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박한 미래>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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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는 노래 -최소한으로 살아가기
조금 더 보기1_농가월령가로 농農살림,농문화를 되짚다
농사란 무엇일까?
먹을거리를 만드는 것인가, 땅을 경작하는 것일까? 당대의 사유 체계를 엿보게 해주는 언어를 매개로 살펴보자. 농農은 한자어로 ‘별을 노래한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agriculture, 즉 땅을 경작한다는 의미이다. 흔히 “인류의 문명은 농사와 동시에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서양식 개념이다. 서양은 땅을 경작하는 인간에게 중심을 두었다. 이에 비해 동양에서는 하늘을 보면서 땅을 경작하고 생활하는 삶에 초점을 둔다. 동양의 농사란 천지인天地人의 삼위일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하늘을 우러러 땅의 기운을 빌어 사람이 행하는 것’이 농사다.
하지만 하늘과 땅의 기운을 빌어 사람이 ‘먹을 것’만 생산하는 행위를 농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생명 활동의 근간이 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의衣와 주住 역시 자연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결국 농사는 사람이 존재하기 위한 모든 활동의 총칭이다. 생활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국가에서 농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 다르다. 국가 정책이나 교육 시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농수산식품부와 원예·농업 관련 학과에서는 농사의 산업적 측면을 중시한다. 그래서 농업 기술 측면을 강조하고, 생활문화로서 접근하지 못한다. 농사를 생활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본주의와 어우러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농사의 근본에 반자본주의 속성이 있는 탓이다.
나는 농사의 의미를 좀 더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의의 경작 활동만이 아니라 생활문화까지 포함하는 관점으로. 문명은 음식 문화로부터 출발하였지만 음식 문화를 둘러싼 모든 제반 생활과 활동은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는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정확한 깨달음도 포함된다. 나를 둘러싼 관계의 그물망이 어떤 식으로 짜여 있는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해하지 않으면 자칫 수동적인 삶으로 마감될 소지가 다분하다.
귀농을 하거나 귀촌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과정은 그들에게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 활동의 방법을 바꾸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인식의 전환, 사유의 전환이 없다면 도시에서 월급쟁이로 살건 귀촌해서 농부로 살건 매한가지다.
들어가는 노래
어와 내 말 듣소 농업이 어떠한고 일 년 내내 힘들지만 그 가운데 즐거움 있네
위로 나라를 받들고 아래로 부모를 봉양하니 형제 처자 혼인 장례 먹고 쓰고 하는 것을 농사 짓지 아니하면 돈 감당 누가할까
예로부터 이른 말이 농업이 근본이라 배 부려 일을 삼고 말 부려 장사하기
전당 잡고 돈 꿔주기 장날에 이자 놓기 술장사 떡장사며 주막차리고 가게 보기
아직은 잘살지만 한 번을 실수하면 거지 빚쟁이 살던 곳 남은 자취도 없다
농사는 믿는 것이 내 몸에 달렸느니 계절도 가고 오고 농사도 풍흉 있어
홍수 가뭄 바람 우박 없기야 하랴마는 열심히 힘을 쏟아 온 가족이 한마음 되면
아무리 흉년이라도 굶어 죽지 않으리니 내 고향 내가 지키고 떠날 뜻 두지 마소
하늘은 너그러워 화를 냄도 잠깐이로다 자네도 헤아려 십 년을 내다보면
칠분은 풍년이요 삼분은 흉년이라 갖가지 생각 말고 농업에 오로지 하소
하소정 빈풍시를 성인이 지었는데 이 뜻을 본받아서 대강을 기록하니
이 글을 자세히 보아 힘쓰기를 바라노라
정월령
1월은 초봄이라 입춘, 우수의 절기로다. 산 속 골짜기에는 얼음과 눈이 남아 있으나, 넓은 들과 벌판에는 경치가 변하기 시작하도다.
어와, 우리 임금님께서 백성을 사랑하고 농사를 중히 여기시어, 농사를 권장하시는 말씀을 방방곡곡에 알리시니, 슬프다 농부들이여, 아무리 무지하다고 한들 네 자신의 이해관계를 제쳐 놓고라도 임금님의 뜻을 어기겠느냐? 밭과 논을 반반씩 균형 있게 힘대로 하오리다. 일 년의 풍년과 흉년을 예측 하지는 못한다 해도, 사람의 힘을 다 쏟으면 자연의 재앙을 면하나니, 제 각각 서로 권면하여 게을리 굴지 마라.
일 년의 계획은 봄에 하는 것이니 모든 일을 미리 하라. 만약 봄에 때를 놓치면 해를 미칠 때까지 일이 낭패 되네, 농지를 다스리고 농우를 잘 보살펴서, 재거름을 재워 놓고 한편으로 실어 내어, 보리밭에 오줌 주기를 세전보다 힘써 하소, 늙으니 운이 없어 힘든 일은 못 하여도, 낮이면 이엉을 엮고 밤이면 새끼 꼬아, 때맞추어 지붕을 이니 큰 근심을 덜었도다. 과일 나무 보굿을 벗겨 내고 가지 사이에 돌 끼우기, 정월 초하룻날 날이 밝기 전에 시험 삼아 하여보고, 며느리는 잊지 말고 송국주를 걸러라. 온갖 꽃이 만발할 봄에 화전을 안주 삼아 한번 취해 보자.
정월 대보름날 달을 보아 그 해의 홍수와 가뭄을 안다 하니, 농사짓는 노인의 경험이라 대강은 짐작하네. 정월 초하룻날 세배하는 것은 인정이 두터운 풍속이라. 새 옷을 떨쳐입고 친척과 이웃을 서로 찾아 남녀노소 아이들까지 몇 사람씩 떼를 지어 다닐 적에, 설빔 새 옷이 와삭버석거리고 울긋불긋 하여 빛깔이 화려하다. 남자는 연을 띄우고 여자애들은 널을 뛰고, 윷을 놀아 내기하니 소년들의 놀이로다. 설날 사당에 인사를 드리니 떡국과 술과 과일이 제물이로다. 움파와 미나리를 무싹에다 곁들이면, 보기에 새롭고 싱싱하니 오신채를 부러워하겠는가? 보름날 약밥을 지어 먹고 차례를 지내는 것은 신라 때의 풍속이라. 지난해에 캐어 말린 산나물을 삶아서 무쳐 내니 고기맛과 바꾸겠는가? 귀 밝으라고 마시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으라고 먹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서 더위 팔기와 달맞이 횃불 켜기는, 옛날부터 전해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 설날 사당에 인사를 드리니 떡국과 술과 과일이 제물이로다. 움파와 미나리를 무싹에다 곁들이면, 보기에 새롭고, 싱싱하니 오신채를 부러워하겠는가?
2월의 노래
따뜻한 동풍이 불어오고 꾀꼬리가 울고, 얼음이 녹고 물고기가 얼음 위로 올라온다.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는 입춘(立春) 절기다. 2월 4일경의 입춘 절기에는 농기구를 정비하고 종자를 갈무리 한다.소가 쟁기질 할 때는 소의 상태를 점검했다. 두 번째 중요한 것은 거름을 준비해야 한다. 나무를 태우는 구들장이 있었을 당시에는 재거름을 걷어 놓은 것을 똥오줌과 잘 비며 놓았다. 옛날에는 재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 재는 살균작용이 있고 칼륨(K)영양도 많아 일상적으로 사용했다. 재는 주방에서는 놋쇠 그릇을 닦는 세정제로서 사용했고, 잿물을 받아 머리와 몸을 씻는 용도로 사용했다. 잿물의 원리를 그대로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양잿물이 들어와서 세정제로 정착해가면서 구들장의 재를 사용하는 것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잿물과는 달리 양잿물은 자살용으로도 많이 사용한 바, 서양에서 들어온 것들은 살림보다 죽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재는 농사의 거름으로 매우 긴요했다. 지금은 헛간용 생태뒷간을 만들어 재통을 놓으면 된다. 발판 두 개를 놓고 그 위에서 변을 보는 방식의 부춧돌식 뒷간을 만들어 똥 누고 재를 뿌린 뒤 밀개로 밀어낸다. 문제는 여성의 경우는 오줌이 나온다. 그것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바가지를 앞에 대고 있으면 된다. 또는 앞에 약간 아래로 골을 만들어서 호스를 이용하여 바깥에 빼내는 방식도 좋다. 오줌이 떨어지기 위한 것, 지형을 이용해서 하는 것도 좋다. 생태뒷간은 간단한 방식으로 만들면 된다. 아니면 밭에 가서 구덩이 파서 통변하고 나서 흙을 덮으면 된다. 사람도 없는데, 보는 이도 없는데 그냥 누면 된다. 바람이 부니까 춥다고 하지만 옛날에 한 겨울에도 엉덩이를 드러내곤 하였다. 인도사람들은 길바닥에서 변을 보는 경우를 시골에 가면 보게 된다. 로컬버스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얼굴만 가리면 된다. 간단하게 사는 방법이 많다. 그래서 재거름, 낙엽, 가지, 깍지 등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거름 만든다. 겨울 보리밭에 오줌 주기를 힘써 하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을 일이 된다.
