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관
그 명성 그대로, 맛은 청출어람이라
“모르는 길은 물어서 가라”고 했다. 그런데 ‘아는 길’인데도 물어서 갔다. 내장산 ‘삼일회관’은 잘 아는 집인데도 또 물어
찾아가 봤다. 짐짓, 내장산에서 한 끼 해결할 식당 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그랬더니 역시 삼일회관(063-538-8131).
내장산에 갔다가 서래봉에 오르지 않으면 내장산의 진정한 면모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하산길,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삼일회관에 들러 이 집 음식을 먹어 보지 않고 돌아온다면 내장산 산행의 진수를
빠뜨리고 오는 셈이다. 그만큼 삼일회관은 유명하다. 지금은 은퇴한 창업주 임옥희 할머니는 ‘내장산의 진주’ ‘신이 내린 손’
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분이다. 이러한 분의 음식솜씨를 승계한 2대 업주, 산꾼들로부터 ‘에바스(에델바이스)’란 애칭으로
불리는 김희선씨는 창업주의 음식맛에 젊은 감각까지 가미시킨 상차림을 낸다. 청출어람(靑出於籃)에 금상첨화(錦上添花).
취재길 정읍시내에 세무사 사무실을 두고 있는 광주·전남 산악연맹 전 회장 김훈봉씨를 만나 삼일회관 점심식사 식탁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맛의 본고장 전북 출신으로 미식가로도 잘 알려진 김 회장은 삼일회관의 명성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만, 최근에 이 집을 들러 보면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뜻의 말 ‘청출어람’을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주변의 대형 업소들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집이라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1월 초, 예약 없이 찾아가면 식탁 차지가 어렵다고
하니 예약은 필수이겠다.
대표음식 산채정식 4인상 6만 원. 3인상 5만 원. 2인상 4만 원. 산채비빔밥·토종된장찌개·동동주 각 7,000원.
전주식당 1호점
한국의 맛은 ‘전주’로 통한다?
내장산 집단시설지구 식당 간판에는 모두 ‘전주’라는 지명이 접두어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실제로 이곳 B동에 있는 대형 식당 4개 업소는 모두 다 ‘전주식당’이다. 물론 업주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체인점도 아니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정말 헷갈리는데 업주의 입장에서는 ‘전주’라는 지명이 들어가지 않고는
영업이 되질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음식맛은, 길이 로마로 통하듯 전주로만 통한다는 말인가?
‘전주식당 1호점(063-538-9448·대표 김한수)’으로 들어가 봤다. 서울에 있는 여러 산악회에서 “정말 좋았다” 며 추천해준 업소.
좁은 식당가에서만도 ‘전주’가 들어간 업소는 B동 말고도 네 곳이나 더 있다. 114 안내전화로 정읍에 있는 전주식당을 물으면
이 집 ‘전주식당1호점’을 가르쳐준다. 전주식당 A점에 예약했던 단체손님이 B점으로 찾아 들어가는 경우도 생겨 업소 간에
분쟁까지 생긴다니 기막힐 노릇이다. 늦게나마 정읍시에서는 ‘전주’가 들어간 업소의 영업신고는 받아주지 않기로 하고 기존의
‘전주’가 들어간 업소들은 그 명칭 변경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한다.
단체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전주식당 1호점의 주종음식은 산채비빔밥(7,000원)이고 식탁 160석, 버스 4대의
인원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
정읍황토식당
“산나물 양푼비빔밥, 겁나게 많이 팔렸다우”
할머니는 늘 웃으신다. 환하게 웃으신다. 이러한 할머니의 ‘반란’일까. 할머니는 식당을 개점하면서 ‘전주’라는 옥호를 거부했다.
더욱이 전주에서 자라 이곳으로 이주해서 사시는 분이라는데…. 묘하게도 ‘황토’라는 식당 이름에서도 ‘거부’의 뉘앙스가 풍긴다.
‘황토’는 ‘황토현’에서 따 왔다고 한다. 황토현은 조선 후기 농민운동의 지도자 전봉준 ‘장군’의 전적지 중 한 곳이다.
전봉준(1855~1895)은 정읍 태인 출신이고 황토현은 정읍시 덕천면 두승산(443.5m) 자락 상학마을에 있다.
부패한 관리들의 행패에 저항, 그들과 각을 세우고 싸웠던 분이다.
10년 전이었던가. 원로 산악인들의 모임 60대산회(대표 박진)는 이곳 정읍 내장산 추령에서 정례모임을 갖고 내장산에
오른 다음 전봉준 유적지 탐방행사를 가졌다. 그때 일행이 탐방한 지역 안내판에는 ‘전봉준선생 유적지’로 표기되어 있었고
탐방자 모두는 ‘선생’보다는 ‘장군’으로 호칭되어야만 한다는 주장을 했다.
