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아세요? [A&B]

[♪Michael(이태성)♪]

하느님을 아세요? [A]

먼저번 글에서 언급했드시 늦깍기 군대를 가서 3년의 병역의무 기간을 6개월만에 의병제대하고  다시 KBS에 복직을 하고 보니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공백이 있어 초기에는 정기 연주회 외에는 할일이 많이 없었다.

그리고 우선 마땅히 기거할 곳이 없었다.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나름데로 피나는 연습도 해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어머니 같은 누님집 옆으로  방이라도 한칸 얻어서 빌 붙을 생각이었다.

성수동 입구 즉, 왕십리 지나 경마장을 옆으로 끼고 뚝섬쪽으로 오는 길에 누님집이 있어서 집에 아주 가까운 2층 빌딩을 통채로 빌려서 내 개인 연습실겸 숙소로 정하고  나머지는 칸을 막아 피아노 방을 4개쯤 만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 마다 누님집에서 신세를 졌다.

 결혼식 직 후 

누님집에 어쩌다 식사를 하러 가면 매형과 바둑도 두고, 베드민튼도 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제 병역의무도 끝냈으니 안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일들이 필요했다. 특별히 사귀는 사람도 없고 하니 일요일에는 빈둥 거리는 날이 많아 자동적으로 누님집으로 놀러 가곤하였다.

그즈음 나는 나에게 호감이 있는 음대생 있으면 누님에게 소개를 일단 해보고 누님의 의향을 넌즈시 떠보기도 하였다.

대학 졸업즈음 이XX라는 숙명여고 출신 음대 클래스 동기인 피아니스트와 자주 만나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이미 서울대 의대생과 연애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어쩐지 나에게 접근해서 자주 만나자고 하기도 하고 어디 놀러가자면 순순히 따라오기도 내가 연락이 뜸하면 남산 방송국으로 날 찾아 오기도하여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데려가 보고 누님에게 어떻냐고 했는데 별 신통치 않게 생각하시는 적도 있었다.

 대학 졸업때

그런데 그 이전부터 누님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여선생을 지나가면서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내 생각에는 학교에서 박종원선생이라는 여선생이 인기가 있고 예쁜 선생이 있는데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나에게 별 생각 없이 하는 것이었다. 누님이 얘기하는 그 여션생은 대략 이러하였다. 첫째 말이 없고. 둘째 생글생글 웃기만 하고.  셋째 착하고 인물이 예뻐서.  그학교 교장이나 동료 교사들이 며느리 내지는 친척,또는 동생을 소개 하려고 욕심들을 낸다는 것이 그 요지였지만 나하고는 관련도 없거니와 누님생각에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동생이 소위 시쳇말로 손해(?)라는 생각을 가지신것 같았다.

그런데 때는 4월 중순 봄볕이 따스히 비치는 어느 일요일이었다. 나는 누님집에서 아침을 먹고 마루에 있는 여성잡지가 눈에 띄길래 사진구경겸 잡지를 뒤적이고 있는데  누님이 언젠가 몇번 말한 여선생님이 성당 미사 참례를 하고 누님집에 들른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성당에서 내 동생을 만났는데 미사 끝나고 바쁘지 않으면 누님집에 놀러 오시라고 인사를 한것이 그녀는 정말로 알고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다. 그것이 운명의 시작일 줄이야......

거기에서 나와 그 여선생의 운명의 만남이 처음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침을 먹고 난 후 누님가족은 바람도 쏘일겸 운동도 할겸 뚝섬에 가서 배드민튼을 치러가게 약속이 되어 있는데 11시쯤 그 여선생이 들린 것이었다. 그때 누님은 잘왔다고 하면서 우리 뚝섬에 갈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니 별일이 없었던지 선뜻 응하는 것이였다.

 그래서 우리는 한강변을 따라 뚝섬으로 향했다. 가서 보니 마침 날씨가 화창하여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매형과 동생과 나와 서로 돌아가면서 베드민튼을 치고 있는데 강쪽을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이 노젓는 뱃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언뜻 박선생에게 나하고 보트를 타겠느냐고 물었더니 또한 선뜻 응하는 것이었다. 왜 이리 헤픈가 라는 의문이 들어 나중에 물어보았는데 그녀는 누님의 동생이고 학교에서 매일 누님과 마주 대하므로 예의상 거절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한참 후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보트를 빌려서 내고 노를 젓고 그녀는 내 앞에 앉았다. 나는 노를 많이 저어 봤으므로 아주 익숙한 솜씨로 뱃놀이를 즐겼다. 여기서 지금까지 인상에 남는것은 서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아주 어색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내가 묻기를 " 음악 좋아하세요? 그녀의 대답은 "아니요"였다. 참 이상했다.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하게 되면 한결같은 답은 " 좋아는 하는데 잘 알지 못해요" 라던가 남자의 호감을 사기 위하여 "네 아주 좋아해요"라고 대답하는데 의외의 대답이었다. 잠간의 침묵이 흐른 후  " 하느님을 아세요" 그녀의 첫 질문이었다.