노인들 힘이 부쳐 힘든 일 못하여도 낮에는 이엉 엮고 밤에는 새끼 꼰다. 산촌에서는 이엉은 칡넝쿨로 했다. 칡넝쿨로 섬유도 만들었다. 누룩도 준비해둔다. 봄에 온갖 꽃이 피어나면 꽃밭에서 취한다. 남자 아이들은 연 날리기, 널뛰기, 윷놀이를 한다. 산나물 삶아 내서 밥상에 올린다. 귀 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히는 생밤을 먹는다. 더위팔기, 달맞이 횃불 놓기는 아이들 놀이다. 메주 안 만들었으면 빨리 메주 만들고, 우수절 끝 무렵에 얼음이 풀리면 봄보리를 파종한다. 늦어도 경칩 절기 내까지는 해야 한다. 봄보리는 마른땅에 파종하지만 밀은 습한 땅에 파종한다.
이월령
이월은 한봄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초엿샛날 좀생이로 풍흉을 안다 하며
스무날 날씨 보아 대강은 짐작하니 반갑다 봄바람이 변함 없이 문을 여니
말랐던 풀뿌리는 힘차게 싹이 트고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맷비둘기 보리나니 버들빛 새로와라 보습 쟁기 차려 놓고 봄갈이 하여 보자
기름진 밭 가리어서 봄보리 많이 심고 목화밭 되갈아 두고 제때를 기다리소
담배 모종과 잇꽃 심기 이를수록 좋으리라 뒷동산 나무 다듬으니 이익도 되는구나
첫째는 과일나무요 둘째는 뽕나무라 뿌리를 다치지 말고 비오는 날 심으리라
솔가지 찍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담장도 손을 보고 개천도 쳐올리소
안팎에 쌓인 검불 말끔히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을 보태려니
온갖 가축 못다 기르나 소 말 닭 개 기르리라 씨암탉 두세 마리 알 안겨 깨어 보자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입맛을 돋구나니 본초강목 참고하여 약재를 캐오리라
창백출 당귀 천궁 시호 방풍 산약 택사 낱낱이 적어 놓고 때 맞추어 캐어 두소
촌 집에 거리낌 없이 값진 약 쓰겠느냐
3월의 노래
말랐던 풀뿌리는 힘차게 싹이 트고, 복숭아 꽃이 피고 나비가 날면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나고 논물이 흐르는 경칩절이다. 경칩은 날짜로 3월 6일경이다. 경칩이 지나면서 얼음이 풀리면서 땅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다. 경칩절부터 부지런히 밭갈이를 한다. 재거름을 한 뒤 봄보리 많이 심고 목화밭 갈아 둔다.
봄보리 파종할 때, 이후 콩 사이짓기를 하려면 봄보리 사이에 수수, 들깨, 삼 등의 씨를 모래흙과 더불어 섞어서 희박하게 뿌리고 쇠스랑으로 동시에 흙을 덮어준다. 이들 여러 종자가 먼저 자라게 되면 콩의 종자를 사이지시로 뿌리는 것이 편하다.
벚꽃, 목련, 개나리가 피기 시작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이후로 해가 길어지는 춘분 절에는 창포, 쪽, 오디씨, 산초,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를 파종한다. 남부지방에는 메기장도 한다. 빗자루를 만드는 댑싸리 감기약에 좋은 차조기 등도 파종한다. 삼과 홍화를 파종하는데 거름을 많이 넣어주면 줄수록 좋다. 담배를 심는 곳에는 이 때 모종내기를 하는데 담배 종자를 오줌에 잘 섞어 질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먹인 뒤에 한다. 호박이나 파, 가지, 상추, 부추 등 찬거리들을 파종한다. 춘분에 날씨가 추우면 보리 수확량이 줄어든다. 가을비는 쓸데없어도 봄비는 많을수록 좋다. 비가 올 때, 과일나무와 뽕나무 등 잡목을 심는다. 과일나무는 보름 전에 심는 것이 좋고, 보름 이후에 심으면 열매가 적게 나온다. 오곡에도 그렇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묵은 밭일수록 기장,조,목화,메밀을 재배하는 것이 좋다.
솔가지 꺾어다가 울타리 새로 하고 담장도 손을 보고 개천도 쳐올린다. 안팎에 쌓인 검불 말끔히 쓸어 내어 불 놓아 재 받으면 거름에 보탠다. 메주를 햇볕에 말리고 마르면 장을 담근다. 밭에는 먹을 것이 없지만 산과 들에는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리쟁이, 물쑥. 달래, 냉이 등이 지천인지라 캐어다 봄나물 한가득 찬을 만든다. 겨울을 지낸 나물을 부지런히 뜯어 밥상에 올리면 그것이 산삼보다 귀한 몸에 필요한 봄의 약재다. 밭을 일구지 않으면 밭에도 잡초들이 지천이다. 밭을 갈지 않으면 산과 들에 나가지 않고서도 텃밭에서 나오는 봄나물을 밭에서 실컷 먹을 수 있다.
삼월령
3월은 늦봄이니 청명 곡우 절기로다 봄날이 따뜻해져 만물이 생동하니
온갖 곷 피어 나고 새소리 갖가지라 대청 앞 쌍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꽃밭에 범나비는 분주히 날고 기니 벌레도 때를 만나 즐거워함이 사랑홉다
한식날 성묘하니 백양나무 새 잎 난다 우로 느껴 슬퍼함을 술 과일로 펴오리라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 점심밥 잘 차려 때 맞추어 배 불리소
일꾼의 집안식구 따라와 같이 먹세 농촌의 두터운 인심 곡식을 아낄소냐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하고 그 나머지 삶이 하니
날마다 두세 번씩 부지런히 살펴보소
약한 싹 세워낼 때 어린아이 보호하듯 농사 가운데 논농사를 아무렇게나 못하리라
개울가 밭에 기장 조요 산 밭에 콩 팥이로다 들깨모종 일찍 뿌리고 삼농사도 오리라
좋은 씨 가리어서 품종을 바꾸시오 보리밭 갈아 놓고 못논을 만들어 두소
들 농사 하는 틈에 채소 농사 아니할까 울 밑에 호박이요 처맛가에 박 심으고
담 근처에 동과 심어 막대 세워 올려 보세
무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을 하나하나 나누어서 빈 땅 없이 심어 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개바자 둘러막아 닭 개를 막아 주면 자연히 잘 자라리
오이밭은 따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소 시골집 여름 반찬 이밖에 또 있는가
뽕 눈을 살펴보니 누에 날 때 되었구나 어와 부녀들아 누에 치기에 온 힘 쏟으소
잠실을 깨끗이 하고 모든 도구 준비하니 다래끼 칼 도마며 채광주리 달발이라
각별히 조심하여 내음새 없이 하소
한식 앞뒤 삼사 일에 과일나무 접하나니 단행 이행 울릉도며 문배 참배 능금 사과
엇접 피접 도마접에 행차접이 잘 사느니 청다래 정릉매는 늙은 그루터기에 접을 붙여 농사를 마친 뒤에 분에 올려 들여놓고 눈 바람 추운 날씨 봄빛을 홀로보니 실용은 아니지만 고고한 취미로다 집집이 요긴한 일 장 담그기 행사로세
소금을 미리 받아 법대로 담그리라 고추장 두부장도 맛맛으로 갖추 하소
앞산에 비가 개니 살진 나물 캐오리라 삽주 두릅 고사리며 고비 도랏 어아리를 일부는 엮어 달고 일부는 무쳐 먹세 떨어진 꽃잎 쓸고 앉아 병 술을 즐길 때에 아내가 준비한 일품 안주 이것이로구나.
4월의 노래
청명이 되면 진달래가 피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기러기는 북으로 날아간다. 제비가 처마 안쪽으로 집을 지으면 흉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 제비는 기후에 민감하여 제비집이 거칠면 토양습도가 많다는 뜻으로 풍년이 예측되고, 집을 안쪽에 지으면 그 해 바람이 많고 날씨가 안 좋을 것을 예상하는 것이다. 산과 들에는 복숭아꽃 진달래가 핀다. 소리쟁이가 쑥쑥 자라고, 냉이와 민들레 꽃다지들이 눈에 띈다. 작은 쑥들이 나오고, 고들빼기가 눈에 자주 띄고, 황새냉이, 말냉이 다닥냉이들이 지천이다. 환삼덩굴 싹이 밭 가장자리에 삐죽이 올라온다.
