지역의 최근 과세기록을 들춰봐도 그 토지 가겨은 공시지가로 281억달러(1998년기준)에 불과하며
시가로 치더라도 공시지가의 두배를 넘을 수 없음을 누구라도 알 수있을 것이다 린치가 이 역사적 에피소드를 다시 꺼낸것은
복리의 힘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워런버핏도 복리를 강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그림 모나리자의 예를 들어 버핏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있다
1540년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는 레오나르도다빈치의 그림을 2만달러에 사들였다 만일 그가 같은 액수를 세금공제 후 6%
수익률로 투자했다면 1964년 무렵이면 그의 자산은 1,000조달러가 됐을 것이다 프랑수아1세가 모나리자가 아닌 다른데에
2만달러를 투자했다면 오늘날에는 1,000조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갖고 있을 것이다
린치나 버핏이 할 일이 없어서 이런 공상을 했을까? 물론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복리의 마술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역사적 에피소드를 잠시 빌려왔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치투자자들은 돈을 잃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잃지 않으면 복리를 내편으로 만들수 있다는 사실이다
잃지 않는것과 복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전형적인 예가 바로 피터린치이다 린치의 연간수익률은 단 한번도 상위10%에 들어 본적이 없으나 14년간 누적 수익률로는
독보적인 1위였다 바로 복리효과 때문이었다
<가치투자자는 사업 분석가>
가치투자자는 자신을 사업가로 생각한다 좀더 심하게 표현하면 '장사꾼기질'이있다
손해보고 파는 장사꾼이 없듯 가치투자자도 그렇다 워렌버핏을 포함해 뛰어난 가치투자자들 중에는 손실협오증환자들이 많다
장사꾼이 손해를 보지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물건 값을 매길 수있어야한다 원가와 마케팅비용등을 잘못 산정하면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질 수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가격을 매기는 것은 장사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가치투자자들은 자신이 직접 경영을 하지는 않지만 사업을 하는 마음으로 주식을산다 주식을 사업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그렇다
만일 당신에게 누군가 자신의 회사을 사라는 제안을 해왔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어떤 회사를 사겠는가? 그리고 매입가격은 어떻게 매길 것인가?
사업가인 당신은 회사의 제무상태, 고객기반, 영업력, 제품의 브랜드등을 꼼꼼히 따질 것이다 그런 후 당신은 어떻게든 싸게 살
궁리를 할 것이다 웃돈을 얹어서 살 때는 당신이 그 회사의 향후 성장성을 높게 평가할 때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비싸게 살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가치투자자들은 사업가의 눈으로 주식을 바라본다 버핏은 "저와 찰리는 사업분석가입니다 우리는 시장분석가도 거시경제
분석가도 심지어 증권분석가도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사업가의 눈으로 보면 주식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지난 2000년 초의 일이다
당시 IT열풍속에서 최고의 인기주는 새롬기술이었다 시가총액이 무려 5조원에 달했다 새롬기술을 통째로 사려면 5조원을
투자해야 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이익은 불과 10억원. 5조원을 주고 산 회사가 10억원의 이익밖에 올리지 못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 회사가 아무리 급성장을 한다고 해도 5조원의 원금을 회수하려면 오랜시간 기다려야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당시 롯데그룹, 동양그룹등 중견5대 그룹의 시가총액을 다 합해도 새롬기술의 시가총액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의 시가총액은 780억원, 롯데제과는 1,900억원 정도였고, 이익은 각각 730억원과 470억원,
롯데칠성과 롯데제과를 2,680억원을 주고 사들인다면 1년만에 롯데칠성에서 730억원, 롯데제과에서 470억원을 벌 수있었다
만일 당신이라면 5조원을 주고 1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를 사겠는가, 아니면 2,680억원을 주고 매년 1,2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두 회사를 사들이겠는가?
