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아비달마집론 제2권
1. 본사품
1.1. 삼법품 ②[2]
[과거ㆍ미래ㆍ현재]
【문】과거(過去)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과거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과거를 관찰하게 됩니까?
【답】자체적인 모양의 이생(已生)인 까닭이고, 이미 소멸한 까닭이고, 인과가 이미 수용된 까닭이고, 잡염과 청정의 공용(功用)이 이미 시든 까닭이고, 인(因)의 수렴이 이미 흩어졌기 때문이고, 자체적인 모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고, 분별된 모양을 억념하기 때문이고, 잡염의 모양이 변화하기 때문이고, 청정한 모양을 버렸기 때문이니, 이러한 과거의 이치에서 일체의 일부분만이 과거에 해당한다. 미래와 현재 및 무위가 제거되기 때문이다.
유전하는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서 과거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미래(未來)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미래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미래를 관찰하게 됩니까?
【답】인(因)이 있으나 이생하지 않은 까닭이고, 아직 자체적인 모양을 얻지 못한 까닭이고, 인과를 아직 수용하지 못한 까닭이고, 잡염이나 청정한 성품이 현전하지 않은 까닭이고, 인과 자체적인 모양의 존재가 아직 존재하지 않은 때문이고, 잡염의 모양을 기대하기 때문이고, 청정한 모양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것의 미래의 이치이니, 일체의 일부분이 미래에 해당된다.
유전하는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미래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현재(現在)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현재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현재를 관찰하게 됩니까?
【답】자체적인 모양이 이생하여 아직 소멸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인과가 수용되는 도중이기 때문이고, 잡염과 청정이 바로 현전하는 때문이고, 과거ㆍ미래의 모양이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고, 작용이 현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것이 현재의 이치이니, 일체의 일부분이 현재에 해당된다.
유전하는 것은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현재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어째서 과거ㆍ미래ㆍ현재를 설명하여 열반법에 해당하지 않는 언사(言解)라고 이름합니까?
【답】내자소증(內自所證)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과거ㆍ미래ㆍ현재는 언설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선(善)]
【문】선(善)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선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선을 관찰하게 됩니까?
【답】자체적인 성품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모양에 속하기 때문이고, 가까이 따르기 때문이고, 일어나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제일의(第一義)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생득(生得)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가행(加行)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현전의 공양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이익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잘 이끌어 보호하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대치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적정(寂靜)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등류(等流)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것이 선의 이치이니, 5온ㆍ10계ㆍ4처의 일부분이 선에 해당된다.
법의 합성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선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자체적인 성품의 선법입니까?
【답】신(信) 등의 11종류의 심소법이다.
【문】어떠한 것이 모양에 속하는 선법입니까?
【답】그것과 상응하는 법이다.
【문】어떠한 것이 선법에 가까이 따르는 것입니까?
【답】바로 제법(諸法)의 습기(習氣)이다.
【문】어떠한 것이 선법을 일으키는 것입니까?
【답】그것이 신업(身業)ㆍ어업(語業)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제일의(第一義)의 선법입니까?
【답】진여(眞如)를 말한다.
【문】어떠한 것이 생득선(生得善)입니까?
【답】예전에 한결같이 익힌 것에 연유해서 이와 같은 과보를 성취하는 것을 가리킨다.
자체적인 성품에 연유해서 이 같은 처(處)에 태어나서 사유하지 않고도 자유로이 경계에 따라[任運] 즐거움에 머물게 된다.
【문】어떠한 것이 가행선(加行善)입니까?
【답】선지식에 가깝게 의지하기 때문에 정법을 듣고 실답게 작의(作意)하되, 청정한 선법을 수습하여 법에 따라 행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현전공양선(現前供養善)입니까?
【답】마음속으로 여래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각해서 사리탑이나 탱화를 그리는 것을 말한다. 또는 정법만을 생각하여 법장(法藏)을 써서 베끼거나 공양을 베푸는 업이기도 하다.
【문】어떠한 것이 이익선(利益善)입니까?
【답】4섭사(攝事)로서 일체 유정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선법으로 보호하고 이끄는 것입니까?
【답】보시의 성품도 복업을 짓는 일이고, 계율의 성품도 복업을 짓는 일이기 때문이다.
잘 이끌고 보살펴서 천상에 태어나 그 즐거움을 이숙(異熟)시키는 것이고, 잘 이끌고 보살펴서 편안한 가문에 태어나게 하는 것이고, 잘 이끌고 보살펴서 청정한 법에 순종케 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선법의 대치입니까?
【답】염괴대치(厭壞對治)ㆍ단대치(斷對治)ㆍ지대치(持對治)ㆍ원분대치(遠分對治)ㆍ복대치(伏對治)ㆍ이계대치(離繫對治)ㆍ번뇌장대치(煩惱障對治)ㆍ소지장대치(所知障對治)이다.
