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북 정 맥 6차
일시;2013.3.24. 9:25..16:20
구간; 화현고개(육교)..명덕3거리..수원산..불정산
국사봉..큰넉고개..작은넉고개..(큰넉고개말) 18km
참가인원;기분죤 산악회 회원 50명
수피령에서 시작한 한북 정맥 5차 구간까지는
해발 1,000m를 오르 내리는 높은 봉우리와 빼어난 전망,그리고 많은 암릉 구간이 눈을 즐겁게 하였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6차 구간 부터는
산의 높이가 2-300m나 내려 앉고 조망도 답답한 구간이 많지만
고도가 완만하고 평탄한 육산이 많아 산행 속도는 훨씬 빠르다.
또한 민가와 도시가 근접하여 도로와 임도를 자주 만나고
군 부대 가까이를 자주 지나게 되어서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5차 구간까지 고요한 산중의 고즈녁함에 비해
포천, 양주, 파주는 전형적인 음택陰宅 지역이다.
그런 만큼 역사적인 인물이나 왕릉,묘소,전해오는 이야기가 귀를 기울이게 하는 구간이 많다.
서파고개를 지나고 신 국도 47번 아래를 가로 질러서 군 부대 앞에 정차 한다.
창밖의 기운은 완연한 봄을 느낄 정도로 온화하다.
그래도 북쪽 지방이라서 인지 꽃잎을 터트리는 나무는 아직 볼 수가 없고
굳게 닫힌 군 부대 철문 뒤로 귀밑을 덮는 방한 모자를 뒤집어 쓰고 경계를 서고 있는 초병을 바라보니
군대에는 아직 봄이 멀었다는 느낌이다.
짧은 시간에 준비를 마치고 시멘트 도로를 따라 가다가 민가를 지나고
도로 끝에서 좌측으로 접어든다.(9:25)
군 부대 후문인 듯, 철망으로 된 문은 굳게 잠겨있고
정맥 능선은 부대 철조망과 나란히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간다.
첫 능선에서 바라 본 서파고개(가운데 힌 색 도로), 천마지맥(좌측)과 수원산(우측)
10여분이 채 못되어서 군 부대 끝을 지나 숲으로 들어선다.(9:33)
잠시 후에 낡은 시멘트 구조물이 남아있는 나즈막한 봉우리에 올라선다(444m봉)
어떤 산악회에서 나무 가지에 명덕봉이라고 써서 걸어 놓았지만
지도에 공식적으로 표기된 봉우리 이름은 아닌 것 같다.
산아래 화현면 명덕리 마을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좌측으로 90도 꺽어서 숲속으로 이어간다.
군 부대 철조망을 왼쪽으로 끼고 가다가 숲으로 들어서기를 두 차례나 하고 나서
오른쪽 숲으로 완전히 꺽여 들어간 등로를 따른다.
줄을 이어서 오르는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나서
낡은 군부대 건물 3동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고 지하 벙커 시설물도 남아 있는
조금 더 높은 봉우리를 지나 우측으로 떨어진다.
군 부대 철망 옆으로 이어지는 한북 정맥 등로
두 번째 군 부대 철조망을 따라 지그 재그로 이어지는 좁은 등로에서
소나무와 잣나무 숲이 우거진 구간에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이 계곡에서 불어온다.
잠시 서서 막걸리를 한잔 들이키니 목젖을 타고 흐르는 상쾌한 기분이 쏴하다.
휴일이라서 인지 철조망 너머 부대 안에는 군인들도 장비도 아무 것도 볼 수가 없고
둔덕 같이 쌓아 놓은 시설물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다.
잠시 후에 아스팔트 도로 3거리, 명덕 3거리에 내려 서서
건너 편 비탈에 설치된 폐 타이어 계단을 따라 올라 선다.
명덕 3거리 능선은 천마 지맥의 시작점이다. (9:40)
명덕 3거리 (서파고개에서 포천 시내로, 그리고 화현면으로 갈래치는 3거리)
천마 지맥은 베어스 타운 스키장 뒷산 주금산, 철마산, 천마산을 거쳐
예봉산을 지나 한강으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가평군을 지나면서 잣 나무가 빼곡한 능선에는 더덕을 포함한 산 나물을 수시로 채취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대중 교통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평소에도 산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계단을 타고 올라 서니 건너편 산 비탈에 있는 집에서 개가 미친 듯이 짖는다.