우리가 주식을 마치 언제든지 마음에 들면 샀다가 내키지 않으면 팔아버리는 단지 한장의 종이 쪼가리로 여긴다면 5조원의
시가총액으로 10억원 버는 기업의 주식을 살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주식을 보유하기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단기차익을 취하고 팔기위해 산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그 기업을 통째로 사서 운영한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후자를 택할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치투자자들이
주식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버핏은 자신에 대해 "나는 사업가이기 때문에 더욱 훌륭한 투자자이고, 투자자이기 때문에 더욱 훌륭한 사업가"라고 말한적이 있다 그의 머리속에서 투자와 사업은 서로 다른것이 아닌 하나라는 것을 엿볼수있는 말이다 가치투자자는 이런 원칙을 회사를 통째로
사거나 일부분의 주식을 사거나 동일하게 적용한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이자 자신을 버핏과 같은 유형의 투자자라고 밝혔던 피터린치는 주식시장이 폭락을 하든 폭등을 하든
"우량기업은 성공할 것이고 이류기업은 실패할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우량기업이란 한마디로 현재도 돈을 잘 벌고 앞으로도
돈을 잘 벌 회사를 말한다 그래서 버핏은 산업 전반이나 회사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많이, 그것도 매우 많이 읽는다
<주식투자는 일종의 임대사업>
역사적으로 그 수익성이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가 바로 임대사업이다
임대사업은 사놓은 기계(건물)가 매월 현금(임대료)을 꼬박꼬박 찍어내는 것에 비유할 수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부자들은
임대사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부자들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이런 임대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여기 두개의 건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하나는 체크무늬 빌딩이고 다른 하나는 빗살무늬 빌딩이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이 두 빌딩은 시가 200억원이고 모두 임대료수입으로 매년 20억원을 받고있다 이들 빌딩의 주변에는
아파트가 꽉 들어차서 더 이상 건물이 들어서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어느날 체크무늬 빌딩이 갑자기 인기가 없어졌는지 아니면 주인이 급하게 이 빌딩을 처분하려는지 알수 없지만,
갑자기 100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그래서 몇몇사람이 이 체크무늬 빌딩을 사려고 돈을 모았다 나도 여기에 5억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사람이 이 빌딩의 관리를 맡기로했다
200억원짜리 건물을 100억원에 사서 임대료, 즉 연수익 20억원중에 5억원은 공동 매입자들에게 현금으로 배당하고 나머지 15억원은
매년 적립한 후 이 건물처럼 수익성 좋은 물건이 나올 경우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후 마땅한 투자처가 발견되지 않으면
매년 적립한 15억원도 공동 매입자들에게 배당하기로 합의했다
만일 이런 건물에 투자했다면 투자자들은 매년 20억원씩, 연 20%의 투자수익률을 올릴 것이다
정리를 하자면
매도가 100억원 (가격)
시가 200억원 (가치)
임대료수입 연20억원 (PER 5배)
서울의 중심지에 위치 (우량주)
주변은 대부분 아파트단지로 추가로 건물이 들어설 부지가 없음 (프랜차이즈 밸류)
주식도 이와 마찬가지다
먼저 내가 사는 주식이 임대료처럼 꼬박꼬박 수익을 내야 한다 임대료가 나오지 않는 건물은 빛좋은 개살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건물을 얼마나 싸게 사느냐이다 임대료가 잘 나오는 건물이라 하더라도 너무 비싼 값에 사들이면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임대료가 잘 나오는 건물은 수익성이 좋은 기업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있다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기업이 주주들의 돈을 갖고 얼마나 돈을 잘 벌어들이느냐에 관심을 갖는다
또한 주변에 비슷한 건물이 많이 들어서게 되면 경쟁이 치열해져서 임대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변 환경도 중요하다
가치투자자들은 숲속의 새 열마리보다는 손안의 새 한마리를 더 소중히 여긴다