【문】어떠한 것이 적정선(寂靜善)입니까?
【답】탐욕을 영구히 끊는 것이고, 노여움[瞋恚]을 영구히 끊는 것이고, 어리석음[癡]을 영구히 끊는 것이고, 일체 번뇌를 영구히 끊는 것이니, 상(想)과 수(受)가 소멸하는 것이거나 유여의열반계(有餘依涅槃界)이거나 무여의열반계(無餘依涅槃界)이거나 무소주열반계(無所住涅槃界)를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등류선(等流善)입니까?
【답】적정을 이미 성취한 이가 이것에 연유하여 그 세력이 증상(增上)되는 까닭에 신통력이나 세간(世間)ㆍ출세간(出世間)의 공공덕(共功德)과 불공공덕(不共功德)의 승품(勝品)을 일으키는 것이다.
[불선(不善)]
【문】불선(不善)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불선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불선이라고 관찰하게 됩니까?
【문】자체적인 성품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모양에 속하기 때문이고, 가까이 따르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일어나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제일의(第一義)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생득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가행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현전의 공양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손해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잘 이끌어 보호하기 때문이고, 소치(所治)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장애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것이 불선법의 이치이니, 5온ㆍ10계ㆍ4처의 일부분이 불선법에 해당된다.
비법(非法)의 합성이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불선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자성불선(自性不善)입니까?
【답】염오가 의(意)와 상응하는 것 및 색계와 무색계의 번뇌 등을 제외한 그 나머지의 악행을 능히 발동하는 번뇌와 수번뇌(隨煩惱)를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상속불선(相續不善)입니까?
【답】이같이 번뇌와 수번뇌가 상응하는 법이다.
【문】어떠한 것이 수축불선(隨逐不善)입니까?
【답】바로 그것의 습기를 말한다.
【문】어떠한 것이 발기불선(發起不善)입니까?
【답】바로 그것에서 일어나는 신업과 어업이다.
【문】어떠한 것이 제일의불선(第一義不善)입니까?
【답】일체의 유전(流轉)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생득불선(生得不善)입니까?
【답】한결같이 불선을 익힌 것에 기인해서, 이 같은 이숙을 감득(感得)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자체적인 성품에 연유한 불선에 처해서 자유로이 경계에 낙주(樂住)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가행불선(加行不善)입니까?
【답】어질지 못한 사람과 서로 의지하고 가까이하는 까닭에 바르지 못한 법을 듣고 실답지 못하게 작의하여 신ㆍ어ㆍ의의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현전공양불선(現前供養不善)입니까?
【답】많은 천신(天神)의 무리 가운데에서 그 어느 하나에 귀의하는 것을 상(想)의 대경(對境)으로 삼는 것이다.
또는 해치려는 생각[意]을 앞세우거나 사악한 생각을 앞세워 사당이나 묘당을 세우고 널리 공양을 베푸는 업이다. 한없는 중생에게 널리 복이 아닌 것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손해불선(損害不善)입니까?
【답】일체의 처에서 신ㆍ어ㆍ의의 갖가지 삿된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인섭불선(引攝不善)입니까?
【답】신ㆍ어ㆍ의로 온갖 악행을 저질러서 악도에 있거나 선도에 있거나 잘못 이끌어 보살펴서 그 불애과(不愛果)를 이숙시키는 인업(引業)이나 만업(滿業)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소치불선(所治不善)입니까?
【답】여러 가지 대치에 다스림을 받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장애불선(障碍不善)입니까?
【답】모든 선품(善品)의 법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무기(無記)]
【문】무기(無記)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무기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무기를 관찰하게 됩니까?
【답】자체적인 성품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모양에 속하기 때문이고, 가까이 따르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일으키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승의(勝義: 第一義)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생득(生得)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방편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현전의 공양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이익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수용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잘 이끌어 보살피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대치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적정에 기인하기 때문이고, 등류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것이 무기의 이치이니, 8계 8처 전부와 그 밖의 온ㆍ계ㆍ처의 일부분이 무기에 해당한다. 8계란 5색근계(色根界)와 향계ㆍ미계ㆍ촉계를 말하는 것으로 8처 또한 이와 같다.
법과 비법을 여윈 것이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무기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자성무기(自性無記)입니까?
【답】여덟 가지 색(色)ㆍ계(界)ㆍ처(處)에서의 의(義)ㆍ상응(相應)ㆍ품(品)ㆍ
명근(命根)ㆍ중동분(衆同分)ㆍ명신(名身)ㆍ구신(句身)ㆍ문신(文身) 등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상속무기(相續無記)입니까?
【답】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마음을 품는 것으로, 일체의 명신ㆍ구신ㆍ문신에 섭수되는 심ㆍ심소의 법이다.