모란이 피고, 산철쭉과 유채꽃이 피면 곡우절기다. 곡우 절기에는 비 올 때가 많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 속담도 있다. 이때는 올조(올이란 일찍 심는 것을 말한다)와 올기장을 파종한다. 보리밭 김매기를 한다. 물꼬를 깊이 치고 도랑 밟아 물을 막고 한편에 모판하고 그 나머지 논 만든다. 개울가 밭에 기장 조, 산밭에 콩 팥 들깨모종 내고 삼농사도 한다. 삼 농사는 대마농사를 말한다. 대마는 조선시대의 우리의 자원이기에 살림에서는 빼놓을 수가 없었다. 들농사 하는 틈에 채소 농사도 부지런히 한다. 울 밑에 호박 심고, 처맛가에 박 심고, 담 근처에 동과를 심어 지지대 세워 올린다. 무 배추 아욱 상치 고추 가지 파 마늘을 하나하나 나누어 빈 땅 없이 심어 놓고 갯버들 베어다가 밭 울타리로 만들어 닭과 개를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오이 밭은 따로 하여 거름을 많이 하고, 그 옆에 결명자도 심고, 청수세미, 토란, 목화 등을 심는다. 마른 밭에 목화 종자를 사이짓기로 참깨를 파종한다. 왜냐하면 거름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율무는 낮고 습한 땅에 파종한다. 뽕잎이 나오면 누에치기에 힘써야 한다. 현재는 먹을거리만 생각하지만 의생활에 눈을 돌려야 한다. 석유는 더 이상 대량의 옷을 만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집마다 장을 담근다. 삽주, 두릅 고사리, 고비, 도라지, 으아리 등 먹고 남은 것들은 엮어 달아 말린다. 각종 꽃잎으로 술 담그고 남으면 말려서 먹는다. 산에서 산 사람을 채취를 해야지 뭔 농사를 지을 생각을 하는가. 예전에는 다락 논에 벼를 재배했다. 산에서 쌀을 먹지 않고도 산다. 산에서는 수렵과 채취를 하면서 살겠다. 고사리는 산불 난 곳에서 난다. 그래서 불이 난 곳에도 먹을 것이 있다.
사월령
4월이라 초여름이 되니 입하 소만의 절기로다. 비 온 끝에 햇볕이 나니 날씨도 화창하다. 떡갈나무 잎이 피어날 때에 뻐꾹새가 자주 울고, 보리 이삭이 패어 나니 꾀꼬리가 노래한다
농사나 누에 치는 일이 이제 막 한창이다. 남녀 노소가 농사일에 바빠서 집에 있을 틈이 없어, 고요한 가운데 사립문이 녹음 속에 닫혀 있도다. 목화를 많이 심소, 길쌈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수수나 동부, 녹두, 참깨 밭에 간작을 적게 하소. 떡갈나무를 꺾어 거름을 만들 때 풀을 베어 섞어 하소, 무논을 써래질하여 이른 모를 심어 보세. 추수 때까지 먹을 양식이 부족하니 환자를 얻어 보태리라. 한 잠 자고 일어난 누에에게 하루에도 열두 차례의 밥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잎 따는 아이들아, 후일을 잘 보살펴서, 오래 묵은 나무는 가지를 찍어 버리고 햇잎은 잘 제쳐서 따소. 찔레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되었으니 적은 가뭄이 없겠는가. 이 때를 당해서 내가 할 일을 생각하소. 도랑을 만들어 물길을 내고 비가 새는 곳은 지붕을 고쳐서, 비 오는 것에 대비하면 뒷근심이 더 없다네.
봄에 짠 무명을 이 때 표백하고, 삼베와 모시로 형편에 따라 여름 옷을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를 치니 새 통에 분가를 시키리라. 천만 마리의 벌이 한 마음으로 왕벌을 옹위하니, 꿀을 먹기도 하겠지만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깨닫게 되도다. 사월 초파일에 등불을 켜 놓는 일이 산골 마을에서 긴요한 것은 아니나, 느티떡과 콩찌니는 계절에 맞는 별미로다.
앞 시내에 물이 줄었으니 물고기를 잡아 보세, 낮이 길고 바람이 잔잔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늦게 핀 연꽃에는 봄빛이 아직도 아 있구나. 그물을 둘러치고 싱싱한 물고기를 잡아 내어, 편평한 바위에 솥을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팔진미나 오후청이라도 이 맛에 비길 수가 있겠느냐.
5월의 노래
죽순이 나오고 지렁이가 나오고 청개구리가 울면 여름 기운이 일어서는 입하 절기다. 아카시아꽃이 피고 이팝나무꽃이 핀다.들깨를 파종하고 지금까지 못 심은 것들 모두 심는다. 비 온 끝에 볕이나니 날씨도 좋다. 이 절기에 이르면 농사도 한창이고 누에치기 바쁘다. 누에가 이미 많이 번식하였기 때문에 뽕잎을 부지런히 따서 먹인다. 뽕 딸 때 뒷날을 생각하여 오랜 가지 따고 햇잎은 둔다. 남녀노소 일이 바빠 집에 있을 틈이 없다. 방적의 근본인 면화를 많이 한다. 목화는 이제 막 싹이 트는데 만약 냉해를 입어서 말라서 스러져버렸다고 하더라도 갈아엎어서는 안된다. 김매기를 하면서 목화의 뿌리를 북돋아주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와 목화는 자연 재앙에도 살아남는다. 동부 녹두 참깨 들깨는 사이짓기 한다. 이엉 재료로 쓰이는 갈대를 꺾어 거름할 때 풀 베어 섞어 쓴다. 베 모시 등 시간나는대로 여름옷을 지어 둔다. 벌통에 새끼 나니 새 통에 받는다. 냇가가 있던 시골 마을에는 어린 남자들이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여름에는 여뀌를 개울에 뿌려 물고기의 움직임을 둔화시켜 잡곤 하였다. 개울가 물고기는 남녀노소 어우러진 놀이터에다 먹을거리 나오는 곳이었다. 잡은 물고기를 편편한 돌에 솥을 걸쳐 장작물로 끓여 먹으니 계절에 산해진미가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겠나.
오월령
오월이라 한여름되니 망종 하지 절기로다
남쪽 바람 때 맞추어 보리 추수 재촉하니 보리밭 누른 빛이 밤 사이 나겠구나.
문 앞에 터를 닦고 보리밭 터를 닦고 보리 타작 하오리라
드는 낫 베어다가 한 단 두 단 헤쳐 놓고
도리깨 마주 서서 흥을 내어 두드리니 불고 쓴 듯하던 집안 갑자기 벅적인다
가마니에 남는 곡식 이제 곧 바닥이더니 중간에 이 곡식으로 입에 풀칠 하겠구나
이 곡식 아니라면 여름 농사 어찌할까 천심을 생각하니 은혜도 끝이 없다
목동은 놀지 말고 농우를 보살펴라 뜨물에 꼴 먹이고 이슬풀 자주 뜯겨 그루갈이 모 심기 제 힘을 빌리리라
보릿짚 말리우고 솔가지 많이 쌓아 땔나무 준비하여 장마 걱정 없이 하소
누에 치기 마칠 때에 사나이 힘을 빌어 누에섶도 하려니와 고치나무 장만하소
고치를 따오리라 맑은 날 가리어서 발 위에 엷게 널고 뙤약 볕에 말리우니
쌀고치 무리고치 누른 고치 흰 고치를 하나하나 나누어서 조금은 씨로 두고
그 나머지 켜 오리라. 자애를 차려 두고 왕채에 올려 내니 눈 같은 실오라기
사랑스런 자애소리 금슬을 고르는 듯 여자들 적공을 들여 이 재미 보는구나
오월 오일 단오날에 빛깔이 산뜻하고 새롭다 오이밭에 첫물 따니 이슬이 젖었으며
앵두 익어 붉은 빛이 아침 볕에 눈부시다 목 맺힌 영계소리 연습 삼아 자주 운다
시골 아녀자들아 그네는 뛴다 해도 청홍 치마 창포 비녀 좋은 시절 허송 마라
노는 틈틈이 할 일이 약쑥이나 베어 두소
하느님 느그러워 뭉게뭉게 구름 지어 때 미쳐 오는 비를 뉘 능히 막을소냐
처음에 부슬부슬 먼지를 적신 뒤에 밤 되어 오는 소리 주룩주룩 하는 구나
관솔불 둘러앉아 내일 일 마련할 때 뒷 논은 뉘 심고 앞밭은 뉘가 갈꼬
도롱이 접사리며 삿갓은 몇 벌인고 모찌기 자네 하고 논삶이 내가 함세
들깻모 담뱃모는 머슴아이 맡아 내고 가짓모 고춧모는 아기딸이 하려니와
맨드라미 봉숭아로 너무 즐거워 하지 마라 아기 어멈 방아 찧어 들바라지 점심하소
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치쌈을 식구들 헤아리니 넉넉히 준비하소
새참 때 문을 나서니 개울에 물 넘는다 농부가로 답을 하니 격양가 아니런가
6월의 노래
메밀이 익는다. 망종 하지 절기로 한 여름이다. 양파, 마늘, 보리, 밀이 누렇게 익어 추수해야 한다. 파종하지 않는 곡식 파종도 해야 한다. 손님이 이 때 찾아오면 보는 채 하지 말아야 한다. 보리 추수는 낫으로 베어다가 한 단 두 단 헤쳐 놓고 도리깨 마주 서서 흥을 내어 두드려서 타작하기도 한다. 보리 뒷그루로 콩과 팥을 하고, 그 다음에 기장이나 조를 한다. 목화밭 김매기, 담배모종 옮겨심기를 한다. 녹두는 땅을 비옥하게 하므로 척박한 땅에 녹두를 심고 갈아엎어 녹비로 사용한다. 가뭄에도 잘 견딘다. 들깨모종 옮겨 심는데 재거름 넣으면 무성해진다. 늦벼를 옮겨 심는다. 죽순을 베어 쪄서 말려 1년 내내 먹는다. 요즘에야 급속 냉동을 시키기도 하지만. 참깨와 여름 무와 차조기를 심는다. 파와 배추, 무 등 채종한 씨는 잘 말려서 다음해에 심는다.