앞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일 거라고 뉴스에서 보도하는 기업보다는 지금 당장 많은 돈을 벌고 있거나 이미 많은 돈을 벌어
금고에 쌓아두고있는 기업이 더 바람직한 투자대상이다 미래의 수익을 예측하는 것보다는 이미 벌어놓은 자산이 많고 싸게 거래되고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편이 더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부동산을 싸게 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실 이 체크무늬 빌딩은 다름아닌 2003년에 내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포트폴리오 그자체다 그 당시 내가 보유했던 기업들의
가중 평균 PER는 약5배 정도였고 평균 PBR는 0.5 배당수익률은 약5%였다
<모든 자산에는 이익률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채권이나 부동산은 안전하고 주식은 위험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채권을 모두 같은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채권이든 그 자산이 제공하는 '이익률'에 초점을 맞춘다
몇년전에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라는 책을 읽었는데 조금 읽다가 덮어버리고 말았다
책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자산계정이 아니고 부채계정으로 분류된다는 내용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개념과 완벽하게 동일해서 더 이상 책을 읽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 재산을 다 털어서 집에 투자하는 식의
방법으로는 결코 현금이 창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서울강남에 10억짜리 40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보자 이 아파트 전세가격은 4억이라고 가정하자
문제는 이 아파트을 단순히 소유해서는 전혀 현금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집을 팔고 전세를 이용하면 6억이라는
현금, 즉 새로운 투자자금이 생긴다 이 6억을 그냥 은행에 예치해놓아도 연 2,700만원의 현금이 생긴다(1년만기정기예금 금리를 4.5%라 가정) 아파트 소유자는 매년 2,7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10년이 지나면 약3억4천만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사라져버리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계속 소유하고 있다면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아니면 향후 이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연 2,700만원의 현금보다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해도 된다
(물론 돈이 많고 이사가기 귀찮아서 계속 이 집에 머무르는 사람은 예외다 이것은 그의 라이프스타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이든 금리든 주식이든 금이든 자산의 가격을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을 기준으로 서로 평가하면 어느정도
가격 움직임을 가늠할 수있을 것이다 은행에 예금하면 이익률이 4.5%(이자율)이다 채권을 사면 이익률이 4.7%(국고채3년수익률)
이다 심지어 주식에도 이익률이있다 (여기서말하는 이익률은 주가상승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의 이익률이 10%라고 하자 이는 한국전력의 PER가 10배라는 의미이다
PER는 주가를 기업의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또한 이익률은 기업의 순이익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것과 같은 의미이다
따라서 PER가 10이라는 얘기는 이 기업에 투자하면, 다시 말해 통째로 사면, 투자 원금을 10년 만에 회수할 수있음을 뜻한다
이 PER의 역수(1/PER)가 바로 이익률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이고 이익이 8조원이라면 이 기업의 이익률이 8%이고 PER가 12배라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에도 이익률이있다 건물임대료, 아파트전세금, 월세금등의 숫자를 보면 알수있다
건물 시세가 10억원인데 연 임대수익이 5천만원이면 임대수익률은 5%인 셈이다
교육의 중심지라는 강남에 위치한 30평의 W아파트는 시세가 현재 10억원이다 거주용이 아닌 투자목적으로 이 아파트를
소유하면서 현금을 만들 수있는 방법은 전세나 월세를 이용하는 것 말고는 없다 이 아파트의 전세금은 약4억5천만원이고
전세금을 은행에 맡길경우 받을 수있는 예금이자는 약 2,025만원이다 (연리4.5%) 그럼 이 아파트의 이익률은 얼마일까?