깜짝 놀랐다. 첫만남에 서로 모르는데 한 첫질문이 의외였다.

내가 대답하기를 " 나는 모르지만 관심을 있다"였다.

그날 한시간이상 즐겁고 상쾌한 날씨와 더불어 보트를 즐기고 혜여졌다. 집에와서 생각하니 참으로 기분좋은 예정이 없는 데이트였다. 누나가 얘기 한대로 인상도 좋거니와 별 말도 하지 않고  생글 생글 웃기만 하다가 겨우 한 말이 "하느님을 아세요" 가 전부였다. 그 이후 나의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하였다. 그 때 그말이 내가 가톨릭에 입교하게 되면서 하느님과의 동행이 평생동안 갈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연애시절(누님과 남동생과 함께) 

그 다음날인지  이틀후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마, 난 퇴근 후에 누나에게 전화번호를 물어 그녀가 근무하는 직장으로 전화를 했다. 다행이도 곧 바로 통화에 성공했다. 무작정 오늘 명동 성당으로 앞으로 나오라고 하고 대답도 들을 사이 없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당시 나는 남산 KBS에서 연습을 마치면 명동으로 걸어와서 점심먹고 일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볼일을 보고 갔다고 다시 명동으로 오는 아지트 장소가 있였다.  전화로 약속한 날도 저녁에 국립극장에서 연주가 있는 날이었다.

대답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나니 나올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6시가 되니 기대가 되었다. 그날 저녁 7시 30분에는 국립극장에서 연주가 있는 날이어서 어차피 무대연습을 마치고 명동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정확히 6시, 명동성당 앞마당으로 가서 기다리니 그녀가 저 아래에서 뒤뚱뒤뚱 걸어오고 있었다. "앗싸" 하고 순간적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순간 성취감과 함께 앞으로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성당에서 나와 명동에서 저녁을 먹고 내가 연주가 있으니 음악감상을 하고 연주 후에 같이 가자고 나름데로 신신당부를 하였다. 시간이 되어 같이 연주회장으로 입장해서 무대에서 보면 보일수 있는 윗층 꼭대기에 앉히고  나는 무대뒤로 와서 연주에 임했다.   중간 쉬는 시간에 혹시나 해서 연주복위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단숨에 뛰어 시작전 앉았던 자리로 올라가 보니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온데 간데 없었다. 참으로 실망스런 순간이 지나가고 난 다시 무대로 와서 후반 연주를 하였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연주했는지 완전히 생각을 그녀에 가 있었고 연주는 엉망이었다.

처녀시절

"아, 이제 일이 쉽게 풀리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나는 어떤 배신감과 무력감, 그리고 자존심에 너무 속이 상해 허탈하기 까지 했다.  다음날 같은시간에 전화를 걸어 다시 나오라고 하고 또 일방적으로 끊어 버렸다.

이번에도 나왔다. 정말 나오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고 오기로 전화를 한것인데 또 그것이 먹혀 들어갔다.

학교가 5시에 퇴근을 하니 6시까지는 명동에 올 수 있었다. 저녁을 또 같이 먹고 극히 의례적인 대화를 하였다고 생각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같은 버스에 몸을 싫었는데 다행이도 집은 같은 동네여서 나보다 두세정거장 더 가서 그녀의 집이 있었다. 어제 음악회에 왜 먼저 갔느냐고 물었더니. 재미가 없다는 말과 함께 내가 약속에 나온것은 같이 근무하는 내 누님의 체면때문에 거절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똑같은 이유였다. 나는 거의 매일 불러 냈다.

매일 불러 내다시피 했고 그녀에게 전혀 시간을 주지 않았다. 비록 내가 연주가 있더라도 불러내고 연주회장에 앉히기도 하고 먼저 가기도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저녁 연주가 없는 날이면 시외로 데리고 나가기도 하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첫만남때 한강에서의 보트놀이가 그녀에게는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했다는 것을 후에 알았다. 나와 안만나는 날에 친구와 교외로 가서 직접 보트를 타보기도 했지만 노를 젓는 일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난지 약 한달 후 나는 중대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할 계획을 세웠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중부경찰서 앞 어느 다방에서 혜여지기 직전 난 그녀에게 공갈 협박을 하게 되었다.