오래전부터 산꾼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개 짖는 소리를 산행기에 올릴 정도로
그 역사가 꽤 오래 된 집이다.
완만한 능선 주위로 늘어선 소나무 숲을 지나고 고도를 높이면서 참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가뿐 숨을 몰아 쉬면서 앞 사람 등산화만 보고 오르다가
넓직한 공터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털썩 주저 앉는다(10:50)
시원한 물을 들이키고 논 두렁님이 건내는 오이를 한 입 베어 물고 나서 가뿐 숨을 가라 앉힌다.
시간상으로 20 분이면 정상에 도착 할텐데...선두가 왜 이리 빨리 갈까...?
수원산 정상에서 포천 시내와 운악산을 바라보면서 점심을 먹으면 그것도 운치가 있을텐데...
수원산 오르기 전 중턱에서.......
갈참나무 잎이 무성한 산 비탈을 헉 헉 거리면서 오른다.
지도상에 표시된 십자 바위를 아무리 찾아 보아도 찾을 길이 없다.
지난번에도 찾지 못하였는데..은근히 부아가 난다.
지도 제작 회사에 전화를 하여 정말 있는 것인지 한번 따져 봐야 겠다.
마지막 오르막을 올라서니 나무 계단 뒤로 수원산이 코 앞에 우뚝하다.(11:10)
정상은 군 부대와 시설물로 인하여 접근이 불가하고
등로는 좌측으로 우회하는 방향에 꼬리표가 많이 붙어있다.
그러나 정상의 헬기장과 그곳에서 운악산, 포천 시내를 조망 하려면 우측으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수원산 헬기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운악산을 배경으로...
좌측으로 가는 선두 그룹을 불러 세워서 우측으로 가자고 소리쳐 본다.
이 고문님을 비롯한 선두는 좌측 길을 지나 임도 부근에서 식사 준비 중 이라고 알려 온다.
남은 그룹이 오른쪽으로 들어서면서 운악산의 원경에 취해 카메라 앞에서 줄을 잇는다.
부대 정문 앞 시멘트 도로를 살짝 내려서서 좌측 나무 계단길로 올라서서
몇 분 후에 넓직한 정상 헬기장에 도착하니 동서북으로 툭 트인 전망에 가슴마져 툭 트인다.(11:20)
수원산 정상 헬기장에서.....
서북 방향으로 내려다 보이는 포천시내는 남북으로 길게 뻣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다.
시내 뒤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암록색 능선이 큰 울을 만들면서 포천 시내를 감싸고 있다.
산 자락에는 대진 대학교 시설물이 먼 곳에서도 구분이 될 정도로 크게 들어서 있고
그 뒤로 모습을 드러내는 왕방산이 소요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가름하게 한다.
의정부 방향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능선이 다음 구간의 끝에서 손짓한다.
이곳 저곳을 둘러 보는 사이 산신제 준비 하고 있는 그룹 중에서 한분이 쑥맥 고문에게 말을 건내온다.
아니구, 이렇게 우리 고장 산을 찾아 주셔셔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어디서 오셨는지요 ?
경기도 성남을 중심으로 한 산악회 회원들입니다.
저는 저 아래 포천시 군내면 면장입니다. 안 유진 이라고 합니다.
아하..그렇군요
우리는 산악회 회원입니다. 수피령에서 시작하여 한북 정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 예.... 포천 막걸리 한잔 하시지요....
구리에서 포천까지 민자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 하였습니다.
몇 년 후에는 이곳까지 1시간이면 올수 있습니다. 그때를 대비하여 미리 투자를 하시면 보답이 있을겁니다...
포천시에는 대진대학, 가천대학(차 의과대학), 경복대학등 대학교가 3개나 있습니다.
후덕한 풍체의 면장님이 포천 자랑에 여념이 없다.
5차 구간 까지 산 마루에서 높이 솟은 봉우리들만 바라 보다가
오랜만에 드넓은 들판을 바라보니 가슴이 후련하다.