가마니에 남는 곡식이 바닥이지만 이 절기에 수확한 곡식으로 곡기를 채운다. 보릿짚 말리우고 솔가지 많이 쌓아 땔나무 준비하여 장마 대비한다. 오이밭에 첫물을 따고, 앵두 익어 붉은 빛이 아침볕에 눈부신다. 사과 배나무는 지형과 기후를 가리지만 앵두나 살구나무 자두나무는 집 마당에 심는다. 가지치기를(전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주면 열매가 잘 맺힌다. 스트레스 굳이 주지 말자. 돈이 안 되니 요즘 없어지는 나무들이다. 산초는 약이고 양념이다. 차로도 쓰인다. 없어지는 나무들을 울타리처럼 심으면 된다. 탱자나무도 심고. 탱자나무는 식초도 만든다. 노는 틈틈이 할 일이 약쑥이나 베어 둔다. 가족이나 일꾼들 모여 관솔불 둘러앉아 내일 일 의논한다. 뒷논은 누가 심고 앞밭은 뉘가 갈고, 도롱이 접사리며 삿갓은 몇 벌인지 헤아리고 모찌기, 논삶이 들깨 담배 가지 고추 모종은 누가 심는 지 역할 배분한다. 아낙네 방아 찧어 새참 점심하고 추수한 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넉넉히 준비한다.
유월령
유월이라 늦여름 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큰 비도 때로 오고 더위도 극심하다
초록이 무성하니 파리 모기 모여들고 따 위에 물 고이니 참개구리 소리 난다
봄보리 밀 귀리를 차례로 베어 내고 늦은 콩 팥 조 기장을 베기 전에 심어 놓아
땅힘을 쉬지 말고 알뜰히 이용하소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뿐이로다
논 밭을 번갈아 삼사차 돌려 맬 때 그 가운데 목화밭은 더욱 힘을 써야 하니
틈틈이 나물밭도 김매 주고 잘 가꾸소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게 하소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히고 맥 빠진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가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을 자리 정한 뒤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 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뒤에
맑은 바람 배부르니 낮잠이 맛있구나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오조 이삭 푸른 콩이 어느 사이 익었구나 이로 보아 짐장하면 양식 걱정 오랠소냐
해진 뒤 돌아올 때 노래 끝에 웃음이라 자욱한 저녁 내는 산촌에 잠겨 있고
달빛은 아스라이 발길을 비추누나 늙은이 하는 일 아주 없다 하겠느냐
아침 일찍 오이 따기 뙤약 볕에 보리 널기 그늘에서 누역 만들기 창문 앞에 줄 꼬기라
하다가 고달프면 목침 베고 허리 피고 북쪽 바람 잠이 드니 좋은 세월이로구나
잠 깨어 바라보니 급한 비 지나가고 먼 나무에 쓰르라미 해지기를 재촉한다
할머니가 하는 일은 여러 가지 못 되지만 묵은 솜 들고 앉아 알뜰히 피어 내니
장마 때의 심심풀이 낮잠 자기 잊었도다 삼복은 속절이요 유두는 좋은 날이라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갈아 국수하여 사당에 올린 다음 모두 모여 즐겨 보세
아녀자 헤피 마라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만들어라 유두 누룩 치느니라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사람 먹어 보소
장독을 살펴보아 제 맛을 잃지 마소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대로 떠내어라
비 오면 꼭 덮고 아가리를 깨끗이 하고 이웃 마을 힘을 모아 삼 구덩이 파보세
삼대를 베어 묶어 익게 쪄 벗기리라 고운 삼 길쌈하고 굵은 삼 밧줄 꼬고
촌집에 중요하기는 곡식에 버금가네 산 밭 메밀 먼저 갈고 갯가 밭 나중 가소
7월의 노래
더운 바람이 불고 연꽃이 핀다. 아직 모를 내지 못한 논에 빨리 모를 낸다. 소서, 7월 23일 대서 절기에는 큰 비도 오고 더위도 극심하다. 소서가 되면 사마귀가 나오고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봄보리·밀·귀리를 차례로 베어내고, 늦은 콩·팥·조·기장을 베기 전에 심어 놓아 땅심을 쉬지 말고 알뜰히 이용한다. 젊은이들은 김매기를 한다. 논밭을 번갈아 3~4차 돌려 맬 때 가운데의 목화밭에는 더욱 힘을 써야 하니, 틈틈이 나물밭도 김을 매주고 잘 가꾼다. 집터 울밑 돌아가며 잡풀을 없앤다. 산초를 수확하고 삼을 벤다. 녹두를 심는다. 늦오이와 순무를 심는다. 실파를 심는다. 차조기 수확 하고 배추를 파종한다.
날 새면 호미 들고 나가 긴긴 낮 동안 쉴 틈 없이 땀 흘린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을 자리 정한 뒤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단술 먹는다. 아침 일찍 오이 따기, 뙤약볕에 보리 널기. 하다가 고달프면 목침 베고 허리 피고 북쪽 바람 잠이 드니 노인들 좋은 세월이다.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 갈아 국수하여 사당에 올린 다음 모두 모여 즐긴다. 초보 농사꾼은 낮에는 쉬는 시간이다. 뙤약볕에서 안 쉬면 일사병 걸린다. 아녀자들은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만들고, 유두 누룩 친다. 장독을 살펴보아 제 맛을 잃지 않도록 한다.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대로 떠낸다. 지금이야 유리뚜껑이 있어서 그런 일은 없다. 비 오면 꼭 덮고 아가리를 깨끗이 하고 이웃 마을 힘을 모아 삼 구덩이 파보세. 삼대를 베어 묶어 익게 쪄 벗기리라. 이때는 혼자 하지 못한다. 마을 공동체에서 하는 일이다. 삼 농사는 여러 사람이 같이 살면서 하는 일이다. 고운 삼 길쌈하고, 굵은 삼 밧줄 꼬고, 촌집에 요긴키는 곡식에 버금간다. 올기장과 올조 수확한다. 그리고 메밀을 파종한다. 아니면 녹두 파종하고 무성하면 갈아엎고 가을보리 파종하면 보리수확을 하면 좋다. 봄보리 베기 전에 하지 전에 늦은 콩, 팥, 조, 기장을 사이짓기로 심는다. 예전에는 녹두를 먹는 것만이 아니라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녹비작물로 사용했다.