나의 협박은 무모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 협박 내용을 이러하다.

" 다음주 수요일 명동의 그자리에 나와라. 나오면 내 친구에게 널 소개를 하겠다. 그 소개를 받으면 넌 나와 결혼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겠다. 그리고 저녁을 같이 먹고 내친구의 독주회가 YWCA강당에서 있는데 여기까지 같이 행동하면 넌 나와 결혼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겠다. 단 한가지 너에게 할 말은 만약 네가 친구 소개도 받지 않고, 같이 식사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포기가 아니라 차버리겠다? 이렇게 말하고 그날도 같이 버스타고 집으로 향했다.

 추억의 연애시절

일주일 후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과연 나올것이냐, 안나올것이냐. 나의 최대의 관심사였다. 이미 우리는 약 1개월이상 거의 매일같이 만나면서 서로를 알아 나가고 있었지만 솔직히 난 그녀을 깊이 알 수가 없었다. 우선 말수가 적은데다. 특별한 화제나 주장을 하지 않고 취미도 알 수가 없었다. 만나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먹고 혜여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운명의 수요일, 난 명동성당에 이미 와 있었다. 그리고 이미 6개월 전에 결혼한 내 친구 종원이를 나오라고 해 놓고 네가 좋은 식당을 예약을 해 놓으라고 부탁을 했다. 안나오더라도 같이 저녁 먹고 이수철 바이얼린 독주회가 같이 가자고 이미 약속을 한 상태였다.

드디어 시간이 되면서 더욱 초조해 졌지만 애써 태연을 가장했다. 마음속으로는 네가 안나오면 내가 널 거부하며 차버리겠다? 라고 말은 했으나 나 자신은 매우 불안했던것이 사실이다.  

낙옆의 덕수궁

명동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가 저 멀리서 하이힐을 신고 나타난다. 일순간, 희열이 머리끝까지 올라오면서 승리감에 도취되어 갔다.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만난 것이다.

그리고 예정대로 신혼 부부인 종원이 부부가 저녁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소개에 이어 화기 애애한 분위기로 이어 갔다. 그리고 YWCA강당에서 개최된 친구  이수철 바이얼린 독주회에 초대되어 연주회를 참관하고 아주 기분좋게 집에 돌아왔다. 참고로 그녀의 이름은 박종원(글라라)이고 내 친구의 이름은 김종원이어서 이름이 같았다.

난 이 이후 부터  승승장구를 예측하고 정기적은 데이트에 들어갔다. 어제의 성취감이 그녀를 내가 사로 잡았다고 판단하고 내 맘대로 매일 매일 안가본데 없이 마음껏 데이트를 즐겼다. 다만 그녀는 교직에 있었으므로 주중에는 근무 후 6시에 만나고 주말에는 시간이 많았다. 또한 나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저녁 7시 30분 이후에는 연주가 자주 있어서 오래 같이 있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그녀가 여유를 갖지 못하도록 매일 매일 시간을 옭아 매었다.

정작 그런일이 있고 난 후, 이제 그녀가 내 소유(?)라는 자신감에 사로 잡혀 모든것을 그녀와 함께 하리라 맘 먹었는데 그녀는 나의 맘을 모른채 몸은 나와 함께 있으면서 생각을 따로 있었다는 것을 내가 어찌 알아겠는가.?이후 나는 잠시 어려움과 고민을 갖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연애시절 덕수궁에서

  

 

하느님을 아세요? [B]

그녀의 나이 24세 한참 물오르는 나이였다. 우리는 매일 매일 만나면서 겉으로는 사랑이 무르익는것 같았다. 

매일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좀체로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것 같았다. 몸을 나에게 와 있지만 마음은 저 멀리 있는 것 같이 느껴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무 일방적으로 내방법으로 밀고 나가서였을까?

명동성당 앞마당(우리는 성모상앞에서 만났었다.)

두어달이 흘러 갔다, 데이트하는 동안에 그녀의 결혼관이나. 남성관계를 간간히 들을 기회는 있었다. .