운악산을 중심으로 한 일동면, 이동면,
그리고 수원산과 죽엽산, 왕방산을 중심으로 분지처럼 쌓여있는 포천시는
포천천을 따라 큰 평야를 이루면서
외부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은 없이 흘러 나가는 물만 있는 지형이라고 하여
안을 抱자를 써서 포천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정상을 우회하여 등로를 이어간다.
마치 청계산 군 부대 정상을 우회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흡사한 지형이다.
두릅나무와 화살나무가 철망을 따라 빼곡이 들어서 있다.
잠시 후에 정상 왼쪽으로 우회하는 등로를 만나 작은 봉우리를 내려서니
툭 트인 임도에서 삼삼오오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11:50...12:25)
좌측 길로 우회하여 미리 도착한 선두 그룹은 식사를 마치고 벌써 일어선다.
헬기장에서 본 수원산(709.7m) 정상 (군 부대)
펼쳐놓은 도시락, 밥과 반찬이 봄을 가득 담아 왔다.
파릇 파릇한 봄 나물에 여수 돌산 갓 김치까지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이 맛있다.
거기다가 커피까지 한 잔을 얻어 마시니 더부룩한 뱃속이 가뿐해 지는 듯 한 느낌이다.
식사 후에 비타민을 먹어야 산행이 수월 하다고 하면서 비타민을 먹는 여성도 눈에 띈다.
갈 참나무 잎이 수북하게 덮힌 널따란 임도를 따라 느긎한 마음으로 간다.
포천시내 방향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진정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게 한다.
소나무와 잣 나무를 제외 하고는 아직은 잎을 감추고 있고
다음 주 쯤에는 연록색 잎을 일제히 튀울 것 같은 느낌이지만
오른쪽 산 비탈에 자리잡은 골프장의 잔디는 벌써 옅은 녹색을 띄고 드러난다.
헬기장에 올라서니 국사봉 4.9km라고 남은 거리가 표시된 이정표가 홀로 반긴다.(12:35)
평탄한 등로를 감안하면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중간에 조망이 뛰어난 View Point가 나오면 조금 더 걸리겠지....
등로 좌측 능선에 빼곡히 늘어선 잣나무 숲이 싱그럽다.
하늘을 찌를 듯 시원하게 뻗은 잣나무는 특히 가평지역이 잣나무 성장에 적합하여
계획 조림을 한 성공적인 결실이라고 하지만
산촌의 일손이 제한적인 것을 감안 하면 수확하기에 여간 애로사항이 아니라고 한다.
저렇게 뻗은 잣 나무도 목재로서는 환영받지 못한다고 한다.
30여년이 지나면 나무 속이 썩어서 저절로 넘어지고
목재로 문짝이나 문틀로 사용하면 장마철에 뒤틀린다고 한다.
지난번에는 이 지점을 지날 때 식사 후 노곤한 발걸음을 멈추고 달콤하게 낮잠을 잤던 기억이 난다.
30여 분간 이어지는 잣 나무 능선
비박산행에 대한 욕망이 서서히 일어난다.
그간 산행을 하면서 소나무, 전나무, 편백나무 숲이 아름다운 곳을 간간히 기록하여 둔 덕택에
산행지를 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숙영 장비와 식사 준비가 귀찮아서 망설일 때가 많았다.
특히 전남 장성의 축령산 편백나무 숲 입구에 자리한 변동해 선생님이 제공한 토담집에서의 1박은
너무도 고귀한 것 이었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그곳을 찾은 이들이 그날 저녁에는 8명이나 되었다.
광주 예술원에서 오신 분이 연주하던 가야금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게 들려온다.
흙담으로 지은 1자형 건물에서 뜨뜻한 구들을 짊어지고 가물 가물 단잠에 떨어질 때
개울물 흘러가는 소리가 정취를 더해주던 가을 밤 이었다.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을 거닐라면 살아 숨쉬는 것 자체가 숭고하게 느껴졌던 곳이었다.
잣나무 숲을 따라 이어가는 능선길이 너무도 상쾌하고 발걸음도 가볍다.