칠월령
칠월이라 한여름 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은 서쪽으로 가고 미성은 하늘 복판이라
늦더위 있다 해도 계절을 속일소냐 빗줄기 가늘어지고 바람도 다르구나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하는가
칠서게 견우 직녀 흘린 눈물 비가 되어 섞인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때
눈섭 같은 초승달은 서쪽 하늘에 걸리고 슬프다 농부들아 우리 일 다해 가네
얼마나 남았으며 어떻게 되어 갈까 마음을 놓지 마소 아직도 멀고 멀다
꼴 거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고르기 낫 갈아 두렁 깎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을 많이 베어 더미 지어 모아 놓고 이른 논에 새 보기와 이른 밭은 허수아비
밭가에 길도 닦고 덮힌 흙도 쳐올리소 기름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깊게 갈아
김장할 무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 울 미리 막아 잃지 않게 하여 두소
부녀들도 생각 있어 앞일을 헤아리고 베짱이 우는 소리 자네를 위함이라
저 소리 깨쳐 듣고 정신을 가다듬어
장마를 겪었으니 집안을 돌아보아 곡식도 바람 쐬고 옷가지 말리시오
명주 조각 어서 뭉쳐 춥기 전에 짜아 내고 늙으신 어른 기운 빠져 환절기를 조심하고
가을이 가까우니 입는 옷 살피시오 빨래하여 바래고 풀 먹여 다듬을 때
달빛 다듬이 소리소리마다 바쁜 마음 부녀자 힘들지만 한편으론 재미있다
채소 과일 흔할 때에 뒷날을 생각하여 박 호박 얇게 썰어 말리고 오이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 보소 귀한 반찬 또 있을까 면화밭 자주 살펴 일찍 익은 목화 피었는가
가꾸기도 하려니와 거두기도 달렸느니
8월의 노래
시원한 바람이 불고 쓰르라미가 운다. 칠월이라 이른 가을되니 8월 7일 입추, 8월 23일 처서 절기다. 처서 절기에는 목화꽃이 핀다. 벼 이삭도 여문다. 메밀 파종하고 삼밭에 무 파종한다. 메밀은 입추 전후 씨를 조밀하게 뿌린다. 순무도 파종한다. 생강겨자 파종한다. 목화밭 김메기를 한다. 올벼를 수확한다. 늦더위 있다 해도 계절을 속이지 못한다. 빗줄기 가늘어지고 바람도 다르다. 꼴 거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고르기 낫 갈아 두렁 깎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을 많이 베어 더미 지어 모아 놓고 이른 논에 새 보기와 이른 밭은 허수아비 기름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깊게 갈아 김장할 무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 울 미리 막아 잃지 않게 한다. 누에를 위한 뽕잎 채취하는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응달에 말려 가루내서 먹는다, 혈액순환과 중풍 예방에 좋다. 참깨 수확하기 시작한다. 거꾸로 세워두고 나중에 턴다. 산초 차조기 오이 수학하고 쑥도 베어 말린다. 부추를 갈라 심는다. 채소밭을 같다. 부녀들도 생각 있어 앞일을 헤아리고 베짱이 우는 소리 자네를 위함이라. 저 소리 깨쳐 듣고 정신을 가다듬어 장마를 겪었으니 집안을 돌아보아 곡식도 바람 쐬고 옷가지 말리고 명주 조각 어서 뭉쳐 춥기 전에 자아내고 늙으신 어른 기운 빠져 환절기를 조심하고 가을이 가까우니 입는 옷 살핀다. 빨래하여 바래이고 풀 먹여 다듬을 때 달빛 아래 다듬이 소리 소리마다 바쁘다. 부녀자 힘들지만 한편으론 재미있다. 채소 과일 흔할 때에 뒷날을 생각하여 박 호박 얇게 썰어 말리고 오이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고 귀한 반찬 또 있을까 이때부터 겨울 준비를 한다. 낮에 하는 일은 이런 잎을 따서 말린다. 묵나물을 만든다. 낮에는 뒤적이는 일을 한다. 아주까리 나물도 이 때 데쳐서 말린다. 그냥 말리면 부스러지니까 데쳐서 말리면 잘 말려진다. 고구마 쩌서 말려 간식으로 한다.
팔월령
팔월이라 중추가 되니 백로 추분이 있는 절기로다.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의 자루가 돌아 서쪽을 가리키니, 서늘한 아침 저녁 기운은 가을의 기분이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가 벽 사이에서 들리는구나. 아침에 안개가 끼고 밤이면 이슬이 내려, 온갖 곡식을 여물게 하고, 만물의 결실을 재촉하니, 들 구경을 돌아보니 힘들여 일한 공이 나타나는구나. 온갖 곡식의 이삭이 나오고 곡식의 알이 들어 고개를 숙여, 서풍에 익는 빛은 누런 구름이 이는 듯하다.
눈같이 흰 목화송이, 산호같이 아름다운 고추 열매, 지붕에 널었으니 가을 볕이 맑고 밝다. 안팎의 마당을 닦아 놓고 발채와 옹구를 마련하소. 목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과 콩가지도 담고, 나무꾼 돌아올 때 머루 다래와 같은 산과일도 따오리라. 뒷동산의 밤과 대추에 아이들은 신이난다. 알밤을 모아 말려서 필요한 때에 쓸 수 있게 하소.
명주를 끊어 내어 가을볕에 표백하고, 남빛과 빨강으로 물을 들이니 청홍이 색색이로구나. 부모님 연세가 많으니 수의를 미리 준비하고, 그 나머지는 마르고 재어서 자녀의 혼수하세
지붕 위의 익은 박은 긴요한 그릇이라. 대싸리로 비를 만들어 타작할 때 쓰리라. 참깨 들깨를 수확한 후에 다소 이른 벼를 타작하고 담배나 녹두 등을 팔아서 아쉬운 대로 돈을 만들어라. 장 구경도 하려니와 흥정할 것 잊지 마소. 북어쾌와 젓조기를 사다가 추석 명절을 쇠어 보세. 햅쌀로 만든 술과 송편, 박나물과 토란국을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이웃집이 서로 나누어 먹세
며느리가 휴가를 얻어 친정에 근친 갈 때에, 개를 잡아 삶아 건지고 떡고리와 술명을 함께 보낸다. 초록색 장옷과 남빛 치마로 몸을 꾸미고 다시 보니, 농사 짓기에 지친 얼굴이 원기가 회복되었느냐. 추석날 밝은 달 아래 기를 펴고 놀다 오소
금년에 할 일을 다 못 했지만 내년 계획을 세우리라. 풀을 베고 더운가리하여 밀과 보리를 심어 보세. 끝까지 다 익지 못했어도 급한 대로 걷고 가시오. 사람의 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자연 현상도 마찬가지이니, 잠시도 쉴 사이가 없이 마치면서 다시 새로운 것이 시작되도다
9월의 노래
한가을이다. 9월 7일에 백로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날아가고, 풀에 이슬이 맺힌다. 9월 23일에 추분에는 벌레가 땅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여름 뇌우가 끝난다. 이때 김장배추를 파종한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하니 가을이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 벽 사이로 들린다. 부들 베어서 잘게 갈아 말린다. 떡갈나무 잡초가지 잘라서 우리에 넣어둔다. 아침에 안개 끼고 밤이면 이슬 내려 백곡은 열매 맺고 만물 결실 재촉하니 들 구경 돌아보니 힘들인 보람 나타난다. 백곡은 이삭 패고 무르익어 고개 숙이니 서쪽 바람에 익는 빛이 누런 구름 일어난다. 백설 같은 면화송이 산호 같은 고추송이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 볕 명랑하다. 안팎 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태기 장만하고 면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 콩 가지 나무꾼 돌아올 때 머루 다래 산과일이다. 뒷동산 밤 대추는 아이들 차지다. 아름 모아 말려 철 되면 쓴다. 명주를 끊어 내어 가을 햇볕에 널어 말리고 쪽 들이고 잇들이니 울긋불긋 하다. 부모님 나이 드시니 수의를 준비하고 나머지는 말려 놓고 자녀의 혼수감 준비한다. 집 위의 익은 박은 긴요한 그릇이라. 댑싸리 비를 매어 마당질에 쓴다. 댑싸리는 어린 나물로도 먹는다. 붉은 댑싸리도 있다. 큰 댑싸리 짧은 댑싸리 등이 있다. 참깨 들깨 거둔 뒤에 올벼 타작하고, 담배 녹두 팔아다가 필요한 돈 마련하자. 가을 밀 파종을 준비, 한로 전까지 한다.