2,025만원을 아파트 시세 10억원으로 나누면 2%의 이익률이 나온다 강남의 W아파트의 이익률은 2%밖에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10억원의 자산이 만들어 낼수 있는 현금이 2,025만원밖에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가격은 교육환경, 주거환경등의 지나친 선호로 인하여 발생되는 일시적인 왜곡 현상일 수도 있다
교육제도나 주변환경이 바뀌면 물거품처럼 꺼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워런버핏은 "모든 투자수익(이익률)은 궁극적으로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을 소유할 때의 수익과 채권 혹은
부동산을 소유할 때의 수익이 경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업의 일부를 사는 것이라 할 수있는 주식과 은행예금, 채권처럼
확정이자를 지급하는 투자처, 그리고 부동산의 수익을 서로 비교해야 한다
--각 자산별 수익률 비교--
1년정기예금 이자율 수익률 4% ... PER 25배
채권 수익률 5% ... PER 20배
주식이익률 10% .... PER 10배
건물임대 수익률 4~5% ... PER 20~25배
아파트전세 수익률 2~3배 ... PER 33~50배
* 이 것을 보면 주식 자산의 PER가 제일 낮다는 것을 알수있다
<가치투자자의 부동산 투자법>
아파트의 가치 = 자산가치 + 수익가치 + 성장가치
대부분의 자산이 그러하듯 아파트의 가치도 자산가치, 수익가치, 성장가치의 3대요소에 의하여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성장성 지표가 빛을 발하고 불황이 오거나 경제위기가 닥치면 안정성 지표가 부각된다 경기 상승기에는 주로 성장주가
득세를 하고 투자심리가 불안할 때에는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에 주목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하지만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영원한 가치 판단의 기준은 바로 수익가치이다
은행의 이자율이나 건물 임대율, 아파트의 전.월세율, 주식의 이익률 등이 바로 수익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들이다
그 지역의 교육환경, 발전 가능성 등의 성장성에 따라 시세가 움직이게 되고 오랜세월이 지날수록 아파트 가격은 실제
자산가치(지분가치)에 근접하게 된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자신이 구입한 아파트의 지분(땅의크기)을 알 수가 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가장 기본이 되는 그 아파트의
실질 자산가치이다 지진이나 화재가 발생하든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 건물이 갈라져서 못 쓰게 되든 그 지분만큼의 땅은
그 아파트 소유자의 몫이다 보통 지분이라는 것이 그 아파트 평수의 3분의 1정도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기도 과천이나 서울 양천구 목동에 가면 동간 간격이 넓고 지상 주차 공간이 무척이나 넓다 이러한 아파트는 대개가 지분이
높아 시세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어떤 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모자라 출퇴근 시간에 거의 전쟁을 치른다
이런 아파트의 지분율은 상당히 낮을 것임에 틀림없다
아파트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가치가 하락한다
예를 들어 새 아파트가 10점이라면 10년~15년된 아파트는 1~2점이고 20년이 넘어가면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다시 10점이 된다
즉, 강남의 새아파트 40평이 8억이라면 20년이 넘은 강남의 아파트도 8억이라는 얘기다
참고로 서울 강남의 어떤 주상복합 60평형의 대지지분은 6.25평으로 시세 24억원을 감안하면 토지의 평당 가격은 3억8,400만원
(24억원/6.25평)이 된다 강남 요지의 아파트 부지용 땅값 시세가 평당 4,5천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보유 토지가치의 열배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주식으로 치자면 거의 줄기세포주에 비교될 수있을 정도로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아파트의 가격은 비싸지 않다 이 아파트는 최고의 주거환경을 갖추고있는 훌륭한 주거공간이다 하지만 문제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성장의 동인이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흐르면 모든 자산의
시세는 반드시 내재가치 수준으로 회귀하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에 난 기사하나를 살펴보면 부동산의 내재가치를 결정짓는 대지지분이 실제 투자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알 수있다
재건축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는 16평형과 23평형의 가격이 같다 어떻게 평형이 다른데 가격이 같을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바로 '대지지분'에 있다 16평형과 23평형의 대지지분은 5.6평으로 같다 재 건축이 임박해지면서 건물의 가치는
사라지고 아파트의 본질 가치인 대지지분의 가치로 가격이 수렴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통상 아파트나 연립 등 공동주택(집합건물)은 하나의 등기부등본에 건물과 대지 등기를 같이하게 돼있다
그런데 분리등기가 되어있을 수도 있고 대지지분 등기가 되어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경우 이들은 전혀 보호받을 수 없다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이들은 땅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일부 보상금만 받을 수있다
아파트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건물이 아닌 땅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집을 산 대가는 참으로 크다고 할 수있다
내일 이어서....
첫댓글 위의 글은 절대로 책 전문이 아닙니다 챕터별로 발췌한 것입니다 ^^
감사합니다. 다시 읽었네요..
늘 수고 감사합니다.^^
주말의 사색은 가치투자로...
좋은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뱔췌를 하셔서 수고를 덜었습니다 가치투자와 주도주 투자를 같이하면 더욱좋겟군요 ㅎㅎㅎ 사랑합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어 본것 같은뎅. 기억이 가물하네요.ㅎㅎ 다시 봐야 겠습니다.^^
이 책이 좀 오래된거여요... 가물거리시는게 맞는 거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