능선을 따라 솟아 오른 봉우리에는 어김없이 군 부대에서 설치한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지만
낡은 헬기장을 지나면서 한 동안 이어오던 잣나무 숲은 사라지고
수북히 쌓인 갈 참나무 잎이 고즈녁한 길이 능선을 따라 뻗어있다.(13:05)
제법 높은 봉우리를 치고 오르니 건너편에 암봉이 드러난다.
등로에서 살짝 벗어난 암봉은 어떤 지도에는 국사봉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포천 방향 골짜기 산촌의 이름 불정이를 따서 불정산(641m)이라고 알려진 곳이다.
단지, 높이가 국사봉(547m) 보다 높아서 일부 등산객이나 지도에는
이곳을 국사봉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지나치던 일행을 불러서 암봉을 함께 오른다.
지나온 수원산 정상과 등로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그 옆으로는 계곡을 따라 길게 뻗은 47번 국도와 함께
천마지맥과 운악산까지 넓게 조망되는 멋진 곳이다.
조그만 암봉으로 된 정상은 10여 명이 들어서기에도 비좁은 곳이지만
이리 저리 포즈를 취하는 일행으로 즐겁기만 하다.
불정산 암봉에서 바라 본 서파고개, 운악산 방향
조금 더 남쪽 방향으로는 천마지맥의 고봉 주금산 아래로 펼쳐진 베어스 타운의 스키장과 함께
그 능선을 따라 철마산, 천마산까지 이어지는 철옹성 같은 능선이 이어진다.
암록색 능선의 산자락에는 수원산에서 시작한 왕숙천이
남양주,구리로 이어지는 넓은 협곡을 가로 지른다.
조망의 즐거움,
하늘 높이 솟아서 발 아래를 굽어 본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경험이다.
천하가 내 차지인가 싶기도 하고,
장난감 같은 마을과 도시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이 부질 없다는 생각도 들고,
고요한 산 자락에 자리한 산촌에서 안분지족하며 살아가는 꿈도 꿔 본다.
주금산(스티장 뒷산),철마산, 천마산 능선
왕숙천
포천군 내촌면 신팔리 수원산 동쪽 계곡에서 발원해 남서쪽으로 흘러 남양주시 진접읍을 지나,
진건면과 퇴계원을 거쳐 구리시 토평동과 남양주시 수석동 사이에서 한강에 흘러든다.
한강의 제1지류로 길이는 38.5㎞이다
왕자의 난으로 함흥에 갔던 조선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한양으로 환궁하던 중에
지금의 진접면 팔야리에서 8일을 머물렀다고 해서 이 마을을 팔야리(八夜里)라 부르게 되었고,
이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을 '왕이 자고 갔다'라는 뜻으로 왕숙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는 세조를 광릉에 안장한 후 '선왕이 길이 잠들다'라는 뜻에서 왕숙천이라 명명했다고도 전하며,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에는 '왕산천'(王山川)이라 표기되어 있다.
포천 문화원 지명유래 에서.....
암봉을 내려 서서 송전탑 기단에 이르니
조금 전의 동남쪽 조망이 눈 앞으로 한층 더 다가선 느낌이다.
웃고 떠들고 이리 저리 포즈를 취하는 저 아우성은
가정과 직장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마음껏 발산하는 자연스런 몸짓이 아닐까?
이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면 다가오는 한 주가 활력이 넘치고
주말 쯤에는 또 산이 그리워지는 일상이 반복된다.
능선 가득한 키를 넘는 억새는
가을 바람에 휘날리면서 또 한번 들뜬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 같다.
다시 소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연이어서 두 번이나 조망에 취 한 탓인가,
잠잠하던 일행이 굽은 소나무를 보고 다시 시끌벅쩍하다.
소문자 y자를 닮은 소나무 아래서 이런 저런 자세를 취한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결혼을 시킬 나이가 되었지만
산에서 하는 몸짓은 영락없는 소녀 그대로이다.
세월이 거꾸로 가서 다시 그 시절이 돌아오면
어떤 삶을 이어가려나.....
나뭇가지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는 포천 시내를 바라 보면서 평탄한 등로를 이어 간다.
