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경상북도 영주시 북지리 소재 부석사조사당에 그려졌던 고려시대의 벽화 6면.
2. 문화재지정사항
국보 제46호.
3. 내용
지금은 벽에서 분리되어 보존처리 후 벽화유물전 안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 벽화의 내용은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사천왕도(四天王圖) 6점으로 의상대사(義湘大師)의 초상을 모셨던 조사당(祖師堂)에 그려졌던 것이다. 이들은 부석사의 창건주인 의상대사를 지켜주는 호법선신(護法善神)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입구쪽 좌우 벽면에 사천왕을 각 2구씩 그리고 안쪽에 범천과 제석천이 마주보도록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범천은 오른쪽으로 향한 측면관을 취하고 있는데,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원형의 두광(頭光)을 지니고 있으며, 건장한 신체, 넓적한 얼굴에 표현된 긴 눈과 작은 입 등은 고려불화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굵은 목, 넓고 듬직한 어깨 등이 전체적으로 풍부한 양감과 함께 중후한 인상을 풍긴다. 가슴께까지 올라간 요대(腰帶)를 한 곤룡포와 같은 옷을 입고 있으며, 팔을 아래로 내려 소매 속으로 맞잡은 듯하고 그 위로 천의가 발 끝까지 늘어져 있다. 제석천은 범천과 대칭되도록 왼쪽을 향하고 있는데, 합장을 한 정적인 자세와 단아한 얼굴모습, 좁은 어깨와 날씬한 체구 등이 여성적인 자태를 보여준다. 머리에는 구슬과 꽃으로 장식된 화관을 쓰고 있으며 양 팔위로 천의자락이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다. 사천왕상은 범·제석천과는 달리 수호의 성격에 어울리듯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든 무장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모두 발 아래에 악귀(惡鬼)를 밟고 서 있다. 동방천왕인 지국천왕(持國天王)은 새털을 꽂은 투구를 쓰고 왼손으로 칼을 잡고 있다. 서방천왕인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사천왕상 가운데 가장 보존상태가 좋고 외호신다운 위엄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오른손으로 칼을 세워 잡고 있으며 왼손은 가슴에서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있다. 남방천왕인 증장천왕(增長天王)은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들어올리고 몸은 오른쪽으로 틀고 있어 활달하고 동감에 찬 모습으로, 오른손은 배에 대고 왼손으로 화살을 잡고 있다. 북방천왕인 다문천왕(多聞天王)은 오른손을 허리에 대고 왼발을 들어올려 악귀를 밟고 있는 당당한 모습이며 왼손으로 긴 창을 잡고 있다. 사천왕의 장대한 체구를 감싼 갑옷과 천의는 모두 굴곡이 심한 곡선으로 묘사되어 약동하는 천왕의 모습이 매우 생동감있게 표현되어 있다.
4. 의의
여러 차례 새로 덧칠을 하여 원래의 모습을 많이 잃었으나 범천과 제석천의 우아한 자태, 복식의 표현, 사천왕의 위풍당당한 모습, 능란한 필치가 어느 정도 살아있다. 화엄종의 수사찰이었던 부석사에서 사찰의 가장 높은 위치에 조사당을 짓고 의상대사상을 봉안하고 벽면에 신장상을 그려 외호하도록 한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화엄종의 조사(祖師)이자 부석사의 창건주인 의상대사에 대한 지극한 숭배심을 알려주는 자료이다. 또한 현존하는 고려시대 유일한 불교벽화인 점에서 중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호법신장상
고려. 경북 영주시 부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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