어느날 데이트하고 혜여 지면서 내일 토요일이니 일찍 다시 만나자고 하였는데 내일은 못만난다는 것이였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내일은 그동안 나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오래동안 알고 지내던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였다. 순간 불현듯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4년전 대학졸업시 나이가 어려 나이가 법적으로 명시한 교직나이까지 기다린다음에 교사로 발령을 받고 첫 부임지에서 친구가 있었는데 그친구 오빠가 한턱낸다고 세종로에서 약속을 하였는데 같이 나가자고 하여 별 생각없이 같이 나갔는데 거기에서 은행원 친구오빠를 만났다는 것인데..... 그 이후부터 책도 보내오고 친구가 전화해서 같이 만났었다는 것인데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불같이 그녀를 옭아매려 하였지만, 그 오빠는 저멀리서 그리고 가끔 뜸을 드리고 있어서 늘 마음속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그동안 알아낸 그녀의 주변 남자이야기를 해야겠다. 날 만나기 전 그녀의 주변에는 위 은행원 말고도 2명의 상대가 주위에 맴돌고 있었다. 그 중 한명은 대한항공(KAL)에 다니는 명문대 졸업에 명문가정 의 장남이었나 보다. 결혼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그녀가 부담을 느낀것은 남자집에서 요구하는 일정의 기본규격, (예를 들면 우리집에 시집오면 혼수는 어느정도 이어야 한다는...) 그런 일에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시집을 가면 좀 시집살이 내지는 좀 버거운 삳대라는 것이 있었고, 두번째 남자는 그 당시 기독교 방송국의 아나운서였었다.  연대를 졸업하고 아나운서가 된 그 남자는 우선 종교가 맞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듯 이야기 하였다. 난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본적은 없었지만 그 2명의 남자들에 대해 강한 연적을 품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나는 더욱더 시간을 주지 않고 매일매일 만나게 된다. 그 때는 왜 그리 연주가 많은지,, 만나서 저녁을 먹고나면 나는 무대로 가야 했고. 어쩌다 같이 들어간 그녀는 내 연주중에 빠져 나가기 일수였다.

신부 입장

위의 결혼을 염두에 둔 두 남자외에 먼저 얘기한 은행원은 아마도 일등 후보가 아니였나 샐각한다. 그당시에는 은행원이란 직업은 여자들에게는 최고의 신랑감이었다. 그녀의 집안에서도 그 은행원을 알고 있었고. 은근히 부추기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 은행원은 오래동안 아주 서서히 접근하면서 선물공세와 마음을 사기위한 작전(?)에 그녀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지 않나 싶었다. 만약 그녀가 결단력이 있었다면, 아니면 남자가 박력이 있었다면 결혼까지 갔을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 그 남자를 만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녀와 혜여지고 난 다음 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런일로 고민해 본적도 처음이려니와 이런때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잘하는 일인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아니 하였다.

그날 저녁 이웃에 사는 누님집에 가서 처음으로 매형에게 이같은 사실을 말씀드렸고 매형의 의견을 묻고자 했던 것이였다. 그대 매형의 결론은 나와 비슷하였다. "절대 만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

나도 같은 생각을 하였었다. "비록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만나는 것을 일단 막아야 한다고....."

그날 밤은 거의 뜬눈으로 지새고 아침이 되었다. 그 당시 서울에는 전화가 너무 귀했으므로 집에 전화가 없어 연락이 되지 않았으므로 내 생전 처음으로 출근길에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토요일 아침이 되어 그녀가 출근하는 길쪽 공터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멀리서 걸어 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오늘 무교동에 나가기 전 내 피아노 교실에 잠깐 들려 줄수 있겠어?라고 이야기 하고 "예~알겠어요"라는 긍정적인 답을 듣고 돌아섰다.

증인선서

드디어 퇴근 때가 되어 난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내연습실겸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니 그녀가 나를 방문하기 위해 노크를 하지 않는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녀의 뺨에 손이 올라가고 말았다.

" 넌 오늘 그 남자 못만나! 절대 나갈 수 없어!" 지난 밤새 날 잠못자고 고민에 빠트리게 했던 일들을 한방에 날려 보내려는 듯, 그녀의 뺨을 후려 친 것이었다. 그녀는 풀썩 주저 않더니 울기 시작하였다. 얼마를 흐느끼더니 포기한듯 말을 하였다. 그녀는 날 만나면서 항상 그 사람에게 미안했다는 것이였다. 서로 결혼을 약속한 사이는 아니었드래도 4년 이상 이래저래 얽혀져 온 인연을 쉽게 잊을 수 없었다고 하였다.  나의 무식한 결단은 결국은 그 남자를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후 난 매우 정답게 대해 주었다. 미안해 하면서 일종의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었다고 할까?

