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어제저녁에 춥다고 전기장판을 올려서 잠깐 누웠는데 눈을 뜨니 아침이다.ㅋ 열 시간 반을 내리 잤다. 허리가 베긴다.
눈 뜬 김에 아침을 먹으려고 부엌에 갔더니 문이 잠겨 있다. 거기 냉장고에 먹거리가 있고 내 된장찌개도 레인지 위에 있는데 주인은 언제 올지 모르겠다. 9시가 되어 가니 배가 고파서 찬 밥솥의 밥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볐다. 먹으면서 생각하니 밥솥을 잠깐 데우면 되는데 머리가 거기까지 안 돌아갔다.
밥을 먹고 나서 밖으로 나와보니 자전거 커플의 아가씨가 부엌에 들어가 있다. 어케 문을 열었냐고 물었더니 우리 쪽 집 벽에 열쇠가 있다고 한다. 자기네들이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된장찌개를 데워서 밥도 없이 김치랑 먹었다.ㅋ
어찌 되었던 먹긴 했으니 되었다. 걔네들은 하루만 자고 오늘 떠난다고 한다. 대단한 체력들이다.
아가씨가 6년 전에 우리나라도 왔었다고 한다. 여행광인 모양이다. 김치를 마다해서 한국 여행에 대해선 안 물었다.
거실에 자전거를 두었다. 아마도 비싼 자전거일 거다.
큰 개들이 목줄도 없이 다닌다. 사람을 보면 걔네들이 오히려 피해 다닌다.
비하체를 탈출하기 위해서 버스 터미널에 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비닐봉지를 들고 있는 걸 보았다. 느낌상 시장이 있는 거 같아서 살펴보니 작은 시장이 있다. 유럽 와서 처음 보는 간이 시장이다.
봄이라 그런지 모종이 많다.
일단 터미널 쪽은 한번 쳐다만 보고 시장으로 갔다.
눈에 익은 야채가 있다.
작아서 볼 건 없었지만 그래도.
얘는 양인가?
터미널에서 사라예보로 가는 버스 시간을 보니 get by bus랑 같다. 온라인이 더 싼 거 같아서 사진 않았다. 여기서 대 실수를 한 거다.
알 건 다 챙겼기에 숙소로 돌아왔다. 방에서 폰 두개로 낑낑대며 온라인으로 버스 표를 예약했다. 이메일로 표가 왔다.
우나 공립공원이다. 못감.
사라예보로 가는 버스 시간과 요금이다.
점심을 챙겨 먹고 시내 구경을 다녔다.
나무에다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젤라또 집에 갔다. 저게 2.50마르카니까 1.5유로쯤 되나. 딴 동네는 2에서 2.5유로쯤 하는데 쪼끔 싸다. 느낌상 좀 덜 단 망고를 골랐다. 아이스크림을 먹었으니 힘을 내서 더 구경해야지.
카페 거리는 그래도 사람들이 있다.
봄이라서 텃밭을 시작하는 모양이다. 저 멀리서도 비료 알갱이를 팍팍 뿌리는 모습이 보였다. 밭이 꽤 커서 이건 취미농은 아닌 거 같다.
산책로 끝까지 왔다. 포장길이 없어서 되돌아왔다. 보스니아는 포장길로만 다녀야 한다. 지뢰가 너무 많이 매설되어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단다.
너무 많이 걷다 보니 지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앞으로 갈 코스에 대해서 이리저리 검색을 했는데... 아뿔싸.. get by bus는 출력된 종이표가 있어야 한단다. 놀래서 벌떡 일어나 인쇄를 하러 나갔는데 가게가 토요일이라 죄다 문을 닫았다. 내일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을 거고. 월요일 새벽에 출발하는데 우짜노. 큰일 났다. 조금 아낀다고 터미널에서 표를 안 샀더니 망했다.
칠레의칠로에섬에서 보던 비늘 벽이 보여서 반갑.