살짝 솟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국사봉이라고 쓴 화강암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등로는 세 갈래로 갈라진다.
주변에 들어선 나무와 좁은 정상이 국사봉이라는 거창한 이름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15:20)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한 무리의 등산객이 올라온다.
우측으로 내려서는 정맥 등로는 큰넉고개 까지는 순탄한 내리막 길이고
그곳에서 작은넉 고개 까지도 멀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마음이 느긎해 진다.
4시 30분경에 하산 예정이라던 이 고문님의 설명대로 충분히 도착 할 것 같다.
동숙의 노래를 아시나요 ?
가사가 어떻게 시작 하지요...?
"너무나도 그 님을 사랑 했기에 그리움이 변해서 사모친 미움
원한 맺힌 마음에 잘못 생각에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 놓고........"
어릴 때 시골에서는 면 사무소에서 가설한 스피커가 집집마다 한 대씩 달려 있었다.
라디오나 TV가 없던 시절에는 이 스피커가 유일한 외부 소식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농삿일이 끝나는 저녁 시간에 뉴스를 전해주고
식사가 끝날 때 즈음에는 만담이나 대중가요를 가끔씩 들려주곤 하였다.
내 기억 으로는 이미자씨의 노래가 많았으며
삼촌의 명령(?)에 따라 의미도 모르고 가사를 듣고 적었던 일이 많았다.
가수 문 주란씨가 여고생때 불렀다는 “동숙의 노래“ 도 그중의 하나였다.
끊어질 듯 흐느끼듯 한 허스키 보이스로 잔잔하게 부르는 문주란씨의 노래가 아직도 귓전을 맴돌고 있다.
동숙의 노래에서 동숙이라는 이름은 시골에서 상경한 여자 입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야학을 하던 중 야학 선생님을 사모하게 되었지요...
선생님 집에 가서 빨래도 해드리고 밥도 지어주고...그러면서 더더욱 사모하게 되었고요...
그러다가 선생님이 따로 사귀는 여자가 있음을 알고
분한 마음에 선생님을 칼로 찔러서....감옥에 가게 되었고요...
그 사연을 듣고 작사가/작곡가 두분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제 18번입니다. 아직도 흥얼 거릴때가 많습니다..
......................
불같이 뜨거운 사랑을 해 보셨나요 ?
아니, 그게 어떤 것 인데요...?
오매불망, 죽자 살자,,,그런 사랑 말이지요. ....
글쎄요.. 결혼 전에 남편이 나를 죽어라고 쫓아 다녔는데....
화원을 하던 우리집에 와서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분수대 청소도 자주 해 주고요....
그게 그런 사랑이었던가요........
그렇군요. 그런 사랑을 한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이지요
.................
그런데 우리와는 세대 차이가 있는 똑순이,시화,은희님도 이 노래를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돌이킬수 없는 죄 저질러 놓고............”
이 대목을 많은 사람들이 남자가 여자에게 혼전 임신을 시키고 도망간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가사에 얽힌 내용을 알아보면 애닯은 사연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철조망이 둘러 쳐진 등로 옆으로는 채석장의 절개지가 섬뜩하다.
밤나무 단지를 지나 육사생도 참전 기념탑이 있는 큰넉 고개로 내려선다.
큰 넉고개, 넓고개
가산면 우금리와 내촌면 진목리 경계를 이루는 고개이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완만하게 경사진 이 고개는 50여리나 된다.
고개 마루턱에 올라서 보면, 전후좌우가 탁 트여, 광활한 구릉지대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크고 넓은 지형이라 하여 '큰넉고개'라 부른다.
서쪽으로는 작은 고갯길이 하나 있는데, 이 고개는 작다고 하여 '작은 넉고개'라 부른다.
넓고개>넙고개>넉고개 는 음운 동화로 발음이 변한 모습이다
---포천 문화원 지명 유래에서.---
잘 정리된 탑 주변의 시설물과 탑신 사방으로 새겨진 내용을 읽어 본다.