구월령
구월이라 늦가을이니 한로 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기러기 언제 왔느냐
창공에 우는 소리 찬 이슬 재촉한다 온 산 단풍은 연지를 물들이고
울 밑 노란 국화 가을 빛깔 뽐낸다 구구절 좋은 날 꽃부침개로 제사 지내세
절기를 따라가며 조상 은혜 잊지 마소 보기는 좋지만은 추수가 더 급하다
들마당 집마당에 개상에 탯돌이라 습한 논은 베어 깔고 마른 논은 메 두드려
오늘은 점근벼요 내일은 사발벼라 밀따리 대추벼와 동트기 경상벼라
들에는 조 피 더미 집 근처 콩 팥 가리 벼 타작 마친 뒤에 틈 나면 두드리세
비단조차 이부꾸리 매눈이콩 황부대를 이삭으로 먼저 잘라 종자로 따로 두소
젊은이는 태질이요 계집 사람 낫질이라 아이는 소 몰고 늙은이는 섬 싸매기
이웃집 힘을 합쳐 제 일 하듯 하는 것이 뒷목 줍기 짚 널기와 마당 끝에 키질하기
한쪽에서 면화 트니 씨아 소리 요란하다 틀 차려 기름짜기 이웃끼리 합력하세
등유도 하려니와 음식도 맛이 나네
밤에는 방아 찧어 밥살을 장만할 때 찬서리 긴긴 밤에 우는 아기 돌아볼까
타작 점심 차려 내니 닭국 배갈 없을소냐 새우젓 계란찌게 벌어지게 차려 놓고
배춧국 무나물에 고춧잎 장아찌라 큰 가마로 지은 밥이 태반이나 모자란다
추수하여 흔할 때에 나그네도 대접하니 한동네 이웃하여 한들에 농사하니
수고도 나눠 하고 없는 것도 서로 도와 이때를 만났으니 즐기기도 같이 하세
아무리 바쁘지만 일하는 소 보살펴라 조피대에 살을 찌워 제 공을 갚을지라
10월의 노래
늦가을이며 서리가 내린다. 10월 8일 한로에는 귀뚜라미가 운다. 기러기가 날아오고 국화꽃이 핀다. 10월 23일 상강 절기에는 서리가 내린다. 상강은 꼭 기억해야 한다. 잎사귀들이 죽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 묵나물을 만든다. 칡 넝쿨 베어 밧줄을 만든다. 삼 껍질과 같아서 습기에 잘 견딘다. 닥나무도 잎 떨어지면 베어내서 삶고 껍질을 벗겨낸다. 들에는 조와 피 더미, 집 근처엔 콩과 팥, 가리. 벼 타작 마친 뒤에 틈나면 두드린다. 썩은 콩대 남겨서 토란과 산약을 심는 데 쓴다. 산초, 수유, 마늘과 겨자를 심는다. 비단차조 이부꾸리 매눈이콩 황부대를 이삭으로 먼저 잘라 종자로 따로 둔다. 젊은이는 타작하고 계집사람 낫질하고, 아이는 소 몰고 노인은 섬 싸매기. 이웃집 힘을 합쳐 제 일 하듯 하는 것이 뒷목추기 짚 널기와 마당 끝에 키질하기. 한쪽에서 면화틀기 씨앗 소리 요란하다. 틀 차려 기름 짜기 이웃끼리 협력한다. 등유도 하려니와 음식도 맛이 나네. 밤에는 방아 찧어 밥쌀을 장만하고, 황계 백주 점심하고 새우젓 계란찌개 상찬으로 차려 놓고 배춧국 무나물에 고춧잎 장아찌라. 큰 가마로 지은 밥이 태반이나 모자란다. 추수하여 흔할 때에 나그네도 대접하니 한동네 이웃하여 농사하니 수고도 나눠 하고 없는 것도 서로 도와 때를 만났으니 즐기기도 같이 한다. 아무리 바쁘지만 일하는 소 보살피고, 조와 피대 잘 삶아 먹여 살을 찌워 1년 농사 열심히 지은 공을 갚는다. 닥나무 잎이 떨어지면 베어내서 삶고 껍질을 벗겨내서 종이를 만든다. 닥나무 줄기 가운데 커다란 것은 울타리를 만드는 데에도 적당하다. 가느다란 것은 길쌈할 때 사용하는 뱁대(베를 짤 때 낙이 서로 붙지 못하게 하느라고 사이에 가로지르는 막대를 가리킨다)로 사용할 수 있다.
시월령
시월은 초겨울이니 입동 소설 절기로다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 소리 높이 난다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 끝났구나 남의 일 생각하여 집안 일 먼저 하세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앞 냇물에 깨끗이 씻어 소금 간 맞게 하소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조기 김치 장아찌라 독 옆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라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 무 아람 한 말 수월찮게 간수하소
방고래 청소하고 바람벽 매흙 바르기 창호도 발라 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수숫대로 울타리 치고 외양간에 거적 치고 깍짓동 묶어 세우고 땔나무 쌓아 두소
우리 집 부녀들아 겨울옷 지었느냐 술 빚고 떡하여라 강신날 가까웠다
꿀 꺾어 단자하고 메밀 찧어 국수 하소 소 잡고 돼지 잡으니 음식이 널렸구나
들 마당에 천막 치고 동네 사람 모여 앉아 노소 차례 틀릴세라 남녀 분별 따로 하소
풍물패 불러오니 광대가 줄무지라 북 치고 피리 부니 솜씨가 제법이구나
이풍헌 김첨지는 잔소리 끝에 취해 쓰러지고 최권농 강약정은 체괄이 춤을 춘다
잔 들어 올릴 때에 동장님 높이 앉아 잔 받고 하는 말씀 자세히 들어 보소
어와 오늘 놀음 이 놀음 뉘 덕인가 하늘 은혜 그지없고 임금 은혜 끝이 없다
다행히 풍년 만나 굶주림을 벗어났구나 향약은 아니라도 마을 규약 없을소냐
효제 충신 대강 알아 도리를 잃지 마소
사람의 자식 되어 부모 은혜 모를소냐 자식을 길러 보면 그제야 깨달으리
온갖 고생 길러 내어 결혼을 시켰는데 제 혼자만 생각하여 부모 봉양 잊을소냐
기운이 없어지면 바라느니 젊은이라 옷 음식 잠자리를 정성껏 살펴 드려
어쩌다가 병 나실까 밤낮으로 잊지 마소 섭섭한 마음으로 걱정을 하실 때에
삐죽거려 대답 말고 좋은 얼굴 하여 보소 들어온 지어미는 남편의 행동 보아
그대로 따라 하니 보는 데 조심하소 형제는 한 기운이 두 몸에 나눴으니
귀중하고 사랑함이 부모의 다음이라 간격 없이 합치고 네 것 내 것 따지지 마소
남남끼리 모인 동서 틈나서 하는 말을 귀에 담아 듣지 마소 자연히 따르리니
몸가짐에 먼저 할 일 공손함이 첫째이니 내 부모만 공경하고 남의 어른 다를소냐
말씀을 조심하여 인사를 잃지 마소 하물며 위아래 도리 높낮음이 분명하다
내 도리 다하면 잘못 짓지 않으리니 임금의 백성되어 은덕으로 살아가니
거미 같은 우리 백성 무엇으로 갚아 볼까 갚아야 될 환곡이 그 무엇 많다 할꼬
기한 전에 바쳐야 사람 구실 한 것이라 하물며 전답 세금 토지따라 나눠 내니
생산량을 생각하면 십일세도 못 되나니 그러나 굶주리면 재해로 줄여 주니
이런 일 잘 알면 세금 내기 거부할까
한 동네 몇 집에 여러 성씨 모여 사니 서로 믿지 아니하면 화목할 수 없으니
결혼을 서로 돕고 장례를 보살피며 어려울 때 도와 주고 필요할 때 꾸어 주어
나보다 잘 사는 이 욕심 내어 시비 말고 그중에도 외로운 이 특별히 구휼하소
정해진 자기 복 억지로 못 바꾸니 자네들 분수 알고 내 말을 잊지 마소
이대로 살아가면 딴 생각 아니 나리 주색잡기 하는 사람 처음부터 그랬을까
우연히 잘 못 들어 한 번 하고 두 번 하면 마음이 방탕하여 그칠 줄 모르나니
자네들 조심하여 적은 허물 짓지 마소
11월의 노래
이른 겨울이니 11월 7일 입동에 땅이 얼기 시작한다. 금잔화가 향기롭다. 북풍에 낙엽 지는 11월 23일 소설 절기다, 입동에는 메주 만든다. 억세풀 베어 이엉을 만든다. 볏짚보다 좋다. 멀칭하는데 사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땅을 파서 저장고를 만든다. 콩과 팥 씨를 받는다. 우슬(쇠무릎)을 거둔다. 곡식 종자를 받는다. 이제 농사일도 끝났다. 남은 일 생각하여 집안 일 먼저 한다.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고 앞 냇물에 깨끗이 씻어 소금 간 맞게 한다.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조기 김치 장아찌라 독에 넣는다. 양지에 움막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장다리 무 아람 한 말 수월찮게 간수한다. 방고래 청소하고 바람벽 매흙질 창호도 발라 놓고 쥐구멍도 막는다. 수숫대로 울타리 치고 외양간에 거적 치고 깍짓동 묶어세우고 땔나무 쌓아둔다. 우리 집 부녀들아 겨울옷 지었느냐 술 빚고 떡 한다. 꿀 꺾어 단자하고 메밀 찧어 국수 한다. 소 잡고 돼지 잡으니 음식이 널렸다.
