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디가니까야 교정

좋은 지적과 좋은 제언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의 입장을 간략히 적어보겠습니다.   ------------------------------------------------------------------------------------------------------- <A name="[문서의 처음]"></A> 1. 디가니까야 1권 454쪽 D9 Potthapada sutta 의 주석 478에 ... 급고독 장자가 제따왕자와 함께 승단에 기증한 사원의 이름이 바로 급고독원이다. 이것은 세존 성도후 21년째 되는 해의 일이다... 이 문장은 주석서에 없는 문장 아닙니까? --------------------------------------------------------------------------------------------------------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주해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급고독 장자가 세존을 처음 뵌 것은 세존께서 성도하신 해 혹은 그 다음 해이고 세존께서 그 다음해에 사왓티를 방문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때에 급고독원이 경들에서 언급되고 있는 규모로 완성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듯합니다. AA.ii.124 등에 의하면 세존께서는 처음 20안거는 여러 다른 곳에서 하시다가 21년째부터 24안거(무여얼반에 드시기 전해까지)를 사왓티에서 하셨고 19안거를 특히 기원정사에서 하신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제가 적은 21년째 되던 해라는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문장이 애매하기는 하지만 이런 의미로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성도 다음해 혹은 다음 다음해에 세존께서 사왓티를 방문하셨을 때부터 급고독 장자가 기원정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들에서 언급되고 있는 그러한 큰 규모의 사원이 1년 안에 완성되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꾸준히 불사를 해서 세존과 많은 비구들이 편안히 머물 수 있는 큰 규모의 절로 완성된 것은 세존이 기원정사에서 안거를 시작하신, 성도후 21년째 되던 해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증지부 주석서에 의하면 분명 세존께서는 성도후 21년째부터 기원정사에서 안거를 하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더 좋은 문장으로 다듬도록 하겠습니다.   ------------------------------------------------------------------------------------------------------ 2. 3권 p.548 주 630에 냐띠 두띠야 깜마 를 ‘상정을 두 번째로 하는 갈마’라고 문자적 의미로 서술하셨는데 이것으로 거의 번역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갈마는 냐띠라는 안건상정 후에 한 번 묻고 두번째에 결정이 되는 갈마인데 ‘상정을 두 번째로 하는 갈마’라고 번역이 되면 그 의미가 맞지 않는 듯 합니다. 냐띠 짜뚯타 깜마라면 안건 상정 후 세 번을 묻고 세 번째의 물음 후에 결정이 되는 갈마이므로 ‘상정을 네 번째로 하는 갈마’라고 번역하지 말고, 그 의미에 적당한 번역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힘드네요.... (그냥 백사갈마라 번역하고, 설명을 붙이는 것이...) ------------------------------------------------------------------------------------------------------   냐띠 두띠야 깜마를 율장주석서에서는 ekaaya n$attiyaa ekaaya ca anussaavanaayaati evam* n$attidutiyaaya anussaavanaaya kattabbakammam*라고 정의하고 있듯이 한 번의 상정 혹은 표백을 하고 한 번의 토의?를 거쳐서 결정하는 갈마입니다. 문자적인 의미가 '상정을 두 번째로 하는 갈마'라서 주해에서 이렇게 직역을 하고 설명을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표현은 빠알리와 산스끄리뜨 일반에서 자주 등장하는 어법이기도 합니다. 대념처경의 주석에도 감각접촉을 다섯 번째로 하는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감각접촉은 첫 번째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어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네 가지 마음챙기는 공부 202쪽, 청정도론 18장 33문단 참조) 이런 어법은 주해에서 설명을 하는 방법밖에는 없겠지요. 그리고 이 냐띠두띠야깜마를 원문의 번역에서는 ‘한 번으로 결정하는 갈마’라고 의역을 하였습니다. 백이갈마라고 직역을 하여 옮겨도 어차피 주를 달아서 설명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표현입니다. 저도 어떤 번역어가 좋을지 고민 중입니다.   -------------------------------------------------------------------------------------------------- 3. 2권 p.301 §6.23 ``` 500겹을 둘러싼 천들도 가장 안쪽에 있는 것과 가장 바깥쪽에 있는 두 개의 천조차도 모두 다 탔다... -> 두 개의 천을 제외하고 모두 다 탔다 원문을 구할 수 가 없어 밍군사야도의 책을 근거로 했습니다. 확인해 주십시오... ------------------------------------------------------------------------------------------------- 번역이 다른 이유는 저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PTS본의 텍스트 파일에는 tesan$ ca pan$cannam* dussayugasataanam* dve va dussaani d*ayhim*su yan$ ca sabbaabbhantarimam* yan$ ca baahiram*(PTS)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본에는 tesan$ca pan$cannam* dussayugasataanam* dveva dussaani na d*ayhim*su yan$ca sabbaabbhantarimam* yan$ca baahiram*(VRI) 라고 나타나는데 부정어 na가 들어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미얀마 스님인 밍군 사야도는 그처럼 번역하셨을 것입니다.   각 판본마다 상이한 경우가 적잖게 발견됩니다. 초기불전연구원은 PTS본을 저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옮겼습니다. 물론 저본의 뜻이 완전히 다른 경우는 가능한한 여러 판본을 비교해서 주해를 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두 개의 천이 탔다고 하던 타지 않았다고 하던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는데는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 4. 2권 p.425 주417 대회경의 배경을 ‘종교화와 신화화’로 이해해야 한다 라고 서술되었는데.. 대회경의 배경에는 그렇게만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담겨있어서, 물론 아시겠지만 다시 한 번 서술합니다. -------------------------------------------------------------------------------------------------   올려주신 자료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에도 밝혔지만 디가 니까야의 각 경의 해제를 나름대로 많이 준비했는데 지면사정과 너무 번쇄한 해제는 오히려 경을 이해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각 경의 해제는 싣지 않았습니다. 대회경에 대한 해제를 쓰면서 이런 사정을 다 담았지만 실제 출판에는 싣지 않았습니다. 종교화와 신화화가 무엇인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로서는 디가 니까야가 지나치게 신화위주로 이해되는 것을 조심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경에 대한 간략한 주해에서도 싣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제언 거듭 감사드립니다. 번역이란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이외에도 지적할 수 있는 곳이 여럿 더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적해주셔서 초기불전연구원의 번역이 좀 더 정확하게 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청안하십시오. 각묵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