북괴의 남침으로 인한 6.25 전쟁,
육군 사관학교 생도가 북괴군에 맞서 참전을 하였으며
1기생 312명이 전사하고 2기생 330명이 전사 하였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사격술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였을 생도들이 꽃다운 나이에 산화하여
그 영혼이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안주 할 조국이 있고 단일 민족끼리 이렇게 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당당한지 모른다.
큰넉고개에 있는 육사 생도 6.25 참전 기념비
기념탑 앞을 가로 지르는 신 국도 87번은 교통량이 많고 위험하여
구 도로를 따라 신호등을 기다렸다가 마을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선다.
낮은 능선은 좌우로 들어선 공장, 가축 축사, 시설물로 인하여 다소 혼잡스럽다.
고도가 낮고 마을이 가까워서 인지 양지 바른 산 자락에는 곳곳에 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이어온 5차 구간 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비 포장 임도 작은넉 고개를 지나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간다.
새로 난 도로 98번이 지나는 터널 아래에 아침에 타고 온 버스가 정차되어 있는 걸 보니
하산 지점이 가까워진 것 같다.
큰넉 고개말(마을)과 그 뒤로 죽엽산
산 비탈을 개간하여 주택 단지를 조성 중인 포천 시내 외곽을 지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포천 시내는 넓고 평탄하다.
시가지 뒤로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산 자락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시내로 향하는 중간 저 숲속에는 오성대감 백사 이항복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의 어려운 시기에 선조를 보필하고 나라를 안정시킨 오성대감 이 항복은
이곳 포천시 금현리에 잠들어 있다.
62세에 고향 앞 길을 지나 북청으로 귀양을 가서 죽어서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작은 넉 고개에서 바라 본 포천시와 왕방산 능선
포천시 가산면 금현리에 있는 백사 이 항복의 묘소 옆 산자락 방축리에는
백사의 헛무덤이 있다. 유림들이 백사 묘소에 제사를 지내는데,
노론과 남인이 서로 맞지 않으므로 일부에서 헛 무덤을 모아 놓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갈 참나무 숲길을 따라 가다가 낮으막한 능선에서 좌측으로 난 꼬리표를 따라서 숲으로 들어선다.
257.7m라는 표시가 있는 삼각점을 지나 능선을 타고 내려 온다.(16:20)
행여 진달래가 피었을까 이곳 저곳 산자락을 두리번 거렸으나
꽃은 어디에도 없고
하산 길 양지 바른 곳에서 버들강아지가 하늘을 향해 보송보송한 털을 밀어 올리고 있다.
포근한 날씨에 싱그러운 봄 바람을 맞으면서 마음껏 웃으면서 즐거웠던 산행을 마친다.
미리 도착한 그룹들이 준비한 소고기찌게, 동태찌개를 앞에 놓고
막걸리를 한 잔 털어 넣으면서 즐거운 산행을 복기해 본다.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 종일토록 봄 경치 찾아도 봄기운 보지 못해
芒鞋踏遍隴頭雲(망혜답편롱두운) : 짚신 신고 산마루 구름 낀데 까지 갔었지
歸來適過梅花下(귀래적과매화하) : 돌아오다 마침 매화나무 밑을 지나는데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 봄은 가지 끝에 어느새 와 있었네...
탐춘(探春) 송나라 시인, 대익(戴益)...번역 한 상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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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산행 준비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신 운영진, 고문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허접한 이야기를 들어 주시고 웃음을 토해 내신 님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첫댓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쭉쭉 뻗은 잣나무가 인상깊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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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하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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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두빛 새싹들이 돋아났던가요
오늘도
모양이 희한한 소나무와 쭉쭉 뻗은 잣나무가 인상이 깊어요~~~이번에두 꽃구경은 못했네요~~
살짜기 지나친구역두 후기를 읽고나면 기억이 나네요~ㅎㅎ항상 멋찐글 감솨~~~
수고많으셨습니다~~~꾸벅~^^
우와~~산행후기만 모아서 책을 내셔도 손색이 없으세요~~지난해 낙남정맥책을 실감나게 읽었는데 이글 또한 그 책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심니다^^
동숙의 노래에 이런 사연이 ㅋㅋㅋㅋ
콩새도 이노래 무지무지 좋아한다구요
누군가 불러 준다면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