십일월령
십일월은 한겨울이라 대설 동지 절기로다 바람 불고 서리 치고 눈 오고 얼음 언다
가을에 거둔 곡식 얼마나 되었던가 몇 섬은 환곡 갚고 몇 섬은 세금 내고
얼마는 제사 지내고 얼마는 씨앗 하고 도지도 되어 내고 품값도 갚으리라
꾼 돈 꾼 벼를 낱낱이 갚고 나니 많은 듯하던 것이 남은 것 거의 없다
그러한들 어찌할꼬 양식이나 아껴 보자 콩기름 우거지로 죽이라도 다행이다
여자들아 네 할일이 메주 쓸 일 남았구나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 두소
동지는 좋은 날이라 양(陽)이 생기기 시작하는구나 특별히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달력 널리 펴니 내년 절기 어떠한가
해 짧아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리하다 공채 사채 다 갚으니 관리 면임 아니 온다
사립문 닫았으니 초가집이 한가하다 짧은 해 저녁되니 자연히 틈 없나니
등잔불 긴긴 밤에 길쌈을 힘써 하소 베틀 곁에 물레 놓고 틀고 타고 잣고 짜네
자란 아이 글 배우고 어린아이 노는 소리 여러 소리 재잘거림이 집안이 재미구나
늙은이 일 없으니 돗자리나 매어 보세 외양간 살펴보아 여물을 가끔 주소
짚 넣어 만든 두엄 자주 쳐야 모이나니
12월의 노래
땔나무 솜을 준비한다. 한겨울이라. 12월 17일 대설, 노루의 뿔이 빠진다는 12월 22일 동지 절기다. 눈 속에서 보리가 나고 밤이 가장 길다. 이 절기에는 수확하고 쉬는 시기다. 대설이나 그 즈음에 수확한 것을 장에 가서 소금과 거래한다. 장 담그려고 소금과 교환하는 것이다. 소금은 3~4년 묵혀 사용한다. 옛날에는 몇 년을 내다보고 살았다. 바람 불고 서리치고 눈 오고 얼음 언다. 울타리 붙들어 세운다. 여자들은 메주 쑬 일 남았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둔다. 동지는 좋은 날이라 양陽이 생기기 시작한다. 특별히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긴다. 새 달력 널리 펴니 내년 절기 어떤가. 사립문 닫았으니 초가집이 한가하다. 짧은 해 저녁 되니 자연히 틈 없나니 등잔불 긴긴 밤에 길쌈을 힘써 한다. 베틀 곁에 물레 놓고 틀고 타고 잣고 짠다. 자란 아이 글 배우고 어린아이 노는 소리 여러 소리 재잘거림에 집안이 재밌다. 늙은이 일 없으니 돗자리나 매어보고 외양간 살펴 여물을 가끔 준다. 짚 넣어 만든 두엄 자주 쳐야 모인다.
십이월령
십이월은 늦겨울이라 소한 대한 절기로다 눈 덮힌 산봉우리 해 저문 빛이로다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렸는가 집안 여인들은 새 옷을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온갖 색깔 들여 내니 짙은 빨강 보라 엷은 노랑 파랑 짙은 초록 옥색이라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도다
입을 것 그만하고 음식장만 하오리라 떡쌀은 몇 말이며 술쌀은 몇 말인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소 설날 고기는 계에서 나오고 북어는 장에 가서
납평일에 덫을 묻어 잡은 꿩 몇 마린가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세
깨 강정 콩 강정에 곶감 대추 생밤이라 술동이에 술 들이니 돌 틈에 샘물 소리
앞뒷집 떡 치는 소리 예서 제서 들리네 새 등잔 세발 심지 불을 켜고 새울 때에
윗방 봉당 부엌까지 곳곳이 떠들썩하다 초롱불 오락가락 묵은 세배 하는구나
1월의 노래
늦겨울이라 1월 6일 소한, 1월 21일 대한 절기다. 이때는 놀고 먹는다. 농부는 살이 찌는 계절이다. 새해 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 걸렸는가? 집안 여인들은 새 옷을 장만하고 무명 명주 끊어 내어 한편으로 다듬으며 한편으로 지어 내니, 상자에도 가득하고 횃대에도 걸었다. 입을 것 그만하고 음식도 장만한다. 떡쌀, 술쌀은 몇 말 하고 콩 갈아 두부하고 메밀쌀 만두 빚는다. 설날 고기는 계에서 나오고 북어는 장에 사서 납평일에 덫을 묻어 꿩을 잡는다. 아이들 그물 쳐서 참새도 지져 먹는다. 12월에는 술과 초를 만들어 먹는다. 깨강정 콩강정에 곶감 대추 생밤. 술동이에 술 들이고 돌 틈에 샘물 소리 앞뒷집 떡 치는 소리. 새 등잔 세발 심지 불을 켜니 초롱불 오락가락한다.
결 사
농사는 일 년 내내 힘들지만 그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 집안 식구 관혼상제, 먹고 쓰고 하는 것을 농사짓지 아니하면 어떻게 감당할까?
예로부터 “농업이 근본이다.”고 했다. 농사는 내 몸을 믿는 일이라서 계절이 바뀌고, 풍흉이 있어도, 홍수·가뭄·바람·우박 있어도 걱정할 게 없다. 열심히 힘을 쏟아 온 가족이 한마음 되면 흉년이 들어도 굶어 죽지 않는다.
하늘은 너그럽다. 화를 내도 잠깐뿐이다. 긴 안목으로 십 년을 내다보면 칠 분은 풍년이요 삼 분은 흉년이다. 흉한 것이 30%밖에 안 되니 나머지는 풍년으로 행복하다.
농가월령가를 통해 농사살림, 사람살림을 공부했다. 모심과 살림. 모신다는 것은 누군가를 모신다는 뜻이고, 살림한다는 것은 ‘살린다’는 뜻이다. 농사는 30%에 불과하다. 70%가 살림이다. 경작하는 행위의 농사가 아니라 거두고 다루는 것, 우리의 생활 문화에 도움이 되는 살림을 하자. 살림에 경제가 있다. 옛날 선조들이 살았던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
농사란 결국 식의주를 관통하는 생활문화이다.
조금 더 보기2_복원이 필요한 식물 이야기
대마
재배가 금지된 대마는 우리에게 수의를 만드는 삼베로 잘 알려져 있다. 삼베인 대마는 삼과로 온대지방과 열대지방에서 3-5m까지 자라며 주로 섬유를 목적으로 재배해왔다. 삼베는 자연섬유 중에서 섬유질이 가장 긴 섬유로 면사(絲)보다도 섬유의 강도가 10배정도 강해서직물용 이외에 로프, 그물 또는 하절기의 모기장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삼베의 항균 작용 때문에 시신이 뼈가 땅속에서도 썩지 않는 특징 때문에 수의로 사용해왔으며, 이 외에도 행주나 생선을 건조할 때, 된장이나 고추장 항아리 안을 덮는 것으로 삼베포를 이용했다. 이런 일상적인 이용 외에도 대마는 민간 의약품과 식용으로 이용하였다.
빠른 성장으로 인해 대마줄기와 대마종자 그리고 대마잎을 이용하는 것 외에 사용하고 남은 것을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대마는 버릴 것이 없는 식물로 대마는 전국 어디에서나 재배되었고 섬유를 만드는 과정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벗기고 찌는 수공과정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섬유는 각자의 집에서 한겨울 여성들은 베틀에 앉아 베짜기를 하였다. 대마는 이렇듯 우리의 살림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석유문명을 대체할 자원
대마는 성장속도가 빨라 90일정도면 3~4미터로 자라서 일 년에 두 번 경작이 가능하다. 또한 많은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다량의 산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활발한 탄소동화작용으로 지구환경개선에 기여한다. 또한 대마는 우리에게 의복, 식량 그리고 주거할 수 있는 원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석유문명은 끝난 뒤 우리가 자급해야 할 시점에서 대마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자원이며, 지금 당장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기후변화를 저감시킬 수 있는 식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한 기능, 즉 대량생산 체제를 만들어낸 석유산업에 의해 밀려나고 불법화된 대마는 석유문명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다시 찾아와야 할 우리의 식물이다. 특히 자급에 필요한 자연자원에서 제일 우선적으로 복원시켜야 할 자원이다. 대마는 석유자원의 어떤 것도 농약과 화학비료도 불필요하다.
‣대마 종이
대마의 줄기로 종이와 분해가능한 프라스틱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종이는 같은 면적에서 재배할 수 있는 나무에서 만들어 내는 것의 네 배를 생산할 수가 있다.
‣대마 씨앗과 줄기
대마는 식용으로도 쓸모가 크다. 씨앗에는 콩과 같은 정도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어 소화도 잘되며 필수아미노산과 지방산도 포함된 이상적인 영양식이다. 특히 지방산 중에서 Omega 3과 6은 인간의 건강에 많은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지방산은 사람의 세포성장 및 재생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심장혈관건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대부분의 Diet식품은 저지방이며 우리 신체도 이런 저지방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아주 유익하다.