각설하고 ‘정읍황토식당(063-538-7923)’은 집단시설지구 A동 내장산 방향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바로 길 건너편 B동에
있는 대형 전주식당 4곳을 마주했다. 차려내는 음식들은 건너편 식당들과 차별화했다. 업주 백재순(68) 할머니는 자기 업소의
대표적인 음식이 산나물 양푼비빔밥(5,000원)이라고 한다. 주변 식당 모두가 산채나물비빔밥(7,000원)을 차려 낸다.
할머니는 특이하게 산나물을 양푼에다가 차려 내면서 음식값도 다른 집들과는 달리 낮추어서 받는다는 것이다.
결코 ‘값싼 비지떡’이 아니라고 한다. 자영 농장에서 무공해로 재배한 각종 채소와 현지에서 나오는 산나물들로 차려 내는
음식이라 5,000원을 받아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런 덕분에 지난해 가을에는 산나물 양푼비빔밥이 겁나게 많이 팔렸다”며
할머니는 또 환하게 웃으셨다. 특히 황토식당에서 내는 복분자술은 자영농장에서 대량 재배한 복분자로 직접 담근 것이라
복분자주 생산공장 제품들과는 크게 다를 것임을 강조했다.
콩나물시래기해장국·집된장찌개·도토리묵·고추전·해물파전 각 7,000원. 산나물약초비빔밥 8,000원.
세르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굿스테이’
내장산이 단풍 빛깔로 울긋불긋해지는 11월이 되면 내장산 일대는 ‘인산인해 차산차해(人山人海 車山車海)’가 된다.
줄잡아 일 년 중 내장산 탐승객의 반 정도가 단풍의 절정기인 이 2주쯤 되는 기간에 집중적으로 몰린다니 그 번잡함이야
눈에 선해진다. 식당은 어느 집 할 것 없이 만원사례고 숙박업소 방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된다는 것이다.
등산지도 등에는 ‘내장산관광호텔’이 등재되어 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는 절경 속의 흉물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역 주민들도 대형 숙박시설이 제대로 돌아가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마을에도 활기가 넘쳐 나게
될 것으로 크게 기대를 한다는데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내장산 집단시설 내에는 ‘모텔’ ‘산장’ 등 올망졸망한 숙박시설 12곳이 영업 중이다.
이들 숙박업소 중 세르빌호텔(063-538-9487·대표 국태현)만이 유일하게 호텔 허가로 영업을 하고 있는 업소다.
2층 건물, 객실 36개의 소형 호텔이지만 내장산에 가시는 분들은 꼭 챙겨둘 만한 곳이다. 그 이유는 ‘호텔’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훌륭한 시설로 한국관광공사로부터 ‘2007 굿스테이’로 지정까지 받았는데도 요금은 다른 모텔들과 동일하다.
특히 36개 객실 중 10개는 취사를 할 수 있는 시설로 꾸며져 있다.
호텔에 달린 ‘광주대궐식당’을 이용하기에도 아주 편하다. 300석 식탁에 산채정식과 비빔밥을 차려 낸다.
속담 그대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
전주전통식당
백양사 식당가의 대표주자
백암산은 내장산국립공원에 포함된 산이지만 내장산과는 별개의 산으로 보는 것이 맞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한국의
100명산에서도 별개의 두 산으로 선정이 되어 있다. 내장산은 전북의 산이고, 백암산은 전남의 산이다. 이런 이유로
전남 장성사람들이 ‘내장산국립공원’이라는 명칭에 대하여 불만을 토해 내고 있는데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하겠다.
백암산 산행의 나들목인 백양사 입구에는 아담한 규모의 집단시설지구가 형성되어 10여 곳 먹거리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입구 첫째 집이 ‘전주전통식당(061-392-7418)’이다.
이 집은 광주(光州)나 호남권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크게 알려져 있는 업소로 창업주인 시어머니로부터 며느리
정경숙(鄭京淑·52)씨로 전통을 잇고 있다. 창업주의 고향이 전주라 옥호에 ‘전주’를 붙였다고 한다.
매년 80kg들이 콩 8가마니로 메주를 쑤고 있다니 전주전통식당을 찾는 손님의 수는 가늠이 되겠다.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은
식당 바로 건너편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주차장이 버스터미널이라 대중교통편으로 백양사를 탐승하고
백암산에 오른 산꾼들은 주로 이 집에서 하산주를 마신다고 한다. 이 집의 음식들은 ‘보증수표’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는데
이 맛을 못 잊어 광주에서 수시로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광주 광천버스터미널~백양사 간 버스편(요금 4,200원)이 있다. 호남선 백양사역 전 버스터미널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백양사까지
갈 수 있는 버스편(요금 1,100원)도 있기에 자가용을 갖고 가는 것보다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실리적이겠다.
산채비빔밥 7,000원. 산채더덕정식 1만2,000원. 파전·도토리묵·빈대떡 각 8,000원. 더덕구이 2만 원. 동동주 5,000원.