【문】어떠한 것이 수축무기(隨逐無記)입니까?
【답】희론의 습기를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발기무기(發起無記)입니까?
【답】섭수되는 모든 심ㆍ심소의 법에서 일어나는 신업(身業)과 어업(語業)이다.
【문】어떠한 것이 승의무기(勝義無記)입니까?
【답】허공(虛空)과 비택멸(非擇滅)이다.
【문】어떠한 것이 생득무기(生得無記)입니까?
【답】온갖 불선법에서 유루선법의 과보가 이숙되는 것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방편무기(方便無記)입니까?
【답】악도 아니고 선도 아닌 마음에서의 모든 위의로법(威儀路法)과 공경처볍(恭敬處法)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현전공양무기법(現前供養無記法)입니까?
【답】많은 천신의 무리 가운데에서 그 어느 하나에 귀의하는 것을 상의 대경으로 삼는 것이다.
또는 죽이거나 해치려는 생각을 앞세우거나 사악한 생각을 멀리 떠나서 사당이나 묘당을 세우고 널리 공양을 베푸는 것이니, 무량한 중생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처소에서 복을 늘리지 못하는, 소위 복이 아닌 것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요익무기(饒益無記)입니까?
【답】있는 그대로 한결같이 자신의 종복이나 처자 등에 대한 선도 악도 아닌 마음에서 은혜로운 보시를 행하기 때문이다.
【문】어떠한 것이 수용무기(受用無記)입니까?
【답】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는 염착되지 않은 마음에서 생필품을 받아쓰는 것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인섭무기(引攝無記)입니까?
【답】그 있는 그대로 공교처(工巧處)에서 기술을 익힌 까닭에 내세에 다시 이와 같은 모양을 지닌 신체를 인섭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같은 신체에 연유해서 공교처에서 속히 그 구경을 익히게 된다.
【문】어떠한 것이 대치무기(對治無記)입니까?
【답】있는 그대로 질병을 치료하여 안락함을 얻기 위한 까닭에 좋고 나쁨을 가리는 마음으로 약물을 잘 복용하는 것이다.
【문】어떠한 것이 적정무기(寂靜無記)입니까?
【답】색계와 무색계의 모든 번뇌 등이 사마타(奢摩也: 禪定)에 기인한 섭수로써 굴복되기 때문이다.
【문】어떠한 것이 등류무기(等流無記)입니까?
【답】능변화심(能變化心)이 구생(俱生)하는 품지이다.
또 시현선불선무기법(示現善不善無記法)이 있다.
【문】이것은 또 어떠한 것입니까?
【답】부처님과 제일가는 구경(究竟)을 성취한 보살마하살이 여러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에서 유(有) 가운데로 시현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진실한 존재로서의 유일법(有一法)이란 없음을 숙지해야 한다.
[3계의 번뇌]
【문】욕계의 번뇌[繫]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욕계의 번뇌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욕계의 번뇌를 관찰하게 됩니까?
【문】욕을 여의지 못한 자가 소유하는 선법ㆍ불선법ㆍ무기법을 가리킨다. 이 같은 것이 욕계의 번뇌의 이치이니,
4계 2처의 전부 및 그 밖의 온ㆍ계ㆍ처의 다른 일부분이 욕계의 번뇌에 해당된다.
욕계의 욕망을 여의지 못하는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서 욕계의 번뇌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색계의 번뇌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색계의 번뇌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색계의 번뇌를 관찰하게 됩니까?
【문】욕계의 욕을 여의었으나 색계의 욕을 여의지 못한 자가 소유하는 선법ㆍ불선법ㆍ무기법이 색계의 번뇌의 이치이다.
앞에서 해설한 4계와 2처는 여기서 제외되었다. 4계ㆍ2처의 전부 및 여타의 온ㆍ계ㆍ처의 그 나머지의 일부분이 색계의 번뇌에 해당된다.
욕계의 욕망을 여윈 것이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색계의 번뇌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무색계의 번뇌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무색의 번뇌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무색계의 번뇌를 관찰하게 됩니까?
【답】색계의 욕을 여의었으나 무색계의 욕을 여의지 못한 자가 소유하는 선법ㆍ불선법ㆍ무기법이 무색계의 번뇌의 이치이다.
4계ㆍ2처의 전부 및 그 밖의 온ㆍ계ㆍ처의 그 나머지 일부분이 무색계의 번뇌에 해당된다.
색계의 욕망을 여윈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무색계의 번뇌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일분이욕(一分離欲)ㆍ구분이욕(具分離欲)ㆍ통달이욕(通達離欲)ㆍ손복이욕(損伏離欲)ㆍ영해이욕(永害離欲)이 있고, 다시 열 가지 이욕이 있으니,
자성이욕(自性離欲)ㆍ손해이욕(損害離欲)ㆍ임지이욕(任持離欲)ㆍ증상이욕(增上離欲)ㆍ우치이욕(愚癡離欲)ㆍ대치이욕(對治離欲)ㆍ변지이욕(遍知離欲)ㆍ영단이욕(永斷離欲)ㆍ유상이욕(有上離欲)ㆍ무상이욕(無上離欲)이 있다.