그후 그녀의 마음은 온전히 나에게로 향해 있음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데이트는 계속되었다. 내가 음악연주 스케줄이 바뻐지기도 하였지만 그녀와 사귀고 있는 동안 피아노 교실을 소홀이 하다 보니 배우는 학생도 줄게 되었고 수입이 들어오는 쪽쪽 어마어마한 금액이 데이트 비용으로 들어갔다. 그녀도 돈을 벌고 있었는데 2,3번에 한번꼴로 데이트 비용을 분담하려던 생각은 이미 데이트초에 포기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후에 들었다.

신부대기실과 폐백실

피아노 교실에 오는 학부형들은 모두가 나의 백그라운드를 보고 찾아와서 다른 피아노강사보다는  나의 손길, 즉 렛슨을 봐주는것을 기대했다. 매일 데이트하느라고 몇달을 지내다 보니 학생들은 서서히 없어졌다. 결국은 그 피아노 교실은 강사에게 피아노값만 받고 인계하게 되었다.

그 당시 음악을 하는 나는 딴따라의 일종이라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세는 도대체 밥벌이나 되느냐고  하는 식으로 음악가들의 생활이나 내용에 무지하였다. 그러니 딴따라 보다는 월급많고 안정된 은행원을 부모들이 선호했음을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첫 결혼 조건인 영세신자여야 했기에 천주교 영세를 받아야 했다.  나는 예수회 신부님과 1대1로 천주교 교리를 몇달 동안 공부한 후 명동성당에서 그녀의 주위분들의 축복속에 영세를 받게 된다. 내나이 29, 4월말에 만나 여러 우여 곡절끝에 친지와 친구들의 축복속에 그녀와 명동성당에서 결혼한 것은 같은해10월 중순이였다.

먼 후일, 우리부부는 어떤 종교적인 모임이나. 사교젹인 모임에 가서 우리부부에 대한 화제가 오를때면 왜 나를 만나서 결혼했냐고 물으면 그녀가 대답은 아주 간단하였다. "박력" 때문 이라나? 그녀의 대답이 뜻밖이여서 모두를 웃게 하였고  어디둥절하게 하였다. 그녀의 우유부단함을 느끼는 대목이다. 나의 무모한 도전과 돌파력은 이 때 최대한 발휘되었나 보다.

 신랑신부 친구들 사진

상단 왼쪽 첫번째가 Violinist-이수철, 그다음이 김종원이다.

주례신부님과 함께(진성만신부님-예수회)

[monkey]

명동에서 만난 기억은 나는데 그게 프로포즈인줄은 몰랐던것 같다.그때나 지금이나 변합이 없는 종원씨, 항상 잔잔한 미소와 적은 말수로 본인 페이스를 잃지않고 부지런하고 급한 성격에 팔방미인 태성이를 잘 받아주며 평화로운가정을 이끌어가고 결국 하나님께 헌신하게한 재수씨께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지금 "음악 좋아하세요? "하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 하실까?

[♪ Mike ♪]

다른 은방울이 내 글을 보는지는 몰라도 너하나면 족하다. 왜냐하면 네가 날 제일 많이 만났었고, 밥도 제일 같이 먹었고. 네가 날 제일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가지. 너와 내가 초등 졸업 후 언제 처음 만난것 기억하니? 너의 북아현동 교회가 아니더냐?

[monkey]

나도 분명치 않다. 대학교때 다시 처음 만난것 같은데 밤새 생각해도 기억이 안나는구나. 가장 확실한 기억은 내가 원주에서 장교생활 할때 너를 우연히 서울음대 음악캠프에서 만났을 때였지.내 하숙짐에 와서 못먹는 소주에 오징어를 놓고 밤 늦도록 회포를 풀었지.

[cho8947]

아직 프로포즈를 받아 보지 못했지만.. Mike님 처럼 프로포즈하면 제가 차버릴것 같은데요.넘 일방적. 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글라라님께서 뭐라고 하실까요 음악을 좋아하시게 되셨겠지요

[♪ Michael ♪]

unfortunately still she's listen to music but she doesn't like music ~~~

[순이]

선생님 너무 멋져요.

[sungbeen]

동양역학에서 이름 字는 운명의 근원이기도 하지요, 사모님이나 절친한 친구분의 함자도 우연히 같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선생님 제자 중에도 종원이가 있어요~ 생의 인연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음악을 아직 들으시는 건 음악을 사랑하시기 때문이지요~

[번영]

잼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