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8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강허달림'의 콘서트를 보고 왔습니다.
워낙 동네 언저리에서만 있다보니 홍대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팬카페에서 일러준대로 합정역 3번출구로 나왔으나 사실,
'홍대가 어디인지?" "럭셔리 수 노래방이 어디인지?"
정말 대략난감이었습니다.
그 날 따라 칼바람은 불어오고 동물털로 머리부터 감싸안아도
절대적 추위와 불안감은 엄습해오고...
물어 물어 그저 불빛 환한 곳으로 그저 사람이 많은 곳으로
흘러 흘러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은 있어 이 나이에 생전 처음으로 '스탠딩 콘서트'라는 것도 해보고
옆 사람 어깨 부딪치며 온 몸도 흔들어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오프닝을 맡아준 '킹스턴 루디스카'라는 젊은 청년들의 혈기도 느껴보고
중간에 게스트로 나온 '강산에'의 능청스러운 노래와 입담도 즐겨보고...
물론 메인인 '강허달림'의 공연은 더 좋았습니다.
음반 두장 낸 가수답게 신선하기도 하고 열정도 더 느껴지고...
예술인답게 감정 몰입이 뛰어나 금방 눈물 뚝뚝 흘리고 눈물 짓고
바로 배시시 웃으며 눈꼬리 올리고...
목청 좋은 목소리로, 깊이 있는 가사로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소 팬들의 사랑이 짐같다는 강허달림의 고백은 자신의 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의 표현이겠지요...
음악을 만들때..어느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말고
그저 본인의 세계에 가장 충실한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그 책임을 다하는것은 아닐런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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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 때의 감동을 되새기며 다시 올립니다.)
얼마전 친구와 함께 모대학 근처의 LP전문 음악 클럽에 갔다.
사방이 LP판으로 가득 장식되어 있는 집이었는데
향 좋은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바빴던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흘러나오는 음악에 난 숨을 멈추고 말았다...
가슴 한 가득 큰 파도 한자락을 던져주듯이
음악은 내 마음을 심하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난 카운터로 다가가 나즈막히 물었다..
"누구죠? 이 노래의 주인공은?"
주인은 아무말없이 내게 쪽지 한장을 내밀었다..
'강허달림/기다림,설레임'
이틀후 배달된 그녀의 노래 선물...
보라색 표지에 담겨진 12곡의 주옥같은 곡들...
한곡을 100번이상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내 못된 버릇탓에
'기다림,설레임' '미안해요' 두곡은 아침부터 내 가슴을 흔들어놓는다..
반딧불 춤추던곳에 앉아 밤새껏 웃음을 나웠지
휘둥그레진 눈빛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빛의 움직임 쫓아
하염없이 가다보면 어느새 한 웅큼 손에 쥐어진 세상들 설레임들...
(2번 트랙 '기다림,설레임' 중에서..)
침대에 누워 모든 불을 끄고 책상위 작은 스탠드 하나만 켜놓은채로
그녀의 음악속에 내 몸을 맡기면,
욕조속의 물고기 한마리처럼 천천히 유영하며
모든 근육과 모든 뼈와 모든 신경을 풀어놓은 채
난 그녀의 음악만을 느낄뿐이다..
천천히...천천히...
샤론코치...
첫댓글 저랑 비슷하셨군요... ^^
달림팬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네용!!
샤론님 그러셨군요..그날 정말 추웠죠?..약도도 좀 어려웠고...저도 처음에 상상마당 찾아갈 때 홍대 부근에 무슨 마당이 있는지 알았어요...어쨌든 그날 오셔서 함께 해주시니 감사했어요..그날 저도 인사를 한 것같은데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네요.죄송합니다..변명을 하자면 이것 저것 신경 쓰느라 정신이 좀 없어서 그럴것 습니다..달림님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생생하게 올리셨군요..
뒷풀이 갔다가 쑥스러워서 돌아왔어요..명찰 만들어주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다음에
뵙자고 했지요...
웃고 울고 다시 웃고... 샤론님같은 팬이 있으니 달림은 잘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적당히 타협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아니까 신곡 1곡의 아쉬움을 못느낄테구요...
좋은 인연으로 만나 오래 오래 가슴에 남는 뮤지션으로 기억 하시길 ^^
근데 달림 판이 LP로도 발매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