【문】어떠한 것이 자성이욕입니까?
【답】고수(苦受) 및 순고수처(純苦受處)의 법에서 생겨난 것을 염대(厭對)하는 성품이다.
【문】어떠한 것이 손해이욕입니까?
【답】욕을 익혀 가는 자에게 번창한 열뇌(熱惱)의 이생(已生)을 염대하는 성품이다.
【문】어떠한 것이 임지이욕입니까?
【답】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포식하고 난 다음의 이것을 염배(厭背)하는 성품이다.
【문】어떠한 것이 증상이욕입니까?
【답】숭처(勝處)를 성취하고서 하지(下地)의 열등한 처소에 대해 생겨나는 염대의 성품이다.
【문】어떠한 것이 우치이욕입니까?
【답】여러 범부가 열반계를 대하는 때에 생겨나는 염대의 성품이다.
【문】어떠한 것이 대치이욕입니까?
【답】세간의 출세간도에 기인하여 여러 번뇌를 끊는 것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변지이욕입니까?
【답】이미 견도를 성취한 이가 삼계의 법의 성품에 대해서 염배하는 성품이다.
【문】어떠한 것이 영단이욕입니까?
【답】각각의 품지 및 모든 번뇌를 영원히 끊어 염배의 성품이 이미 생겨난 것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유상이욕입니까?
【답】세간의 성문과 독각에게 있는 이욕을 가리킨다.
【문】어떠한 것이 무상이욕입니까?
【답】불보살의 모든 이욕을 가리킨다. 여러 유정이 이롭고 즐겁도록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유학(有學)ㆍ무학(無學)]
【문】유학(有學)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유학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유학을 관찰하게 됩니까?
【답】해탈을 구하는 이의 모든 선법이 유학의 이치이다. 10계ㆍ4처와 여러 온의 일부분이 유학에 해당된다.
해탈을 구하는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서 유학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무학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무학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무학이라고 관찰하게 됩니까?
【답】모든 학처(學處)에서 이미 구경을 얻은 이의 모든 선법이 무학의 이치이다.
이미 해탈한 것이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무학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유학도 아니고 무학도 아닌 것[非有學非無學]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비유학비무학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비유학비무학이라고 관찰하게 됩니까?
【답】여러 이생(異生)의 모든 선법ㆍ불선법ㆍ무기법과 여러 유학의 염오무기법(染汚無記法)과 여러 무학의 무기법 및 무위법이 비유학비무학의 이치이기에, 8계ㆍ8처의 전부와 나머지 온ㆍ계ㆍ처의 일부분이 비유학비무학에 해당된다.
해탈하지 못한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비유학비무학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견도(見道)ㆍ수도(修道)에서 끊어지는 것, 끊어지지 않는 것]
【문】견도(見道)에서 끊어지는 것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견도에서 끊어지는 것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견도에서 끊어지는 것이라고 관찰하게 됩니까?
【답】분별에서 일어나는[分別所起] 염오(染汚)ㆍ사견(邪見)ㆍ의심(疑心)ㆍ견처(見處)ㆍ의처(疑處) 및 사견 등에서 일어난 삿된 행위ㆍ번뇌ㆍ수번뇌 및 사견 등에 기인하여 발동된 신ㆍ어ㆍ의 3업 및 일체의 악취(惡趣) 따위의 온ㆍ계ㆍ처가 견도에서 끊어지는 것의 이치이다. 따라서 일체의 일부분이 견도에서 끊어지는 것에 해당한다.
그 견(見)이 원만한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견도에서 끊어지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문】수도(修道)에서 끊어지는 것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수도에서 끊어지는 것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수도에서 끊어지는 것이라고 관찰하게 됩니까?
【답】견도를 성취한 다음에, 그 견도에서 끊어지는 것과 배치되는 여러 유루법이 수도에서 끊어지는 것의 이치이기에, 일체의 일부분이 수도에서 끊어지는 것에 해당된다.
그 수행이 원만한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수도에서 끊어지는 것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문】끊어지지 않는 것이란 무엇입니까? 또 몇 가지가 끊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어떠한 이치에서 끊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관찰하게 됩니까?
【답】순결택분(順決擇分)의 선법을 제외한 모든 무루법을 끊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10계의 4처와 모든 온의 일부분이 끊어지지 않는 것에 해당된다.
그 원만함을 이룬 것을 ‘나’라고 집착하는 것을 버리기 위한 까닭에 끊어지지 않는 것을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