단풍두부
단풍으로 만나는 두부전문점
백암산과 내장산은 전남과 전북의 도계를 사이에 둔 이웃사촌이고 백양사와 내장사는 두 산을 대표하는 큰 사찰이다.
흔히 사람들은 이 두 산, 두 절을 비교할 때 봄에는 백양사가 좋고 가을에는 내장사가 좋다고들 한다.
‘춘백양 추내장(春白羊 秋內藏)’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백암산 쪽 장성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장성에서 백양단풍축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듯이 백암산 단풍은 내장산 단풍에 못지않다는 주장이다.
다만 올해는 단풍축제를 개최할 수 없게 되었다며 군민 모두가 아쉬워하고 있다.
눈이 펑펑 내린 어느 겨울, 순천에 살던 한 소년은 형님을 따라 백양사 가는 눈길을 처음 걸어 보았다고 한다.
그날의 백암산 겨울 눈 풍경은 뇌리에 깊이 각인이 되었고 감동은 가슴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년은 성인(정왕균·43)이 되고 결국은 이곳을 영원한 삶의 터전으로 잡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생활의 방편으로 건물을 짓고는 ‘단풍두부’라는 이름의 식당을 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단풍두부’라는 새로운 음식을 개발한 명실상부한 단풍두부 원조 정왕균씨는 큰 가마솥에다 지하 200m 암반에서 물(水)을
뽑아 올려 담는다. 여기에 서해 신안군의 증도에서 갖고 온 청정간수(水)와 단풍수(水)액이 들어간다. 그래서 자신이 전통의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낸 두부를 ‘삼수별미(三水別味) 단풍두부’로 명명했다고 한다.
단풍보쌈·단풍전골 각 2만5천원~3만5천원, 단풍제육볶음 2만원, 우리콩두부전 1만원, 단풍두부정식 1만2천원,
단풍두부·산채비빔밥·순두부청국장 각 7,000원.
식당 2층은 취사가 가능하고 노래방 기기까지 갖춘 게스트 홀로 꾸며 놓았다. 30~40명의 산악단체가 총회나 송년단합대회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이겠다. 북쪽으로 난 통유리창 밖으로는 거대한 학바위가 한눈에 잡히고 동쪽 창밖으로 펼쳐진 능선 위로
떠오르는 달은 손에 잡히기라도 할 듯 바로 눈앞이다. 거실 창 밖 테라스에 앉아 술이라도 한잔 걸친다면 바로 신선이 될 것만
같은 분위기다. 문의 061-392-1515.
풍미회관
백양사 가는 길 1번 국도변 ‘장성전국구식당’
장성읍 중심가에서 백양사로 가는 1번 국도 수산리, 성산공원 삼거리에는 한정식 전문점 풍미회관(061-393-7744)이 성업 중.
25번 호남고속국도가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풍미회관 앞길은 국도 번호가 말해주듯 ‘1등 국도’로 매우 중요한 도로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산한 시골길(?)이 되었다. 풍미회관이 이러한 여건의 길가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오랫동안 꾸준히 외지 손님들의
발길을 잇게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이 집만의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리라.
풍미회관에서 차려 내는 한정식, 불낙정식, 불갈비정식의 음식값은 지역 주민들에게 매우 ‘비싼 값’으로 인식이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풍미회관의 고객 대부분은 광주를 위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식도락가들이라고 한다. 자동차 번호판이 한글로 시도를
표기했던 시절, 식당 앞에 주차된 번호판을 보면 서울·부산·대구·울산 등 멀리 떨어져 있는 대도시에서 온 승용차들이 주류를 이루
었다고 한다. 전라남도에서 지정한 ‘남도음식명가’로 지정된 풍미회관 음식을 먹어 본 전국 각지의 식도락가들은 풍미회관을
‘장성전국구식당’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는 소문이다.
장성군 제1회 향토음식개발육성대회 수상, 땅두릅한정식전문점, 좋은 식단 전라남도 모범음식점, 한국관광공사 지정 깨끗하고
맛있는 집 등 수많은 타이틀을 갖고 있는 신영숙(45) 대표는 유명한 조리사였던 친정 어머니에게 늘 감사한다며 지금도 어머니가
직접 담근 된장, 간장을 가져다 쓰는 것이 큰 힘이 되고 보탬이 된다고 했다. 불고기정식·삼계탕 각 1만 원. 생고기정식·불낙·
산낙지정식 각 1만5,000원. 한정식(4인분 1상) 8만 원. 특한정식 (4인분 1상) 12만 원. 잎새주 3,000원. 보해복분자·매취순 각 1만 원.
첫댓글 우리는 헝그리 라이더라 양푼비빕밥 먹어야 겠다..헝그리라이더의 기본은 퍼스트가 가격! 세컨이 맛!..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