또한 필수지방산은 피부에 보습효과 및 재생효과를 가지고 있어 샴푸나 화장품 등 피부미용의 재료로 사용된다.
대마에는 항균 성분으로 인해 항생물질, 항우울제, 진통제, 두통약 등 의료용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아토피성피부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피섬유의 용도
우리나라에서는 한복감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여름철 중의 적삼, 침대시트, 이불, 요 특히 수의복으로 많이 유용되고 있다. 대마 섬유는 항균, 항독을 함유하고 있어 잡균의 서식이나 근접을 막아주는 특성이 있으며, 수분 흡수력, 통기성이 타 섬유에 비해 월등하다. 또한 대마는 농약에 오염된 면보다 피부에 좋다. 따라서 다른 섬유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면의 서 너 배나 되므로 유용성도 입증된 셈이다.
모시
모시는 섬세하고 우아하며 섬유 자체의 열전도가 좋아서 여름철 한복감으로 많이 이용된다. 모시 역시 섬유를 분쇄해 가늘고 고운 실을 생산할 수 있어서 합성 섬유와 혼방하여 의복 재료로 많이 쓴다.
충남 서천군에서는 한산 세모시라 해서 지금도 많이 재배하는데, 이는 방적사가 아닌 수공으로 섬유를 만들어 한산 모시를 제직하고 서천군에서는 한산 모시관을 개관하여 여름철 여자 한복을 판매하고 있다.
닥나무와 닥풀
일면 닥나무라고 불리며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한지를 만들 때 사용한 인피성 식물이다. 야생닥나무는 잔가지가 많고 두께가 균일하지 않으므로 1년 단위로 재배하여 수확하는 재배닥나무 줄기를 주로 이용한다. 가을에 수확한 닥나무의 줄기에서 작은 가지를 제거하고, 적당한 길이로 절단한 것을 다발로 묶어 솥에 넣어 찐 다음 껍질을 벗겨서 말린다. 이 껍질을 흑피黑皮라고 하며, 이것의 겉껍질을 벗겨낸 것을 백피白皮라고 한다. 백피로 만드는 방법은 흑피를 물에 담가 부드럽게 한 다음 칼로 겉껍질을 벗겨서 말리면 된다.
종이를 제조할 때는 백피를 물에 담가 불린 다음, 뚜껑이 없는 솥에 넣고 소다회·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해서 분리해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고대에는 증해제로 나무를 태운 재를 사용했으며, 근래에도 나트륨 대신 칼슘을 쓰는 예가 있다). 유질의 채취에 있어서 닥나무 껍질로부터 섬유질이 잘 분리되도록 하기 위해 건조 닥껍질을 가성소다 수용액(10% 정도) 탕에 적당량 넣고 2∼3시간 정도 가열하여 삶아 내는 공정을 자숙煮熟 또는 증자蒸煮라고 한다.
한지 제조 시 닥나무 백피를 사용한 펄프화 공정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닥 방망이로 40∼50분 정도 두들겨서 닥 섬유를 찧는다. 섬유를 풀어주는 해섬과정으로 고해叩解라고 한다. 증해된 백피는 흐르는 물에 담가 표백시키거나, 직접 표백 약품을 사용하여 표백시켜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이물질을 다시 제거한 다음 고해한다. 고해는 백피를 절구통 속에 넣고 찧거나 넓은 돌이나 나무판 위에 놓고 방망이로 두들겨서 한다. 고해한 원료를 초지함으로 옮겨 물로 희석시킨 다음 흔히 말하는 닥풀의 뿌리에서 채취한 식물성 점액과 삼출액을 첨가하면 종이의 재료가 된다. 한지 제조에서 양지에 비하여 독특한 것은 닥풀을 사용하는 일이다.
뽕나무
옛날 마을 뒷산 언저리에는 뽕나무밭이 있었다. 거의 모든 집에서 양잠을 했기 때문에 뽕 따러 가는 일은 대부분 아낙들이나 아이들 몫이었다. 누에치는 일은 대부분 여성들에게 맡겼다. 특히 6월이 되면 뽕을 따러 간 아이들은 오디를 따서 실컷 먹으며 서로 자줏빛으로 물든 얼굴을 가리키며 놀곤 했다.
뽕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뽕잎은 누에를 기르는 데 이용하고, 오디는 날것으로 먹거나 오디술, 오디식초를 담가 먹는다. 또한 어린가지를 ‘상지’라 하여 신경통 치료에 사용하고, 잎을 ‘상엽’이라 하여 해열제로, 열매를 ‘상감자’라 하여 강장제, 발모촉진제, 빈혈 예방에 사용하였으며, 뿌리껍질을 ‘상백피’라 하여 이뇨제와 고혈압 치료제로 이용한다.
비단을 얻기 위한 누에 먹이로서, 양잠을 하고 나면 번데기를 먹게 되는 식용으로서, 뽕 열매를 과일로 이용하고 식초나 술의 재료로 그리고 뽕 전체를 약재로 사용하는 것이니 자급에 꼭 필요한 식물이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기특한 식물이다. 뽕 나무로 부엌문을 만들기도 하고, 나머지는 땔감으로도 사용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오동나무
옛날에는 집안에서 딸아이를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 15년이 지나면 시집보낼 때 쓰는 장을 짤 수 있다. 길이 15미터 지름 1미터에 달하는 오동나무는 한국에서만 나는 특산물이다.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 년을 묵어도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이 변치 않으며, 버드나무 가지는 백 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는 한시처럼 오동나무로 악기·옷장·평상 등을 만드는 것은 오동나무의 변하지 않는 단단함 때문이다.
목화
요즘 도시 아파트나 빌딩은 위아래로 난방이 되어 따뜻하다. 이런 경우의 에너지 사용은 사실 에너지 사용만 증가할 뿐 몸에는 좋지 못한 난방법이다. 우리 몸은 머리와 상부는 차갑고 하체와 발은 따뜻해야 하는 두한족열을 따라야 건강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기압에 고기압과 저기압의 대류가 있듯이 열도 공기를 통해 흘러야 한다. 이런 몸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만든 집이 옛날 집이다. 옛날 집은 구들장을 이용하여 아랫목은 따뜻하고 위는 웃풍이 있어 한 겨울에는 윗목에 둔 걸레가 얼어붙기도 한다. 하지만 아랫목은 설설 끓어 하체와 등 그리고 발은 따뜻하다.
전통 우리 집에는 늘 웃풍이 있어 이불을 두껍고 무겁게 만들어 썼다. 위를 눌러 주어야 찬 공기가 이불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니까. 그 이불을 만드는 게 바로 목화솜이다. 도시에서는 솜이불을 덮는 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석유에너지가 끝나고 난방이 예전처럼 되지 않는 앞날을 생각한다면 미리 솜이불을 만들어두어야 할 것이다.
초가을 무렵 볼 수 있는 목화 열매 다래는 단맛이 농익어 시골 아이들의 좋은 군것질거리가 된다. 또 해소천식의 특효약으로도 사랑받았다. 그래서 민가에서는 어느 집이나 목화 몇 그루 정도를 길렀다. 목화로 만든 무명베는 이 땅의 옷 문화로 언젠가 다시 복원될 것이다.
첫댓글 "9월 23일 추분에는 벌레가 땅속으로들어가고... 이때 김장배추를 파종한다."고 9월의 노래에 있는데요...
벌써들 8월 말부터 9월 초에 김장배추들을 다 파종하니...암껏도 모르는 초보농부들은 뭐가뭔지.... ㅡ,.ㅡ"
기준이 있다 하여도 ... 무시하고... 각자의 주관대로 하는 것이 농사인 것 같네요...
그러다 보니... 작물은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수확한 작물들을 보노라면... 내 것은 왜 이러지!! ㅡ,.ㅡ"
토종이다 하여 무경운, 무농약, 무퇴비(비료)로 하다보니... 동네 어르신들 눈총과 나오는 건 한 숨 뿐... ㅡ,.ㅡ"
이제 농사초년생 어디한번 5년만 버텨보자... 그래도 토종농사인데..... ^^*
열심히 배움주세요... 감사합니다.
지금 농사는 굉장히 빨라요. 그래서 더욱 힘든 농사가 되기도 하구요. 김장농사가 빨라진것은 김치냉장고 때문이기도 하구요. 김장은 손 시려울때 하는 건데...글코 결구배추가 아니라 조선배추로 결구되지 않는 배추는 늦게 파종하고 늦게 하지요.
문화 인류 하늘 큰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좋은 글 입니다
농사는 "天地人" 삼위일체 라는 말 꼭 맞는 것 같네요.
좋은 자료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